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몇 개월 전,
자다가 꿈을 꾸었습니다. 그 꿈 안에서 분개랄까, 분개하면서도 당황스러움이랄까, 그 기억이 어찌나 또렷했는지, 꿈에서 깨어나서도 잠시나마 그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자면서 NBA 관련된 꿈을 꾼 적은 여러 번 있었으나, 다름 아닌 NBA 관련된 꿈을 꾸면서 그 꿈 안에서 분개한 적은 그전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날만은 꿈 안에서 분개하고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분명하고도 또렷했습니다. 내용인즉슨, 르브론과 웨이드가 한 팀을 이뤘다는 내용의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지어내는 얘기가 아닙니다. 르브론과 웨이드가 한 팀? 지금으로부터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건 여전히 말도 안 되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을 겁니다. 아마 그때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마도 꿈이라서 더욱 필요 이상으로 분개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
르브론 제임스 + 드웨인 웨이드 + 크리스 바쉬??
허허허... 그저 웃지요.
...하고 넘어가기엔, 물론 이로 인해 환호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그 반대편 입장에서 몇 자 적어보고자 합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하고도 반 년 전쯤, 왜 옥수수밭에서 상의를 벗고 농구공을 들고 있는지 아직까지도 풀리지 않는 미스테리한 포즈로 등장했던 한 청년.
2002년 2월 18일, 사람들은 이 17살짜리 청년을 가리켜 이름 하여 'The Chosen One'이라 칭합니다.
2005년 2월 21일, 그 일명 선택 받은 청년은 전무후무한 기대치, 그 이상의 모습을 보이며 역대 최고를 향해 달려갑니다.
2009년 10월 26일, 어느덧 리그 최고의 선수가 되고 대망의 우승에 코 앞까지 다가선 듯한 르브론과,
'A Ring for the King'을 선언하고 그에 합류한 통산 4회 챔피언 샤킬 오닐이 리그에 경고를 선언합니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르브론 제임스는 마이클 조던을 넘어설 가능성까지 있는 재목으로 평가 받아왔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선택 받은 자'로 불리며 전무후무한 기대치를 등에 업고서도 별다른 비판 없이 사람들이 그에게 환호할 수 있도록 활약해왔습니다. 그는 사람들의 그 너무나도 거대했던 기대치를 등에 업고서도 지난 7-8년 동안 그러한 기대들을 저버리지 않아왔습니다.
르브론이 기대 이하라고 비판 받던 순간이나 욕 먹던 순간을 생각나는대로 어렴풋이 꼽아보자면, 2007년 동부 컨퍼런스 결승 1차전 마지막 순간에 자신이 슛을 하지 않고 오픈 찬스로 비어있었던 던옐 마샬에게 패스를 했던 때, 2007년 파이널에서 스퍼스에게 무기력하게 졌던 때, 사석에서 뉴욕 양키스의 모자를 착용했던 때, 또 뭐가 있을까요. 2008년 플레이오프 2라운드 셀틱스와의 시리즈 1, 2차전에서 각각 야투율 11.1%, 25%를 기록했던 때? 부진한 경기, 그로부터의 실망은 그 어떤 레전드에게라도 있어왔습니다.
넓게 내다보면, 르브론 제임스는 나이에 비해 자기관리 및 언론을 대하는 능력에 있어 믿기지 않는 성숙함을 보여왔습니다. 최고의 득점력과 더불어 이타적인 마인드를 지니고 있는데다가, 매시즌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스피드, 파워, 점프력, 타고난 리더십. 모든 면에서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인데, 거기에다가 선택 받은 자로 대접 받으며 첫걸음부터 그 누구보다도 높았던 기대치, 달리 말하면 어린 선수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 있었던 그것을 지난 7년 이상 동안 짊어지고도 그에 안주하지 않고 지금에 이르기까지, 아니, 지금도 발전 중일 수 있도록 만드는 그의 노력, 즉 마인드의 조합물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결정체, 그것이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We are all witnesses'라는, 어찌 보면 돋는 나이키의 광고 문구에도 오히려 그것을 인용하며 이제까지 목격하지 못 했던 것을 목격하려는, witness가 되기를 자청했던 것이겠죠.
지지난 시즌, 그 누구도 캐벌리어스가 홈에서 39승 2패를 기록하며 리그 1위를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 했습니다. 일찌감치 리그 1위를 확정하고 정규시즌 피날레 경기였던 필리전에서 르브론 제임스와 모 윌리엄스가 결장하고도 연장까지 가서 1점차 석패였으니,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그 시즌 캐벌리어스가 실질적으로 홈에서 40승 1패의 굉장한 전력이었다는 기억이 아직도 선명히 남아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986년의 보스턴 셀틱스를 직접 목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그건 누구에게나 그전까지 접해보지 못 했던, 전무후무한 위력이라 할 만했습니다. 그리고 르브론 제임스의 당연하고도 압도적인 시즌 MVP 수상.
여기엔 한 가지 아주 놀라운 점이 있었는데, 이전까지 사람들이 그 시즌의 캐벌리어스가 그렇게 강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르브론이 충분한 조력자, 예컨대 아직 르브론의 피펜을 만나지 못 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었죠. 따라서 사람들의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던 캐벌리어스와 르브론 제임스의 우승 가능성이 어느새 현실화 된 동시에, 중도에 떨어진다 해도 크게 밑질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활약으로 24살에 우승을 거머쥔다면, 그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기 위한 첫단추를 멋지게 꿰는 것이라 할 수 있었죠.
득점왕은 웨이드의 차지였고 샥 없이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 칼을 갈던 그 유명한 코비 브라이언트도 있었지만, 최고의 선수는 그러한 활약을 보인 르브론 제임스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무엇을 의미하느냐. 르브론 제임스가 평균 30득점을 넘기지 못 하고 득점왕을 차지하지 못 하더라도, 르브론 자신이 이전에 말한 - 자신이 정말 원하면 언제라도 득점왕을 차지할 수 있는 - 것 까지는 증명되기 전까지 증명되지 않는 문제라 하더라도, 그가 최고급의 득점력을 지녔다는 것에는 그의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었고, 더불어 아마도 오스카 로벗슨 이후로 역대 가장 올어라운드하고 개선된 수비력까지 갖춘 다재다능한 능력과 함께 팀을 승리로 이끈다면, 이는 득점왕이 없어도 득점왕을 차지하는 선수보다 압도적으로 나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었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팀을 승리로 이끌면서 기록하는 르브론의 이미 엄청난 스탯은 그가 득점왕을 차지하지 않아도 최고의 선수로 불리기에 부족하지 않다 못해 충분하고도 넘치는 수준이었으며, 즉 그가 굳이 마이클 조던이 걸었던 길을 그대로 따라서 조던만큼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조던보다 더 많은 우승을 해야만 조던을 넘어서는 선수로 평가 받는 시나리오만 있는 게 아니었다는 얘기죠.
르브론은 역대 최고의 득점력 대신 최고급의 득점력과 함께 올어라운드함에서 조던을 제칠 여지가 있고, All-NBA First Team에서 조던을 제칠 여지가 있고, 조던을 넘어 카림 압둘자바, 더불어 미래 코비 브라이언트의 통산득점까지 넘어 역대 최고의 통산득점 보유자가 될 가능성 등, 이러한 활약과 함께 역대 우승팀들에 비해 르브론을 제외하면 분명 뭔가가 부족해보였던 캐벌리어스에서 24살이나 25살에 우승을 이루고 다이너스티를 세워 중도에 은퇴 없이 조던의 6회 우승을 뛰어넘는다면, 모르긴 몰라도 마이클 조던을 절대 넘지 못 하는 선수라는 소리는 분명 들을 일이 없게 되었을 겁니다. 아마도 조던에 비하면 득점왕 2회에 지나지 않는 코비 브라이언트조차 2004년과 2008년까지 우승을 거머쥐고 현 31살의 나이로 통산 우승 7회라는 업적을 갖고 앞으로 행진하는 형국이었다면, 빌 러셀 이후 러셀의 우승횟수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레전드가 되는 코비 브라이언트가 앞으로도 절대 마이클 조던을 넘을 수 없는 선수라는 평가들이 지금처럼 존재하진 않았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르브론에게는 역대 최고가 되기 위한 자신만의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럼 우리는 그런 선수의 현역 시절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는 witness가 되는 것이니, 이 얼마나 뿌듯하면서도 영광스러운 순간들이 되었겠습니까.
최고의 득점력을 갖추었으면서도 그와 상반되는 이타적인 마인드까지. 조던과 코비는 한때 이기적인 선수로 불리며 비판을 받았던 적도 있는데, 르브론은 단 한 번도 자신의 득점만 챙기는 이기적인 선수로 평가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그는 현재 6년 연속 평균 6개 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고 팀 동료들을 살려주는 능력에서도 최고급으로 인정 받고 있으며, 루키 시즌조차 평균 5.9개의 어시스트를 기록했을 정도이니 사람들이 무작정 그를 이기적이라 비판하기엔 그 수치가 경기를 봐도, 외적으로 봐도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죠.
'More Than A Game'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르브론에겐 르브론 나름대로의 영웅이 될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었습니다.
특유의 리더십으로 프로스포츠에선 정말 보기 힘든 팀 전체의 단합을 연출, 마치 세인트 빈센트 세인트 메리 시절처럼.
조던도, 코비도 팀원과 마찰을 일으킨 적이 있었지만 르브론은 이런 면에서조차 결백을 넘어 이상향에 가까운 모습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캐벌리어스의 우승을 떠올리며, 르브론의 농구사가 정말 영화처럼 이어질 수 있을까 또한 바라기도 했습니다.
르브론의 압도적인 플레이는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것이며,
르브론의 경기 활약은 르브론의 방식대로 이미 나무랄 데가 없었고,
역대 레전드들과 비교해도 빠지지 않는 기록이었고,
각종 분야에서 자신의 이름을 탑에 새겨넣을 수 있는 활약들이었습니다.
국내에서 조던이 보여줬던 영향력은 아마도 다시는 나타나지 않을 법한 것이었지만, 24살-25살 시절 조던의 영향력과 비교적 대중화되지 않은 종목인 PGA의 타이거 우즈가 현재 지닌 영향력을 떠올려본다면 또 앞일은 모르는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르브론은 비록 24살에 캐벌리어스를 이끌고 대업을 이룰 기회를 올랜도 매직으로부터 놓쳤지만, 자신은 플레이오프에서 평균 51%의 야투율과 함께 35.3-9.1-7.3이라는, 매직과의 시리즈에선 앞으로도 무수히 회자될 버저비터 하나를 포함하여 38.5-8.3-8.0이라는 대활약을 펼치며 우승을 위한 문제는 자신이 아닌, 팀원들이 아직 부족하다는 결론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하워드, 나아가 레이커스의 가솔과 바이넘 콤비를 대비하여 영입한 샥과 함께 바로 'Watch Out!'하고 리그에 경고장을 내던진 것이었죠.
그런 르브론의 활약은 지지난 시즌보다 심지어 더 대단했습니다. 캐벌리어스는 그 이전 시즌 같은 역대 홈성적은 기록하지 못 했으나, 결국 중요한 건 플레이오프이고, 레이커스의 코비는 여전히 All-NBA First Team에 All-Defensive First Team이긴 했으나 검지손가락에 무릎 부상으로 2004-05 시즌 이후 가장 헤매고 있었고 캐벌리어스와 레이커스의 정규시즌 승차는 이전 시즌보다 더 벌어졌으며 캐벌리어스가 정규 시즌 리그 1위를 더욱 일찌감치 확정지을 정도였고 이전 시즌과는 정반대로 디펜딩 챔피언 레이커스를 상대로 정규시즌 두 번의 만남에서도 모두 승리를 거두니, 드디어 르브론의 때가 왔다 싶은 느낌이 들었고 르브론은 신나서 랩을 구사하며 무아지경에 이르렀던 것이죠.
이제 코비의 레이커스를 파이널 무대에서만 한 번 더 넘으면 르브론에게는 더없이 좋은 그림이 그려질 순간이었습니다.
그야말로 'The King'이 왕관을 쓰는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었겠죠.
르브론이 최고가 되기 위한 퍼즐은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었고,
유일하게 남은 퍼즐조각 하나는 이제 우승밖에 없었습니다.
리그 최고의 선수가 이끄는 리그 최고의 팀, 하워드를 대비하여 영입하였고 이미 정규시즌에 하워드를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던 우승경험 4회에 빛나는 샤킬 오닐까지 더하여, 이번에야말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 0순위.
그게 르브론 제임스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였습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시카고 불스의 1차전에 바로 앞서 있었던 ESPN의 플레이오프 오프닝을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ESPN의 마이클 윌반이 플레이오프를 간략하게 프리뷰하였는데, 정규시즌 막판 삐걱대긴 했지만 최근 3년 연속 서부 컨퍼런스 플레이오프 시드 1번을 차지하고 2년 연속 서부 컨퍼런스 우승을 차지하며 서부에선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오던 레이커스가 여전히 서부에선 파이널에 진출할 팀으로 꼽혔고, 동부에선 당연히 캐벌리어스가 파이널에 진출할 팀으로 꼽혔습니다. 그리고 파이널에서 캐벌리어스가 레이커스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할 거라 예상. 이어서 옆에 있던 레이커스 출신이자 레이커스를 응원하는 매직 존슨조차 마지 못해하는 듯, 허나 똑같은 의견을 내면서 '올해는 캐벌리어스가 레이커스를 누르고 우승'이라고 예상합니다.
그게 킹 제임스가 진정한 킹이 되는 시나리오였습니다.
지난 두 시즌을 60승 이상 기록했던 보스턴 셀틱스는 정규시즌 동안 2008년 대비 너무나도 무력한 모습이었고, 올랜도 매직은 샥과 재미슨을 영입하고 르브론 개인으로나 팀전력으로나 지난 시즌 경험과 함께 한층 완숙해진 모습에 더해 한층 굶주려있던 캐벌리어스가 넘을 수 있을 듯 보였으며, 애틀랜타 혹스는 이들에 대기엔 분명히 부족해보였고 서부에서 레이커스가 올라온다 하더라도 코비 브라이언트는 제 컨디션이 아니었고 레이커스는 시즌 막판으로 치달을 수록 삐그덕대고 있었기에 탄탄한 전력으로 뭉친 캐벌리어스가, 에이스 대결에서도 코비를 상대로 팔팔한 르브론을 앞세울 수 있는 캐벌리어스가 넘을 수 있을 듯 보였죠.
그러기에 생각도 하지 못 했습니다. 캐벌리어스가 정규시즌 50승을 기록한 셀틱스에게 6차전 안에 잡힐 줄은.
더군다나 상상도 하지 못 했습니다. 르브론이 셀틱스를 상대로 그렇게도 기복이 크고, 너무나도 그답지 않은 실망스런 활약을 보여줄 것을. 르브론 입장에서도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그 어느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았었는데, 데뷔 이래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서 같은 상대에게 두 번을 지게 되었고, 2008년 시리즈와 비교하자면 캐벌리어스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전력이 두터워진 반면 셀틱스는 2008년 우승팀이었던 데 비해 정규시즌 50승팀에 그 시점에서 우승은커녕 파이널까지 진출할런지 아닌지도 불확실한 팀이었는데, 강력한 홈성적을 자랑하는 팀이 홈 어드밴티지까지 안고도 2008년 우승팀이었던 셀틱스를 7차전까지 몰고 갔던 데 비해 오히려 6차전에서 무기력하게 패하는 시나리오라니.
게다가 이전해 매직과의 시리즈에서 대활약을 펼쳤지만 쓴잔을 마셨던 그때와 달리, 이번 셀틱스와의 시리즈에선 동료들의 활약도 좋지 않았지만 패배의 1차적 원인은 1, 3차전을 제외하면 물이 올랐다고 평가 받던 르브론이 너무나도 기대 이하의 활약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단지 슛 난조를 보인 활약이 문제가 아니라, 뭔가에 홀린 듯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그 실망은 더욱 컸습니다. 팔꿈치 부상 여파 때문'일 것이다', 확인되지 않은 웨스트와 글로리아의 루머 때문'일 것이다'라며 그를 두둔하는 목소리들도 나왔지만, 결국 사실로 밝혀진 건 하나 없이 드디어 하나둘 그를 향한 비판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 여러 군데 부상을 안고도 백투백을 이뤄낸 코비 브라이언트와 대조되어 르브론에 대한 비판적인 얘기들은 더욱 많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시즌 중에는 항상 플레이하는 데 문제 없는 상태라고 인터뷰하는 코비지만, 파이널 7차전이 다 끝난 후 인터뷰에서 말하길 그에게 올시즌 내내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위는 검지손가락이었다며 자신의 슛팅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을 밝혔던 바 있습니다. 그리고 남아공 월드컵에서 돌아온 후 올해는 손가락을 수술하고 오프시즌 동안 국가대표팀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죠. 아무리 한 살을 더 먹는다 하더라도, 내년 코비 브라이언트가 또다른 부상을 당하지 않는 이상 올해보다 못할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더불어 바이넘 역시 아무리 못해도 올해 플레이오프에서 뛰기도 힘든 상태로 겨우 출장해서 보여준 것만큼 못하기는 힘들 겁니다. 가솔도 여전할 테고요. 레이커스의 코어들이 올해만큼만 해준다 하더라도 레이커스는 오는 시즌에도 강한 전력을 유지할 겁니다.
코비가 조던 이후 최초로 쓰리핏이란 대업을 두 번 달성할 수 있을 지,
나아가 역대 최고의 레전드 중 한 명인 매직 존슨까지 넘고 이 시대의 태양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가 관심사인 지금,
마이클 조던을 연상케 하는 건 코비 브라이언트고 상대적으로 르브론 제임스가 작아보이는 건 파이널이 이렇게 끝난 후인 시점에선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거기에 르브론이 셀틱스와의 시리즈에서 정말 그답지 않은, 부진하다 못해 이상할 정도의 활약을 보였으니, 데뷔 이래 최초로 그에게 느끼는 실망감과 지속적으로 따르는 비판 역시 어쩔 수 없는 현상입니다. 여느 레전드들이 그러했듯이, 25살 르브론 제임스도 이제 진정한 비판에 한 번 봉착하게 된 것일 뿐입니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르브론이 NBA에서 전례가 없는 쇼를 한답니다. 일명 디시전 데이, 해석하기에 따라 디시전 쇼.
전 오프시즌에는 휴식 좀 취하기 위해 시즌에 비해 NBA에 많은 시간을 쏟아붓지 않는 편인데, 생각해보면 오프시즌에 조던의 은퇴와 복귀 발표 이후 이토록 세간의, 그리고 저의 주목을 끌었던 기자회견 내지 발표는 이제껏 없었던 듯 싶습니다. 하루종일 신경이 쓰이는, 그런 거 말이죠. 그런데, 'The Shot'은 들어봤어도 'The Decision'이라.
2001년, 역대 최고의 선수가 리그로 다시 복귀한다 아니다 말이 있을 때도 'The Decision' 같은 표현은 없었는데, 르브론은 어느팀에서 뛸 것인지 발표하는 것만으로 'The Decision'이라 불리는 1시간짜리 쇼가 열리니, 이미 2-3년 전부터 2010년 7월 FA시장은 대단한 폭풍이 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있었지만 직접 때가 되어 접해보니 확실히 영향력 하나는 대단합니다. 그 쇼는 르브론 스스로 의도한 것이긴 하지만 말이죠. 아마 코비도 올해 레이커스와 재계약하지 않고 '내가 택할 팀은 오프시즌에 1시간짜리 쇼로 발표하겠다'라고 했다면, 시청률은 꽤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 욕은 엄청나게 먹었을 테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디시전 쇼가 열리기 하루 전에 벌써 ESPN 메인에 기사가 뜹니다. 크리스 브루사드의 소스에 의하면 르브론의 행보는 이미 마이애미로 기울었다는 얘기와 함께 말입니다.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르브론과 웨이드의 결합? 설마 말도 안 되는 꿈이 현실로?
아무리 생각해도 르브론과 아무 관계 없어서 르브론이라는 사람에 대해 모르는 내가 아는 르브론은 이미 바쉬까지 합류하여 웨이드+바쉬가 있는 마이애미로 합류할 그릇이 아닌데. 하지만 그 '아무리 생각해도 드는 생각'은 결국 한낱 제 감성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볼 때, 크리스 브루사드 같은 사람은 남보다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소식 전달로 명맥을 유지하는 사람입니다. 브루사드의 이번 소식이 정말 들어맞을 때 사람들은 그의 소스와 소식들을 앞으로도 더욱 신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며, ESPN에서 곧 있으면 발표될 소식인데 사람들에게 극적인 반전 효과를 주기 위해 일부러 거짓 정보를 뿌렸을 거란 추측도 잠깐 해볼 수 있었으나, 그러한 효과를 기대하는 건 감성에 의하여 제 스스로 만든 것일 뿐 결국은 근거가 없는 제 바람이라는 점을 쉽게 떨쳐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어서 갑자기 지난 일들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더군요. 팻 라일리가 웨이드는 반드시 잡을 것이니 걱정하지 말고 우리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이상의 선수들을 영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며 웨이드에게 안도감을 주는 동시에 히트팬들에게 지켜봐달라고 했던 말들, 알론조 모닝의 오랫동안 팻 라일리를 지켜봐온 자신은 그를 믿고 웨이드는 히트에 머무를 것이며 히트가 누릴 최고의 순간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했던 말들, 르브론이 캐벌리어스에 남을 마음이 있었다면 미시간의 탐 이조가 캐벌리어스의 헤드코치직을 고려하고 있던 때 르브론이 자신의 헤드코치가 될 수 있는 사람에게 관심도 두지 않았다는 미심쩍은 점, 바이런 스캇이 캐벌리어스의 새로운 헤드코치가 되고 나서 르브론은 캠프에서 그와 대면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고 전해들었던 얘기, 우승을 위해 일부러 르브론의 팀으로 온 샥이 이제 와서 캐벌리어스가 아닌 다른 팀을 물색한다는 점, 심지어 지난 시즌 조던을 존중하는 의미로 23번은 리그 선수들끼리 결번시켜야 하고 자신은 오는 시즌 6번을 달겠다고 말했던 때가 히트와의 원정경기가 끝난 직후였는데 조던의 23번이 히트에 영구결번된 것까지 미리 계산에 깔고 있었다는 것인가 하는 온갖 생각들까지.
어쨌든 캐벌리어스, 닉스, 네츠, 불스, 어디든 다 좋으니 히트만 가지 않았으면 하는 게 제 간절한 바람이었습니다.
그리고, 두둥. 무려 1시간짜리로 편성된 쇼가 드디어 시작합니다.
이미 예상은 마이애미로 가는 분위기. 그저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기만을 바랄 뿐.
짐 그레이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연기대상보다 더 뜸을 들이다가 드디어 대망의 발표를 합니다.
그리고 르브론은 준비된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말합니다. 사우쓰 비치. 마이애미. 믿기지 않는.
자신이 오늘 아침에 일어났을 때, 그게 옳은 결정임을 알고 있었답니다.
제가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 했던 건, 르브론이 캐벌리어스에서 우승이란 최후의 목적을 향하면서 보냈던 7년이 무위 내지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까지의 르브론 제임스와 이제까지의 위대한 레전드들이 으레 그러했듯이, 다른 팀에서라도 자신이 중심적으로 팀을 이끌고 다시 우승을 위해 달려가는 불굴의 도전정신과 경쟁심 정도를 당연히 바라고 예상했던 것인데, 지금 르브론 제임스는 '나로서는, 내 능력으로는 여기까지가 한계다'라고, 전국방송을 통해 마치 세상에 공식적으로 선언한 듯한 느낌을 줬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정말 너무나도 예상 밖의 일이라, 꿈에서와는 달리 직접 현실로 맞닥뜨려보니, 거기에 바쉬까지 더하여 맞닥뜨려보니, NBA 팬으로서 정말 슬픈 일입니다.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리그 최고의 선수가, 역대를 통틀어도 찾아보기 힘든 탤런트를 모두 가진 선수가, 역대 최고의 자리까지도 노린다던 선수가, 25살이란 나이로 도전이 아닌 도피를 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말입니다.
르브론은 쇼에서 말하길 자신의 결정에 영향을 끼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나 우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럼 그게 우승을 위한 최선의 도전이지 왜 도피냐고요? 왜냐면 역대 최고급의 그릇을 지녔다는 느낌을 지난 7년 동안 주었던 현 리그 최고의 선수가, '나는 이제 캐벌리어스에서, 닉스에서, 네츠에서, 심지어 르브론 자신이 가면 바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불스에서조차 우승할 자신이 없다'라고 외친 것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르브론은 웨이드, 바쉬와 함께 하기 위해 페이컷까지 감수할 정도로 그에게 필요한 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해왔던 흑인 최고의 부자 같은 것이 아니라, 진정 우승을 원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꿔 말하면 데릭 로즈, 카를로스 부저를 필두로 곧바로 탄탄한 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불스로 가서조차 우승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르브론은 자신하지 못 한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불스로 갔다 할지언정, 현 리그에서 르브론-로즈-부저 트리오에 견줄 수 있는 세 명의 수퍼스타를 지닌 팀이 얼마나 있을까요. 거기에 불스는 새로운 헤드코치로 그 유능하다는 탐 티보도 영입까지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택한 곳이 웨이드에다가 바쉬가 가세한 히트라니.
드웨인 웨이드는 그냥 훌륭한 선수 정도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지금 리그 최고의 선수 하면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 두 선수의 얘기가 나오는 걸 알고 있습니다. 현지에서 리그 최고의 선수 하면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 혹은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입니다. 그러면, 현 리그에서 세 번째로 최고의 선수는 누구라 할 수 있을까요? 리그 탑 3를 꼽는 데 있어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거론되는 선수는? 망설임 없이 당연히 드웨인 웨이드입니다. 제프 밴 건디가 플레이오프 해설 도중에도 탑 3를 르브론 제임스,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드웨인 웨이드로 꼽고, 르브론 디시전 쇼 이후 ESPN의 존 배리가 '명백히 웨이드는 리그 탑 3 중 한 명'이라고 말한 것처럼 말입니다. 가장 최근에 발표되었던 2009년자 SLAM 랭킹 50에서도 웨이드는 르브론, 코비에 이어 3위로 랭크되었던 바 있기도 합니다.
2003년 르브론 제임스의 데뷔 이래 르브론 다음으로 리그가 배출한 가장 뛰어난 선수는 누구일까요? 2004년의 하워드? 2005년의 크리스 폴? 2006년의 브랜든 로이? 2007년의 케빈 듀랜트? 2008년의 데릭 로즈? 2009년의 타이릭 에반스?
혹자는 크리스 폴이라고도 할 겁니다. 폴은 분명 고작 3년차였던 2007-08 시즌에 MVP 코비를 위협하는 선수였고, 르브론 제임스 이상의 모습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대단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웨이드는 폴의 루키시즌인 2006년, 그리고 파이널 시리즈 0-2로 뒤져있던 벼랑 끝 상황에서 리그 역사에 남을 대.활.약.을 보이며 홀로, 원맨쇼로 히트의 프랜차이즈 첫 우승을 안겨주었던 선수입니다. 웨이드 다음으로 팀내 고득점자였던 샥의 평균득점이 파이널에서 13.7점이었던 점을 떠올린다면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가히 전설적인 활약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웨이드가 루키였을 때부터 그를 눈여겨보고, 웨이드를 대단히 특별한 선수로 생각하던 팻 라일리와, 그에 보답한 웨이드의 합작품이었습니다.
물론, 웨이드는 이듬해 뜻하지 않게 치명적인 어깨 부상에 그 다음 시즌에는 무릎 부상까지 겹치며 거의 두 시즌을 제 활약을 보이질 못 하게 되죠.
웨이드의 relentless한 플레이 스타일이 부상이란 운명을 피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다, 이러다가 페니 하더웨이처럼 사라지는 것 아니냐 등등의 말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크리스 폴은 코비에 이어 최고의 가드로 떠오르게 되기도 했죠. 분명 두 시즌을 부상으로 날린 웨이드가 다시 예전의 기량을 찾을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자연스레 따를 수밖에 없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래서 웨이드가 정말로 대단한 선수인 겁니다.
웨이드는 부활을 위하여 팀 그로버의 지독한 재활일정을 모두 소화하였고, 베이징 올림픽을 기점으로 국가대표팀에서 부활의 신호를 알리며, 아니, 그 별들의 별이 모인 리딤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이며 팬들을 반색하게 하더니 리그에서도 자신이 부활했음을, 아니, 그 이상의 모습으로 돌아왔음을 증명합니다.
심한 침체기에 한 번 빠진 선수가 다시 리그 최고 수준까지 부활하는 것은 정말 어지간해서는 목격하기 힘든 광경입니다. 아마도 피땀 흘리는 노력을 곱절로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제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선수들로는 2005-06 시즌의 코비 브라이언트에 이어 2008-09 시즌의 드웨인 웨이드가 유이합니다. 그리고 지난 두 시즌 동안 43승의 웨이드는 49승의 크리스 폴을 제치고 All-NBA First Team에 선정되었고, 47승의 웨이드는 54승의 내쉬를 제치고 역시 All-NBA First Team에 선정되었으며 All-Defensive First Team에 선정되지 못 한 점이 정말 아쉽다, 심지어 일부에선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얘기도 나올 정도로 명실상부 공수 조합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최고의 원맨쇼로 이루어낸 우승이라는 업적까지 지닌 선수입니다. 즉, 2003년 르브론의 데뷔 이래 그 다음으로 리그가 배출한 최고의 선수는 2004년의 하워드도, 2005년의 크리스 폴도, 2006년의 브랜든 로이도, 2007년의 케빈 듀랜트도, 2008년의 데릭 로즈도, 2009년의 타이릭 에반스도 아닌, 바로 같은 2003 드래프티이자 자신보다 두 살 어린 르브론 제임스에 가린, 그리고 또 동포지션의 코비 브라이언트에 줄곧 가려온, 하지만 그들과의 차이는 종이 한 장 정도라 할 수 있는 드웨인 웨이드입니다. 지난 시즌 득점왕인 듀랜트가 향후 이 대열에 끼어들며 웨이드를 앞서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아직은 아니라는 것은 지난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웨이드와 듀랜트가 보여준 활약들만 연상해봐도 누구나 충분히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지난 7년 동안 'The Chosen One' 르브론 제임스를 제외하면 지금의 드웨인 웨이드를 능가하는 모습을 보여준 선수가 아직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이며, 그 범위를 지난 10년까지 넓히더라도 이 얘기는 지극히 유효할 겁니다.
웨이드를 비롯하여 다른 공수 조합 최고의 두 선수는 코비 브라이언트와 르브론 제임스. 이들은 모든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각자의 플레이스타일은 세 명 모두 다르지만, 언제든지 리그 최고 수준의 고득점을 기록할 수 있고, 동료를 살려줄 수 있으며, 최고의 수비를 보일 수 있고, 언제 어느 상황에서든지 득점할 수 있는 다양한 공격옵션과 함께 팀플레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야까지 갖추었기에, 상대팀 입장에서는 클러치 상황에서 가장 두려운 세 선수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셋 중 한 명인 르브론 제임스가,
이 셋 중 한 명인 드웨인 웨이드와 이제 같이 뛰겠답니다.
그것도 모자라, 킹 제임스가 웨이드의 홈이나 다름 없는 마이애미 히트로 팀을 직접 옮겨서.
다음 시즌 르브론 제임스가 퀴큰 론즈 어리나에서 이 모습을 연출한다면 팬들의 반응이 어떨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질 뿐입니다.
어쨌든 Q 어리나가 킹 제임스의 홈이었고,
르브론이 캐벌리어스에서 보낸 7년이 짧은 기간이 아니었다면,
마찬가지로 웨이드가 히트에서 보낸 7년도 짧은 시간이 아니었고,
어메리컨 에어라인즈 어리나는 웨이드의 홈이라는 겁니다.
이곳의 팬들에게 있어서는 그 7년을 함께 한 웨이드가 셋 중 최고의 선수입니다.
더불어 웨이드는 자타 공인 마이애미 히트 프랜차이즈 역대 최고의 선수이기도 합니다.
웨이드는 마이애미 히트 구단 통산 득점 1위, 통산 어시스트 1위, 통산 스틸 1위, 통산 최다 출장시간 1위 기록 보유자이며,
2006년 파이널에서 원맨쇼를 펼치며 벼랑 끝에 몰려있던 팀에 프랜차이즈 최초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준 히트의 프랜차이저 스타입니다.
물론, 이제는 르브론 제임스도 히트팬들에게 있어 아주 소중한, 그들의 새로운 희망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히트팬들이 구단의 역사를 대표하는 얼굴인 웨이드를 일순간에 아래로 두고 르브론에게 MVP 챈트를 외치는 장면은 연상되지 않습니다. 바쉬가 랩터스에 남고 르브론이 랩터스로 가는 일이 만약 일어났다면, 바쉬가 랩터스의 프랜차이저 스타이자 구단 통산 득점 1위, 통산 리바운드 1위 보유자라 할지라도 랩터스의 얼굴은 즉시 르브론으로 바뀌게 되었을 겁니다. 르브론과 바쉬의 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웨이드와 르브론에게 그 정도의 차이는 전혀 없습니다.
웨이드는 2008-09 시즌 49.1%의 야투율로 평균 30.2 득점, 7.5 어시스트, 5.0 리바운드, 2.2 스틸, 1.3 블락을 기록했습니다.
르브론은 2008-09 시즌 48.9%의 야투율로 평균 28.4 득점, 7.2 어시스트, 7.6 리바운드, 1.7 스틸, 1.1 블락을 기록했습니다.
그 시즌 르브론이 웨이드를 확연히 앞서는 평가를 받았던 이유는, 웨이드의 히트는 플레이오프 중위권 팀이었던 반면 르브론은 캐벌리어스라는 팀을 놀랍게도 리그 1위로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제 이들은 한 팀이 됩니다. 둘의 기량을 감안할 때 둘의 스탯은 서로 큰 차이가 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와중에, 둘의 팀성적은 이제 앞으로 계속 같습니다. 웨이드의 공도 르브론의 공이 되는 것이고 르브론의 공도 웨이드의 공이 되는 것입니다. 둘의 스탯이 비슷한 수준이고 팀성적에서 완전하게 동등할 경우, 르브론을 웨이드보다 확연히 앞에 놓아야 하는 근거는 이제 무엇이 될까요? 팀의 마지막 슛을 던지는 선수? 이 또한 르브론이 언제나 1옵션도, 웨이드가 언제나 1옵션도 되지 못 할 것입니다. 우승을 차지한다 하더라도 파이널 MVP 또한 그날 그날 선수 컨디션에 따라 갈리는 수준일 겁니다.
자, 그럼 역대 최고의 자리까지 노린다던 선수가 캐벌리어스에서 과정으로는 최고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고, 이제 히트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습니다. 히트에서 여러 번의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면, 그 영광의 순간들을 함께 한 구단에서 르브론 제임스가 쌓는 기록들은 특히나 값진 것들이겠죠. 그런데 이미 히트 구단의 각종 기록들은 전부 웨이드가 보유하고 있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팀내 통산 득점 기록에서도, 통산 어시스트 기록에서도, 통산 최다 출장시간 기록에서도, 그 외 구단 기록들에서도 웨이드와 함께하는 동안 웨이드를 역전하기는 불가능할 겁니다. 웨이드와 함께 하는 동안 르브론 제임스의 우승반지 또한 언제나 웨이드보다 하나가 적을 것입니다. 이게 말이 되는 얘기일까요? 60년 역사에 현재 30개의 팀을 보유한 리그에서 역대 최고급의 자리를 노린다던 선수가, 한 팀에서 최고의 선수가 되지 못 하고 다름 아닌 현역 팀동료에게 각종 기록들 및 우승횟수에서 밀린다면 말입니다. 이것은 샤킬 오닐이 레이커스 가서 3회 우승했다고 우승횟수와 각종 구단 기록들에서 그에 앞서는 압둘자바를 넘었다고 간주해달라는 넌센스나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맞대결을 펼치면 전통적으로 십중팔구 명승부를 연출하며 최고의 라이벌 중 하나로 지내왔고 앞으로도 행보가 기대되던 라이벌이, 같은 시점에 같은 팀에서 계약기간까지 동일하게 맞춰버리다니요.
묻겠습니다. 이제까지 리그의 Top 3 플레이어들 중 우승을 원한다고 두 명이 합치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습니까?
그 셋 중 두 명이 함께 뛴다고 평가 받던 시점이 있기는 했습니다. 이 둘의 콤비는 사기라고 불리던 시절 말이죠.
그럼에도 이들에게는 르브론-웨이드 콤비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첫째, 코비는 처음에 한낱 애송이 루키로 레이커스에 입단한 위치였고, 결국 자신이 서서히 그 위치까지 성장해나간 것이었죠. 이들은 서로 최고의 기량을 가진 상태에서 '우리 같이 연합해서 우승하자'고 만난 것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둘째, 따라서 자연스레 이들의 전성기 시점은 서로 달랐습니다. 같이 한 기간은 길었으나, 서로가 같이 최고의 수준에 머물렀던 기간은 그에 비하면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그 얼마 되지 않았던 기간 동안 리그를 휩쓸었지만 말이죠.
허나 끝까지 서로 넘버원이 되고자 했던 둘은 결국 헤어졌습니다.
한 시대에 두 개의 태양도 벅찬데, 시대의 태양이 되고자 했던 이들에게 있어 한 팀에 두 개의 태양이란 결국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그런데 현재 가장 빛나는 세 개의 별 중 하나의 별이 과거에 견디지 못 했던 그 상황을,
가장 빛나는 세 개의 별 중 나머지 두 개의 별은,
오히려 서로 자처해서 그 상황을 만들어버리니, 블랙 맘바 입장에선 아마도 듣다가 혀 깨물 소리일 겁니다.
여기에 크리스 바쉬도 더해진다는 얘기입니다.
웨이드가 같은 드래프티인 르브론에 가리는 면이 있었다면, 바쉬 역시 분명히 같은 드래프티 르브론, 웨이드, 멜로에 비해 가려져온 면이 있습니다. 매해 열리는 드래프트, 그 안에서 네 번째로 뛰어난 선수에게 사람들은 그리 열광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바쉬의 기량과 리더십을 가리켜 르브론, 웨이드, 멜로의 레벨에 비할 바가 아니라고 하는데,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그들과 같은 영역이 아니라 해서 바쉬가 뛰어난 선수가 아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사람들은 지금 레이커스의 파우 가솔을 가리켜 더없이 뛰어난 코비의 조력자, BQ가 뛰어나고, 'most skilled' 빅맨이다라는 얘기들을 하는데, 이는 전부 레이커스의 우승 후 가솔에 대한 재평가들입니다. 가솔이 그리즐리스에 있을 때만 해도 그런 얘기 대신 그는 소프트하다, 좀 더 나아가자면 아예 리그와 미디어에서 별달리 큰 관심을 두지 않던 선수였습니다. 가솔이 그리즐리스에 있을 때만 하더라도 노비츠키는 그와 비교된다는 자체에 불쾌감을 드러냈다가 자신의 발언으로 분위기가 이상해지자 원래 그런 뜻은 아니라며 수습하던 촌극도 한 번 있었고, 가솔은 그리즐리스에서 최고의 활약을 보였던 때가 25살의 나이로 보냈던 2005-06 시즌인데 평균 20.4 득점, 8.9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생애 처음이자 그리즐리스 시절 유일하게 올스타전에 한 번 나갔던 선수였습니다.
한편 바쉬는 그때의 가솔과 같은 시점에서 보냈던 지난 시즌에 24.0 득점, 10.8 리바운드를 기록했던 선수입니다. 이조차도 부상 이후 까먹은 기록인데, 바쉬의 월별 기록은 11월까지 평균 25.4-12.2, 12월 평균 21.8-10.2, 1월 평균 24.7-11.7, 그리고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였던 2월 평균 29.2-11.4를 기록했는데, 부상 전까지 25-10 정도를 기록하면서도 단 한 달도 20-10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을 정도의 활약이었습니다. 당시 팀성적도 29승 24패로 바쉬의 부상 이후 랩터스가 연패의 나락으로 떨어지기 전까지 동부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은 낙관적인 상황이었죠. 또한 바쉬는 3년차였던 2006년부터 최근까지 지난 5년 연속 올스타로 선정되어온 선수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카멜로 앤써니가 올스타로 처음 선발되었을 때가 그보다 한 해 늦은 2007년이었습니다.
스탯만큼은 위력적이지 않은 선수? 그건 바쉬의 마지막 이미지가 워리어스전에서 뼈아프게 팁인을 놓쳤던 것 때문인 이유가 크다고 생각하는데, 그 한 경기를 이번 시즌 바쉬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기억한다면 그건 지나친 망각입니다. 보쉬 내지 바쉬로 그가 지난 시즌 부상 당하기 전까지의 시점에 올라왔던 글들을 검색하면 그 당시 사람들이 바쉬로부터 받았던 느낌들이 확인되기도 할 겁니다. 설사 스탯만이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스탯만으로라도 24-10 이상을 기록한 예전 선수들을 찾아보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바쉬는 2009년 플레이오프에 탈락하고도 SLAM 랭킹 50에서 그해 우승을 이루었던 레이커스의 가솔보다 높은 13위로 랭크되었던 바 있기도 합니다.
그러한 웨이드와 바쉬의 대열에 킹 제임스가 합류하는 건 마치 코비와 가솔의 대열에 그가 합류하는 셈이나 비슷합니다. 바이넘+아테스트와 르브론을 맞바꾸는 꼴이랄까요. 게다가 르브론 제임스는 아직도 히트의 로스터는 완성되지 않았다는 말을 했습니다. 아마도 마이애미 히트에는 우승을 원하는 또다른 베테랑들이 합류하게 될 겁니다.
르브론은 쇼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자신은 리그 역사를 통해 혼자서 우승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고, 여러 예를 들어서 언급하기도 했죠. 매직 존슨에게는 카림 압둘자바와 제임스 워디가 있었고, 래리 버드에게는 케빈 맥헤일과 로버트 패리쉬가 있었고, 아이재이아 토마스에게는 조 듀마스, 빌 레임비어가 함께 했고, 던컨에게는 에이버리 존슨, 데이빗 로빈슨, 토니 파커, 마누 지노빌리가 함께 했고, 마이클 조던에게는 스카티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가 있었다며 그랜트는 90년대 초에는 좋은 선수였다고 자세한 부연설명까지도 곁들이는 모습을 보였고, 중반에는 토니 쿠코치와 데니스 로드맨이 함께 했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가깝게는 폴 피어스와 케빈 가넷, 레이 알렌이 함께 하며 우승을 차지했고요.
르브론이 정말 몰라서 그렇게 말하는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그렇게 말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혹시라도 전자일 경우여서 자신도 이러한 결정을 내리고 우승을 여러 번 차지해서 그들과 동등해지고 또 그 모든 레전드들을 넘겠다고 생각한 거라면, 그게 이유라면,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는 재능까지 지닌 선수가 단지 잘못 생각하고 있어서 자고 일어나서 아침에 옳은 결정이라 생각하고 내린 결단이었다면, 이는 더욱 땅을 치고 안타까워할 노릇입니다.
카림 압둘자바는 이미 매직 존슨이 드래프트 되기 훨씬 전부터 레이커스에서 뛰고 있던 선수였습니다. 그러다가 드래프트 1픽을 얻어 매직을 뽑은 것인데, 그때 이미 카림의 나이는 어언 32살이었죠. 3년 후 다시 1픽을 얻어 워디를 뽑긴 했으나, 있는 드래프트 픽이야 뽑아야지 그럼 뽑지 않을 수 있을까요. 그때 카림의 나이는 벌써 35살이었습니다. 이 세 선수 중 어느 한 선수도 리그에서 지금의 르브론처럼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가 우승을 못하니까 우리 우승을 위해 서로 연합하자 이렇게 만들어진 조합과는 거리가 멀다 못해 아예 경우가 다릅니다.
래리 버드와 케빈 맥헤일의 첫만남 역시 미래를 알 수 없는 신인 드래프트에 의한 것이었고 로버트 패리쉬가 합류했었지만 그가 그 시대의 르브론이나 웨이드, 달리 말하면 마치 래리 버드에게 합류하는 매직 존슨 같은 경우와는 지금 제가 있는 곳에서 르브론의 집만큼이나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브랜든 로이가 훗날 코비급으로 성장하고 라마커스 올드리지가 훗날 던컨급으로 성장하는 일이 만약 벌어진다면, 그때 가서 이건 도전정신이 결핍된 구성이다, 이런 비스무레한 얘기라도 나올 수 있을까요? 훗날 케빈 듀랜트가 르브론급으로 성장하고, 러셀 웨스트브룩이 크리스 폴급으로 성장하고, 제임스 하든이 웨이드급으로 성장한다 하더라도 그건 지금의 LBJ, CP3와 D-Wade가 한데 뭉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우이며 사람들의 반응 또한 천양지차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썬더의 영건 3인방이 훗날 모두 최고조로 성장한다고 그 누가 그 광경을 지켜보면서 뿌듯해하면 뿌듯해하지 어느날 갑자기 돌을 던지겠습니까.
던컨의 에이버리 존슨, 조던의 호레이스 그랜트는 르브론과 웨이드의 결합은 제쳐놓고 바쉬 근처에도 미치지 못하는 선수들입니다.
차라리 르브론이 자신의 경우와 비슷한 예를 들려면, 조던이 1차 복귀 후 1995년 플레이오프에서 올랜도 매직에게 패하자 이제 예전 같은 활약을 보일 자신이 없다고 느낀 조던이 샥과 페니가 있는 매직에 합류한다는 식의 상상도 되지 않는 가정을 하는 게 그것보단 적합한 예가 되었을 겁니다. 아니면 우승을 위해 전성기의 칼 말론과 패트릭 유잉과 레지 밀러가 뭉치든가, 자신처럼 7년 동안 우승을 하지 못 하던 샤킬 오닐이 팀 던컨과 합치고 데이빗 로빈슨+@ 주고 당시의 크리스 웨버 정도 받으면 되려나요. 이런 말도 안 되는 가정들. 저러한 가정들조차 이에 비하면 양반입니다. 저 선수들의 전성기 시점이 각각 다르고, 서로의 계약 기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르브론+웨이드+바쉬 조합은 셋 다 최전성기에 셋 다 계약기간까지 동일하니, 흡사 마이클 조던이 배드 보이즈에게 번번이 막히자 '나로서는 이제 여기까지가 한계다, 우리팀은 7년만에 드디어 우승권에 근접하긴 했지만 난 이 선수들로는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 자신이 없다'라고 외치며 찰스 바클리와 존 스탁턴, 아니, 하킴 올라주원과 존 스탁턴의 예가 좀 더 적절하겠군요. 르브론과 웨이드의 경우처럼, 조던과의 갭이 가능한대로 작은 선수여야 하니 말입니다. 이는 같은 드래프티 하킴 올라주원과 존 스탁턴이 합류한 팀에 조던이 페이컷까지 감수하며 찾아가는 꼴입니다. 물론 올라주원도, 스탁턴도 '우리 이제 연합해서 우승하자'는 첫째 목적을 위해 페이컷을 감수한 상태죠. 그것도, 올라주원과 스탁턴이 불스로 오는 게 아니라, 조던이 로켓츠로 찾아가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로켓츠의 23번 유니폼을 입은 조던이 드디어 감격의 첫 우승을 차지합니다. 물론, 파이널 MVP도 미지수가 됩니다. 올라주원의 컨디션이 더 좋은 시리즈였다면, 필 잭슨이 아닌 던 체이니가 여전히 올라주원 중심의, 센터 중심의 농구를 시작으로 전술을 펼치길 원했다면 올라주원이 차지했을 수도 있겠죠. 그럼 그 결과가,
정말 이 결과와 같은 것이 될까요?
사람들이 마이클 조던을 이 경우나 저 경우나 어차피 똑같은 승리자로 평가하고 기억할까요?
르브론이 혹시라도 정말 그렇게 생각해서 이적한 것이라면, 정말 땅을 칠 노릇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생각해보니 옳은 결정이었다는 르브론의 그 결정 하나로 인해,
이제 르브론과 역대 레전드 중 레전드들에게는 큰 차이점들이 생겼습니다.
래리 버드는 셀틱스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셀틱스의 영원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매직 존슨도 레이커스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레이커스의 영원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팀 던컨도 스퍼스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스퍼스의 영원한 영웅이 되었습니다.
코비 브라이언트도 레이커스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주며 레이커스의 영원한 영웅이 되었고,
드웨인 웨이드도 역대 레전드들과 아무 차이 없이 자신의 힘으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히트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그들의 리빙 레전드로 대우 받고 있습니다.
빌 러셀도 보스턴에 우승이라는 영광을 안겨주었고,
역대 최상위권 레전드들 중 우승횟수가 2회로 가장 적은 체임벌린도 필라델피아에서 한 번의 우승은 이루어냈습니다.
끝까지 한 팀에서 뼈를 묻든, 혹은 말년에 다른 팀으로 이적하든, 이러한 레전드들은 자신이 오랫동안 함께 했던 팀에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안겨다줬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오랫동안 함께 했던 팀에서 영구결번은 두말할 것도 없고 그들의 영원한 영웅으로 대우 받습니다. 레이커스로 이적하여 올랜도에 가면 야유를 받던 샤킬 오닐을 예외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는데, 허나 그는 자신의 두 번째 팀인 레이커스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세 번의 우승을 안겨주었고 거기서 자신은 스스로 우승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습니다.
허나 역대 최고의 레전드급으로 남게 되길 기대 받던 르브론 제임스의 행보는 이제 이와는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
하나, 르브론은 캐벌리어스에서 우승을 향하여 7년이란 기간을 보냈지만 결국은 무위로 돌아가게 되었습니다. 어느 레전드는 더 빨리 우승을 이루었고 어느 레전드는 더 늦게 우승을 이루기는 했으나, 결국 그들은 모두 우승을 이루어냈습니다. 하지만 그 팀에서 꾸준히 계속 뛰고도 결국 우승을 차지하지 못 한 레전드들은 무관의 제왕이라 불리는 선수들을 제외하면, 저러한 최상위권 레전드들 중에서는 전무합니다. 언급한대로 샤킬 오닐이 올랜도 매직에서 우승을 이루지 못 했다 할지언정, 그렇다고 그가 자신을 제외한 리그 탑 3 중 한 명과 의도적으로 연합하고 그 구단이 아무리 역사가 비교적 짧은 랩터스라 하더라도 한 프랜차이즈의 통산 득점 1위, 통산 리바운드 1위에 프랜차이즈 스타에 부상을 당하고도 24-10 이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 레벨의 선수를 더한다는, 그 셋이 전부 최전성기에 전부 계약기간까지 동일한, 어찌 보면 정말 허무맹랑하기조차 한 일은 샥에게 있어서조차 상상 속에서도 벌어지지 않았던 일입니다.
둘, 르브론은 캐벌리어스에서 홈팬들에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원을 받으며 7년이란 기간을 보냈지만 결국은 영웅이 아닌 배신자, 나아가 역적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는 역대 최상위급 레전드들은 물론이고 케빈 가넷, 심지어 르브론처럼 우승반지 하나 없는 레지 밀러나 패트릭 유잉, 아이버슨에게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레지 밀러, 패트릭 유잉, 칼 말론, 존 스탁턴, 케빈 가넷 등부터 앨런 아이버슨까지.
이들이 역대 최상위급 레전드들과 명백하게 구분되는 이유는 자신이 오랫동안 한 팀에서 전성기를 보내고도 안타깝게 그 팀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지 못 했다는 점이 가장 큽니다. 하지만 역대 최상위급 레전드들부터 이들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공통점은 있습니다. 자신은 그 팀을 위해 가능한 최선을 다했고, 그곳의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멋진 추억을 남겨주었다는 것입니다. 우승이 훌륭한 선수들의 위대함을 가리는 가장 큰 척도라지만, 이 또한 선수와 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또다른 부분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NBA 관련하여 아시아,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의 알래스카부터 하와이까지 전지역에 걸쳐 연락하는 사람들이 있고, 미네소타에도 몇몇 친구들이 있습니다. 미네소타에서는 아무도 뛰고 싶어하지 않는다, 너의 영웅 알 제퍼슨, 랜디 포이를 위해 브랜든 로이를 포기한 케빈 맥헤일의 혜안은 어디서 나오는 것이냐, 진지하게 미네소타 팀버울브즈와 한국의 프로 우승팀끼리 붙어봤으면 좋겠다 같은 말들을 주고받고는 하죠. 아직도 미네소타의 팬들은 케빈 가넷 같은 대형 프랜차이저 스타를 그리며, 지독히도 목말라하고 있습니다. 20년의 울브즈 역사에서 그들에게 케빈 가넷 같은 선수는 케빈 가넷밖에 없었습니다. 2004년 이후 미네소타팬들 입장에선 정말 대단한 침체기를 계속 보내고 있죠. 자연스레 팀에 대한 응원 및 관심도 줄어들게 되고, 제가 연락하는 그들도 지금 르브론 제임스와 코비 브라이언트 같은 선수를 좋아하긴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들의 생각이 궁금하여 떠보기도 했죠. 케빈 가넷이 잔류하고 2004년처럼 좋은 선수들이 보강되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고. 하지만 그들의 대답은 한결 같았습니다. 아쉽지만 가넷은 할 만큼 했다고. 기왕 보스턴으로 간 거, 이번엔 거기서 우승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제가 그들에게 물어본 시점은 가넷이 보스턴으로 간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전부 예상된 답변들이었습니다. 거기서 가넷을 원망하기엔, 그들에게도 더 이상의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 상황에서조차 가넷을 원망하면 오히려 자신들이 상대방에게 억지스럽고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레지 밀러는 39살까지 18년을 인디애나 페이서스와 함께 했습니다. 패트릭 유잉은 37살까지 15년을 뉴욕 닉스와 함께 했습니다. 존 스탁턴은 40살까지 19년을 유타 재즈와 함께 했고, 칼 말론도 39살까지 18년을 유타 재즈와 함께 하다가 스탁턴의 은퇴 후 우승을 위해 레이커스로 이적하여 마지막 불꽃을 태웠을 때는 이미 불혹의 나이였습니다. 앨런 아이버슨도 11년 동안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와 함께 하다가 덴버 너겟츠로 트레이드 되었을 때는 이미 31살이었습니다. 케빈 가넷은 12년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 함께 하다가 데이빗 톰슨과의 인터뷰에서 승리하고 싶다며 흐느끼는 모습을 보였고, 보스턴 셀틱스로 트레이드 되었을 때 그의 나이 역시 31살이었습니다. 르브론 제임스는 지금 25살이고 1시간짜리 디시전 쇼를 열어 캐벌리어스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희망고문을 던져주다가 전국방송에서 공개적으로 그들을 농락했습니다. 물론 이기지 못 하는 팀에서 무조건 머물라고 요구하는 것은 팬들의 이기적인 발상일 겁니다. 가넷과 아이버슨이 반드시 레지 밀러와 존 스탁턴의 전철을 밟아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당시 아이버슨과 가넷은 서른이 넘은 나이였고, 그들의 식서스와 울브스는 플레이오프 탈락팀이었습니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활약할 수 있는 시간이 정말 조금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어느덧 내리막길로 들어서기 시작하는 그 시점에 우승 가능성이 있는 곳에서 마지막 불꽃을 한 번 살려보고 싶었을 겁니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는 25살이고 캐벌리어스는 지난 2년간 정규시즌 리그 1위팀이었습니다. 그리고 팬들에게 이제 이별한다는 최소한의 조짐이라도 미리 알려주는 대신,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1시간짜리 'The Decision' 쇼를 열면서 캐벌리어스의 구단 관계자들이나 캐벌리어스팬들조차 그 1시간짜리 쇼를 지켜보기 전까지 마치 다음회에 출생의 비밀이 밝혀지는 드라마를 기다리는 시청자의 입장으로 만들고, 그 쇼가 시작하기 전까지 온종일 마음을 졸이도록 만듭니다.
하지만,
르브론은 디시전 쇼에서 마치 다스베이더가 루크에게 '내가 니 애비다'라고 각본에 짜여진 영화대사를 읊는 것처럼 비타민 워터가 가득 담겨진 냉장고 앞에서 담담하게 말합니다.
"I'm going to take my talents to South Beach."
이제 더 이상 르브론 제임스는 이들의 영웅이 아닙니다.
클리블랜드의 한 어린 팬은 "마치 파이널에서 버저비터를 맞고 우승을 놓친 것 같은 마음이다"고 표현했습니다. 클리블랜드의 다른 시민들 역시 "르브론이 클리블랜드를 떠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태도는 이제까지 그를 성원해온 우리들을 전혀 존중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라고 했습니다. 하긴 이러한 결말을 예상하고 최근 'LeBron James Appreciation Day' 행사까지 열었던 것은 아닐 테니까요. 댄 길벗의 분노는 아예 극에 달했습니다. 캐벌리어스의 구단주인 자신조차 지난 플레이오프가 끝난 후부터 지금까지 르브론으로부터 단 한 통의 문자메시지도 받지 못 했고, 르브론이 어느 팀으로 가는지 알게 되는 것조차 더 디시전 쇼 중계가 전파를 탔던 시점에 르브론의 비즈니스 파트너를 통하여 문자 한 통 왔던 게 전부였다고 합니다. 그는 겁쟁이에 배신자인 르브론은 클리블랜드 전체를 무시했다며 울분을 표출했고, 앞으로 자칭 킹 르브론은 클리블랜드보다 먼저 우승할 수 없을 것이라며 저주를 퍼부었죠. 또, 셀틱스와의 시리즈 1, 3차전을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들에서 르브론은 이미 캐벌리어스에 마음이 떠난 상태로 태업성 플레이를 펼쳤다며 비디오 테이프를 분석해보면 알 것이라는 얘기도 했습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영웅이자 현 리그 최고의 선수가,
아니, 클리블랜드 스포츠 역대 최고의 영웅이, 아니면 클리블랜드를 떠나더라도 여전히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던 선수가,
왜 이런 1시간짜리 쇼를 열어 캐벌리어스에서 7년 동안 맹활약을 하고도 한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팬들로부터 역적이 되고,
왜 하고 많은 팀들 중 마이애미 히트로 가서 자기 스스로 팀내 최고의 선수조차 보장 받지 못 하는 상황을 자진하여 만드는 것인지.
대체, 왜. 왜.
어째서.
이제까지 빅 3라 불리는 트리오는 몇몇 있어왔습니다.
이들도 결성하여 단 한 시즌만에 바로 성공가도를 달렸던 3인방이죠.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Run TMC로 유명했던, 팀 하더웨이, 미치 리치몬드, 크리스 멀린도 있었고,
댈러스 매버릭스의 제이슨 키드, 짐 잭슨, 자말 매쉬번도 있었고,
밀워키 벅스의 레이 알렌 - 글렌 로빈슨 - 샘 카셀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마이클 조던도 NBA 선수고 마이크 제임스도 NBA 선수입니다.
마이클 조던도 MJ고 마이크 제임스도 MJ죠.
역시 이러한 빅 3는 같은 빅 3라 하더라도 비교대상이 아닙니다.
제 눈으로 직접 본, 진정한 수퍼스타이자 레전드 3인방이 모여 승리의 1등공신이 셋 중 누구라도 될 수 있는 빅 3를 접한 적은 딱 두 번입니다.
1997년의 하킴 올라주원 - 클라이드 드렉슬러 - 찰스 바클리.
이들의 결성은 당시엔 정말 꿈 같은 일이었습니다. 다만, 자면서 꿈 속에서 분개하는 그런 종류의 꿈이나 상상 속에서도 일어나지 않았으면 할 법한 그런 종류의 꿈이 아니라, 상상 속에서 언젠가 한 번은 접해봤으면 하는, 그런 꿈이랄까요. 전자는 저 위에 앞서 예를 들었듯이 전성기의 샤킬 오닐이 우승을 위해 팀 던컨과 서로 뭉치고 거기에 크리스 웨버가 더해지는 일어나서는 안 될 법한 꿈이고, 후자는 지금 은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샤킬 오닐이 팀 던컨과 함께 뛰고 거기에 크리스 웨버가 복귀를 한다면 최소한 멋진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팬들이 한 번쯤은 떠올려볼 수 있을 법한 상상입니다. 이렇게 장황히 설명하지 않아도, 이 약이 몸에 좋은 건지 아닌지는 먹어보면 몸이 먼저 반응하는 것처럼 당시 이 빅 3를 직접 접해보신 팬분들은 지금의 르브론-웨이드-바쉬 조합과 어디서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분석하고 판단하기도 전에 자신의 본능이 먼저 알아차릴 것임에 분명합니다만, 그 어떤 이견의 여지조차 거부할 정도의 차이가 나는 상황들이기 때문에 계속 끄적이고자 합니다.
1) 두 명이 먼저 뛰고 있었습니다. 이 셋 중 두 명인 올라주원, 드렉슬러는 이미 로켓츠에서 미리 짜여진 상태로 플레이해오던 콤비였죠. 94년에 올라주원이 우승을 거머쥐었고, 95년에 올라주원이 드렉슬러와 함께 하며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말인즉슨, 올라주원은 드렉슬러가 없어도 우승할 수 있음을 이미 증명한 상태였으며 올라주원과 드렉슬러는 바클리가 없어도 우승할 수 있음을 이미 증명한 상태였기에, 바클리가 가세하여 우승에 실패한다고 올라주원과 드렉슬러가 지금의 르브론처럼 빅 3 아니면 우승할 수 없다는 소리를 들어야 할 근거도 없었고 도전정신이 결핍되었다는 얘기를 들을 이유 또한 전혀 없었습니다. 결국 이 조합이 우승을 거두지 못 하자 가장 뼈아파했던 건 역시 바클리였죠. 현재 마이애미의 'The Biggest 3 Ever' 중에선 그때의 바클리처럼 우승 여부에 가장 부담을 느끼고 실패하게 되면 가장 뼈아파해야 할 선수는 두말할 것 없이 웨이드와 바쉬가 합쳐있는 상태인 걸 알고도 나중에 그에 가세하여 있어서는 안 될 법한 조합을 완성시킨 르브론입니다.
2) 명분이 있었습니다. 이 셋은 흡사 지금의 르브론-웨이드-바쉬처럼 그와 비슷하게 모두 83년, 84년 드래프티들입니다. 르브론, 웨이드, 바쉬가 33살이나 34살이 되었을 때 서로 뭉친다면 이는 피어스-가넷-알렌 조합의 보스턴 빅 3보다도 더 늦게 결성이 되는 것입니다. 그럴 경우 사람들의 반응도 당연히 지금과는 달랐겠죠. 당시 로켓츠의 빅 3는 이미 전성기가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올라주원이 34살, 드렉슬러가 34살, 바클리가 33살이었습니다. 이들이 뭉치기 이전해였던 1995-96 시즌에 올라주원이 All-NBA Second Team, 바클리가 All-NBA Third Team이었고 드렉슬러는 선정되지 못 했습니다. 지금의 르브론-웨이드-바쉬 조합 중 둘은 All-NBA First Team에 리그 탑 3 중 두 명이고 그들의 나이는 25살, 26살, 27살입니다. All-NBA Third Team인 32살의 바클리가 이끌던 선즈는 정확히 5할팀이었고, 25살인 리그 최고의 선수 르브론이 이끌던 캐벌리어스는 정규시즌 리그 1위팀이었습니다.
3) 바람이 있었습니다. 이전해 시카고 불스는 역대 최고 성적인 72승 10패를 기록했었고, 거기엔 다시 복귀하여 처음으로 풀시즌을 치렀던 마이클 조던 외에도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94년과 95년의 언터처블급이었던 올라주원의 활약을 바라보면서, 만약 조던이 은퇴하지 않고 있었더라면 조던과 올라주원의 대결은 얼마나 대단했을까, 94년과 95년 불스와 로켓츠의 시리즈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결과는 어떠했을까. 누구나 당시에 한 번쯤은 이러한 생각을 가져봤으리라 믿습니다. 하지만 33살의 올라주원은 예의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 하고, 로켓츠는 소닉스에게 0-4로 완패를 당하며 팬들이 바라던 드림 매치는 성사되지 못 했습니다. 하지만 바클리가 가세한 97년, 로켓츠는 다시 서부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혔고 그것은 곧 불스와의 맞대결이 드디어 성사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주는 것이었습니다. 조던과 올라주원의 진검승부 외에도 피펜과 드렉슬러의 대결, 악동 로드맨과 바클리의 대결까지, 그림도 비교적 잘 맞아떨어졌죠. 84년 드래프트 1픽이 당신에게 주어진다면 당신은 누구를 뽑을 것인가, 아직까지도 이따금씩 나오고는 하는 그 흥미로운 주제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조던이 하필 그 2년 동안 은퇴로 또다른 한 명의 주인공인 올라주원과 맞서는 것을 팬들은 상상 속에서만 접해야 했는데 그 만남이 현실화 될 수 있겠다는 기대감에 더하여, 드렉슬러와 바클리 둘은 그들 나름대로 또 예전 파이널에서 각자 조던에게 진 빚이 있었기에, 진정 흥미 넘치는 대결이 될 것이라 기대 받았습니다. 또, 1995-96 시즌의 시카고 불스가 너무나도 강력했기에 로켓츠의 빅 3가 결성되어도 그들이 사기팀이란 느낌이 아니라, 이 정도는 되어야 시카고 불스에 정면으로 맞대결할 수 있겠다는 시각도 있었고요. 많은 팬들은 명승부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레이커스나, 이미 부상 여파와 노쇠화의 과정을 지나고 있으면서도 내년에는 또 한 살씩 더 먹게 될 보스턴의 빅 3를 넘기 위한 수단이 역대에서 찾아볼 수도 없는 과정에다가 역대에서 찾아볼 수도 없는 선수들의 조합인, 르브론-웨이드-바쉬 연합이라니요.
썩어도 준치라고, 전성기가 지나도 여전히 수퍼스타들이었던 로켓츠의 빅 3는 결과적으로 결성되자마자 곧바로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당시 로켓츠엔 빅 3를 제외하면 그나마 눈에 띄는 멤버들로는 3점 슛터 마리오 엘리, 루키였던 맷 말로니와 노장 백업 센터 케빈 윌리스, 또다른 루키였던 오델라 해링턴 정도뿐이었음에도, 시즌 첫 25경기에서 무려 23승 2패를 기록하였고, 옆동네 동부에선 불스가 22승 3패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서부 1위 코비 브라이언트와 동부 1위 르브론 제임스의 파이널을 기다리는 느낌이랄까요. 최고의 대결인 동시에, 무척이나 현실성 있어보이는 시나리오였습니다. 90년대 4회 우승을 기록한 불스와 2회 우승을 기록한 로켓츠의 90년대 들어 최고의 불꽃 튀는 파이널 드림매치 성사 분위기가 점점 무르익어가던 와중에, 허나 로켓츠의 빅 3는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는지 바클리의 부상을 필두로 로켓츠의 빅 3는 정규시즌 도합 53경기를 결장하며 이후 성적을 다 까먹죠. 그래도 2라운드에서 전년도 서부 컨퍼런스 우승팀이었던 소닉스와 다시 만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 끝에 5점차 신승을 거두며 짜릿한 복수에 성공,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하여 서부 1위였던 재즈와 맞붙어 6차전 4쿼터 종료 3분경까지 10점차로 앞서며 다 잡은 경기였고 이제 파이널 진출에 한 경기만을 남겨둔 상황이자 7차전 경험이 풍부한 로켓츠에게도 가능성이 꽤 있겠다 싶은 순간이었는데, 그 이후 믿기지 않았던 순간이 지금까지도 기억이 나는군요. 5차전까지 평균 29.4 득점으로 맹활약하던 그 올라주원이 6차전에서 단 16점에 막혔고, 이후 괴이한 슛을 시도하더니 그 오스터택에게 두 번 연속 블락을 당했고 수비에서도 베테랑팀답지 않은 넋나간 모습을 보이며 허둥지둥하다가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급기야 동점을 허용, 거기에 경기 종료 직전 공격권까지 헌납. 그리고 인바운드 패스, 말론의 스크린, 스탁턴의 오픈 3점, 스위치된 바클리가 망했다는 표정과 함께 스탁턴에게 돌진했지만, 곧바로 울린 종료 버저에 이어 해설자의 "John Stockton, sends the Utah Jazz to the NBA Finals!!" 멘트, 그리고 무뚝뚝한 남자 제리 슬로언이 환호하며 뛰어나오던 장면까지. 그게 파이널은 아니지만 저에게 있어 '버저비터를 맞고 드림매치가 좌절된 느낌'이자, 믿기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감수성 넘치던 그 시절의 제가 받았던 그 믿기지 않았던 느낌조차, 어느덧 30대 아저씨가 되어 정말 웬만한 일이 아니고서는 눈도 꿈쩍하지 않는 지금의 제가 느끼는 허무함까지는 아니었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저를 슬프게 만드는군요.
이듬해 로켓츠의 빅 3는 35살, 35살, 34살이 되었습니다. 도합 61경기를 결장했고, 드렉슬러는 겨우 70경기를 채웠고 바클리는 시즌의 절반을 날렸고 올라주원도 단 45경기만 출장했습니다. 그들은 어느덧 서부 플레이오프 8번 시드로 올라가게 되었고 1라운드에서부터 전년도 서부 컨퍼런스 챔피언이자 자신들에게 뼈아픈 패배를 안겨주었던 유타 재즈와 다시 만나 마지막 5차전까지 끌고 가며 희망고문을 던져주다가, 5차전에서 완패했습니다. 아니, 희망고문이랄 것도 없겠군요. 그해 이미 저는 유타 재즈의 대단함에 다시 한 번 감명 받으며 재즈와 불스, 제 2의 쇼타임으로 불리던 레이커스의 경기를 가급적 더 많이 챙겨보던 시절이었고, 로켓츠의 빅 3는 이미 끝났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클리는 플레이오프에서 9.0 득점, 5.3 리바운드를 기록한 게 전부였고, 마지막 5차전은 부상으로 뛰지도 못 했습니다. 올라주원은 심장병으로 위태위태했고, 드렉슬러도 이제 끝인 걸 알았는지 은퇴하며 그렇게 이 빅 3는 2년만에 막을 내렸습니다.
또 다른 빅 3는 당연히 앞서도 언급되었던 이들입니다.
솔직히 전 이들이 결성되었을 때 로켓츠의 빅 3만큼 반기지 않았습니다. 근 10년만에 다시 한 번 수퍼스타들이자 각 팀의 에이스, 리더들이었고 명예의 전당 헌액 예정자들로 결성된 진정한 빅 3였는데, 로켓츠의 빅 3와는 어느 정도 차이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1) 로켓츠의 빅 3보다 더 젊은 시점에, 셋 다 최고의 기량을 아직까지도 어느 정도 보유한 상태에서 뭉쳤기 때문입니다. 피어스는 이전해까지도 25.0-5.9-4.1을 기록하고 있던 선수였고, 케빈 가넷은 22.4-12.8-4.1, 레이 알렌은 커리어 하이인 26.4 득점에 4.5 리바운드, 4.1 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2) 두 명의 콤비가 뛰고 있던 상황에서 전성기가 지난 한 명이 더 추가된 것이 아니라, 셋이 한꺼번에 결성이 되었습니다. 가세가 아니라, 연합이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3) 올라주원은 이미 자신 스스로 우승을 이루어냈고, 드렉슬러는 그 올라주원과 콤비를 이루며 다시 우승을 거머쥐었습니다. 바클리가 오기 전에 수퍼스타 셋이 뭉치는 빅 3가 아닌 모습으로도 우승으로 증명을 한 선수들이었다는 겁니다. 또, 올라주원은 말할 것도 없고 드렉슬러와 바클리는 이미 블레이저스와 선즈를 자신들의 힘으로 파이널까지 진출시켰던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피어스와 가넷, 알렌은 셋이 합쳐도 이전까지 파이널 진출 횟수가 0회였습니다.
생애 두 번째로 직접 보는 진정한 빅 3. 이들 역시 결성되자마자 곧바로 굉장한 위력을 보였습니다. 97년 로켓츠의 빅 3가 부상 당하기 전까지 23승 2패로 그렇게 잘 나갔는데, 이들도 29승 3패까지 기록하며 불스의 72승 기록을 깨느냐 마느냐 얘기까지 나오고는 했습니다. nba.com에선 아예 1995-96 시즌 불스의 일정과 2007-08 시즌 셀틱스의 일정표를 함께 보여주며 팬들이 그 기록을 하루하루 체크할 수 있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혹스와의 1라운드, 캐벌리어스와의 2라운드 모두 7차전까지 가면서도 꾸역꾸역 올라가더니 2000년대 동부 강호 대표 중 한 팀이었던 피스톤즈까지 누르고 파이널 진출, 그리고 가솔이 가세한 코비의 레이커스를 누르고 가넷의 "Anything's possible, Anything's possible!!!!!!!!"
로켓츠의 빅 3와는 세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었지만, 그래도 전 이들을 단 한 번도 비판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 마음 속에 두었던 4)번에는 이들 모두에게 '명분'이 있었다는 겁니다. 이 세 명은 모두 당시 로켓츠에 가세하던 찰스 바클리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넷이 바클리처럼 팀을 파이널까지 이끈 적은 없었지만, 2003-04 시즌 스프리와 카셀이라는 수퍼스타가 아닌 조력자 둘이 가세하자, 만년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팀이 바로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진출하고 가넷은 그해 시즌 MVP를 수상했다는 점을 결코 간과할 수 없었고, 피어스와 알렌 역시 파이널까지는 아니지만 한때 팀을 컨퍼런스 파이널 6, 7차전까지 이끌었던 선수들이라는 점도 간과할 수 없었습니다. 이 셋 모두는 그정도까지 보여준 전례가 있고, 할 만큼 했으며 결성 당시에는 그러해도 결국 30줄에 들어선 선수들인만큼 그 기량이 그리 오래 유지되지는 못 할 것이라는 점에서,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에서 마지막 투혼을 불사를 수 있는 명분만은 충분했습니다.
단, 이들의 우승 후 우승이라는 것에 대하여 처음으로 다시 재고해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던 것만은 아직까지도 제 마음 속에 풀리지 않는 의문부호로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패트릭 유잉, 레지 밀러, 칼 말론, 찰스 바클리, 앨런 아이버슨 같은 뛰어난 선수들을 불운한, 무관의 제왕 같은 식으로 표현합니다. 우리는 이들이 불운하다 하면서도, 평가에 있어서는 마치 이들이 기량은 훌륭했지만 팀을 우승으로 이끄는 그 '무엇'인가가 모자랐기에 이루지 못 했다는 것처럼 냉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우승을 이룬 레전드들에 비교하여 분명하게 평가절하합니다. 허나 유잉과 밀러, 말론이 빅 3를 결성했다면 정말 그래도 우승을 하지 못 했을까요? 과거 부상 당하기 전까지 로켓츠의 빅 3와 역시 가넷이 부상 당하기 전까지 셀틱스의 빅 3가 결성되자마자 곧바로 대단한 위력을 보여주었던 점을 떠올려본다면, 존 스탁스가 94년 파이널 7차전에서 야투 18개를 던져 16개를 놓쳤던 활약에도 불구하고 유잉이 대망의 우승에 단 7점이 모자랐던 점, 레지 밀러가 98년 우승팀이었던 조던의 불스를 동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7차전까지 몰아세우며 승리까지 단 6점이 모자랐고 페이서스의 홈에서 열렸던 세 경기에서는 모두 승리를 거두었던 점, 98년 조던이 말론의 재즈를 누르는 데 있어 두 번의 훌륭하고 한 번의 기적 같았던 연속적인 활약이 없었다면 결과를 알 수 없었다는 점 등, 이 세 명은 모두 자신이 팀을 파이널까지 진출시켜본 선수들이면서도 한 끗 차로 고배를 마신 경험들이 있는 선수들이었습니다. 유잉과 말론, 밀러 이 셋이 우승을 위하여 30줄에서라도 한 팀에 뭉쳐 연합했더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90년대의 역사와 조던, 그리고 이들에 대한 평가는 꽤나 달라졌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그 답을 구하려 했습니다. 기량이 훌륭한 선수들은 정말 많은데, 팀을 우승으로 이끌 수 있는 그 '무엇'의 실체가 무엇일까. 다만 그 '무엇'이, 일정 수준 이상의 훌륭한 선수들이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라도 자신들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는 운만 아니길 바라며.
헌데,
이건 대체??
마치 서태지와 아이들의 컴백 콘서트 같은 분위기가 풍깁니다.
역시나 마이애미의 서태지는 가운데 있는 사람처럼 느껴지는군요.
이것이,
제가 두 눈으로 본 최초로 리그 탑 쓰리 중 한 명이 다른 리그 탑 쓰리 중 한 명과 연합하며 더 쉬운 길을 선택한 결과입니다.
왜 리그 탑 쓰리 중 둘이 함께 하면 안 되냐고요? 왜 쉽게 우승하면 안 되냐고요?
안 된다는 법은 없습니다.
르브론 제임스 얘기를 하면서 베지트 얘기를 꺼내게 될 것 역시 꿈에도 상상하지 못 했습니다.
드래곤볼을 보지 않으신 분이라도, 저기 늙은 선대 계왕신이 이미 말풍선으로 어느 정도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천하제일무도회에서 피콜로 대마왕과 싸우다가 신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피콜로의 공격을 한 번 막아주며 피콜로를 함께 쓰러뜨리자고 권하자, 오히려 그 신을 저지하고 피콜로에게 아까 한 방을 그대로 자신에게 먹이라고 했던, 그리고 셀게임에서 자신과 싸운 후 지쳐있던 셀에게 손오반과 공평한 대결을 펼치라고 선두를 던져줬던 손오공은, 여기서도 자신의 라이벌이자 탑 3 중 한 명인 베지터와 합체하여 더 쉽게 부우를 요리할 수 있었으나, 부우의 합체 역시 풀어지자 자기 스스로의 힘으로 싸워보겠다는 말을 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어차피 최후의 목적은 부우를 쓰러뜨리는 것인데. 그러면 안 된다는 법은 없는데. 바로 손오공의 자존심과 경쟁심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알 수 없지만, 가능한 공평한 선에서 누가 더 강한지 직접 가려보자고. 만약 손오공이 그런 마인드를 지니지 않았더라면, 드래곤볼이 가진 재미는 반감되었을 테고 최고의 작품 중 하나로 남을 일도 없었을 겁니다. 그냥 합체해서 몇 컷만에 끝내버리고, 이겼다, 지구를 구했다, 이런 스토리는 팔리지도, 독자들이 바라지도 않습니다. 결과는 같더라도, 그 기나길면서 감동적인 과정을 즐기고, 회자하는 겁니다. 이제까지 이런 작품은 본 적이 없다고. 그리고 이제까지 이런 선수는 본 적이 없다고.
물론, 우승을 갈망하던 코비 브라이언트도 플레이오프 1라운드급 팀에서 더 이상은 못 견디겠다고 선언한 적이 있었고, 케빈 가넷도 이젠 승리하고 싶다며 흐느끼다가 보스턴으로 이적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겐 명분이 있었습니다. 코비의 팀은 콰미 브라운, 스무쉬 파커, 룩 월튼, 사샤 부야치치, 당시만 해도 비판 받기 바쁘던 라마 오덤에 당시만 해도 콰미의 백업센터였던 바이넘 등이 포진한 팀이었고, 플레이오프 1라운드가 한계였습니다. 시카고 불스로 간다는 말이 나왔던 2007-08 시즌, 코비의 나이는 29살이었습니다. 가넷은 위에 언급한대로 31살에 보스턴으로 갔고요. 그런데 르브론의 팀은 지난 2년 동안 정규시즌 리그 1위에 지난 시즌은 비교적 압도적으로 정규시즌 1위였고, 콰미 브라운 대신 샤킬 오닐, 스무쉬 파커 대신 모 윌리엄스, 라마 오덤 대신 앤트완 재미슨, 사샤 부야치치 대신 앤써니 파커, 룩 월튼 대신 앤드류 배러조우가 있는 팀이었습니다. 르브론의 나이는 25, 이번에 6년 계약이 끝나면 그때 보스턴으로 갔던 가넷의 나이와 같아집니다. 그리고 택한 팀이 웨이드와 바쉬가 있는 마이애미 히트.
코비가 파이널 7차전 승리 직후 기자들과의 인터뷰 중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Q. If you don’t mind one quick look ahead, if you’re able to get back here next year, can you envision it would be impossible that you’d play in some LeBron Wade, LeBron Bosh combination, playing against a team with multiple guys like that?
혹시 지금 당신이 잠깐 앞을 내다보는 것이 괜찮다면, 만약 내년에도 파이널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면, 르브론-웨이드나 르브론-바쉬 같은 수퍼스타 조합을 가진 팀과 상대하는 것이 어떨지 얘기해줄 수 있나요?
KOBE BRYANT: What is it with you, you want to just emotionally drain me? I don’t want to think about that. Those guys, I’ve seen those guys up close and personal. I don’t want to think about playing against both of them at the same time. I want to enjoy this for a little bit.
왜 그러십니까, 지금 제 이 기분을 다운 시키려고 작정이라도 했나요? 그런 생각은 해보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 녀석들을, 전 (베이징 올림픽 기간 동안) 옆에서 아주 자세히 보았습니다. 그중 두 명을 동시에 상대해야 한다는 건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전 지금 이 순간을 좀 즐기고 싶다고요.
그리고 지금, 둘이 아니라 셋이 있습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겨라.'
속으로 이렇게 외칠 세 명이.
DW: 내가 이번 파이널 7차전을 직접 가서 봤는데 말야. 코비가 아주 그냥 헉헉 대더라고. 팔팔한 우리가 락다운 시켜버려야겠는데, 누가 막을까?
LBJ: 나한테 맡겨 줘. 그 녀석은 훨훨 날아다닐 때도 날 상대로 한 번도 40점을 넘겨 본 적이 없다고. 그리고 우리가 여섯 번 우승하면 우린 코비를 넘게 되는 거지.
CB: 아주 좋은데? 그럼 난 팀 던컨을 넘고 역대 최고의 파워포워드가 되는 건가?
LBJ: 누구도 혼자 우승한 적이 없어. 역사를 보라고. 다 우리처럼 함께 우승한 거란 말야. 던컨은 에이버리, 조던은 호레이스.. 그러니까 당연한 거지.
CB: 히히.
DW: 근데 난 그렇게 되면 우승반지 일곱 개가 되는 건데?
LBJ: 그럼 넌 조던까지 넘는 거라 해두지.
SH(Skin Head): "We are all witnesses."
르브론은 60년의 역사를 가진 리그에서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마음 안에 담아두고 있던 불문율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명분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모두 우승에 한 끗 차까지 다가갔었던 패트릭 유잉, 레지 밀러, 칼 말론. 30줄에도 빅 3는커녕 다른 팀의 수퍼스타와 합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이들이 만약 전성기를 누리고 있을 때 다같이 합쳤다면. 그리고 그 계약기간이 다같이 6년 동안 계속되는 것이라면.
아니, 일단 역대 최고급이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이자 리그 탑 3 중 한 명이 리그 탑 3 중 다른 한 명과 합쳐야 하고, 또한 그들이 동시에 전성기를 보낼 수 있어야 하니 같은 드래프티 정도로 감안해서, 존 스탁턴이 올라주원의 로켓츠로 이적하고, 이어서 조던이 당시 우승권에 상당히 근접해있던 불스를 우승으로 이끌 자신이 없다며 1시간짜리 'The Decision' 쇼를 연 다음, 게토레이가 가득한 자판기 앞에서 '전 휴스턴으로 갑니다' 선언. 페이컷까지 감수하고 이미 존 스탁턴이 올라주원과 합류해있는 로켓츠로 이적, 한편 시카고팬들은 조던의 23번 저지를 불태우고. 센터인 올라주원과 득점을 나누어야 하니 득점왕 또한 보장되진 않겠군요. 아니, 그래도 지금의 르브론보단 유리하겠군요. 스탁턴이 바쉬만큼 득점할 수 있는 선수는 아니니까. 어쨌든, 그렇게 조던이 로켓츠에서 여섯 번 이상의 우승을 거머쥐었다면. 여전히 역사에 남을 만한 훌륭한 선수로 회자될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아무리 뭉쳐도 그 기량이 완전히 묻혀질 수는 없을 테니까요.
하지만, 조던이 역대 최고의 경쟁심을 가진 선수로 회자되었을까요? 시카고에선 역적 취급을 받고, 전세계적으로는 역대 최고의 선수이자 사람들의 영원한 우상으로 여겨진다?
혹여, 중도에 샤킬 오닐, 페니 하더웨이, 칼 말론 같은 조합을 만나게 되지는 않을런지?
스탁턴은 분명 더 위대한 선수로 남게 되었을 겁니다. 조던과 올라주원의 업적 중 어느 정도는 스탁턴에게 흡수되기 때문입니다. 바쉬 역시 마찬가지로, 20-10 이상 기록하다가 언젠가 사라지는 바쉬보다는 17-10을 기록하더라도 여러 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바쉬가 훨씬 위대한 선수로 남게 될 겁니다. 르브론과 웨이드의 업적이 서로 흡수되면서, 또 그 둘의 업적이 바쉬에게 흡수될 테니까요.
그럼, 우승의 가치라는 것은 뭘까요?
당신이 바쉬는 훌륭한 선수이지만 랩터스를 여러 번의 우승으로 이끌 정도의 그릇까지는 절대 아니라고 생각해왔다면, 바쉬는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선수입니다.
르브론 제임스를 봅시다. 올해 우승이 유력시 되었던 르브론의 탈락, 하지만 여전히 25살. 르브론의 미래를 그 누구도 여전히 확답할 수 없었습니다. 르브론이 캐벌리어스에서 결국은 다이너스티를 이루고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는 경우와, 캐벌리어스에서 끝내 우승을 이루지 못 하고 제 2의 칼 말론이 되는 경우의 수. 어느 정도까지의 예상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이 정도의 미래는 먼 훗날 시간만이 말해줄 수 있는 범위일 뿐 그 누구도 그의 먼 미래를 미리 벗겨볼 수 없습니다. 다만 만약 르브론의 미래가 후자일 경우라면, 지금의 르브론은 딱 그 정도의 선수겠죠.
나이대가 어중간한 웨이드는 기량면에선 몰라도 일반적으로 코비의 업적을 넘어서리라고는 예상되지 않는 선수였습니다. 코비와 4살 차이가 나는데, 갑자기 4년 동안 4핏을 이루어내야 코비의 우승횟수와 같아지기 때문이죠. 지금 이 연합군 결성 전까지만 하더라도 마이애미 히트의 미래는 알 수 없었으며, 웨이드가 히트에 남을지조차 미지수였을 뿐입니다. 물론 웨이드가 4핏을 이루어내면 코비와 비교되고 코비보다 더 위대하다는 평가까지도 들을 법 하지만, 일어나지 않을 법한 일이었기에 사람들에게는 그런 기대가 없었던 겁니다. 그럼, 웨이드도 더도 덜도 아닌 딱 그 정도의 선수이겠고요.
그런데, 지금 모두 절친 사이인 이 세 명이 가세한 연합군이 앞으로 커리어가 끝날 때까지 주욱 함께 한다면? 웨이드와 코비의 우승횟수는 역전될 가능성까지 떠오르게 됩니다. '일어나지 않을 법한' 가능성에서, '십중팔구 그렇게 될' 가능성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가능성까지로는 변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코비가 이 연합군의 태클로 향후 3-4년 동안 우승하지 못 하다가 말년을 보내고, 이 연합군이 커리어 끝까지 유지되면서 네 번의 우승을 이루어낸다면 웨이드와 코비의 우승반지는 같아지고, 다섯 번일 경우 역전이 됩니다.
즉, 세 명이 합치지 않았다면 셋 모두 더도 덜도 아닌 그 정도의 선수로 남게 될 가능성도 있던 상황에서, 이제는 이 세 명의 훗날 평가가 자신들이 가진 그릇들에 대비하여 한꺼번에 모두 바뀔 수도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우승의 가치라는 것은 뭘까요?
왜 그 수많은 수퍼스타 및 레전드들은 우승을 이루지 못 해서 그렇게 눈물을 흘리고, 왜 우승 문턱에서 무너지고 좌절을 해왔던 것일까요?
보스턴의 빅 3를 보시기 바랍니다. 30줄이 지나서도 어느 정도의 기량까지만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이라면, 누구나 우승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줬습니다. 가넷과 피어스와 알렌은 2006-07 시즌에 각자의 팀에서 도합 87승을 기록했습니다. 3으로 나누면 평균 29승입니다. 그 선수들이 한데 모여 결성되자마자 곧바로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증명을 했습니다. 평균 29승팀의 선수들이라도 셋이 모이면 그만큼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증명했습니다. 당신이 나이 30줄이지만 어느 정도 이상의 기량을 갖고 있는 수퍼스타이며, 팀을 29승 이상으로 이끌 수 있습니까? 그러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당신과 비슷한 입장에 처한 두 선수를 더 찾아서 뭉치시기 바랍니다. 우승이 100% 보장되는 건 아니지만, 결성되자마자 곧바로 우승권에 훨씬 가까워진다는 사실은 진리입니다 - 그들에게 이렇게 외쳐주면 간단할 텐데 말이죠. 천하의 르브론 제임스도 25살의 나이에 우승을 위하여 페이컷을 감수하는 세상인데, 내 자존심은 그걸 허락치 않는다라고 당당하게 외칠 선수 그 어디에 있단 말입니까? 보스턴의 빅 3는 이번 파이널 전에 여러 번 외쳤습니다. 우승반지 하나로는 부족하다고. 케빈 맥헤일이었나, 마이클 조던이었나, 갑자기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는데 피어스가 그 중 한 명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우승 한 번은 사람들이 운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두 번부터라면 누구도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그 말을 인용하면서 두 번째 반지를 정말 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나이 30줄 넘어서 그러지 말고 이 히트 연합군처럼 더 젊었을 때 진작에 합쳤더라면 훨씬 좋았을 텐데 말이죠. 돈도 많은 이 억만장자 선수들이 페이컷이라도 감수하면서 그것을 여러 번의 우승이라는 명예와 맞바꿨다면, 르브론의 논리에 의거하여 가넷은 이미 던컨과 진지하게 비교되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인데 말입니다. 여전히 억만장자에다가, 데이빗 톰슨 앞에서 승리하고 싶다고 흐느낄 일도 없이 명예로움과 행복함을 누리는 NBA 라이프.
20년 이상 NBA를 보아오면서 그 구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꿰차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가로늦게 가장 기본적인 우승이란 가치에 대하여 의문과 회의를 느끼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알면 알 수록 더 어렵다는 게 이런 걸까요.
하긴, 르브론과 아무 관계 없어서 르브론이라는 사람에 대해 모르는 내가 아는 르브론은 누구보다 야망이 큰 선수라고 생각해왔는데,
현 NBA의 대표급인 선수에 대해서조차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있었으니 제가 뭘 제대로 안다고 할 수나 있겠습니까.
그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자.
그리고 제 의문에 대답해줄 한 사람을 찾았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분.
그래서 제가 특별히 마이클 조던에게 물었습니다.
우승이란?
MJ: 몰라!! 묻지 마!! 씨.. 성질이 뻗쳐서 증말.
3J(JJI JIRI): 왜여.
MJ: 얘네 지금 뭐하자는 거야?
- SOUTHEAST라 써놓고 죽음의 조라 읽음 - | |||||||||||||
Orlando | |||||||||||||
Atlanta | |||||||||||||
Miami | |||||||||||||
Charlotte | |||||||||||||
Washington |
3J: ... 앞으로 걱정이 많으시겠네요. 선수로서도 르브론 제임스에게 추월 당하고, 구단주로서도 내내 태클 당할 테니..
MJ: 뭐라고? WTF?
3J: 제가 본 로켓츠의 빅 3와 셀틱스의 빅 3를 떠올려본다면, 이들이 앞으로 커리어 끝까지 함께 한다면 여섯 번 이상의 우승도 가능하다고 봅니다.
MJ: 그래서?
3J: 전 르브론 제임스가 여섯 번 이상 우승하면 당신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왔습니다.
MJ: 지금도?
3J: 뭐가 다르죠. 당신에게도 호레이스 그랜트가 있었는데. 그 뭣이냐, 90년대 초반에 잘 나갔던. 토니 쿠코치도 있었고요. 당신도 빅 3.
MJ: 가슴에 손을 얹고 너의 본능에 물어봐라. 르브론이 이 상태로 여섯 번, 아니 일곱 번 우승하면 나를 능가하는 건지.
3J: ...
MJ: 그리고 네가 지켜봤던 내가 어떠했는지.
3J: 그렇군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저의 본능이 알겠습니다.
MJ: 이제 알겠지?
3J: 예, 르브론이군요.
MJ: 넌 앞으로 NBA는 보지 말고 야동이나 봐라.
3J: 조크였습니다. 잘 알았습니다. 캄사합니다.
MJ: 필요 없어!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아직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까요. 팀을 29승 이상으로 이끌 수 있는 수퍼스타들이 25살 남짓하여 연합군을 편성하고 우승을 노리는, 그런.
르브론이 이런 생각을 가졌었다고 하죠. 우승반지 하나 없이 아픈 무릎을 가지고 계약이 끝나는 31살을 맞이할 가능성이 걱정된다고. 분명 그러한 결말보다는 이러한 연합군을 결성하고서라도 2-4회, 아니, 어쩌면 한 번의 우승만 차지할 수 있게 되더라도 그보다는 훨씬 나은 결말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한 하이 리스크를 피하기 위하여 르브론은 안전한 로우 리워드를 택했습니다.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는 꿈은 포기한 채. 정말 슬픈 일입니다.
아.. 잠깐만, 글을 쓰는 도중에 방금 르브론으로부터 영혼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받아보겠습니다.
3J: 여보세요?
TCO(The Chosen One): 너, 자꾸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줄줄 늘어놓는데.
3J: 저.. 내가 형인데?
TCO: 얼굴은 내가 더 압도적이니 자세한 건 생략하자.
3J: 그래.
TCO: 대체 뭐가 그렇게 불만스러운 건데?
3J: 역대 최고의 선수를 노린다던 네가 스스로 그 가능성을 막아버렸잖아. 드웨인 웨이드와 합류하고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TCO: 아까부터 자꾸 나를 가리켜 '역대 최고의 선수를 노린다던 선수'라는 표현을 쓰던데, 정작 난 그런말 한 적이 없는데.
3J: 그랬나?
TCO: 훌륭한 선배 선수들을 존경하고, 나도 그들처럼 후세에 내 이름이 남게 되길 바란다고만 했어.
3J: 그건 그냥 뻔한 언론용 멘트잖아. 넌 언론을 가장 잘 다루고, 흑인 최고의 부자가 되고 싶어하고,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어해.
TCO: 누가? 너가?
3J: 너지.
TCO: 언론용 멘트라는 근거는?
3J: 엉? 없는데.
TCO: 흑인 최고의 부자가 되고 싶다면 난 뉴욕으로 갔어야 앞뒤가 맞지 않겠어?
3J: 음..
TCO: 이적하지 않고 클리블랜드에 잔류하더라도 난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었지. 그런데 내 친구들과 함께 뛰면서 우승하기 위해 난 페이컷까지 감수했어.
3J: ...
TCO: 너라면 더 많은 돈을 벌겠다면서 봉급이 더 적은 곳으로 가겠냐?
3J: ... 그럼 그건 그렇고, 마이클 조던을 넘는 선수가 되지 않겠다는 거냐?
TCO: 난 조던을 넘겠다는 말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그가 내 우상이었다는 말은 했어도.
3J: 그럼 코비 브라이언트까지만 넘겠다 이거냐?
TCO: 난 코비를 넘겠다는 말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코비는 훌륭한 선수고, 그를 최고의 선수로 생각한다고 말한 적은 있어도.
3J: 그럼 왜 2008년 레이커스와의 원정경기 4쿼터 마지막 코비와의 매치업에서 구든이 스크린을 걸어주러 오는데 그를 거부하고 1:1을 고집한 거야?
TCO: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거야?
3J: 전국중계 되었던 그 경기에서, 다름 아닌 코비 앞에서 그 슛을 성공시킴으로써 이제 너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세상에 보이려는 의도였지.
TCO: 오버하네.
3J: 글쎄. 지난 시즌만 하더라도 넌 레이커스와의 홈경기에서 승리가 확정되자 에미넴의 랩을 구사하면서 오버 액션을 펼쳤다고. 이제 너의 시대가 온 것처럼.
TCO: 그건 나의 스타일일 뿐이야. 그 경기가 끝난 후 난 최고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것은 정말 짜릿한 일이라고 했지. 왜 즐겁지 않겠어? 나머진 다 너가 지어낸 해석일 뿐이야.
3J: 넌 Chosen One이잖아.
TCO: 그래, 나의 닉네임이지. 하지만 그것도 언론에서 먼저 만들어낸 거야.
3J: 그래서,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될 야망도 없고, 흑인 최고의 부자가 될 야망도 없고, 너가 선택 받은 자도 아니라고?
TCO: 난 내 입으로 팬들에게 그렇게 말한 적이 없어.
3J: 조던이나 코비였다면, 웨이드급의 선수와 함께 뛰는 결정을 내리진 않았을 거야. 그것도 제발로 웨이드의 홈까지 찾아가서.
TCO: 조던은 조던이고, 코비는 코비고, 나는 나일 뿐이야.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내가 내리는 결정도 사람들이 아니라 나의 것이야. 그게 잘못된 거야?
3J: ...
TCO: 난 누굴 넘기 위해 우승하는 게 아니야. 그냥 너무나도 우승을 하고 싶을 뿐이라고. 내 친한 친구 웨이드, 바쉬와 함께 하면서 우승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어.
3J: 그래, 잘못된 것은 아니지. 잘못된 것은 오히려 나일지도. 나는 언제나 너의 활약과 네가 우승을 향해가는 과정을 떠올리며 너의 역대 랭킹을 어디에 놓을지만 신경쓰려 하고 있었던 것 같다.
TCO: 그래?
3J: 어느 순간부터인가, 나는 항상 누가 누구를 넘고 누구의 순위가 어떻다는, 순위 매기기에 너무 집착해왔던 것 같다. 우승을 몇 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해야 누구를 확실히 넘고 역대 랭킹 몇 위에 든다는, 그런. 우승의 가치라. 내가 처음 NBA를 접했을 때,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나는 이런 우승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고 저런 우승은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기 때문에 NBA에 매료되었던 것이 아니었던 듯하다. 단지 최고의 선수들이 땀 흘리며 최선의 모습을 다하여 최고의 활약을 펼치는, 무엇보다 그러한 모습에 반했던 듯하다. 르브론 제임스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되어야 한다는, The Chosen One이야말로 내 욕심에 의해 내 스스로가 만들어낸 괴물이자 허상인 듯하다. 르브론 제임스의 선택은 르브론 제임스가 하는 것이고, 분명 다음 시즌에도 여전히 멋진 활약을 보여줄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며, 르브론 제임스는 그의 소망대로 훗날 훌륭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남게 될 것은 변함이 없는데.
이제,
내 안의 너를,
내 스스로의 욕심에 의해 만든 그 허상을 진심으로 놓아주려 한다.
안녕.
|
정말 좋은 글입니다.
정말 좋은 글입니다. 긴 글 시간가는줄 모르고 읽었네요 ㅎㅎ
아~~ 다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잘읽었습니다. 조던레바논님이 닉넴바꾸신거였나요? 까페를 거의 1년간 못들어와봐서 몰랐네요. 그래서인지 이번에 마이애미 사태(?)도 오늘에야 알았습니다만..
정말 제 맘속 생각을 그대로 글로 표현해주셨네요. 너무 공감갑니다.
드래곤볼과 비유한부분 아주 대박인데요? ㅎㅎ 글이 가면 갈수록 흥미진진해지는군요
정말 잘 읽었습니다~감사합니다!
하~~ 정말 훌륭한 글 잘 읽고 갑니다.
전 기꺼이 넘버원을 반납하고 팀으로 함께 승리하려는 이들의 열정에 더 공감이 갑니다. 세명의 뭉친 명분이 약하다며 그전에 증명했다는 올라주원처럼 웨이드도 우승을 했고 가넷처럼 MVP를 수상한 르브론이 뭉쳤습니다. 그런 논리 비약을 떠나서 샥, 압둘자바처럼 루키가 성장하여 기다리기엔 르브론은 바클리나, 말론같은 경우에 더 가까웠던것 같습니다. 오히려 Top인 르브론이 기꺼이 다른 팀의 조력자로 떠날수 있는 용기에 놀랐죠. 르브론이 남아 우승해서 역사상 최고로 남는게 가장 좋았겠지만.. 관점의차이겠죠. 이들이 다음시즌부터 진정한 팀플레이로 왕조를 이룬다면 그또한 가치가 퇴색되지않는 새로운 전설이 될 수 있을테니까요.
이글이 이번 사건에대한 성지이군요 소식을 듣고 잘읽고갑니다. 딥딥힌미음이정리가되는듯한 기분이네요 감사합니다.
돋네요..
오늘까지 마무리 할게 산더미였는데 한시간이 그냥 날라갔네요. -_-;; 저도 성지에 자취 남깁니다 ㅎㅎ
자신의 무언가를 이루기위해 무언가 이루고 잇던걸 부시고 무언가를 이루겟다니. 이미그는 조던을 넘을 기회를 잃엇다고 생각됨니다.
야오님...
르브론은 조던을 넘겠다고 한적이 없습니다.
닥커K님의 말씀대로 랭킹매기기 좋아하는 우리가 마들어낸 잣대일뿐이죠...
다시봐도 참 가슴이...ㅠㅠㅠㅠㅠㅠ
잘읽었습니다. 보면볼수록 정말 훌륭한글같네요...
잘읽었습니다.. 대단하네요..
어우 오랜만에 봐도 좋은 글이네요 ~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직도 너무 슬퍼요.
다시 한 번 찾아왔습니다..
저도 뉴욕매니아 님 링크 때문에 다시 왔는데 전부 읽어 버렸네요.
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2
다시봐도 주옥같은 글
이번 파이널이 끝난 후 다시 정독해 보니 참..... 정말 대단한 글입니다. 몇번을 감탄해도 모자라지 않네요.
저도 파이널이 끝나고 nycmania님의 링크로 다시 읽게 되었네요. 지금에 와서 읽어도 정말 좋은 글입니다.
1년이나 지났지만...다시봐도...슬프군요...ㅠ.ㅠ
개인카페에 글을 옮겨 놓았으면 하는데 괜찮을까요??저 혼자만 가입돼 있는 카페거든요~
다시 읽어도 소름입니다.
멋진글입니다
르브롱 우승하고 다시 들어와 봅니다. 아쉬움 곱씹으며 결국에는 르브론의 기량상승이 우승을 가져다 준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선택 했어야 했나 계속 아쉬울 따름
그래도 생각보다 훨씬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네요
성지순례 다시 와봅니다 ^^ 시간이 지난후 이글을 다시 보았네요 여전히 르브론은 아쉽습니다
wow!
정말 잘 만들어진 영화한편 감상했네요. 감사합니다.
이게 그 유명한 화제글이군요.. 정말 잘보고갑니다.
다시 봐도 멋진 글입니다.
정말 글 잘쓰시네요. 어떤분인지 궁금합니다. 댓글에 주소가 있길래 따라와서 읽었지만, 너무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르브론에 대한 평가나 감정이 저랑 비슷한것도 왠지 모를 씁쓸함이 있네요. 그래도 르브론이 우승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더 우승하면 좋을거 같아요. 역대 최고의 선수가 아니라도, 르브론이라는 농구선수가 자신의 농구인생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보는것은 꽤 즐겁습니다.
삼인방의 히트가 일찌감치 1라운드를 스윕하고 쉬고 있습니다. 올해도 우승할까 생각에 갑자기 이 글이 떠올라서 또 읽었네요. 아직도 르브론이 밉습니다. 그 허상을 놓아주질 못하겠어요...
읽을 때 마다 감탄하고 갑니다
제가 살면서 본 농구글들 중에 제일 감명깊게 본 글 탑 5가 다 Doctor K 님 글입니다. 다시봐도 감탄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