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는 그런 하나님의 협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보존하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섭리가 인격적인 인간의 활동과 함께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것은 우리의 기도가 하나님의 섭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이다. 기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교제를 가능하게 하는 통로다. 어떤 경우에 인격적인 하나님은 독단적으로 일하기를 원하지 않으시는 것 같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 선을 이루어 나가기를 원하신다. 히스기야 왕의 기도로 하나님의 뜻이 변경된 것이나(사 38:2), 고향에서 능력을 행하지 못한 예수의 경우나(막 6:6), 그리고 베드로가 요청함으로 그에게 물 위를 걷도록 허락하신 것(마 14:22-33) 등은 기도와 하나님의 섭리가 상관관계가 있음을 보여준다. 데일 무디는 다음과 같은 말로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도는 항상 1인칭 곧 나-너라는 믿음의 차원 안에 있으며, 그것은 믿음의 기본적 형태다. 믿는 것은 기도하는 것이다. 사람은 하나님에 관해 기도하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께 기도한다. 이와 관련하여 칼 바르트는 기도가 없는 곳에 신학도 없다고 주장했다! “신학적 작업은 단지 기도로 시작하는 것도 아니고 단지 그것으로 인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신학이 기도의 행위 안에서만 행해질 수 있다는 것은 진정으로 신학의 독특함이며 특징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섭리와 기도는 하나님과 인간의 뜻을 나타내는 각각의 수단이다. 물론 기도한다고 해서 항상 자기의 뜻대로 응답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섭리와 기도는 서로 협력하여 선을 이룬다. 로마서 8장 28절을 영어성경 RSV는 이렇게 번역하고 있다: “우리가 알거니와 모든 일에서 하나님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의 선을 위해 협력하여 일하신다.” 이것은 일종의 신인협력설(synergism)로 해석한 것이고, 하나님과 인간을 중심점으로 하는 그리스도 중심의 신학구도에 조화되는 사상이다.
[회중주체적 조직신학], 19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