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나병(癩病)에 걸려 걸식(乞食)과 멸시(蔑視) 속에 구름처럼
떠돌아다니던 시인이 보리 피리를 불며 인간적 고독, 향수,
육체적 고통의 괴로움을 달래는 눈물겨운 모습을 떠올려 준다.
이 시는 ‘보리 피리’에서 환기되는 소박한 낭만적 정서가 아닌,
나병(癩病)이라는 육체적 고통을 아름다운 서정으로 극복한 명작이다.
일반인과 격리되어 살아가는 고통 속에서 보리 피리를 불며
어린 시절 꽃 청산의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인은 ‘인환의 거리
(인간들이 많이 모여 사는 곳)’와 ‘인간사(人間事)’를 꿈꾸며 절망하지만,
마침내 방랑의 숱한 산하와 눈물의 높은 언덕을 건너는 더 큰 아픔을 통해
자신의 절망을 정신적인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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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천성적으로 사람들 속에 적응하지 못하고 살아간다.
한 때는 실존주의 철학에 경도(傾度)되어 세상을 멀리하고
인적이 없는 깊은 숲속의 호숫가에서 통나무로 집을 짓고 문명을 등진 채
사람들과의 교류도 없이 오랜동안 혼자 살아가는 꿈을 꾸어왔고
그리하여 세상과 외면하기로 작정하고 은자(隱子)의 삶을 살고자 했다.
그 옛날 하버드대학을 졸업한 전도유망한 청년,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고향 매사추세츠 콩코드로 돌아와 월든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27세의 나이에 자연속의 삶을 시작했듯이...
그리고 문명과 유행에 비판적인 실천철학자의 입장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인생의 참의미를 되새기는
아포리즘을 정신적 노트에 채워나가고자 하였다.
개인적인 일이지만, 나의 정신세계는 예수나 장자크 루소보다 노자(老子)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노자와 쏘로우는 인간의 욕심과 허영을 경계하였고
의식주에 대한 집착은 인간에게 결코 만족을 가져다 줄 수 없으며
부를 얻기 위한 일체의 노동은 오히려 인간이 불행해지고
파멸하게 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보았다.
미국의 정신적 문화의 스승이라고 지칭되는 왈도 랠프 에머슨이나
소로우의 경우, 노자의 '무위자연'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았으므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활'을 통해서만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극치의
삶을 누릴 수 있다고 보았다.
노자의 '무위자연설'의 영향을 받은 에머슨과 쏘로우는
'초월주의(Transcendedtalim)'을 주창하였다.
물론 플라톤의 'Idealism(이상국가론)'의 영향을 받기도 하였지만...
이따위 생각을 가지고 살아왔으니 어느조직이던 적응못하기는
마찬가지였고 늘 주변인(Outsider)의 모습이 바로 '나'였다.
그러게 쏘로우나 에머슨처럼 혼자살았어야 했는데...
이제는 돌아가고 싶다. 원래의 내 모습으로...
아이와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했으면서
전에 혼자 나뒹굴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한다.
비난받을 일이지만,
성철스님인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고 한 게
생각없이 한말이고 생각없이 출가를 했겠는가?
이곳, 남의 땅, 중국에는 정말 사람들이 없나보다.
아니면 고삐풀린 망아지처럼 그냥 나대는 것인가?
중국에는, 정말 중국에는 문둥병보다 더 썩은 인간들이 참 많다.
다들 미친 개들이고 뿔난 망아지여서 도무지 섞일 수가 없었다.
피해는 늘 약자의 몫이고 그들은 이리저리 떠돈다.
부처님 말씀에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지만,
이승도 이승나름 미친 개가 우글대는 곳은 이미 똥밭도 아니다.
그렇다고 미친 개를 때려잡을 힘이 있는 것도 아니니
보리피리 불며 뜨거운 황톳길을 걸어갈 밖에...
나는 이제 돌아간다. 초심(初心)으로...
살아갈 날이 아직 멀리 남았지만,
똥밭에 몸을 북적이고 머리에 창상(瘡傷)이 나도록 부대껴 살아간 들
나의 삶은 이미 다른 곳에 머물러 있었다.
첫댓글 지구 어디를 가더라도 남의 아픔을 자신의 행복으로 여기는 사람은 있게 마련입니다. 님의 글을 감사하게 읽던 사람으로서 아쉬움이 큽니다만, 가시는 길에 행복과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길...
시골버스님 맘의 상처가 보이는것 같아..안타깝네요.. 어딜 가시던 좋은일이 많이 생기시길..그리고 님의 평화를 위해, 모든 원망을 내려좋으시길...힘내세요..
아이와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요? 제 신랑도 시골버스님과 생각이 비슷한것 같고 가끔씩 이런 얘기를 하는데 저는 책임을 다하지 못할것이면 결혼은 왜했냐고 물어보거든요...물론 책임 없는 사람이 아닌데 많이 자연속으로 돌아가서 살고 싶어하는것 같아서요... 별대꾸 안하고 넘어갈 수 도 있는데....꼭 발끈하고 대꾸를 하게 되네요....
얼마전 장례식장에서 울고 있는데 바로 앞 벽에 천상병 시인의 시가 걸려있더군요. 제 생각은요. 혼자 사는 삶이고 결혼해서 매여있는 삶이건, 어디에 있든 그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사사로운 행복들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가끔은 애 없이 혼자 살았으면 더 가뿐하고 자유롭게 살았을텐데 란 생각을 하지만 삶이란게 어떤 옷을 입었든 그 속에 있는 제자신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는지라... 살다보면 혼자이고 싶을 때도 있으니 이런 글을 올리신건지 진짜 일탈을 하시겠다는건지... 궁금하네요. 그렇다고 죽지는 말아주세요.~!
원형에 대한 그리움.
하지만 그 원형이 '오롯함' 이란 이름으로 섰을때, 비로소 의미를 가질수 있는것이 아닐까요.
항상 방황만 하면서 중심찾아 삼만리를 걷고 있는 저에게 한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글 감사합니다.
'돌아갈래'...이미 변화된 버스님의 마음이 과거와 같은 이전상태에서 원하는 만족감을 얻길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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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어제는 중국의 모든 인간들이 싫은 날이었어요. 수영장 샤워실에서 홀딱벗고 열나게 떠들어 재끼던 정신 나간 아줌마.. 까르푸 앞 계산대에서 뚫어져라 날 쳐다보던 외판원의 이유 없는 따라붙음.. 여기저기 내 의지와 상관없이 건네지는 부동산 전단지.. 학교앞 건널목.. 하교하는 아이들 기다린다고 떼거지로 몰려있는 남녀노소, 거기다 미친듯 크락숀을 눌러대는 개념없는 인간들..
..더불어 살려니.. 한번씩 느끼는 이 사람들에 대한 질림은 정말 떠나고싶다.....라는 생각을 불러오죠.
일상이 이럴찌언데.. 사회생활하면서 부닥치는 사람들은 오죽 하겠어요.
그래도 힘내시구요.. 도피하진 마세요.. 어차피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하지 않던가요.
자연으로 돌아가 안빈낙도 하는 삶에도 고뇌는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너무 맑은 물에선 물고기도 못 산단 말도 있듯이 인생사 그려려니.. 하며 부딪치며 사는 요령도 필요한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