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동안 나는 학교에 갈 일이 별로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소집일 빼고는 학교에 갈 일이 전혀 없다.
등교시간마다 나는 늘 아이들과 다른 방향으로 가서 공부를 했고,
아이들이 끝날 시간이면 나도 늘 함께 끝났다.
내가 월, 화, 수, 목, 금, 토 주 5일을 출석하는 주엽동.
오늘처럼 비가 오는 날이면 늘 그래왔던 것처럼 스타벅스가 있던 자리의 문을 열고 들어간다.
물론 지금은 스타벅스를 대신하여 어투썸플레이스가 있다.
뭐...둘 다 같은 카페니까...
카운터에서는 항상 일해 왔던 여 종업원 셋이 있다.
주문...tall size한잔이면 혼자만의 상상으로 오래 빠져들어 있을 수 있다.
갈 때마다 늘 시키던 모카라떼 한 잔.
진한 고목나무를 닮아 맛도 진하고 은은한 녀석.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돈은 늘 주머니에 있었으니까.
녀석을 들고 버스를 탄다.
한 모금 호록~ 들이키고 비오는 바깥 풍경을 바라보며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랫소리에 집중한다.
비 오는 날의 세상은 다른 세상이 된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은 모두 보이지 않고, 우산만 둥둥 떠다닌는 것 같다.
그렇게 오랜 생각에 잠겨있다가 깨어나면 커피도 거의 다 마셔가고 집에도 거의 도착해 간다.
오늘도 난 그렇게 오랜 상상을 하다 왔다.
첫댓글 나는 오늘 실수로 시럽을 많이 탄 아메리카노를,,
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