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되는 날 취업했다고 실업급여 제외되었다.
경향신문, 유선희 기자, 2022. 08. 01
고용보험법 '만 65세 이전부터 고용 유지해야 적용' 규정
60대 노동자, 인권위에 진정 제기. 노동부 "요건 등 고민"
올해 만 65세가 된 임미령씨는 결혼 후 육아휴직을 제외하고 20대 때부터 쉬지 않고 일했다. 고령에 접어들면서 주로 단기계약직으로 일하지만, 생계를 위해 취업활동을 이어나가는 중이다. 임씨는 지난 3월 1년짜리 단기계약직 일이 끝났다. 이후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일자리를 찾았고 지난달 20일 8개월 계약으로 사회적협동조합에 취업했다.
임씨에게 실업급여는 생계유지에 큰 도움이 됐다. 그러나 임씨는 이번에 찾은 일이 끝난 뒤에는 더 이상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게 됐다. 계약이 딱 하루 늦었기 때문이다.
고용보험법 제10조에 따르면 65세가 넘으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다. 다만 65세 이전부터 피보험 자격을 유지한 이가 65세 이후 계속 고용된 경우는 제외된다. 임씨의 생일은 7월20일이다. 만약 생일 하루 전인 지난달 19일에 취업했다면 만 65세 이전에 취업을 한 것이라 실업급여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었다. 임씨는 “하루 차이로 실업급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니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며 “ 65세면 노동능력이 있는 나이 아니냐. 나이 때문에 고용보험 적용 대상자에서 제외되는 건 취업의지를 꺾는 것뿐만 아니라 연령차별이다”라고 했다.
임씨는 고용보험법 제10조의 개정 필요성을 담은 진정을 지난달 27일 국가인권위원회에 넣었다. 인권위 진정에 함께한 전대석 노후희망유니온 사무총장은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준비가 부족해 대부분 계속 일을 하고 있다”며 “초고령화 속도도 빠른 한국 사회에서 ‘연령을 이유로 고용차별을 금지하는’ 고령자고용촉진법과 상충되는 문제, 고용보험법 개정 필요성 등에 대해 변호사, 노무사 단체와 함께 논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를 보면 고령층(55~79세) 인구는 1509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3만2000명(2.2%) 늘었다. 지난 5월 기준 65~79세 고용률은 43.9%(취업자 301만명)로 전년 동월(42.4%·취업자 280만3000명) 대비 1.5%포인트 올랐다. 55~64세 고용률은 69.9%(취업자 576만2000명)로 전년 동월(67.1%·취업자 547만3000명) 대비 2.8%포인트 늘었다. 고령노동자들이 근로를 희망하는 이유는 생활비 보탬(57.1%)이 가장 많았으며, 취업자 10명 중 9명(93.4%)이 장래에도 계속 일하기를 희망했다.
고용노동부는 “65세 이상 고령층의 고용률이 올라가긴 해도 다른 연령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고, 이들의 고용률에는 정부 노인일자리 사업도 포함돼 있어 실업급여를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실업급여를 받으려면 보험료를 내야 하는 부분 등도 고려해 지급 수준이나 요건은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기사 내용을 정리하여 게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