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에서 테이블 매너가 완성된 것은 19세기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 때라고 한다. 이 시대는 형식과 도덕성을 가장 중시하던 때로서 이 때에 갖춰진 식사예법의 절차와 매너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는 것이다. 그러나 테이블 매너의 기본 정신은 형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요리를 맛있게 먹고 분위기를 즐기는데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기본 매너
* 냅킨의 사용
우선 식탁에 앉으면 세팅되어 있는 냅킨을 무릎에 펼치는데 이는 앉자마자 펼치기보다는 모든 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하는 것이 좋다. 냅킨은 음식물을 옷에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인데, 그밖에 입을 가볍게 닦거나 핑거 볼(Finger Bowl)을 사용한 후 물기를 닦을 때에도 이용한다. 어떤 여성은 립스틱을 냅킨으로 닦기도 하는데 이것은 에티켓에 어긋난다. 식사가 끝난 후에는 되는대로 대충 접어 테이블 위에 놓는다. 너무 깨끗하게 접어 놓으면 사용하지 않은 냅킨과 혼동될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 나이프와 포크의 사용
중앙의 접시를 중심으로 나이프와 포크는 각각 오른쪽과 왼쪽에 놓여 있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 나이프는 오른손에 포크는 왼속에 잡으면 된다. 양식에서 포크와 나이프는 각각 3개 이하로 놓여있게 마련인데 코스에 따라 바깥쪽에 있는 것부터 순서대로 사용하도록 한다. 식사 중 와인을 마시거나 하는 등으로 잠시 포크와 나이프를 놓을 때에는 접시 양끝에 걸쳐 놓거나 서로 교차해 놓으며, 포크만을 사용한 경우에는 접시 위에 엎어 놓는다.
식사가 끝났을 때는 접시 중앙의 윗부분에 나란히 놓는다. 나이프는 사용 후 반드시 칼날이 자기쪽을 향하도록 놓는다.
요리에 대한 매너
동양적 사고방식에서는 여러 사람이 식사를 할 때, 모든 요리가 다 나오기 전에 먼저 먹는 것을 예의에 어긋나는 것으로 여기지만, 서양요리는 요리가 나오는 대로 바로 먹기 시작한다. 서양요리는 뜨거운 요리든 찬 요리든 가장 먹기 좋은 온도일 때 고객에게 서브되고 좌석배치에 따라 상석부터 제공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도가 변하기 전에 먹는 것이 제맛을 즐길 수 있는 요령이다.
그러나 4~5명이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요리가 나오는 시간이 그다지 걸리지 않으므로 조금 기다렸다가 함께 식사하는 것이 좋다. 특히 윗사람의 초대를 받은 경우에는 윗사람이 포크와 나이프를 잡은 후에 먹기 시작하는 것이 에티켓이다.
* 전채요리(Appeizer)
전채요리는 식욕을 촉진시키기 위해 식사 전에 가볍게 먹는 요리를 말한다. 전채요리는 아무리 맛이 있어도 적당히 먹어 두어야 메인 요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다. 요컨대 공복이야말로 최고의 애피타이저인 것이다.
* 수프(Soup)
수프는 진한 수프인 포타주(Potage)와 맑은 수프인 콘소메(Consome)가 있다. 진한 수프의 경우에는 담백한 요리가, 콘소메의 경우에는 진한 맛의 메뉴가 어울리며 코스가 많은 정찬요리에 적합하다.
뜨거운 수프가 나왔을 경우에는 우선 스푼으로 조금 떠서 맛을 본 후, 스푼을 이용해 저어 식히도록 한다. 입으로 후후 불어가며 식혀 먹는 것은 좋지 않으며 차를 마시듯 소리를 내어 먹는 것도 옳지 않다. 아울러 스푼으로 뜬 수프를 한 입에 먹지 않고 스푼 위에서 나눠먹는 것도 자제해야 한다. 손잡이가 달려 있는 그릇에 담긴 수프는 손으로 그릇을 들고 마셔도 실례가 되지 않는다.
* 빵(Bread)
빵은 처음부터 테이블에 놓여 있더라도 처음부터 먹는 것도, 수프와 함께 먹는 것도 아니다. 빵은 요리와 함께 시작해서 디저트를 들기 전에 끝내는 것이다. 자신의 빵 접시는 왼쪽에 놓인 것이므로 오른쪽의 빵접시를 잘못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빵을 먹을 때는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지 않으며, 전체에 버터를 발라 먹지 말고 한 입으로 먹을 수 있는 크기로 빵을 잘라 놓고 버터를 바른다.
* 와인(Wine)
유럽인들이 '와인없는 식탁은 태양없는 세상과 같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알카리성 음료인 와인은 육식이 주요리인 서양식탁에서 빠져서는 안될 중요한 존재이다. 와인을 마시기 전에는 입안의 음식을 다 삼키고 입주위를 한번 닦은 후 마시도록 한다. 이는 입안의 음식물과 와인이 섞이게 되면 와인 특유의 풍미가 없어져 버리고, 기름기 같은 것이 와인잔에 묻기 때문이다. 와인은 요리와 함께 마시기 시작해 요리와 함께 끝낸다. 즉, 디저트가 나오기 전까지 마신다. 한편, 와인이나 주류를 마시지 않는 사람이라면 글라스 가장자리에 가볍게 손을 얹고 '그만 되었다'는 표현으로 사양의 뜻을 전하면 된다. 흔히 글라스나 술잔을 엎는 경우가 있는데 서양식 테이블 매너에서 글라스를 엎는 것은 금기시되고 있으므로 주의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글라스에 담긴 와인은 남기지 않고 다 마시는 것이 예의이다.
* 메인디쉬(Main Dish)
1) 생선요리는 뒤집어 먹지 않는다.
통째로 요리된 생선이라면 머리, 몸통, 꼬리를 나이프로 자른 후 지느러미 부분을 발라낸다. 그리고 나서 역시 나이프를 사용하여 뼈를 따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위쪽의 살과 뼈를 발라놓은 다음, 생선의 살만을 앞쪽에 놓고 왼쪽에서부터 먹을 만큼 잘라가며 먹는다. 위쪽을 다 먹은 다음에는 뒤집지 말고 그 상태에서 다시 나이프를 뼈와 아래쪽의 살부분 사이에 넣어 살과 뼈를 발라 놓는다. 그리고 나서 남은 생선의 살을 조금씩 잘라가며 먹는다. 그러나 대체로 생선요리는 살이 무른 편이므로 살을 떼어낼 때 이외에는 포크만을 사용해도 괜찮다.
2) 고기요리는 잘라가며 먹도록
스테이크의 경우 굽는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그러므로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는 취향대로 부탁을 한다. 스테이크의 참맛은 붉은 육즙에 있으므로 대개 적게 구울수록 고기의 참맛을 즐길 수 있다.
* 레어(Rare) / 약간 구운 것, 표면만 구워 중간은 붉은 날고기 상태 그대로이다.
* 미디엄 레어(Medium Rare) / 좀 더 구운 것, 중심부가 핑크인 부분과 붉은 부분이 섞어져 있는 상태
* 미디엄(Medium) / 중간 정도 구운 것, 중심부가 모두 핑크빛을 띠는 정도
* 웰던(Welldone) / 완전히 구운 것, 표면이 완전히 구워지고 중심부도 충분히 구워져 갈색을 띤 상태
고기요리는 한번에 썰어 놓고 먹기보다는 잘라가며 먹는 것이 예의이다. 뼈가 있는 고기인 경우 뼈에서 떼어내기 어려운 부분은 고기가 남아 있더라도 그대로 남겨두는 편이 좋다.
3) 새우는 껍질을 떼내고 먹는다.
새우요리는 우선 머리부분을 포크로 고정시키고 새우 살과 껍질 사이에 나이프를 넣어 살을 벗겨내듯 하면서 꼬리쪽까지 옮겨간다. 이렇게 양쪽으로 반복하다 보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 그 다음 왼손의 포크로 꼬리 부분을 들어 올리고, 오른손의 나이프로 껍질 부분을 누른 후 다시 포크로 살부분을 당기면 그 부분만 쉽게 빠져 나온다. 껍질은 한 곳에 두고 살부분 왼쪽부터 잘라가며 마요네즈나 크림 소스와 함께 먹는다.
4) 소스도 요리다.
요리에 나온 소스는 무조건 뿌리지 않는다. 생선요리에 곁들어진 마요네즈, 타타르 소스같은 진한 소스는 접시 한쪽에 덜어 놓아 조금씩 찍어 먹도록 하는데, 이는 진한 소스는 그 맛이 강해 요리 본래의 맛을 잃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고기 위에 뿌려진 것 같은 묽은 소스는 직접 요리에 얹어 먹도록 한다. 전통적으로 고기 요리는 육륙의 종류에 따라 그 맛과 향을 더해줄 수 있는 소스와 어울리는데, 오리고기에는 오렌지 소스, 돼지고기에는 파인애플 소스, 양고기에는 민트 소스 등이 궁합이 잘 맞는 고기요리와 소스이다.
* 샐러드(Salad)
고기와 야채는 맛에서도 조화를 이루지만, 고기는 산성이 강한 식품이므로 샐러드를 먹는 것은 알칼리성이 강한 생야채를 먹음으로써 중화시킬 수 있다는 영양학적인 의미를 가진다. 대개 고기요리를 전부먹고 난 다음 샐러드를 먹기도 하는데 고기와 샐러드는 번갈아 먹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영미인들은 샐러드를 고기요리와 같이 먹거나 그 전에 먹는 반면, 프랑스 사람들은 고기요리가 끝난 다음에 먹는 습관이 있다고 한다. 샐러드에 사용되는 소스를 특별히 드레싱(Dressing)이라고 하는데, 소스가 뿌려진 모습이 마치 여성들의 드레스 입은 모습과 같다고 해서 생겨난 말로 전해진다. 드레싱류는 크게 프렌치 드레싱류와 마요네즈 소스류로 구분된다.
* 디저트(Dessert)
디저트로는 과자나 케이크, 과일 등이 나온다. 서양 요리에서는 설탕을 거의 사용치 않으며, 전분도 적게 사용하므로 식후의 디저트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것이 일반적이다. 디너의 따뜻한 디저트로는 푸딩, 크림으로 만든 과자나 과일을 이용한 과자, 파이 등이 있고, 차가운 디저트로는 아이스크림과 셔벗이 있다.
1) 수분많은 과일은 스푼으로 먹는다.
수분이 많은 멜론이나 오렌지류는 스푼으로 먹는다. 작은 크기로 통째로 제공된 멜론은 왼손으로 껍질을 잡고 오른손의 스푼으로 오른쪽부터 떠먹는다. 수박이나 파파야등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먹는데 씨는 입 속에서 발라내어 스푼에 뱉어 접시에 놓는 것이 예의이다. 포도는 손으로 먹어도 상관없으나, 딸기는 한 알 씩 스푼으로 먹도록 한다.
2) 식후의 커피는 조금 진한 것으로
식후의 커피는 진한 것을 조금 마시는 것이 좋다. 커피는 향이나 마시는 법이 독특한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 커피에 위스키를 넣고 생크림을 얹어 마시는 아이리쉬 커피나 꼬냑과 오렌지향을 가미해 마시는 카페로얄은 식후주와 커피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묘미가 있다. 설탕은 넣자마자 녹이지 말고 천천히 녹여 처음에는 쓴맛을, 나중에는 달콤한 맛을 즐기도록 한다. 티백을 이용해 녹차나 홍차를 마실 경우에는 어느 정도 우러나온 티백을 컵에 대고 눌러짜지 말고, 스푼 위에 놓고 실을 감아 짜낸 뒤 컵의 뒤쪽에 가로로 놓는 것이 깔끔하고 세련된 매너이다.
상황에 따라 발휘하는 재치있는 매너
1) 식사중의 실수
이런 경우 웨이터나 지배인을 불러 도움을 청한다. 가능한 다른 사람들이 모르게 조용히 오른손을 들어 신호를 보내도록 한다.
2) 뜨거운 음식이나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무심코 먹은 음식이 너무 뜨거울 때에는 찬물을 먹는다. 주변에 물이 없을 시에는 뱉도록 하는데 종이 냅킨에 싸서 그릇 한쪽에 놓아둔다. 상한 음식을 먹었더라도 마찬가지로 빨리 뱉도록 하는데, 뱉는 것이 잘 안보이도록 냅킨으로 가리도록 한다.
3) 고기나 뼈가 목에 걸렸을 때
생선가시가 걸렸을 때는 물을 마시거나 냅킨으로 입을 가리고 기침을 한다. 손가락으로 입에서 꺼내는 것도 실례가 되지 않으며, 이때에도 역시 다른 손이나 냅킨으로 입을 가리도록 한다. 고기나 뼈가 목에 걸려 기침을 여러 번 하고 싶다면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물러나도록 한다.
4) 기침, 재채기, 코풀기
기침이나 재채기가 나오려 하면 손수건 또는 냅킨으로 코와 입을 먼저 가리도록 한다. 코를 풀고 싶을 때에는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뜬다. 자신의 손수건이나 휴지를 사용하며, 냅킨은 원래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땀이 날 때에도 냅킨으로 닦지 않는다.
* 프랑스요리 풀코스
프랑스 요리의 메뉴구성은 풀코스의 경우 다 먹기가 힘들 정도로 종류도 많고 다양하다. 우리나라처럼 한꺼번에 다 차려놓고 "와!"하며 먹는 것이 아니라, 순서에 따라 오랜시간에 걸쳐서 하나하나 재료의 맛과 요리법을 음미해가며 먹는다.
(1) 아페리티프(Aperitif) : 우리말로 하면 식욕촉진을 위한 식전주 정도가 되겠는데, 보통 백포도주에 카시스크림을 섞은 키어나, 샴페인에 카시스크림을 섞은 로얄키어, 아니스향이 독특한 리카르나 페르노, 이태리산 베르무스, 포루투갈산 포트와인등을 짭짤한 과자나 땅콩, 아몬드등의 마른안주와 마신다. 무지무지 수다를 떨면서 - 그리고 술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위스키나 보드카, 마티니등을 마시기도 한다. 주의할것은, 프랑스에서는 미국식 칵테일을 잘 안마신다는 것이다.
(2) 차가운 전채요리 : 뜨거운 요리가 나오기 전에 내는 소품으로 식욕을 촉진시키기 위해 간단히 먹는요리이다. 보통 샤르퀴트리라고 해서 훈제 돼지고기 요리나 훈제연어, 작은 정어리요리, 마요네즈에 버무린 삶은 야채, 또는 그유명한 거위간요리등을 먹는다. 첫번째 차가운 전채요리부터 전 코스를 통해 바게뜨빵이 함께 서브된다. 와인은 선택한 요리의 종류에따라 화이트나 적포도주, 또는 지방별 와인으로 나뉘어 전 코스동안 서브된다.
(3) 스프 : 맑게 끓인 콩소메나, 생크림이 들어간 포타쥬, 바게뜨 빵 한쪽위에 치즈를 잔뜩얹어 스프속에 넣어 그라탕한 양파스프등으로 몸을 덥힌다. 보통 스프와는 와인을 잘 안마시는 편이다.
(4) 뜨거운 전채요리: 메인요리가 시작되기전 식욕촉진을 위해 맛배기로 조금 먹는 요리로, 지방마다 특색있는 전채요리가 발달되어있다. 보통 무거운 육류보다는 해산물이나 계란, 야채등을 이용한다. 유명한 것으로는 달팽이요리, 프라이팬에 살짝 구운 거위간 요리, 관자요리(Coquille de Saint-Jacques) 또한 개구리 뒷다리 요리등도 전채요리로 유명하다.
(5) 생선요리 : 북쪽으로는 대서양, 남쪽으로는 지중해에 넓게 면한데다가 강도 많은 프랑스는 바다생선, 민물고기, 갑각류, 어패류등 다양한 천혜의 재료가 넘친다. 생크림이나 올리브오일, 백포도주등을 사용하여 신선한 재료의 맛이 살아있도록 조리한다. 특식으로 식용 개구리 요리(얘가 생선이던가?)가 이 코스에 오를 때도 있다.
(6) 육류요리 : 쇠고기뿐만이 아니라 양고기, 송아지고기, 돼지고기, 또는 사슴고기, 꿩고기, 가금류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한 육류코스이다. 각재료에따라 다양한 소스가 발달되어있는데 가장 유명한 모체소스로 퐁드보(fond de veau)나 데미그라스(Demiglace)소스가 있다. 이는 소고기의 사골과 야채, 적포도주등을 8일정도 푹 고아서 채에 거르고 졸여서 만든 소스로, 이 소스들을 기본으로 다양한 소스가 분화된다. 프랑스 요리의 한 쟝르로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앙트레와 함께 곁들여지는 가르니(Garni)인데, 삶아서 시럽에 절인 당근, 부로콜리, 구운감자등을 말하는 것으로, 배합된는 색과 놓여지는 위치에 따라 요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입맛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7) 소르베 : 영어로 샤베트. 이제까지의 긴 코스를 거치며 좀 쉬기도 할겸, 다음 코스들을 위해 입가심도 할 겸 와인이 들어간 사각사각한 얼음조각을 씹는 시간이다. 보통 꼬냑이나 칼바도스를 셔베트 위에 부어서 먹는다. 노르망디 지방에서는 트루 노르망(Trou Normand)이라하여 독한 칼바도스를 한잔 마쉬며 소화를 시킨후 다시 시작한다.
(8) 로띠 : 영어로 로스트인데 역시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며, 통째로 오븐에 각종 야채나 감자 함께 구워낸 후 잘라서 서브한다.
(9) 샐러드 : 미국식 정찬코스는 샐러드를 메인디쉬전에 내지만 프랑스식은 모든 메인이 끝난 뒤에 서브되는 것이 특징이다. 시원한 샐러드로 입가심을 한다는 의미에서 상추, 토마토 , 오이, 앙디브, 샐러리등과 식초 베이스의 비네그레뜨 드레싱을 많이 사용한다.
(10) 치즈 : 치즈는 디저트에 포함할 수도 있지만, 프랑스인에게 이 치즈 코스는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보통 식사후에는 까망베르나 브리, 로크포르등이 서브되는데 커다란 나무도마위에 각종 치즈를 얹어돌리면, 본인이 원하는 것들을 잘라서 덜어간다. 치즈는 남은 바게트와 포도주를 끝내기 위해 함께먹는다.
(11) 디저트 : 프랑스인은 디저트를 먹기 위해 위의 긴 코스요리를 다 먹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디저트를 즐긴다. 아주아주 단 케이종류서부터, 구운 사과에 생크림을뿌린것, 오렌지소스에 아이스크림이 곁들어지는 크렙 슈제트, 쵸컬릿 무스, 시럽에 절인 배, 비가공 요구르트나 응고시키지않은 자연치즈등에 과일을 넣어 내놓는 콩포트등 다양하고 예술의 경지에 오른 디저트들이 셀 수도 없이 발달해 있다.
(11) 커피와 디제스티프(Disgestif) : 지중해변에 면한 나라들이 다 그렇듯이 프랑스 역시 진한 커피의 나라다(더운쪽으로 갈수록 진해진다. 이태리를 지나 그리스로 가면 커피는 거의 커피죽에 가까와진다). 에스프레소는 여과지에 걸러내는 커피가 아니라 고압 스팀기계로 뽑아내는 원액커피인데, 프랑스에서 커피라고하면 이 에스프레소를 뜻하며, 커피를 안마시면 안마셨지 아메리카식의 묽은 커피는 커피로 치지 않는다. 간혹 커피를 안마시는 사람들은 홍차나, 티잔(무카페인 허브티)을 마시기도 한다. 디제스티프란 아페리티프에 반대되는 말로서 식후의 소화를 돕기 위한 브랜디를 말한다. 아페리티프로 도수가 좀 낮은 가벼운 술을 마신다면, 디제스티프로는 알콜함양이 40도가 넘는 브랜디인 꼬냑이나 칼바도스, 또는 아주 단 리큐르종류를 마신다. 진한 에스프레소의 커피향과 브랜디의 향이 어우러지면서 식사가 마무리되는 것이다. 여기에 쿠바산 시가한대를 피우는 것도 미식가들의 빼놓을 수 없는 기쁨일 것이다.
이상은 프랑스의 고전적인 정찬 코스 요리를 총 망라한것으로 아마도 이 식사를 다 끝내려면 밤을 새워 연회를 해야할 것이다. 현대의 프랑스인 식생활은 많이 간소화되었다. 레스토랑의 코스요리도 보통 차거운 전채와 뜨거운 것중 하나를 선택하고, 메인도 생선이나 육류중 하나만 선택한다. 로스트가 서브되는 곳은 드물다. 이런 무거운 식사를 해도 프랑스에는 비만이나 심장병 환자가 별로 없는데 이를 프렌치 파라독스(French Paradox)라 해서 의학계의 관심이 되고 있다. 이를 와인의 작용으로 보는 학자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