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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산을 찾아서(가야산. 화왕산)
시작인가 싶더니 2011년 한해도 어느 듯 두 달이나 훌쩍 지나가 버렸다.
덧없는 세월 따라 고단한 내 삶도 함께 흘러간다.
세월의 뒤안길에서 지난 1년간 지친 삶의 여정으로 내 영혼까지도 황폐화
되고 말았다
부조리한 사회! 그 부조리에 약삭빠르게 대처치 못하는 내 자신의
무능과 우매함을 누구에 탓할까 마는 그래도 설마 이번만은 하다가 결국은....
실패로 인한 좌절은 불만과 분노로 변해 세상을 비난하게 된다.
그러나 세월은 탐・ 진・ 치 삼독심을 정화시키는 힘이 있다
끓어오르던 분노와 성냄도, 이루지 못한, 아쉬움도, 떨칠 수 없던 미련도
하루 이틀 세월이 흐르다 보니 모두 다 부질없어 보인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도 한동안 떨치지 못한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들이 한때 부질없는 욕심에서 오는 어리석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튼 참담했던 상처도 세월과 함께 점차 아물어 이젠 그 상흔의
잔해 들이 아련한 추억으로 내 머릿속에 머문다.
그래서 세월이 약이다! 라는 말의 진리가 새삼스럽다. 세월만큼
확실한 약은 이 세상 어디에도 없나보다
가 야 산
산행일시 : 2011. 2. 25. 11:40 - 17:00 (5시간)
산행 코스 :백운 주차장- 용가골 - 서성재 - 상황봉- 칠불봉 - 서성재
- 백운 주차장
날씨 기온; 오잔 흐리고 오후 맑은 날씨 초겨울 날씨
함께한 사람 : 나와 마눌님
가 야 산
높이 1,430m이다.
소의 머리와 모습이 비슷하다고 하여 우두산이라고 불렀으며, 상왕산·중향산
지달산·설산이라고도 한다. 가야산이라는 이름은 이 산이 옛날 가야국이 있던
이 지역에서 가장 높고 훌륭한 산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가야의 산이라는
뜻으로 부른 것이라고 전해진다.
한국 12대 명산의 하나로서 예로부터 조선 8경에 속하였다. 주봉인 우두봉(상왕봉)을
중심으로 암봉인 두리봉과 남산·비계산·북두산 등 해발고도 1,000m가 넘는 높은
산들이 이어져 있으며, 합천군 쪽으로는 산세가 부드러운 편이지만 성주군 쪽은
가파르고 험하다.
수려한 경치로 소백산맥 중의 명산으로 꼽히고, 산중에 해인사를 비롯한 사찰·
고적들이 많아, 가야산을 중심으로 가야산 국립공원이 지정되었다. 가야산 국립공원
입구에서 해인사의 입구까지 이르는 4km의 홍류동 계곡은 가을단풍이 붉어서 물이
붉게 보인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었다.
남산 제일봉(1,010m) 아래에 있는 청량사는 신라의 최치원이 지었거나 즐겨찾았다고
추정되는 신라시대의 사찰이다.
남산 제일봉은 1,000개의 불상이 능선을 뒤덮고 있는 듯하다고 하여 불가에서는
천불산이라 부르고 있다. 그밖에 산중에 삼원사지 삼층석탑(경북문화재자료 116
)이 있고, 성주읍 방면으로 법수사지 삼층석탑(경북유형문화재 86)이 있다
사는게 뭔지!
지난 1년은 참으로 고단하면서 바쁘게 살아 온 것 같다
내 다리가 허용하는 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을 다녀오리라 마음먹고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의 휴가를 통해 2박 3일간씩 산행을 계속 해
오다가 작년에는 직장 여건이 여의치 않아 휴가는 물론 산행 역시
가지 못했다.
다행이 금년에는 단 하루의 휴가지만 이를 잘 활용하여 금・토 양일간
제대로 된 산행을 염두에 두고 약 10년전 직장 동기들과 함께 가본
적이 있는 가야산을 1차 목적지로 정하고 함께 갈 동지를 규합했으나
평일이라 마땅히 함께 할 동지가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처음부터 같이 갈수는 없지만 직장 후배 길석씨와 상집씨가
퇴근을 하고 가족과 함께 저녁에 합류하기로 하였다.
아내는 평상시 산행을 준비 해 오던 방법대로 일용할 양식과 안주를
비롯한 음용할 술등을 충분히 준비하고 모든 것을 자급자족하기로 했다.
그 동안의 산행 경험을 통해 대부분 식당에서 사먹는 음식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아침과 점심은 자체 취사를 통해 해결하고 저녁만이 맛집을
수소문해서 해결하곤 했지만
맛집이라고 찾아간 식당도 대부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해 이제는
저녁까지도 자체 해결하다보니 경비 절감은 많이 되지만 상대적으로
사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나 옥연숙 여사! 이제는 숙달된 조교로 하나에서 열까지 그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일기 예보에 오늘 오후에는 비가 올 거란다.
하늘에는 약간의 구름 덩어리가 머물고 있다.
구름 사이를 헤집고 떨어져 내리는 햇빛이 차가운 아스팔트를 포근하게
내려 비춘다.
약간 쌀쌀한 날씨이기는 하나 아내와 함께 오랜만에 들뜬 마음으로
남해안 고속도로를 따라 목적지인 합천가야산으로 향한다.
차창 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산과 들녘에는 빛바랜 잎새들과 텅 빈
들판 만이 겨울의 황량함이 그대로 묻어나고 있지만 고요하고
평화롭게
보인다.
평일이라 고속도로는 대체적으로 한산하다.
출발 두 시간만인 11시 반쯤 목적지인 백운 주차장에 도착을 한다.
주차장 옆 호텔에 차를 파킹하고는 라면과 찰떡 생탁과 약간의
안주거리를 비롯하여 겨울 산의 필수 장비인 아이젠을 배낭에다
갈무리 하고 출발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찌뿌둥하게 흐리던 하늘도 오랜만에 최찰방님의 산행이 반가운지
점차 청명하게 맑아져 온다.
따스한 햇볕을 감싸고 이따금 불어오는 늦겨울의 산들 바람이 약간의
한기를 느끼게 하지만 그래도 가야산 자락의 청량한 맑은 공기 탓에
도심에서 찌들린 온갖 삶의 찌꺼기들이 한 순간 말끔히 정화되어
상쾌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백운 주차장 바로 옆 가야산 호텔을 뒤로 하고 완만하게 이어진 포장로를
따라 느긋하게 주변경관을 관망해 본다.
얼마를 지나자 길 좌측에 가야산 야생화 식물원이란 건물이 보인다.
식물원을 지나자 곧 바로 관리사무소가 나타난다.
평일이라 여직원 혼자 관리 사무실을 지키며 만불상으로 가는 코스는
겨울철 사고 위험이 있어 통제구간으로 지정 절대 가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한동안 포장로를 따라 길 양편으로 늘어선 나무 하나하나를 살펴본다.
신갈. 느티. 물뿌레, 박달 나무등 각종의 활엽수와 소나무들이 명찰을
달고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확실히 여타 산에 비해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산들은 등산로는 말할 것도
없고 각종 나무들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들여 모두 잘 손질되고 다듬어져
있음을 느끼게 한다.
포장로를 지나 상왕봉 2.7km이란 안내 표지판과 함께 곧이어
좌측 계곡을 따라 잘 다듬어진 돌길과 함께 철제 다리가 나타난다.
나와 아내는 몸 안에서부터 번져 나오는 끈끈한 열기로 외투를 벗어
배낭에 매달고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주변 산세를 조망해 본다.
태고의 신비를 담은 채 조용히 침묵하고 있는 가야산!
길옆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물소리가 잠든 가야산의 정적을 깨운다.
화사한 햇살 아래 아련히 몸통을 드러낸 가야산 정상이 선경한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가야산은 각종 기암괴석과 아름다운 산세로 인하여 수많은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최근에는 만불상코스가 개방 되면서 공휴일에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지만 지금은 인적이라곤 찾아보기 어렵고 고요롭다 못해
적막감마저 밀려온다.
돌길을 따라 별 힘들이지 않고4 -5백m간격인 백운 1교부터 백운
3교까지 계곡 다리를 지나자 완만하던 산세가 약간 가파라지기 시작한다.
부디 계단까지는 필요 없어 보이는데도 국립공원이라 뭔가 달라도
다르다.
돌계단과 나무계단이 너무 잘 조성되어 있어 자연적인 매력은 없지만
그래도 산님들의 안전과 편의를 위해 공을 들인 흔적이 엿보인다.
백운교를 지나자 계곡이 깊어지고 공기 또한 서늘하다.
이곳부터 아마 용기골이 아닌가 싶다.
길 주변으로 제법 많은 잔설들이 겨울의 꼬리를 붙잡고 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눈은 역시 겨울의 꽃이다!
황량한 겨울 산이 하얀 눈으로 한 폭의 흑백으로 그린 산수화처럼
색다른 아름다움을 자아낸다.
겨울산의 모습에서 내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잎 떨어진 활엽수 나무들의 모습에서 나의 황혼이 보인다.
황혼을 향해 한발 한발 다가가는 내 자신의 지나온 삶에 대한 허무와 고뇌,
수많은 번뇌와 갈등!
한편 하루가 다르게 점점 노화해 가는 내 육신의 이지러진 모습에서
생노병사에 대한 두려움 등등 온갖 상념들이 앙상한 나뭇가지의
애처로운 모습에 나 자신까지도 저절로 동화되어 쓸쓸함이 묻어 나온다.
서성재까지 가는 길목인 용기골 중간 중간 간간히 하산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띈다.
우리도 길옆 평평 암반위에 간식으로 준비한 찰떡으로 요기를 하며
잠깐의 휴식을 즐겨본다.
등산로 옆으로 길게 이어진 계곡에는 제법 많은 물들이 흘렀으나 상류
쪽을 따라 점차 계곡도 얕아지고 물도 말라 아무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서성재 고개 정상가까이에 40대 부부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한 가족이
길옆에 모여 서서 컵라면 먹고 있는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워 보인다.
가족! 가족이란 과연 뭘까? 내 눈에 비치는 이들 가족모습을 통해 내
나름대로의 가족에 대한 의미를 되새겨 본다.
가족! 보편적으로 혼인을 통해 부부를 중심으로 부모와 자식들로
혈연으로 이루어 의식주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작은 집단으로
대부분 가족들은 의식주뿐만 아니라 정서적 정신적 유대와 공동체적
생활방식을 통해 지속적 연대 의식을 갖고 일상생활을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특히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절대적으로 사랑이 가족관계의 원천이다
아울러 가족은 인생에 뿌리이자 기반이다 그래서 가족은 어느 누구에게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만약 가족이 없다면 인생의 보람도, 감동도
생존에 대한 이미도 찾기가 힘들 것이다.
가족이기 때문에 서로 믿고 이해하고 의지하고 서로 사랑하고 허물이
있더라도 덮어두고 사랑으로 감싸 안아주고 용서하고 타일러서 좋은
길로 인도해서 헌신하며 살아간다. 특히 부모들의 헌신과 희생에 대해
부모가 되기 전에는 제대로 깨닫지 못한다.
지금 라면을 먹고 있는 이들 가족에게도 지극한 부모들의 사랑이 엿보인다.
아버지는 라면을 맛있게 먹고 있는 두 아들의 모습에 흐뭇하게 바라보고,
엄마는 먹던 라면을 아들에게 덜어주며 아들이 배고플세라 자신보다
아들을 향한 모성애!
이들 가족의 훈훈한 인간적인 모습에 어쩐지 마음이 포근해 진다.
부모님과 함께 1천고지가 넘는 산을 따라 온 두 사내아이들이 대견하여
파이팅! 이란 말로 격려를 하고 지척 거리인 서성재로 향한다.
서성재 가까이 이르자 갑자기 바람이 거세어 진다.
60대로 보이는 남자분이 내려 오다말고 우리에게 하는 말,
서성재에서 상왕봉 가는 길에 날씨가 너무 추워 올라가지 못하고
도중에서 하산을 한다며 우리보고 걱정을 한다.
나는 약10년 전 이곳 가야산은 고도에 따라 기온차가 심하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다.
특히 정상 부근에는 바람이 심해 체감온도가 낮아 고생한 경험을 토대로
이번에는 추위에 단단히 대비를 하여 그분의 충고를 귓전으로 흘리며
어느 듯 서성재에 도착을 했다.
서성재!
서성재를 중심으로 좌측으로는 만불상 우측으로는 정상인 칠불봉과
상왕봉으로 오르는 이정표이다.
이정표를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마치고 주변을 한번 조망해보는 여유를
가져본다.
완만하면서도 널따란 고개 마루에도 사람의 모습은 찾을 수 없고 곳곳에는
텅 빈 의자들만이 쓸쓸하게 대 자연의 일부분이 되어 침묵하고 있다.
이정표를 중심으로 좌측 편 만불상 쪽 능선에는 온통 하이얀 눈들로
전형적인 겨울 산의 모습인 반면 반대 편 정상 쪽으로는 따사로운
햇살 아래 칠불봉과 상왕봉을 중심으로 톱날 같은 기암괴석과 암봉들이
선연하게 자연의 신비로움을 느끼게 한다.
그리고 반대편과는 달리 눈들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다
서성재에서 우측을 따라 상왕봉으로 가는 길목에는 나무계단이 잘
조성되어 등산하는데 한결 수월한 느낌이다
완만한 등산로 옆으로 산죽들이 군락을 이루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빛바랜 산죽들이 많아 싱그러움은 떨어지지만 그래도 황량한 겨울 산에
초록의 산죽들이 홍일점이되어 생기와 생동감을 느끼게 한다.
산행의 묘미!
대 자연 하나하나를 눈을 통해 감상 할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묘미이고
두 번째는 수많은 나무와 흙 돌 자연의 향기를 코로 통해 느낄 수 있고
세 번째는 귀를 통해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가 이 세상 어떤 음악이
있어 이 보다 더 아름다운 선율이 되어 감동을 줄 수 있겠는가!
그리고 가슴으로 들려오는 나무들의 속삭임, 온갖 풍상을 견디며
변함없는 모습으로 지나가는 산객들을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바위와
돌 하나하나에 영혼을 불어넣으며 그들과의 교감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이게 바로 자연과 합일이자 산행의 묘미가 아닐까 싶다.
서성재를 지나 약 20분! 상왕봉 2km란 이정표가 보인다.
경사가 심해지며 철 계단들이 총총히 늘어서 있다.
철 계단의 경사로 인해 아내가 약간의 공포감을 느끼는 것 같아
나는 아내 뒤로 바짝 붙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나름대로의 방법을
찾아본다.
계단을 오르면서 틈틈이 주변을 살피며 내 방법대로의 산행의 묘미를
만끽한다.
얼마 남지 않은 정상! 고지가 바로 코앞이다.
온 천지가 온통 내 발아래로 보인다. 발 아래로 내려 다 보이는 세상은
그야말로 평화롭기 그지없다
서성재에서는 그토록 세찬 바람도 지금은 따스한 햇살만 있을 뿐
바람 한점 없다.
암능 사이로 이어진 계단이 끝이 나자 우측 편 암능을 따라 칠불봉
표지판이 나오고 바로 옆에 칠불봉이 보인다.
우리는 상왕봉부터 먼저 가기로 하고 칠불봉을 지나 약간의 내리막
길에는 두터운 눈이 꽁꽁 얼어있다.
옥여사! 눈을 보고는 지레 겁을 먹고 아이젠을 착용하자고 한다.
눈길이 얼마 되지 않아 지나가기에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아
그대로 가자고 하니 투덜대며 따라온다.
그러나 눈길에서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이 매우 불안해 보인다.
아마 등산화 신발 바닥이 마모되어 눈길에 취약한 것 같다.
옆에서 마누라를 부축해 가며 남편의 지극한 사랑에도 불구하고
약간 경사가 심한 곳에 이르러 불안 해 하는 마누라를 위해 미리 내려가
부축했음에도 불구하고 마누라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나도 무게 중심을
잡지 못하고 함께 미끄러지면서 그 원망은 모두 다 내 몫이 되었다.
상왕봉! 해발 1,430m표지석이 맨 먼저 내 시야를 사로잡는다.
정상은 커다란 두개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고 약간 높다란 바위를
등지고 있는 표지석에는 가야산 우두봉으로 표기 되어있다.
나는 표지석을 두 손으로 감싸 안으며 뜨거운 포옹을 한다.
아무도 없는 산정에서 나 혼자만이 느낄 수 있는 희열과 뿌듯함이
뜨거운 감동으로 밀려온다.
지금 내게는 모든 게 다 고맙다!
살아 있다는 그 자체에 대한 고마움! 건강하게 예 까지 올라와 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는 고마움! 언제나 나와 함께할 수 있는
아내가 있어 고맙고 그 모두가 다 고맙고 감사 할 뿐이다.
정상 표지석 앞에 부산의 명주 생탁으로 산신님께 무사 산행에 대한
감사와 나와 가족 모두의 행운을 소원하는 절을 올리고 겸허한 마음으로
끝없이 펼쳐진 발아래 세상을 향해 눈을 돌려 본다.
저 멀리 희미하게 덕유산 자락이 잡히고 매화산도 탁 터인 조망으로
손끝에 잡힐 듯 지척에 있다.
산! 그리고 이름 모를 무수한 산들이 파아란 하늘 아래 빼곡히 늘어서 있다.
지금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온통 산과 하늘뿐이다.
산이 빈자리에는 하늘이 들어 서 있고 하늘이 빈자리에는 산이 그
공간을 채우고 있다.
산을 따라 줄기줄기 뻗어 있는 능선들! 오후의 화사한 햇살아래
벌거숭이 몸통으로 간간히 몰아치는 산정 높은 찬바람에 흐느적거리는
나무 들의 비명소리에 아련한 슬픔이 되어 쓸쓸함으로 다가온다.
삶이
강물처럼 흐르는 동안
가슴에
푸른 꿈을 품은 사람은
언젠가
그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한
해 맑은 영혼으로
푸른 꿈을 가슴에 심어
하늘을 바라보며
미소 짓는 모습
꽃보다
더 아름답다.
상왕봉을 뒤로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 상왕봉 200m 거리이자
가야산 쌍두마차 중 하나인 칠불봉에 도착을 했다.
칠불봉 역시 상왕봉과 마찬가지로 커다란 바위로 된 봉우리이다
가야산 정상이라는 상왕봉 보다 3m 더 높은 1,433m이지만 아직 까지는
가야산 최고봉은 상왕봉으로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칠불봉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고 시간을 체크하니 오후 2시 반이
조금 지난 시간이다.
곧장 왔던 길을 되돌아 암능 사이 철 계단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오며 늦은 점심을 때우기 위해 마땅한 장소를 물색 해 본다.
10여분 가까이 내려오다 보니 암반 사이 양지 바른 곳에 명당자리가 보인다.
찰떡으로 간식을 한 관계로 배고픔은 없었지만 그래도 산속에서의 라면
맛은 정말 별미이다
쫄깃한 라면을 안주로 시원한 생탁 한잔, 그 한잔의 맛 그리고 행복!
속이 찌르러 해지며 세상이 아름다워 보인다.
나는 풀이다
결코 쓰러지지도 않고
결코 꺾을 수도 없지만
일어나 보았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풀이라고......
누군가에
그늘도 되지 못하는
풀이라고.....
그래 나는 풀이다
풀처럼 사는 것이
내 삶의 운명이라 생각하며
어느 날
나는 풀이되어
풀처럼 살다가 풀처럼 가려했다
그러나 이제는
풀처럼 살고 싶지 않다
풀처럼 떠나고 싶지도 않다
아무리
척박한 땅일지라도
이제는 일어서서
한 그루
향기 가득한
소나무로 살고 싶다
비록
저 거친 겨울바람에
팔다리가 꺾이는 고통이
있을지라도
겨울산은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해 그럼이 지기 시작한다.
총총한 걸음으로 용가골을 내려오는데 젊은 남녀 한 쌍이 늦은 시간임에도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시간상 산에서 야영을 하지 않으면 불가능 할 텐데......
괜한 걱정이 앞선다.
올라 올 때는 지루한 줄 몰랐는데 오히려 하산 길이 더 멀게 느껴진다.
한동안 내려오니 계곡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곡 중간지점부터 물이 흐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터라 대충 하산
점을 가늠하며 발걸음의 속도를 더 해 본다.
오후 5시! 드디어 가야산 산행일정을 모두 마무리 한다.
화 왕 산
산행일시: 2011. 2. 26. 10:40 - (약3시간 반)
코 스 :옥천리 - 배바위 - 서문 - 화왕산 정상 - 제2등산로
날 씨 : 매우 화창하고 포근
함께한 사람들: 나 .길석. 상집 3가족 6명
전날 가야산 산행에 이어 오늘은 화왕산을 산행키로 했다
일기 예보로는 어제 오후부터 전국적으로 많은 양의 비가 예상된다고
하여 오늘 산행키로 한 가야산 산행을 우리 부부끼리만 먼저하고 저녁
늦게 부곡 온천에서 합류한 상집,길석씨 가족들과 함께 일정을 바꾸어
상집씨의 고향 화왕산을 산행키로 의견을 모았다.
전날 세집 가족이 부곡에 있는 모텔에 여장을 풀고 우리의 호프 옥연사가
충분히 준비한 술과 푸짐한 안주거리로 모텔 방을 아방궁으로 정하여
밤늦도록 과음을 하고 그것도 모자라 노래방에서 가무음곡을 즐긴
여파로 몸이 무겁고 컨디션이 별로다
습관적으로 일찍 일어나는 버릇으로 인해 아침 6시경 기상을 하여
모텔 지하 대중탕에서 반신 욕으로 몸 안의 알콜 일부를 몰아내고
10시쯤 여장을 꾸려 모텔을 출발한다.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오늘은 무척이나 화창하다
싸아란 햇살을 받으며 부곡온천 경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와 같은 국도를 따라
화왕산 방면으로 두 대의 차는 질주한다.
창녕은 많은 고대 유적들로 인해 제2의 경주라고 할 만큼 우리나라
고대역사의 숨결이 담겨있는 곳이다
지금은 비록 유구한 역사의 뒤안길에 묻힌 채 사라졌지만
선사시대부터 대 자연위에서 삶의 뿌리를 내리기 위한 선조들의
몸부림이 묻혀있는 유서 깊은 곳이다.
등산로 입구 주차장에는 몇몇 사람들만 등산채비를 하고 있을 뿐
토요일임에도 대체로 한산하다.
화 왕 산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과 고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경상남도 중북부 산악지대에 있으며 낙동강과 밀양강이 둘러싸고 있는 창녕의 진산이다. 옛날 이 산은 화산활동이 활발하여 불뫼큰불뫼로 불리기도 하였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낙동강 하류지역에 솟아 있어 실제보다 우뚝하게 보인다.
이 산은 억새밭과 진달래 군락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정상부에 5만여 평의 억새밭이 펼쳐져 있어3년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정상 일대의 억새밭에서 억새태우기 축제가 열린다. 매년 10월 초에는 화왕산 갈대제가 열린다.
억새는습지에 사는 갈대와 구분되는 것으로 이 산의 정상에 서식하는 식생은 억새이다. 그러나 오래전부터 억새를 갈대로 불러왔던 지역의 전통에 따라 10월에 열리는 행사는 여전히 갈대제로 불리고 있다.
가장 빠른 산행길은 창녕여자중학교 옆길로 들어가서 동쪽으로 난 포장도로를 따라 자하골로 들어가면서 시작되는데 가파른 환장고개를 넘어 정상으로 오른다. 봄에 진달래를 보기 위해서는 옥천리 매표소를 기점으로 이어져 있는 관룡산의 관룡사에 들렀다가 관룡산 정상을 거쳐 이 산의 정상에 오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가을 억새를 보기 좋은 코스는 창녕여자중학교를 거쳐 도성암을 지나 정상에 올랐다가 다시 창녕여자중학교로 하산하는 것이 좋다. 길게 잡아도 4시간 안팎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산 정상은 밋밋한 분지로 되어 있고 서면 관룡산과 영취산이 지척에 있으며 낙동강을 끼고 있는 평야와 영남알프스의 산들이 보인다.
600m 지대에는 화왕산성(사적 64)이 있다. 삼국시대부터 있던 성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장 곽재우의 분전지로 알려져 있다. 화왕산성의 동문에서 남문터로 내려가는 길 잡초더미 사이에 분화구이자 창녕 조씨의 시조가 태어났다는 삼지(三池)가 있다. 또한 산 정상의 서쪽 아래에는 조선 선조 이후에 축성되었으며 보존 상태가 양호한 목마산성(사적 65)이 있다. 산의 서쪽 사면 말흘리에서 진흥왕의 척경비가 발견되었다. 남쪽 사면에는 옥천사가 있다
점심을 비롯한 간단한 요깃거리를 각자 배낭에 골고루 나누어 분배를
하고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따라 모두들 열심히 올라가기 시작한다.
나는 맨 뒤에서 앞선 5인의 전사들을 따라 여유롭게 주변 풍광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내 머리 속에 담아 본다.
이곳 화왕산도 군립공원답게 손질이 잘 되어 있어 편리성은 있지만
자연그대로의 순수한 멋은 없다
완만한 포장도로를 지나 소나무와 신갈나무 등 각종 잡목들 사이로
본격적인 들머리가 보인다.
들머리 입구 곳곳에 1등산로에서 3등산로 방향의 표지판들이 총총히
보인다.
날씨 탓인지 전날의 숙취 탓인지 아무튼 모두들 흐르는 땀으로 인해
가던 걸음을 잠시 멈추고 외투를 벗어 배낭에다 갈무리 한다.
상집씨는 수건으로 이마를 동여 메고 땀에 대한 만반의 대비를 하는
모습이 어찌 보면 우스깡스럽기도 하다.
등산로를 따라 촘촘하게 도열 해 있는 나무들이 품어내는 청량한 향기에
세속에서의 온갖 찌꺼기들이 저절로 정화되어 심신까지도 상쾌해진다.
우리는 상집씨가 이끄는 대로 울창한 숲길을 지나 정상을 중심으로
오른쪽으로 나있는 능선 길로 들어선다.
지금까지와는 달리 길 폭이 좁아지며 길바닥에는 낙엽의 잔해들이 그대로
남아있다.
발걸음 걸음마다 사각사각 들려오는 자연의 소리! 발바닥을 통해 푹신
하게 전해오는 자연 그대로의 촉감! 등산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실크로드
길이다.
산 중간 지점에 이르러 점차 등산로가 희미해지며 길옆으로 사리나무
철쭉등 수많은 관목나무들이 진로를 방해한다.
우리 모두는 상집씨에 대한 믿음 하나로 빽빽이 늘어선 나무 가지와 넝쿨을
헤치며 아무래도 뭔가 석연찮은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아니다 다를까 앞서가던 상집씨 걸음을 멈추고 주변을 기웃거리다가
길을 잘못 들어 기존등산로를 약간 벗어나 버렸다고 난감 해 하며
능선 쪽으로 조금만 더 나가 보자고 앞장을 선다.
산길 특성상 조금만 잘못 접어들면 전혀 다른 방향이 나오는 관계로 아마
등산로를 찾는 게 그리 마음처럼 쉽지 않을 텐데...
남자들이야 별 문제 없지만 마눌님들이 걱정이다.
허나 마눌님들의 표정에는 생기가 넘치고 있다 하물며 상집씨의 짝지 왈
오히려 힘들고 지루한 줄 모르고 나름대로 재미있다고 남편에 대한 배려가
묻어난다.
상집씨를 따라 끊어졌다 이어지는 희미한 등산로를 이리저리 살피며
정상 맞은편 자하골(?) 동봉(?)쪽으로 방향을 따라 오르지 앞만 보고 마치
유격대 훈련병 같은 비장한 마음으로 넝쿨과 나무 틈사이로 기다 서다를
반복하며 조심스럽게 산길을 헤매다 마침내 작은 봉우리 안부가 나타난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제법 넓적한 바위 주변에 배낭을 내리고 잠시 숨을
고르며 생수 함 모금으로 그동안의 고단함을 삭이며 시원함을 만끽한다.
청명한 하늘! 마치 가을 하늘처럼 더없이 높고 광활하다.
무극 창공을 따라 하이얀 구름조각들이 유유히 흘러간다.
삼라만상이 내 마음속에 머물며 저절로 평화와 여유로 세상이 편안해 보인다.
저 멀리에는 굽이굽이 이름 모를 수많은 산들이 아련한 모습으로 공간속에
파 묻혀 있다
나 역시 무한한 공간속에 파묻혀 있다.
공간!
공간은 사람을 여유롭게 한다.
공간은 사물을 바로 보게도 하고 풍요롭게 한다.
힘들고 어려울수록 채울 수 있는 공간을 비워 두어야 한다.
공간은 많을수록 좋다.
꽉 찬 방에는 사람이 머물지 못하고 꽉 찬 항아리에는 아무것도 담을 수가 없다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옷으로 바꾸어 살아가는 것 역시 공간이다
서로 사랑하는 것도 서로 미워하는 것도 공간이 있어야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공간은 수용이다
수용하기 위해서는 비워야 한다.
비우지 못해 채울 공간이 없다면 풍선처럼 터지고 만다.
공간이 없고 꽉 차 있다면 결국은 병들고 만다.
위에서 내려다보이는 세상! 오밀조밀하게 작고 아담하다
그리고 평화롭게 보인다. 텅 빈 들녘에는 한낮의 포근한 햇살에 봄을
재촉하는 아지랑이가 아롱거린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이 무척이나 향그럽게 느껴진다.
안부에서 봉우리를 따라 얼마가지 않아 무성한 억새풀 사이로 길이
나타난다.
한적한 억새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얼마가지 않아 봉우리 정상이다
정상에서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 사이 약간 뒤쳐진 길석씨 부부가
열심히 힘겹게 올라오는 모습이 보인다.
힘들어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의 배려와 애정 애뜻함이 엿보인다.
봉우리에서 맞은 편 정상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서 있고 정상과 봉우리
사이 안부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현재 이곳 봉우리를 비롯해서 정상을 중심으로 마치 평원처럼 완만하고 온통
억새의 바다이다
이곳이 사적 64호로 지정되어 있는 화왕산성이라고 상집씨의 설명이다
화왕산성 안에는 몇 그루의 소나무가 독야청정하며 억새밭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한층 운치를 더한다.
봉우리를 내려와 억새의 평원에서 잠시 휴식 겸 주변을 감상할 기회를
가져본다
동문 쪽에는 유명한 창녕조씨 독문비가 있고 산성 가운데 있는 사각형
연못에는 조씨성의 유래에 대한 설화가 담긴 곳이라고 한다.
토요일이라 약간의 사람들이 붐비지만 생각만큼 혼잡하지는 않다
잠시 후 안부에는 기존 성곽의 발굴 작업을 하면서 테이프로 울타리를
쳐 둔 채 오랫동안 방치되어 아름다운 자연경관에 옥에 티처럼 보기 흉하다.
마땅히 돌아갈 길이 없어 울타리 옆을 돌아 정상 가는 길목 바로 밑에 도착을
하니 공터에는 몇몇 사람들이 올망졸망 모여 소풍 나온 사람들처럼 한가로이
막걸리를 마시며 시끌벅적 소란스럽다
청정한 산 공기를 따라 걸쭉한 막걸리 향이 후각을 자극하며 저절로 입에
침이 고인다.
막걸리 한 사발의 유혹을 뒤로 하고 완만하면서 푹신한 흙길을 따라 정상으로
향한다.
머리위로 따가운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한 낮의 햇살은 여름을 연상케
할 만큼 후덥지근하다.
날씨 탓에 정상까지는 얼마 되지 않는 거리지만 이마에는 저절로
땀방울이 맺힌다.
화왕산 정상!
산의 높이와 관계없이 정상이란 그 자체에 대한 감동이란 매 마찬가지다.
정상 도달이란 결국 목표의 완성이다
인생도 산과 같다. 산을 오르는 사람이나 일생을 살아가는 사람이나 정해진
목표를 향해 모두들 분주히 움직인다.
그러나 그 목표는 쉽게 성취되지 않는다.
산을 오르는 사람이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이나 정상이란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불굴의 의지로 최선을 다하면서 때론 넘어지고 지쳐 쓰러져 좌절
하고 인내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때 얻어지는 영광!
즉 자기 스스로의 값진 노력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의 산물이 정상 정복의
의미가 아닐까.....
화왕산 정상 ! 높이 756.6m!
화왕산은 그다지 높은 산은 아닐지라도 정상에서의 모습은 새삼스럽다.
한쪽 측면에는 깎아지른 듯한 낭떠러지이고 다른 한쪽으로는 드넓은
평원으로 연결되어 방향에 따라 극과 극을 이루고 있다
절벽 쪽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니 저절로 다리에 맥이 풀린다.
저 멀리 창녕시가지를 비롯하여 우포늪과 주변의 논밭들이 다가 올 봄을
기다리며 겨울의 황량함을 떨치지 못하고 아련하게 시선을 사로잡아 온다.
겨울 산! 화왕산 역시 겨울 산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상 주변 곳곳에 늘어선 활엽수들의 앙상한 가지에 빛바랜 몇몇 낙엽들이
아직 까지 명맥을 유지 한 채 작은 바람에 파르르 떨고 있다.
이제껏 세찬 바람에 떨어지지 않고 용케 견디어 낸 것이 신기롭기도 하다.
인생도 저 나무와 마찬가지다.
새움이 되어 세상에 태어나 무성한 잎새로 성장, 한때의 전성기를 누리고
가을의 단풍처럼 황혼기를 지나 낙엽으로 떨어져 결국은 종말을 맞게 된다.
외롭고 고독한 거리를
나는 걷고 있다
어둡고 긴 여로에
영글어 가는 고통들
흔들리지 말자는
숱한 다짐들이
약한 바람에도
흔들리고 만다.
굳건히 서기위해
내 속에 흐르는
수많은 아픔들을
바람에 날린다.
내 삶의 발자취가
남긴 흔적들이
세월의 뒤안길에서
아프고 참담해도
술잔 속에 녹아드는
진한 외로움들은
남들이 웃고 있을 때
나는 고독을 부른다.
일행들은 정상을 배경으로 각자 나름대로 사진 촬영을 마치고 반대쪽으로
나 있는 길을 따라 하산 길에 올랐다
올라 올 때와는 달리 등산로 폭이 넓고 잘 손질되어 있고 길 주변의
울창한 소나무들로 기분이 한층 상쾌해 진다.
내리막길도 경사가 있긴 하나 그리 심한 편이 아니다.
점심시간이 약간 지나 배가 고플 시간임에도 중간에 간식을 먹어 모두들 배가
고프지는 않다고 하면서도 은근히 식사를 하고파 하는 눈치다.
하산 길 중간 중간 쉼터에는 식사를 끝내고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우리들도 천천히 내리막길을 따라 식사 장소를 찾기 위해 주변을 물색
하다가 결국은 2.3등산로가 합류되는 지점까지 내려와서 자리를 잡았다.
길 옆 쉼터에다 자리를 펴고 빙 둘러 앉아 국민 음식인 따끈한 라면의
쫄깃함과 시원한 맥주 한캔이 주는 짜릿함!
산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이 맛! 산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이 행복!
자연이 주는 충만함을 가슴에 기득 담아 오늘 화앙산 산행을 끝으로 이틀
간의 산행기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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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여보시우 식림씨 (여자분을 데리고 갈때)가야산 정상에 눈이 많이 왔는데 아이젠 가져가야지. 사고납니다. 그리고 화왕산갈때 길을 잘못들어 모두가 유격대 훈련 잘했지.~.~ 여보 모두를(삼독심) 잊자. 먹구름이 지나가고, 따뜻한 햇볕이 내리쬐는데....이 아름다운 산과들이 님을 만나듯 ,우리를 반겨주는데. ..힘내시고 전진합시다. 파이팅.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