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끝나고 봄바람이 불어온지도 벌써 오래되었다.
겨우내 숨죽이고 있던 싹들이 움트는 소리며 여기저기서 화사한 꽃들의 향연이 소식들을 전해온다만,
움직이기 싫은 돌부처의 엉덩이는 오늘도 날씨 핑게대며 그냥 방구석에서 죽치고 있다.
마눌과 아들놈의 눈총을 꿎꿎이 견디며....
차맛에 혼란을 느끼며 갈피를 못잡고 있을 즈음에 바람결에 한소식을 들었다.
04년에 여명차창에서 건립20주년을 기념하며 8kg기념청병과 세트로 2kg숙전차를 제작한게 있는데 노반장의 차청을 사용하고 약한 악퇴발효도를 가진것이 세월만 더한다면 가히 "천하제일 숙차"의 자리를 바라볼 만한 차라는 것이었다.
숙차를 좋아하는 돌부처는 맛이라도 한번 보기위해 여기저기 수소문하다 마침 사령관님의 보물창고에 소량이 있다는 특수정보를 입수하고는 사령관님의 옆구리를 슬며시 찔러 보았다.
부대원들을 사랑하기로 정평이 나있는 사령관님은 찔린 옆구리를 움켜쥐시고는 샘플차를 특수배송하여 주셨다.
완곡한 명령과 함께... "시음기 올려주실거죠?"
옆구리 찌른 벌로 심장을 푹 찔리고야 말았다. 돌덩이를 찌르신 사령관님의 손가락...의무대는 다녀오셨을까나?
글솜씨가 없다고 사령관님을 위시한 부대원들의 원성을 들어도 어쩔 수 없다.
명령은 수행해야 하기에....
다른 카페에서 주인장의 양해를 구하고서는 그 놈의 모습을 업어왔다.
듬직하고 깨끗하면서도 뭔가 있음직한 이런 놈을 집안에 들여 놓으면 부러울게 하나도 없을것 같다.
다구가 빈약한 돌부처의 초라한 차판에서 과연 이 놈은 자신의 위용을 과시할 수 있을 것인가?
탐이 나는 좋은 다구를 갖추고 있는 다우들의 다실사진을 보면 언제나 저런 다실을 한번 가져보나 하고 부러울때가 많다.
마지막으로 남은 차를 개완에 담고 보니 양이 조금 작아보이는것 같다.
진한 맛을 좋아하는 돌부처의 입맛을 충족시켜 줄런지 알 수가 없다.
빠른 세차를 거치고 우려내는 찻물에서 숙차 특유의 미약한 숙내가 풍겨나온다.
탕수를 거듭할 수록 숙내는 빠르게 사라지고 아직까지 느껴지는 차기운이 편안하고 묵직하게 다가온다.
아직까지 가시지 않은 청차가 가지고 있는 향기가 느껴진다.
아련하게 돌아나오는 향기와 뒤를 받쳐주는 단맛...일품이다.
이 차는 숙차의 오묘한 탕색을 좋아하는 돌부처의 취향을 잘 아는 놈인가보다.
진하기만한 탕색이 아니라 맑고 투명한 자신만의 고운 자태를 유감없이 표현하고 있다.
당연히 이렇게 눈치가 빠른 놈들은 어딜 가더라도 점수를 많이 따게 마련....
우리고난 찻잎도 나무랄게 없다. 고른 발효도를 보이며 뛰어난 차청의 모습을 유감 없이 보여준다.
"천하제일 숙차"란 별호가 어울리는 차이다.
5년여의 세월을 가진 숙차가 이러한 맛을 보여준다는 것은 힘들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발군의 실력을 보여주는 좋은 숙차라는 생각이 든다.
생각이 날 때 마다 쉽게 대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기념세트로 제작된 것이라 소장자가 별로 없어 구하기가 아주 어렵다고 한다.
아쉽다. 어떻게 변할런지 세월을 더 보태어 다시 한 번 만나고 싶다.
행복한 차 생활을 가지기 위해서는 가끔씩 이런 차를 만나서 빠져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있어야 하는것이 아닐까....
차생활의 여정에서 차연이 있다면 다시 만날 수 있는 행복한 순간이 있으리라....
첫댓글 이런.......생생한 시음기를 언제??? 다른 시음기를 보면 매너리즘, 식상함이 있는게 사실인데, 이 시음기를 읽고는 차를 구하려고 찾아보고 있습니다 ^^;;
ㅎㅎ 이 차 구하실려면 애 좀 먹을겁니당....^^*
오웃!!! 멋집니다^^****
충~성! 사령관님의 칭찬 한 마디는 부대원의 용기를 만땅으로 끌어올립니다...ㅎㅎ...오데로 돌격할까요?....ㅋㅋ
시음기 잘 읽었습니다^^ 사령관님께서 극찬해 마지 않는 루밍 반장숙차네요. 저도 몇 번 얻어마신 기억이 납니다. 상납용 한정판으로 생산된거라 구하기가 무지하게 힘들다네요. 앞으로 대륙 본토의 공산당 간부와 연줄이 닿는 부대원의 활약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왜 곤륜산님이 연상되는지 모르겠네요. 걍 그렇다구요^^)
ㅋㅋ 상납용으로 만든 것은 아닐것입니다. 거짓말이라 확신합니다.(중국사람들 말 믿을수 있는 근거가 없어요). 그냥 공장에서 창립기념일에 (아마도 좋은 원료사용하여, 단 100% 고수차라고는 저는 믿지 않음) 만든 괜찮은 보이차 같습니다. 아마도 이 차공장에서 (기념판이라 기존제품보다 줗은 원료로 비싸게) 대부분 시중에 판매하면서 국영기업인 관계로 관련된 공무원(고위 간부는 절대 아님)한테도 선물 좀 주었을 것입니다~~ 하옇튼 중국사람들 잔머리 잘 씁니다.. 무슨 기념판이니 한정판이니 하면서 가격은 팍 올리고 하니~~ 중국은 보이차계는 기념할 일 너무나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이 아주 하찮은 상술이라고 봅니다.
차창별로 하다보면 모든 차가 기념차가 되는 사단이 벌어질지도....ㅎㅎㅎ
이야 ~~~~ 탕색이 정말로 좋아보입니다..... 차향이 여기까지 퍼집니다..... 저도 한번 시음하고 싶은데.... 언제쯤 저에게도 그런 성은이 내려질지....... 눈으로나마 한잔 합니다.... 꾸 ~~울~~꺽~~~ 참 맛있고 멋있는(차와의 인연이라 !!!) 시음기인것 같습니다. 석불님 잘 마셨습니다.......
감사합니다...사령관님께 찾아가서 사랑한다고 옆구리 푹푹 찌르세요....ㅋㅋㅋ
근래에 보기 드문 멋진 시음기였습니다. 석불님은 보이차 대가이십니다^^
장문인님이 비행기를 태우면 제가 몸둘바를 찾기 어렵습니다...감사합니다...^^*
전 숙차 별로 안마시는데 석불님 시음기 보면서, 오묘한 탕색을 보면서 감동했습니다.^^ 무지 땡기네요^^
숙차도 괜찮습니다... 한 번 마셔보세요...그럼 대련에가면 숙차는 안주시겠네요...ㅎㅎ
석불님 저도 숙차를 잘마시지 않는데 시음기를 통해 탕색도 좋고 (절대 사진발아니죠?) 맛은 "천하제일 숙차" 란 칭호를 입었으니 정말 궁금해지네요 번팅을 주선하심 다식은 제가 준비하겠슴다 걍있슴 인간성 보입니다영 ㅎ ㅎ 맛있는 시음기에 행복하군요 ^^*
마님! 탕색은 오히려 실물이 훨씬 낫습니다요... 그란디 차가 없시요... 마지막으로 우리면서 사진을 찍은게 돼나서... 인간성 회복할려면 차를 구해야 쓰것는디...옆에 숙차의 대가가 계시잖아요.. 무설자님 옆구리 찔러보세요. 혹시나....^^*
무설자님 옆구리 찌러러 갈때 같이 동행하십시다요 혹 다연회 오심 인간성회복하는데 퍽이나 도움이 되지않을까요? 마님생각 ㅎㅎ
다연회는 고수분들이 너무 많아 일수에 사망할까봐 겁이나요....돌부처생각...ㅋㅋㅋ
다연회는 다정다감입니다 언제나 문은 열려있습니다 암것도 몰라도 뻔뻔이 다니고 있습니다 담달에 꼭오세요 차량재에서 할것같습니다 ㅎㅎ
석불님께는 공로상품으로 위의 차 50그램 정도를 드립니다*^^
정말 사령관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충~~성~~
별말씀을요~~
사령관님 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