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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이 81회 이므로 77회는 2004년인가 봅니다.... (좋은 글이서 옮겨왔습니다.)
제77회 블랙풀 댄스 페스티벌(the 77th Blackpool Dance Festival)을 다녀와서
사단법인 KDA 사무총장 강 병환
한국에서 떠나기 전에 자꾸만 머리에 맴도는 고사성어가 있었다.
귤화위지(橘化爲枳)!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로 된다는 뜻이다. 기후와 풍토가 다르면 강남에 심은 귤을 강북에 옮겨 심으면 탱자로 되듯이 사람도 주위환경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비유한 고사이다. 귤과 탱자, 잎은 서로 비슷하지만 그 열매의 맛은 전혀 다르다. 그렇게 변화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과 땅이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서양으로부터 동양으로 건너온 대표적인 것이 민주주의, 자연과학, 기독교다. 그리고 기후와 풍토가 다른 한국적인 토양 위에서 그것이 적용해 나가는 과정이 서구의 것과는 다르게 작동하여 왔다. 때론 서구를 맹목적으로 추종도 하였고, 한국적으로 융합, 재창조되기도 하였지만 여러 가지 갈등과 변화를 거듭하다가 원래의 의미와는 약간 틀리게 지금까지 왔다.
그렇다면 지금 한국의 댄스스포츠는 귤인가 탱자인가? 탱자라면 탱자를 귤로 돌려 놓아야 하는 것인가. 탱자인 것만으로 만족하지는 못하는 것일까? 댄스스포츠도 우리나라에 건너온 지 100여년이 되었다. 비록 서구의 것이든 동양의 것이든 귤이던 탱자이던 모든 것들은 변화한다는 것이다.
지금은 과거처럼 단절되고 폐쇄된 시대가 아니라 정보통신을 통해 똑같은 시간과 다른 공간에서 얼마든지 만나고 접하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정보라는 것도 누구 하나의 전유물이 아니라 다함께 각종 매체의 혜택을 받으면서 이제는 지구가 하나의 네트웍이 형성되는 지구촌이 되었다.
올해로 77번째를 맞는 블랙풀 댄스 페스티벌(the 77th Blackpool Dance Festival)은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British Open Championships) 또는 디 오픈 브리티시(The Open British)라고도 하며 세계적으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이다. 이 대회가 권위를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댄스스포츠 자체가 영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파급시키고 보급시켰으며, 춤의 무대가 러시아를 제외하고 1925년을 전후로 프랑스 파리에서 영국 런던으로 옮겨져 춤에 관한 각종 이론과 기술이 지금까지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아직도 댄스스포츠에 관한한 댄스스포츠의 선진국 영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영국이 한국으로 오지 않으니 우리가 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5월 22일- 코리아 저팬 월드컵
"급한 길도 돌아서 가라"는 속담이 있듯이 2002년 한·일 월드컵을 맞이하여 월드컵 기간동안 비자(visa)를 72시간까지는 면제하여 주었기 때문에 사단법인 대한댄스스프츠협회 임원과 선수들은(이 도웅 회장 외 40인) 컨디션과 시차적응에 대비할 겸 가능한 여유를 가지고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18:35분 JL 964편을 타고 일본으로 갔다. 일행은 간사이 니코호텔에서 짐을 풀고 선수들은 내일을 위해서 일찍 잠을 청하고 협회임원 일부는 오사카시내에 가서 간단한 구경을 하기도 하였다. 일행중 한 분은 오사카를 다녀오고 나서 TV나 홍보전단지에서 2002 FIFA WORLDCUP KOREA JAPAN, 코리아 저팬이라는 글귀에 감개무량해 하기도 했다. 역시 우리나라는 명분(名分)에 강하다는 것이다. 결승전이라는 어마어마한 실리를 일본이 가져갔지만 우리나라는 코리아 저팬 월드컵이라는 역사에 남을 이름을 선택한 것이다.
5월 23일-우산을 준비하지 마라
아침 일찍 식사를 하고 JL421편 11:55분 비행기를 타고 런던 히드로(Heathrow) 공항으로 향했다. 대권항로를 가는 비행기는 시베리아를 거쳐 페트르부르크, 암스테르담을 거쳐 런던 히드로 공항에 도착하였다. 히드로 상공에서 바라본 런던 전경은 고풍스러운 가옥들과 온통 목초지(meadow) 뿐이었다. 우리나라와 정반대로 국토의 70퍼센트가 평야인 영국. 일행은 히드로에서 코치(coach: 장거리행 버스)를 전세내어 블랙풀로 향하기 시작했다. 가는 도중에 방목을 하는 양·말·소들의 푸른 목초지를 보고 비로소 한국과 다른 낯선 곳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이러한 목초지 위에서 양을 기르던 목동들이 끝이 구부러진 나뭇가지로 돌맹이를 날리는 민속경기가 골프로 발전했을 것이며, 고대 그리스시대에 공을 차고 던지는 간단한 형식의 게임에서 발달된 축구가 로마로 넘어갔고, 로마가 영국을 침략할 당시에 경기를 보급시켜 이렇게 푸른 목초지 위에서 근대축구가 싹튼 것이리라
. "영국에 가면 우산을 준비하라"는 관광책의 문구처럼 날씨는 좀처럼 가늠할 수 없다. 코치를 타고 블랙풀을 가는 도중에 비가 왔다가 무지개가 떳다가 다시 비가오기도 하고 불과 다섯 시간 사이에 일기가 여러 차례 변화였다. 변화가 심한 상황에서 예측을 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나중에 안 것이지만 영국 사람들은 이 비를 느긋하게 기다리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이 정도 비는 맞아도 된다는 약간은 낙관스런 기질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았다.
이윽고 목적지 블랙풀에 도착하였다. 일행 중 22명은 필라투스호텔(pilatus)에 여장을 풀고 나머지 18명은 두 개의 플랫(flat: 영국식 임대형 아파트)에 분산하여 짐을 풀었다. 블랙풀(blackpool)이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영국 지명 가운데 유난히 풀(pool)이라는 지명이 많이 따라다닌다. 리버풀, 하틀풀... 바다에 면하고 있는 지역 대부분 풀이라는 단어가 붙는다. 블랙풀(blackpool) 글자 그대로 검은 바다가 보이는 면적 35㎢. 인구 약 15만 2천(1996)의 조그마한 도시에 불과했다. 처음에는 아이리시해(海) 연안의 해수욕장에 불과하였으나, 19세기 이후 하계 및 주말의 해변 휴양지로 발전하였고, 이 시를 상징하는 블랙풀 타워(158m)가 1895년 세워졌다. 골프장 ·수영장 ·스케이트장 등 각종 위락시설과 호텔이 집중된 점에서는 영국 제1이며, 휴양객을 위한 유람전차(tram)도 운행되고 있다. 휴양객 외에도 정당과 각종 업계 등의 연차대회와 전국회의의 개최지로서도 유명하며 이 중 매년 오월 마지막 주 금요일부터 다음주 금요일까지 일주일 동안 블랙풀 시(市)에서 주최하고 레저 팍스회사(Leisure Parcs Limited)에서 주관하는 블랙풀 윈터가든(Winter Gardens)에서 열리는 댄스스포츠 페스티벌은 전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행사중의 하나이다.
5월24일(금)∼ 25일(토)
-아마츄어(Amateur)와 프로페셔널(Professional) 그리고 아마페셔널(Amafessional)-
24일은 브리티시 프로페셔널 라이징 스타스 라틴 경기(British Professional Rising Stars Latin Competition)와 브리티시 시니어 모던 챔피언십(British Senior Modern Championships)이 있었고 25일은 아마츄어 언더 21(British Amateur Under 21 Years Latin
Championships)과 국가별 초청 게임인 팀 매치(Professional Invitation Team Match)가 있었고 또 다른 홀에서는 전세계에서 온 댄스스포츠인들을 상대로 콩크레스 렉쳐(Congress Lecturers) 가 있었다.
우선 아마츄어와 프로페셔널이 어떻게 다른지 개념부터 규명할 필요가 있다. 아마츄어를 규정하는 대 원칙은 금전과 같은 보수를 목적으로 경기하는 자는 아무츄어가 아니다는 것이다. 즉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는 돈의 관련여부에 달려 있다. 올림픽대회에서 우승 선수들에게 상금을 주지 않듯이, 블랙풀 대회는 프로는 상금이 있고 아마츄어는 상금이 없다. 아마츄어는 흔히들 애호가라고도 하며 직업적(프로페셔널)에 대응하는 말이고, 특히 스포츠에는 엄격한 규정이 있다. 흔히들 프로페셔널이라고 하면 스포츠를 오락적 요소를 곁들여서 보이는 경기프로와 애호가들의 소질을 계발·지도하여 보수를 얻는 지도프로라는 양면성이 있다. 보여주는 프로는 스포츠쇼이며, 눈으로 보는 오락이다.
프로와 아마츄어의 차이는 보수를 받느냐 받지 않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아마츄어와 프로페셔널의 구분이 문제가 되는 것은 스포츠의 발생과정이 나라마다 다른 문화적인 토양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영국에서 발생하여 전세계적으로 파급시킨 아마추어리즘은 귀족계급을 바탕으로 하고 미국에서는 학생들이, 북유럽에서는 경찰관·소방관·농민·노동자들에 의해서 지탱되었다. 또한 사회주의 국가들과 자본주의 국가들은 색다른 양식을 나타내고 있다. 즉 사회주의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프로페셔널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가양성선수만 존재할 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권에서는 노동자가 대표선수가 되어 스포츠를 하기 위해서는 생활권의 문제가 대두된다.
이러한 점 때문에 대체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들은 일찍 프로페셔널 선수들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댄스스포츠의 분야에서도 전통을 고수하는 영국답게 철저히 프로페셔널과 아마츄어를 분리한다. 그러나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이라는 용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픈이라는 단어는 아마와 프로가 다 참가하는 대회를 일컫는 용어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과연 한국의 상황에서 아마츄어와 프로페셔널의 구분은 무엇인가? 돈에 결부되지 않는 댄스스포츠인들이 있었던가? 전세계적인 추세를 본다면 이제는 아마츄어와 프로페셔널의 이분분적인 개념이 아닌 아마페셔널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취미가 곧 일이 되는 시대, 일이 곧 취미인 시대가 되었다. 올림픽 경기에서 축구와 야구를 보면 확연이 보여지며 이러한 전통적인 구분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 틈이 엷어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영국은 보수지향적인(Conserve) 성격이 강하다. 보수라고 하면 "좋은 것은 지킨다"는 다소 상식적인 말이다. 블랙풀 대회의 5년간 팜플렛을 훑어보아도 대동소이하다. 또한 심사위원들도 전년도에 비해 크게 바뀌지 않는 매우 생소한 특색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선수들 대부분 이들 심사위원들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라도 개인 레슨을 받을려고 하는 흐름을 보면 영국이라는 나라는 자본주의 본산답게 철저히 개인주의적 성향과 돈을 추구하는 경향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24일날은 협회 소속 선수들의 출전이 없었기에 25일날 대회를 위해 일찍 관람을 파하고 내일을 준비하였다. 언더 21부분에서 협회 소속 선수들 네 커플이 출전을 하였으나 예상했던 대로 역시 세계의 벽이 높았다. 그러나 다른 국가들의 선수들 못지 않게 주눅들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과연 한국인이라는 자부심을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25일 협회 소속 임원진들은 윈터가든 스패니시홀(spanish hall)에서 있었던 콩그레스 렉쳐에 참가하였다. 우선 강사들은 이미 한국에서도 이름이 알려진 이들이었다. 매튜 커틀러(Matthew Cutler), 티모시 호손(Timothy Howson), ISTD 회장인 로버트 그로버(Robert Grover), 마이클 웬팅크(Michael Wentink) 논쟁패널로는 리차드 글리브(Richard Gleve), 안토니 헐리(Anthony Hurley), 루디 트라우쯔(Rudi Trauts), 리차드 포터(Richard Porter)
아우거스토 스키아보(Augusto Schiavo), 유카 하아파라이넨(Jukka Haapalainen), 그리고 마크스 힐든(Marcus Hilton)이었다. 이날 콩그레스에 참가한 협회 임원들은 우선 댄스스포츠계에서의 저명인사들을 직접 보며 지도를 받는 것에 대해서 크게 만족하였다.
25일 저녁에는 국가별 팀 매치가 있었다. 참가한 국가로는 영국,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였으며 전년에 초청되어 참가했던 일본이 불참한 것은 의외었다. 행사장 안에는 각국의 국기를 걸어두고 열띤 경연을 벌였다. 경연이 끝난 후 일행은 언젠가는 한국팀이 팀매치에 초청을 받기를 바라면서 숙소로 향했다.
5월 26일(일)
- 콩그레스 렉쳐(09:30∼16:00) 그리고 블랙불 시장의 환영리셉션(19:00∼21:00)-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협회 임원진들은 전날에 이어서 윈터가든 스패니시 홀에서 콩그레스 렉쳐에 참가하였다. 강사로는 크리스토퍼 호킨스(Christopher Hawkins), 폴 킬릭(Paul Killick), 한스 갈케(Hans Galke), 헤이즐 플렛쳐(Hazel Fletcher), 로나 리(Lorna Lee), 로레인 바리키(Loraine Barricchi), 브라이언 왓슨(Bryan Watson), 빌 얼바인(Bill Irvine)등이었고 협회 임원들은 진지하게 강의에 임했으며 지금도 블랙풀 홈페이지는 그날의 사진들이 우리 협회 임원들과 함께 생생하게 올라가 있다. 또한 이날은 해마다 블랙풀 댄스페스티벌 기간중 일요일에 타워 볼룸 블랙풀(Tower Ballroom Blackpool)에서는 스타포드(Stopford)와 맥콜(McColl)이 주최하는 스타챔피언십 대회가 열린다.
이 대회에서 작년 10월 14일 우리 협회가 블랙풀 파견 대표 선수 선발전을 겸해 주관한 "제 1회 국립서울산업대학교 총장배 전국댄스스포츠 선수권대회"에서 최우수 선수로 뽑혔던 이 주윤, 이 인정 조가 1라운드를 통과하여 한국댄스스포츠계의 잠재성을 확인시킨 대회였다. 그러나 불행히도 협회 임원진들은 오후에 있었던 블랙풀 시장의 리셉션에 참석하였던 관계로 스타챔피언십 대회에 참가를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후 7시 임원들은 들어가는 입구에 진열된 와인을 각기 한잔씩을 들고 윈터가든 리셉션에 참가하였다. 블랙풀 시장인 이반 테일러(Ivan Taylor)와 그의 부인인 실비아 테일러(Sylvia Taylor) 그리고 레져팍스회사(Leisure Parcs Limited) 사장의 초청으로 이뤄진 이날 환영 리셉션은 세계 각지에서 초청 받아온 명사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만원이었다. 리셉션의 주 내용은 팀 매치에 참가한 영국, 러시아, 미국, 이탈리아의 각국 대표들을 코믹형식으로 진행하였는데 언제 웃는지, 언제 박수치는 지, 영어가 안 통하는 사람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비트겐슈타인이 말한대로 "인간의 한계는 언어의 한계"라는 말을 실감하였다.
그러나 페스티벌 올가나이저(Festival Organiser)인 길리언 멕켄지(Gillian Mackenzie)는 한국에서 처음으로 포메이션 팀이 출전한 것과 대한댄스스포츠협회(KDA)의 노고에 대해서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다음날 이도웅 회장님이 그녀의 사무실로 방문해 주었으면 한다는 말을 남기고 리셉션 행사를 마감하였다.
5월 27일(월)-약속
라이징 스타 모던 경기와 시니어 라틴이 있었다. 다행히도 이날은 협회 소속 선수들의 출전이 없었던 관계로 이 도웅 회장님은 전날의 약속대로 길리언 멕킨지를 만나러 가셨고, 나는 한국에서 있었던 자격증 수취 때문에 ISTD(Imperial Society Of Teachers Of Dancing:영국황실무용교사협회)가 있는 런던으로 향했다. 전날 늦게 블랙풀을 출발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 런던 리버풀역 폴 스트리트에 있는 ISTD 본부 건물인 임페리얼 하우스(Imperial House)에 도착하였다. 본부 건물 안내 데스크에서 자격시험과 멤버십에 관련된 일을 처리하는 소피 로퍼(Sophie Roper)를 찾았다.
그러나 안내하는 여직원의 첫마디는 "약속을 했는가?"였다. 약속이 되어 있지 않으면 만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먼길을 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 없는 일이었다. 블랙풀에서 로버트 그로버 회장을 만난 일이며, 대외 담당관인 앤 링가드를 만난 일등을 소상히 이야기 해줘도 약속이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만큼 영국인들은 시간과 약속개념이 철저하다. 점심시간이 되어서야 소피로퍼를 만날 수 있었는데 모든 것을 다시 체크해보고 이 메일을 통해서 연락을 준다는 말만 할뿐이었다. 영국에서는 주중과 주말의 상점 문여는 시간과 교통시간과 또한 시간대에 따른 가격이 틀리다. 어찌보면 일면 합리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다른면으로 보면 융통성이 부족한 점 또한 찾을 수 있다.
소피로퍼를 만나고 나서 1층에 있는 서점과 ISTD 잡지, 비디오 테잎을 둘러보았는데 그 곳은 전 세계로 보낼 자격증과 비디오 테잎을 포장하고 있었다. ISTD는 이미 오랜전부터 각종 서적들이 체계화 되었고 체계화 된 만큼 오랜 경륜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단체이다. 1902년에 무용교사 300명이 발기하여 1904년에 설립되었으며, 이 단체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모든 형태의 무용을 대중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무용의 지식을 진흥시키고, 교육수준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며, 실러버스를 통해서 무용수들을 전문가로 트레이닝 시킬 수 있는 테크닉을 제공한다
이미 1925년에 모던 볼룸 테크닉(Modern Ballroom Technique)이란 책자를 통해서 공통적인 도형과 기법이 정리되었으며, 1974년엔 라틴 아메리칸(Latin American)이란 책을 통해서 라틴 종목을 정리하였다. 이론과 실제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그러나 댄스스포츠인들이 수 십년 동안 가르치고 배운 기법들과 도형을 책자화 한다는 것은 후학들을 위해서 한 단계 더 진보된 방향을 잡는데 그리고 선배들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는데 있다.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말대로 "모든 이론은 회색이며 늘 푸른 것은 상록수다" 라고 한 말처럼 이론은 실제에 의해서 변화되며 그리고 실제는 이론을 통해서 변증법적으로 발전하는 것이다. 마치 일기예보처럼 항상 이론과 실제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도 일치하는 방향으로 나갈 수 밖에 없다. 다행히도 우리나라에서는 본 협회의 이 도웅 회장님이 ISTD측과 정상적인 로얄티를 지불하고 라틴은 2000년에 모던은 2002년이 되어서야 번역 출간하였다.
5월29일(수)-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런던에서 블랙풀로 돌아오니 29일 오후가 되었다. 28일 화요일에는 아마츄어 언더 21 모던 챔피언십이 있었고 29일에는 모던 포메이션 경기와 프로페셔널 라틴 경기가 있었다. 모던 포메이션은 지난 대회와는 달리 두 팀 밖에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날의 압권은 프로페셔널 라틴 경기였다. 입구에서는 하루종일 티켓을 나눠주고 받는 행사보조원들,입추의 여지도 없이 3층까지 들어선 관객들, 여태까지 갈고 닦아온 기량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 묵묵히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행동 하나 하나를 체크하는 심판들, 오르간을 연주하는 사람, 트럼펫을 부는 사람, 탬버린을 치는 사람, 모두들 각자가 각자의 영역에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하나는 전체를 위해, 전체는 하나를 위해, 유기적으로 일초의 시간 오차도 없이 진행되었다.
협회 선수들 임원들 모두다 경탄을 하였고 때론 한숨을 내 쉬기도 하였다. 그 만큼 높은 벽을 실감하였던 것이리라. 대회의 결과는 1위 브라이언과 카르멘(BRYAN WATSON and CARMEN) 2위는 폴 킬릭과 한나 카르투넨 (PAUL KILLICK and HANNA KARTTUNEN) 3위는 슬라빅과 카리나(SLAVIK KRYKLYVYY and KARINA SMIRNOFF) 4위는 마이클 웬팅크와 비아타 (MICHAEL WENTINK and BEATA) 5위는 매튜와 니콜 부부(MATTHEW CUTLER and NICOLE CUTLER) 6위는 슬로베니아의 안드레이와 카타리나 (ANDREJ SKUFCA and KATARINA VENTURINI) 7위는 루이스와 조안나( LOUIS VAN AMSTEL and JOANNA LEUNIS) 조가 각각 영예을 차지하였다.
관람을 마치고 숙소에서 협회 임원진들은 호텔 식당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오늘의 대회경기에 대해서 각자의 소감과 견해를 피력하였는데 전원이 한국댄스스포츠계가 발전하려면 무엇보다도 기본(BASIC)에 충실하여야 한다는 만장일치 된 결론을 도출하였다. 이 말 또한 어떻게 보면 댄스스포츠인들이 아니더라도 누구든지 지적할 수 있는 상식적인 말이다. 무엇이든지 단순하고 쉬운 것이 바꾸기 어려운 법이다. 회오리바람이 반나절을 못 가듯, 기본이 없는 현란한 바리에이션과 흉내낸 몸짓은 오래가지 못한다. 마치 한아름이나 되는 나무도 한줌의 싹으로부터 시작되듯이, 기본에 충실한다는 것, 비단 댄스스포츠에서만 통용되는 말이 아닐 것이다. 작은 일을 못하면 결국 큰 일도 못하는 법이다. 천릿길도 한 걸음을 내 딛는 데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5월30일(목)∼31(금)-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
29일과 30일 양일간에 걸쳐서 아마츄어 모던 경기가 있었고, 30일은 프로페셔널 초청 시범경기가 31일은 라틴 포메이션 경기와 프로페셔널 모던 볼룸 경기가 있었다. 아마츄어 모던 경기에서 협회 이 왕별 이사님과 정 수진선생님 조가 출전을 하였는데 그들은 누구의 루틴이 아니라 자신들이 개발한 루틴을 가지고 대회에 참가한 점이었다. 흔히들 프로, 아마를 막론하고 세계 거장들에게 루틴을 받는 것을 자랑으로 알지만 이 들은 직접 자신들의 루틴을 가지고 출전한 점이었다. 프랑스 파리의 나이트 클럽에서 투우와 투우사의 관계를 안무하여 스페인 집시댄스에 맞춰 춘 것이 파소도블이었고 파소도블이 처음으로 시연 되었을 때 그렇게 큰 호응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옛부터 한국인들은 참 독창성이 강한 민족이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이왕별 정수진 선생님은 누구의 것도 아닌 자신들의 것으로 국제 무대에 섰던 것이다. 또한 국내에선 처음으로 협회 소속 KDA-K1 포메이션 팀이 출전을 하였는데 경기는 약간의 쇼적인 형식을 띤다. 팀원 수는 6커플에서 8커플 사이이며, 입장 45초, 심사 4분 30초, 퇴장 45초 6분내에 기량을 겨루는 경기이며 처음 국제 무대에 섰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한국에서 온 모든 댄스스포츠인들이 박수갈채를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대회조직위원장인 길리언 멕킨지의 세심한 배려에 감사할 따름이다. 전통적으로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 대회는 포메이션팀이 많이 출전하지는 않는다. 아마도 포메이션 대회는 독일 챔피언십이 더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라틴 포메이션 팀은 총 5팀이 출전하였는데 한국팀은 5위를 하였다. 무엇보다도 순위에 관계없이 국제 무대에서 최선을 다했으며 세계속의 한국으로서 기량을 겨루었다는데 의의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브리티시 오픈 챔피언십의 핵심 포커스는 모던 볼룸이다. 라틴댄스가 아프리카인, 유럽인 , 토착원주민들의 세 문화가 결합된 춤이지만 모던은 유럽에서 일찍 꽃을 피웠고, 대회 제일 마지막날 결승전을 모던 볼룸을 배치하는 것을 봐서도,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서 주최측은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는 것이다. 대회결과의 순위는 1위 아우거스토 스키아보와 린 마리너(AUGUST0 SCHIAVO and LYN MARRINER) 2위는 크리스토퍼 호킨스와 헤이즐 뉴베리(CHRISTOPHER HAWKINS and HAZEL NEWBERRY) 3위는 티모씨 호손과 조안 볼톤(TIMOTHY HOWSON and JOANNE BOLTON) 4위는이탈리아의 마시모지오르지아니,알레시아만프레디니(MASSIMOGIORGIANNIandALESSIA MANFREDINI-GIORGIANNI) 5위는 윌리암 피노와 알레산드라 부치아렐리(WILLIAM PINO and ALESSANDRA BUCCIARELLI) 6위는 조나단 윌킨스와 카투사 데미도바(JONATHAN WILKINS and KATUSHA DEMIDOVA) 7위는 알란 싱글러와 도나 싱글러 (ALAN SHINGLER and DONNA SHINGLER)가 각각 영광을 차지하였다.
아더 머레이(A.Murry)는 댄스스포츠는 "음악과의 대화"라고 정의내렸다. 음악을 잡았다가 놓았다가, 당겼다가, 풀었다가 마치 음악을 가지고 놀 듯이 자유 자재로 몸을 구사한다. 둘이 하나이며 하나는 곧 둘이다. 몸과 몸은 플로어라는 공간과 음악이라는 시간속에 존재한다. 예로부터 동양에서 우주(宇宙)는 공간과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우주속에서 하나된 둘은 균형과 절제와 조화 속에서 아름다움을 표출한다. 관객과 선수 또한 둘이 아니다. 둘이면서 하나가 된다.
그들의 호흡이 가빠지면 관객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그들이 완전성과 조화, 빛남을 구할 때 관객들 또한 그들과 같이 느끼는 것이다. 같은 느낌의 공유! 댄스스포츠의 본질이 유감없이 뿜어져 나오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은 눈에 보이는 것을 통해 구현되고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은 보이지 않는 것의 여백을 남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와 눈에 보이는 세계, 눈으로 보는 세계와 보여주는 세계가 동전의 양면처럼 왔다 갔다 하면서 마지막날의 피날레를 장식하였다.
6월1일(토)∼2일(일)-지자불언(知者不言)
아는 자는 말하지 않는다.
대부분 학원 원장님들인 우리 협회 임원진들은 마지막날이 되어서는 별 말이 없다. 댄스스포츠에 대해서 또 대회에 대해서도 별 다른 말이 없다. 산토끼 붸다가 집토끼 놓친다고 때론 너무 오랜 기간동안 학원을 비운 것에 대한 걱정과 가족들 안부가 궁금했을 뿐.
9시에 도착하기로 한 코치(coach)는 12시가 넘어서야 도착하였다. 골든 주빌리(Golden Jubilee), 여왕 취임 50주년을 맞이하여 영국은 온통 축제 분위기에 들어갔고 고속도로가 극심한 정체현상을 만들었기 때문이었다. 들어가는 길에 옥스퍼드를 구경하기로 했지만 시간관계상 예정된 일정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들어오는 길도 장시간 비행시간에서 오는 피곤함을 풀기 위해서 일본을 선택했다. 동경 나리타(成田) 공항에 내려 숙소를 정하고 목욕을 한 후 동경시내 관광을 나갈 줄 알았으나 협회 임원진과 선수들은 내일을 위해서 잠을 청하는 분위기였다. 다음날 6월 3일 11:05분 JL953편을 타고 무사히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결언
어제 있었던 한국 대 미국의 경기에 전국민이 필승코리아를 외치며 탄식과 열광으로 떠들썩하였다. 광화문에서는 30만명이 장대빗속에서 붉은 물결을 넘실되게 만들기도 하였다. 450그램짜리 공 하나가 전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하기도 하였다. 다른 면으로 본다면 정치 사회적으로 지도층에 어떤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시민들의 잠재적 불만이 축구라는 매개체를 통해서 나라로 뭉치게 하고 전국민들을 축제의 분위기로 승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댄스스포츠 역시 남과 여, 인종과 인종, 종교와 종교, 국가와 국가, 젊은 층과 노년층 등 시대에 관계없이 세대에 관계없이 오늘날 자본주의하에서 소외되고, 단절되고 굴절된 관계들 즉, 눈에 보이지 않는 벽들을 허무는 작용을 한다.
심퍼씨(sympathy)! 같이 아파한다는 뜻이다. 같은 시간, 같은 공간속에서 같이 느끼고 같이 아파한다. 모든 경기는 승자와 패자가 존재하기 마련이다. 이기는 자의 기쁨은 지는 자의 슬픔속에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승자와 패자가 최선을 다하고 축제의 분위기로 승화될 때 이 기쁨과 슬픔은 같이 하나된다.
거스 히딩크(Guss Hidink)가 한국에 왔다. 그가 한국에 온 이유는 무엇인가?
댄스스포츠 분야도 이러한 세계적 수준차이를 인정한다면 댄스스포츠의 거스 히딩크를 초청하거나 댄스스포츠 선수들을 선진 댄스스포츠국에 유학을 보낸다는 생각은 지나친 것일까.
사단법인 대한댄스스포츠협회
첫댓글 아![~](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탱자=귤이구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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