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나라가 힘이 없으면
타국에서 업신 여기게 되고
그것은 결국
여러가지 피해를 낳게 합니다...
아래의 사건은
러시아 뿐만 아니라
영국,독일 등 그외 모든 나라에서 겪는 굴욕감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해외체류 문제와 우리나라가 문화적으로 경제적으로 정치적으로
무시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겟습니까?
현재의 약간의 경제적인 위치?
경제적인 것인 것도 경제적인 것이지만
더욱 큰 것은 문화적인 무시입니다...
한마디로 문화적으로 존경받을 만한 것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 스스로 조차
문화적으로 배울 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 마당에
--참으로 한심한 상황이죠---
문화적으로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데...
하긴 한국인들 조차 그런 값어치가 없는 나라라고
생각하니 할 말 없지만....
여하간 외국에 나가보면 뻔한 것 아닙니까?
기껏해야 약간의 경제적인 우위? 그외 뭐가 있을까요?
이러한 사정이니
외국에서는 더 할 나위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자,
우리모두 문화,정치,경제적으로 다른 사람들이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기릅시다...
러정마쌍트통신원이 제게 보낸 메일입니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참 놀랍더군요. 영국에서도 살해사건이 있었고 독일에서도 교민이 신변위협을 받았었더군요. 작년 모스크바사업가의 폭행치사사건이 몇주전에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사건도 1년이 지난후에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군요. 이것을 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번 뻬쩨르 사건도 그냥 지나가면 다음에 또 이런 일이 발생했을시에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지 분명해지니 말입니다.
이번 사건을 러정마가 돕고 싶습니다.(회원님의 생각은요..)
러정마게시판에 오셔서 관심과 글과 서명 부탁드리겠습니다.
현재 daum.net의 기술문제로 전체메일을 보내지 못했습니다.하지만 많은 도움으로 많은 협조가 있었습니다.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진행상황회원님께 보고]
-인터넷 신문 'unews' 에 고 이희연양 사건이 보도됐어요~~ [이반님]
-삐쩨르 사건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 6월25일 1,2부에 방송...[티키님]
-국제농업개발원발행 월간지에 뻬쩨르사건 기사화 예정[방장님]
-연대서명자(100명돌파)와 시베리아 사랑동호회(회원수500명)동참의사..
"최근 뻬쩨르에 계신 러정마회원님의 소식에 의하면 강간이나 마약 대한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1.
러정마쌍트통신원(받은 날:6월 12일)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6월 6일 저녁에 한국 여학생이 국립대 기숙사에서 살해됬습니다..
발견당시 손과 발이 다 묶여 있었으며 옷이 벗겨져 있었습니다..
그 여학생은 5개월전 여기로 어학연수를 온 학생입니다..
게르첸 개학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으며 평소 조용하고 성실한 학생입니다..
현재 범인은 아직 못 잡았으며 현금 1800불정도가 없어졌구여.
시신에 상처가 없는걸로 보아 부검결과 목을 졸른 것으로 나타났내여..강간도 포함되있구여..
기숙사같은 안전한 곳에서 이런일이 일어났네여..
다행이 유학생들이 빈소를 마련하였고 어제 부모님이 한국에서 오셔서 장례를 치렀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 이일로 인해 아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네여...
아직 저도 충격에서 벗어나질 못했습니다..어떻게 이런일이 일어날수 있는지..
그것도 제가 아는사람한테...
방장님이 먼데서까지 메일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여..
몇일후에 정신이 들면 다시 메일 드릴꼐여...
2.
라리사 박님의 글(6월 18일)
저도 러시아에서 유학한 사람으로써 이번 사건은 유감 차원을 떠나 피해자로서의 행동을 보여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유학생 피살 사건은 불특정 다수중의 하나가 지목된 사건으로서 아무런 원한이나 이유 없이 당한것으로 규정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사회적으로 러시아가 어떻다는 것을 전적으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저는 러시아 볼고그라드라는 남부 도시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남부는 체첸과 러시아의 전쟁상황으로 근방 지역까지 위험과 공포가 항상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매일 폭발의 위험 속에서 살았고, 젊은이들은 군대 가지 않기 위해서 갖은 수단을 다 동원했습니다.
특히 볼고그라드에 있는 러시아 극우파들은 러시아인들조차 공포의 대상으로 느낄 정도로 그 행위가 원초적이고 무식했습니다. 2차 대전에서 독일군을 상대로 큰 전쟁을 치뤘던 도시에서 히틀러 찬양을 하는 이상한 그룹이었죠. 그래도 러시아가 세계 최고 라고 떠들고 다니니 이 조직의 정체성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드디어 러시아 극우파들이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제가 있었던 곳에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제일 많았습니다. 모두들 알고 있겠지만 러시아 극우파들이 제일 싫어 하는 민족이 동양인들이라고 하더군요.
중국인 유학생을 스무명 남짓되는 러시아 극우파들이 폭행을 했습니다. 전치 4주가 나왔죠. 그리곤 즉각 중국인들은 행동에 들어갔습니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러시아에 유학 중인 중국 유학생들의 조직력 만으로 당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동양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폭행을 당한 중국인 유학생의 친구들 모두는 즉각 볼고그라드 시경을 소집 시켰고 범인을 잡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인 유학생이 잘 다니는 곳과 기숙사에 항시 경찰을 투입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습니다.
화가난 중국인 유학생들 앞에서 쩔쩔매는 러시아 경찰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여기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건 두가지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중국 정부에서 러시아에 유학중인 자국민을 보호하는 자세입니다.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유학생들만의 요청으로 대도시의 경찰이 움직였을리는 만무하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유학생들 자체의 조직력입니다. 중국 유학생은 무조건 유학생 연합에 소속되었으며, 그 조직 안에는 회장등 간부들이 모든 사안을 주도 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사건의 해결은 생각 보다 쉬웠고, 제가 있었던 당시에는 단 한번도 비슷한 사건이 반복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러시아 극우파들이 해체된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중국인들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깨달았던거죠...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요?
뻬쩨르에서도 한국에서처럼 양은 냄비 끓듯 시간이 지나면 유야무야 사라지는건 아닐까요?
유학생들은 한국인이 아닌가요?
나라에서는 유학생들을 보호할 의무는 없던가요? 유학생들도 대한민국에 주권을 가진 당당한 한국인임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현재 뻬쩨르에도 모스크바 못지않게 많은 유학생들이 있습니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되겠죠...
다시 한번 말씀 드리지만 희생된 학생은 불특정 다수중에 하나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힘을 길러야 할 때 입니다.
3.
(비저님의 글6월10일)
.. 저는 러시아의 쌍뜨 뻬쩨르부르그 국립 대학교에 유학중인 학생입니다.
며칠 전, 이 곳에서는 한 한국인 여학생의 살해사건이 있었습니다. 한 도시에서 유학중인 학생으로서 이 경악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미 이곳 경찰과 담당부서 측에서는 사건을 무마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또한 이 같은 움직임에는, 한국 대사관도 무관하지 않다고 합니다.
어느 나라이든, 외국인의 안전과 치안 문제에까지 깊은 관심을 보이는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러시아 역시 이런 점에서 마찬가지입니다. 어찌보면 이곳의 유학생들은, 매순간 생명을 건 모험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자국의 공관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전에 러시아 신문에서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민이 자국에 대한 긍지와 당당함, 깊은 믿음과 사랑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그들의 경제력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그만큼 그들의 정부가, 해외의 어디에 있든 그들 국민의 안전에 철저하기 떄문이다. 국가에 대한 이런 강한 믿음이 애국심의 기저에 놓이고, 그로 인해 그들은 자국민에게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정부와 국민간의 이 같은 상호적 신뢰가 미국을 강한 나라로 만든다.(이하 생략).” 는 글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공관은, 적어도 주러 한국 대사관은 어떠한가요.
외국인이 많은 이 도시에서, 이들을 집중적으로 노리는 소매치기에게 당해 여권을 잃어버려 재발급을 위해 모스끄바를 가도, 우리는 또한번 대사관측의 무성의와 질책에 오히려 실망을 하고 돌아설 수 밖에 없습니다.
대한민국 여권을 가진 우리들은, 해외에서 긴급한 일을 당했을 때 어디를, 누구를 찾아가 의지를 해야 하는지요. 녹색의 이 대한민국 여권에는 ‘대한민국 국민인 본 여권 소지인이 아무 지장없이 통행할 수 있도록 하여주시고 필요한 모든 편의 및 보호를 베풀어주실 것을 관계자 여러분께 요청합니다’라고 선명히 적혀있는데, 이것은 외국 정부에 우리 국민의 안전을 떠넘기는 것에 불과한 문구인지요.
사건의 피해자인 여학생 본인의 잘못이 있던 없던 간에, 일단 자국민이 해외에서 살해를 당했는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지 못할 망정, 사건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부터 보이는, 해외의 정부나 다름없는 우리 공관을, 우리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하는 건지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이곳에서 유학중인 학생들이, 훗날 공부를 모두 끝내고 돌아가 ‘내 나라’를 위해, 이곳에서 얻은 것들을 마음껏 쏟아부을 수 있겠는지요.
이런 일이 발생할 때 마다, 해외에 있는 국민들은 울분을 토해도 해외 공관들은 상투적인 변명들로 순간적인 위기를 모면하려고 합니다. 업무량이 과다하다, 인력이 부족하다 등의..
속된 말로, 대사다 총영사다 하는 분들의 방을 조금만 줄이고, 작은 사무실 하나 내어, 자국민의 안전을 위한 담당부서를 만들어 성심성의껏 일을 한다고 한다면, 하다못해 외국땅에 내던져져 있는 우리들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기꺼이 자원봉사를 하지 않겠는지요.
대체 언제까지 이 대한민국 여권을 들고, 자국 공관앞에서 생명을 구걸해야 하는 건지요.
‘외국에 사는 사람은 지구 위의 빈 공간을 걷는 사람이다. 그에게는 가족과 직장 동료와 친구, 어릴적부터 알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진 나라가 모든 인간에게 제공하는 구명줄이 없다.’ 밀란 쿤데라의 글입니다.. 이 ‘구명줄’의 일부만이라도, 해외공관이 제공해주기를 바라는 것이.. 지나친 욕심이라고 한다면..더는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공부를, 외국에 나와서까지 할 수 있는 유학생들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불합리한 위협으로부터 보호받는 것, 그리고 내 나라의 여권을 떳떳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이룰 수 없는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이 직접 글을 올릴 수 있는 게시판 하나 없는 주러 한국 대사관의 홈페이지. 대한민국의 영토 밖에서 정부를 대신하는 해외공관의 그러한 일방적인 홈페이지를 보며, 오늘도 저는 제 손에 쥐어져 있는 이 녹색 여권이 한없이 부끄럽고 무가치해 보이기만 합니다…
4.(김성원님2001/06/10)
안녕하세요.
저는 므기모에서 공부를 하다가 개인사정으로 중퇴를 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는 청년입니다.
아래의 뻬쩨르 여학생 피살사건을 듣고 우리 정부와 대사관의 무책임한 대응에 분노를 느껴 이글을 씁니다.
먼저 자국민이 피해를 입는 간접침해의 경우, 개인은 피해를 당한 영토국(즉, 러시아)의 국내적 구제절차를 모두 완료하고 나서야 피해를 당한 국적의 국가(슬플정도로 힘이 센 초강국 대한민국)이 ICJ(국제사법재판소)에 비로소 제소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피해를 당한 국적인의 국가는 재량으로 그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국제 청구를 포기할 수 가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그 여학생 피살사건이 있은 후 우리측 주러 대사관의 행동은 - 예전에 중국의 축구장 응원갔던 우리 중국 유학생들이 중국인들에 의해 경기장에서 집단 구타를 당했을 당시 주 중 한국대사관 측에서 은폐하고 어물쩡 넘어갔던 것 처럼 - 적극 사건을 은폐하려 하고 있다는 것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나라는 국제관계상 힘이 가장 센 나라이므로) 한국정부는 아마도 국제 청구를 제기할 가능성이 상당히 희박하다는 겁니다.
한 가지 가정을 해봅시다.
만일 미국유학생이 한국의 숙소에서 그와 같은 피살을 당했다면, 미국은 우리 나라 대사관이나 정부처럼 그냥 쉬쉬하고 은폐하려고 적극노력할까요?
아마 미국언론에서는 대대적으로 비난을 할 것이고, 미국은 국제청구소송을 제기할 것입니다.
만일 우리 나라 정부가 손해배상을 해주지 않는다면 무력으로 라도 아니면 경제적, 정치적으로라도 응당한 피의 불벼락을 내렸을 것입니다.
그럼 우리나라 대사관 직원들은 왜 그렇게 숨기려 할까요?
힘이 없는 나라의 대사관이라서??
그들이 죽어라고 외교관이 되겠다고 공부해서 외무고시에 합격하고 연수원에서 교육을 받을때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는 외교관이 되겠다고 말했겠지요?
너무나 한심스러운 대응입니다.
자국민이 해외에서 입은 피해에 대해서 말한마디 못하는 대사관, 영사관이라면 왜 쓸데없이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 외국에 나가서 히히덕 거리면서 관광이나 즐기고 공짜로 각종 면제와 특권을 누리면서 있는 걸까요?
어차피 있으나 없으나 똑같은 존재의 대사관이고, 국민들이 해외에서 체류하면서 맘 졸이다가 피해를 입으면 그냥 재수없는 거구, 피해가 없으면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간다면 대사관, 영사관은 존재할 이유가 없고, 더 이상 세금 낭비하지 말고 본국으로 철수 시켜야죠.
북한의 상선이 영해를 침범해도 의연하고 꿋꿋하게 태연자약하는 우리나라의 대응자세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힘없는 나라의 국민이라는 사실이 눈물겹도록 서러워도 참으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5.
(nebo님2001/06/11)
사건이 있은지 며칠이 지났죠..
하지만 아직도 가슴이 뛰고, 아찔하군요...
저도 지난 2월까지 뻬쩨르 그 기숙사 9층에서 살았죠..
지금도 제 친구들이 그곳에서 살고 있구요..
어제 러시아에서 전화가 왔더군요...
울면서요..
넘 안됐다구요...또 넘 무섭다구요...
무서워서 기숙사 들어가기가 무섭대요..
여러분들이 아실지 모르겠지만...특히 그 기숙사 3동(사건이 일어난 건물이죠)은 4층에서 11층까지는 스몰늬 소속이라 그나마 세심하게 신경을 써주는 편인데(기숙사비가 그 위층에 비해 두배는 더 비싸니까요)..12층 부터 18층 마지막 층까지는 엘게우 중앙 센터 소속이라 경비가 아주 허술하죠...거긴 층마다 큰 대문조차 없죠...
작년 뻬쩨르 스킨헤드 사건도 제 친구들과 연관이 있어서 너무나 놀랐는데...정말 경악을 금치 못하겠어요...
분노가 치미네요...
암튼,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지금도 러시아 전역에서 공부하고 계시는 모든 유학생, 연수생 여러분들의 안전을 진정으로 바랍니다...
몸 조심 하세요...
맘이 넘 아파서 이 글을 띄웁니다..
6.
2001/06/14 13:38 (쌍트유학생홈페이지글)
러시아 유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니...좀 바보같은 인사말을 드렸습니다. 최근 우리 동료유학생에게 일어난 슬픈 사건으로 마음들이 좋지 않으실텐데...그러나 동료의 일에도 발벗고 나서시는 여러분들의 노력을 전해듣고 말이나마 힘내시라고 응원드리고 싶습니다.
저도 영국에서 공부를 하고 있어요. 사람들은 정치경제적 상황으로 여러가지가 불안정한 러시아보다는 그래도 선진국이라는 영국이 훨 살기에 편하지 않냐고들 하지만 글쎄요.
제가 영국에 있는 1년 남짓만 해도 2건의 한국인 유학생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습니다. 한분은 피살되었으며 한분은 최근에 수영장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한채 발견되었지요.
피살되신 분은 역시나 현지당국의 뜨뜻미지근한 수사와 도대체 그 존재이유를 알수 없는 대사관/총영사관 당국의 나몰라라 일관으로 이젠 사건 자체가 흐지부지 되었죠. 당시가 뭐 경제협력이다 뭐다 해서 사건을 확대시켜봤자 국익에 도움될 것이 없으니 수선떨지 말라는 말까지 들었다나요. 그 유족은 지금도 고통속에 울부짖고 계실 겁니다. 국익이라....
동료의 불행으로 가뜩이나 힘든 유학생활이 더 힘들어지진 않았는지 걱정이네요. 마음들 아프시겠지만 기운들 내시고, 저도 힘은 없지만 여기저기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모쪼록 유학생 여러분 건강하시고 힘들 내십시오.
7.
독일유학생 (쌍트유학생홈페이글)
작성일 : 2001/06/13 17:04
안녕하세요. 한겨레 신문 하니리포터에서 이 사건과 관련된 기사를 보고 그 링크를 따라 여기에 들어와 보았습니다.
이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뭐라고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러시아 경찰은 이를 한국인 간에 일어난 일로 몰고 가려고 한다니 분노가 눈앞을 가립니다. 대사관이야 늘 그랬듯이 좋은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하면서 그저 현지 경찰이 이야기하는대로 넘어가려고 하겠지요.
독일에서도 지난 4월1일 어린 한국인 학생이 스킨헤드에게 테러를 당해 칼로 팔에 나치 문양이 새겨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독일 현지 경찰이 '자작극'으로 몰고 가고 있고, 우리 대사관과 외통부는 여기에 맞장구를 치면서, 현지 경찰의 일방적 주장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마치 이 사건이 이미 '자작극'으로 결론이 난 것처럼 해서 즉시 보도자료로 돌리는 등의 작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의 교민과 유학생을 비롯한 한인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5월5일 극우 폭력에 대해 항의하는 시위를 개최한 바도 있습니다.
(중간생략)
8.
러 검찰, 한인 폭행치사 혐의 사건 공소 취하(2001년 5월29일)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러시아 검찰은 지난해 9월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다가 복통을 호소한뒤 사망한 한국인 상인 이근배(당시 49세)씨 사건에 대한공소를 취하했다고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관이 29일 밝혔다.
한국 대사관에 따르면 러시아 경찰의 폭행에 의해 숨졌을 가능성을 수사해온 모스크바 이즈마일로보 검찰청은 이씨에 대한 부검 및 조직검사 결과, 이씨가 폭행에의한 간 파열이 아니라 지병인 동.정맥 순환장애에서 오는 간파열로 숨진 것으로 밝혀져 공소를 취하했다고 통보했다.
한국 대사관측은 이같은 러시아측 검사결과를 한국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이씨가 "해면성 혈관증으로, 이 병이 사소한 외부압력이나 자연발생적인간파열 등을 야기해 치사에 이르게할 수 있다는 러시아측 소견에 타당성이 없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모스크바 체르키조프 의류시장에서 악세사리를 수입.판매해온 이씨는 지난해 9월 15일 오후 10시 20분께 술에 취해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다가 복통을 호소, 인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새벽 숨졌다.
9.
작성일 : 2001/06/14 10:03
유학생 여러분! 감사합니다.
이번 고 이희연양의 사고를 통하여 여러분들이 보여준 성의와 관심에 유가족에 한사람으로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사건의 경위가 옳바로 밝혀지도록 도와주시는 여러분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유가족들이 사건에 대하여 국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여러 루트를 통해서 알아보지만 결국 사건에 대한 소식은 대사관의 연락과 소식만 의지할 수 밖에 없고 믿을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이 앞으로도 더욱 관심을 갖으시고 이번 사건이 사실대로 해결되어 유가족과 죽은 희연양이 억울한 죽음이 되지 않도록 계속 지켜보아주십시요.
그리고 꼭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유학생 여러분! 각자 몸조심하십시요.
여러분들은 한사람 한사람 부모님의 귀한 자식들입니다.
이번 고 이희연양의 사건을 겪으면서 러시아로 출국하기전 희연양의 부모님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느끼는 점은 가슴을 찢어내는 슬픔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 스스로 몸조심을 하여야 합니다. 여러분들의 부모님들도 여러분들 걱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실 것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더욱 절실히 느끼는 것은 여러분들이 먼저 몸소 체험해서 더 잘아시겠지만 어디서나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안전을 보장받으리라는 생각과 사건 후 원만한 국가적 해결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사안일주의, 관료주의 사상은 우리나라나 러시아나 하루아침에 고쳐지기 힘든 문제입니다. 여러분들같은 의식있고 넓은 사고들을 가진 사람들의 개혁이 있지 않고서는 어려운 문제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출국하시기전 만나서 의논했던 이희연양의 부모님의 생각은 이랬습니다. 보상문제도 중요하겠지만 , 그것보다는 한시바삐 타국에서 외롭게 누워있는 자식을 빨리 집으로 데려와 편안하게 눈감게 해주는 것이 목적이었습니다. 또한 출국하시게 되면, 러시아에 계시는 동안 이제는 홀로남아 국내에 혼자 있을 수 밖에 없는 고등학교 3학년인 여동생에 대한 걱정이 더욱 앞서게 되므로 체류 시간도 단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희연양의 여동생이 무엇보다 언니의 사고소식으로 불안한 심리상태를 나타내고 있어 부모님이 시신처리문제로 러시아에 가는 동안에 부모님도 잃을 수있다는 두려움의 심리적 불안 상태를 여러분들은 충분히 짐작하시리라 생각합니다.
부모님은 희연양을 잃고 이제 하나 남은 딸에 대한 걱정 또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과거 구소련의 권위만 먹고 착각속에 사는 나라이고 국내 주한 러시아 대사관도 행사때마다 거지같이 구걸하고 다니는 나라라는 것을 아므로 보상문제는 별로 생각지는 않지만, 차후 이런 문제로 전례를 남기지 않기 위한 경고성도 있고 하여 보상문제를 추진하고자 하나 길이 안보입니다.
국민대학차원에서 총장님명의로 항의서한과 보상협조 공문을 띄운다고 하시나 별로 기대는 안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합니다. 러시아측에서 협조가 없으면 아무 효과가 없는 메아리와 같은 것이라 합니다.
그러므로 차후 이런 일이 발생되어서는 절대로 안됩니다. 그러므로 유학생여러분들은 여러분 스스로 자기 혼자라는 생각보다는 고국에 부모님을 위해서라도 몸조심하시기 바랍니다. 유학생 여러분들끼리에 많은 협조가 되어야 하리라봅니다.
이번 사건을 통하여 보여준 많은 유학생 학우들의 성의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이번 사건이 한점의 의혹도 없이 해결되어 앞으로도 여러분들이 마음놓고 학업에만 정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도록 이번 사건의 추세를 지켜 보아주시고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유가족으로서도 정확한 사건의 경과를 여러분들을 통하여 알 수밖에 없습니다. 대사관도 제대로 믿지 못하고 이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무엇인가 아주 잘못되었지만 우리의 현실입니다.
여러분들의 좋은 조언이 있으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10.
작성일 : 2001/06/13 22:58
모든게 정해진 수순 같군요.
영사관이라고 왜 고인의 죽음을 덮어 두고 싶겠습니까?
그 총영사란 사람도 역시 밝히고 싶겠죠... 속 시원히...
그러자니, 필연적으로 뻬쩨르부르그 대학 측에 어떤 형식으로든 책임을 물을 수 밖에 없고, 그러면 막강한 파워를 지닌 뻬쩨르부르그 대학 당국이 걸리고(지금 러시아가 뻬쩨르 인맥인건 다 아시죠?)... 말 안해도 알죠?
혹시 압니까? 또 외교관 추방으로 까지 이어질지?
아니, 그 보다 더 나아가 러시아가 울 나라에 핵폭탄이라도 하나 던질 지 누가 압니까? 다 국익을 위해서 우리의 영사님은 그렇게 행동하셨죠...
아, 그냥 영사도 아니고 총영사님이라고 했지요?
뻬쩨르부르그 대학측의 태도도 알만합니다. 그들이라고 왜 속시원히 범인을 잡고 싶지 않겠습니까? 잡자니, 어떤 형식으로든 안전 소홀에 대한 책임이 있을거고, 그냥 외국인 학생 하나에게,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안전 소홀의 책임을 전가 하고 싶겠죠...
정해진 수순임다... 이건...
아~ 마지막 단계가 하나 더 있군요...
이제 곧 이희연양 사건은 점점 잊혀져 가겠고, 또 우리들은 일상으로 돌아오겠죠...
혹시나 혹시나 이런 일은 없겠죠... 각본에 없는거니...
영사관이 이 사건의 전모를 속시원히 공개하고 뻬게우 당국에 학생들의 안전 보장을 요구하는 겁니다. 돈도 안들고, 별로 외교적 마찰도 없을텐데... 그럼, 여기 분노한 학생들도 좀 누그러질 수 있을텐데... 그리고, 이희연양도 저 세상에서나마 편히 쉴 수 있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