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13일 4대강
사업을 반대하며 낙동강에서 소신공양을 했던 무경당 문수종사 스님의 산골제가 입적 70일째를 맞아 낙동강선원에서 열렸다.
8일 ‘대한불교조계종 문수스님 소신공양추모위원회’는
이날 산골제를 통해 문수 스님의 유분을 낙동강과 인접한 산자락에 뿌렸다. 산골제는 49제 이후 유분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불교의식이다.
무경당 문수종사 스님의 산골제. 문수 스님의 유분은 이 날 낙동강 산자락에 뿌려졌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이날 창원시 동읍 본포리 낙동강과 인접한 낙동강선원에서 열린 산골제에는 권영길, 강기갑 의원과 김두관 경남지사가
참석했다. 또, 손석형, 이천기, 공윤권 경남도의원과 박종철 열사의 부친인 박정기 전 유가협
대표 등이 참석했다.
산골제는 먼저 불모산영산재보존회가 천도의식을
진행해 문수 스님의 넋을 기렸다.
이어진 추모법회는 낙동강 선원장인 자흥 스님의 진행으로 헌화와 분향으로 시작됐다.
법타 스님은
조사를 통해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을 내몰았고, 이제는 문수 스님을 소신공양에 이르게 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낙동강을 파괴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이라는 민주
국가를 지키기 위해서 대통령의 편견과 오만에 대해 4천만의 철퇴가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진관 스님은 “
우리는 지도자를 바로 뽑아야 하는데 10년
동안 잘 버티다가 한 순간에 잃었다”며 “우리는 1400년 전 가락국의 영화를 찾듯이 우리는 새로운 지도자를 뽑아서 이 민족 영원토록 번영케 하는 것이 문수 스님의 뜻을 받드는 길”이라고 했다.
추모법회가 열리는
시간, 낙동강선원 아래로 훤하게 펼쳐진 낙동강에는 준설토를 운반하는 덤프트럭 행렬이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 푸른빛을 잃고 파헤쳐진 낙동강은 온통 갈색의 바다. 폭염 속에 간간이 불어오는 실바람은 노승의 이마에 맺힌 땀을 식히기엔 여전히 부족했다.
불모산영산재보존회의 천수바람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도성 스님이 헌화 분향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4대강 사업 반대를 외치며 소신공양했던 문수 스님의 유분이 낙동강에 뿌려지는 날, 이 날도 어김없이 4대강 공사는 진행되고 있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김두관 경남지사는 추도사를 통해 “스님은 소외된 중생의 아픔을 온 몸으로 불사르는 소신공양으로 최초의 등신불이 되었다”며 “문수 스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악습을 버리고 소외된 이웃과 상생하는 자연의 이치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은 “문수 스님은
자신을 죽임으로서 낙동강을 살리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
정부는
계속 죽이고 있다.”며 “더 많은 분들이 이명박 정권에 맞서서 싸울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고공농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우수기에 공사를 멈추고 대화로서
문제점을 찾아보자는 합리적이고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다”.며 “정치권에서 답을 해야 한다”고 했다.
강기갑 의원은 “문수 스님은 온 몸을 불태워서 저희들에게 가르침을 주고 가셨다. 정치인으로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말보다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영건 낙동강국민연대 고문은 “오늘 문수 스님을 낙동강에 보내지만 낙동강과 영원히 모실 것”이라며 “
세계의 토목공학자들이 보를 어떻게 폭파해야 제대로 복원할 수 있는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이미 들어간 돈이 아깝다고 그대로 두는 것이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고 했다.
도성 스님은 법문을 통해 “우리는 오래 전부터 우리의 강산을 금수강산이라고 알고 있다. 그런데 세계에서 볼 수 없는 헛소리만 요란하고 쓸데없는 일만 하는 미련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며 “부처님의 법은 사람을 죽이는 법이 없다.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나누는 것이 부처님의 먹고 사는 법이다. 이것을 알고 실천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희 낙동강살리기 경남본부 공동대표는 “문수 스님은
가장 먼저 4대강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며 생명을 대신했다. 하지만 그 엄청난 뜻이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 우리
모두가 4대강 사업을 중단시키고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모으는 것이 문수 스님의 뜻을 모시는 것이다.”고 했다.
문수 스님의 유분을 낙동강 산자락에 뿌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낙동강이 바라보이는 산자락에서 산골제가 진행된 후, 한 스님이 문수 스님의 넑을 기리고 있다.ⓒ 민중의소리 구자환 기자
불모산영산재보존회의 천수바라춤과 마창진 불교합창단의 추모가에 이어 사홍서원 의식이 끝나면서 무경당 문수종사 스님의 유분은 낙동강 산골에 뿌려졌다.
문수 스님의 산골제는 입적 80일째를 맞아 18일 공주 금강선원에서도 진행된다. 이어 28일 영산포, 9월7일에는 광진교에서도 입적 90일째와 100일째를 맞아 각각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