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다나(修行法)는 파트마·카포(Padma-karpo)의 저서에 나오는 것과는 다르다. 여기에서는 초보 단계를 가르치고자 하는 까닭에, 그의 방법은 설명되지 않는다.
자기 자신의 정수리 위에 연꽃 의자를 떠올린다. 의자 위에 금강살타(Vajrasattva)가 앉아계신 빛나는 달모양의 원반(圓槃)을 얹는다. 금강살타는 붓다의 모습을 하고 자기 자신과 같은 방향을 향하신다. 그는 붓다의 정화력(淨化力)의 표현이다. 붓다의 청정(淸淨)함을 상징하는 흰 빛이 그의 몸에서 뻗친다. 하나의 얼굴과 두 개의 팔을 가졌는데, 오른 손에는 위대한 자비(Upaya)를 나타내는 금강저(金剛杵, vajra)를, 왼손에는 위대한 지혜(prjna)를 뜻하는 방울(鈴)을 쥐고 있다. 지혜와 자비는 새의 두 날개와 같아서 깨달음을 성취하려면 반드시 더불어 갖춰져야 한다. 그는 또 아름다운 장신구로 온몸을 꾸미고, 은색천을 두르고 있다. 항상 젊고 다이나믹한 모습으로 나투는데 무한한 에너지와 실천력을 나타내기 위해서이다. 금강좌(金剛坐, Vajra posture)의 자세로 앉아서 자비로운 눈빛으로 뭇생명들을 내려다 본다. 이상과 같이 떠올린 다음 그 대상에의 믿음과 보리심을 가다듬고 다음의 여섯 싯귀를 암송한다. 맨 마지막에는 자신의 덕행을 뭇생명들에게 바치는 것(廻向)으로 맺는다.
# 귀의(歸依)와 보리심 일으키기 깨달음을 성취하는 날까지 붓다와 다르마와 큰 스승들께 돌아가 의지합니다. 모든 수행에서 얻은 공덕(功德)으로 뭇생명들을 구제하는 붓다 되게 하소서.
# 절(拜) 수십억 세계에 머무시는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붓다와 다르마와 큰 스승들께 수없이 경건하게 절하옵니다. 보살께서 머무시는 모든 성스러운 자리에 예배하며 그분들께 경건한 믿음을 드립니다.
# 공양(供養) 문수보살과 다른 보살들께서 그랬듯이, 저 역시 모든 붓다와 보살들께 공양 올립니다. 보리심을 계발하기 위하여.
# 참회(懺悔) 시작 없는 옛적부터 지금까지 윤회에 빠져서, 그릇되고 괴로움을 초래하는 행위를 수없이 저지르고 또 남까지도 그렇게 하도록 했습니다. 어리석고 미혹한 나머지 세속의 쾌락을 좇다가 그 같은 잘못을 범했습니다. 이제 모든 붓다와 보살께 순수한 마음으로 제가 지은 죄 모두 자백합니다.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네 가지 돌이키는 힘으로써 모든 허물을 정화(淨化)시키렵니다. 어리석고 무지함으로 말미암아 범한 해로운 실수와 생활에서 바르게 이해하고 알지 못한 실수 모두를 깨달으신 분 앞에 털어놓습니다. 붓다여, 다시는 바르지 못한 행위를 하지 않겠나이다.
# 더불어 기뻐함 모든 생명들에게 행복을 주는 자비로운 행위에 더불어 기뻐합니다. 모든 생명들을 평화롭게 하시는 붓다와 보살의 행위에 더불어 기뻐합니다. 뭇 생명들에게 완전한 행복을 주시려는 붓다와 보살의 바다같은 바램에 더불어 기뻐합니다.
# 다르마의 수레바퀴 굴리시기를 간청함 두 손 모으고 간절히 청하옵니다. 어둠 속에서 고통받는 뭇생명들을 위하여 모든 곳에서 다르마의 등불을 밝히소서.
# 붓다께서 세상에 출현해 오래 계시기를 간청함 두 손 모으고 진심으로 청하옵니다. 완전한 열반(涅槃)에 들지 마시고, 이 세상이 어둠에 물들지 않도록 부디 오래오래 머무소서. 이때 금강살타의 가슴 부위에 있는 "빛의 고리" 위에 "훔(HUM)"이라는 흰 글자가 나타난다. "훔"의 둘레를 시계 방향으로 만트라(呪文, mantra)의 흰 글자가 에워싼다. 만트라의 각 음절(音節)로 부터 감로수(甘露水)가 샘솟는다. 음절들은 저마다의 "소리"를 일으키고, 광채를 내뿜는다. 이쯤에서 다음과 같이 기원한다.
"성자 금강살타여, 저와 모든 생명들을 그릇된 행위·번뇌에서 자유롭게 하소서. 일찍이 세웠던 거룩한 맹세를 영원토록 어기지 않게 하소서"
이 기원이 받아들여지면 금강살타의 가슴 부위에 있는 "훔"이 빛을 낸다. 그 빛으로 말미암아 기원하는 사람의 해로운 카르마와 미혹(迷惑)이 깨끗이 씻긴다. 붓다와 큰 스승들이 한결같이 기뻐하신다. 깨달으신 분들의 거룩하신 덕(德)이 빛으로 "훔"속에 응축되어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금강살타를 지혜와 힘의 결정체라 부른다. "옴 바즈라사트바 사마야 마누파라야 바즈라사트바 테노파 티쉬타 드르도 메 브하바 수토 쉬요 메 브하바 수포 쉬요 메 브하바 아느라크토 메 브하바 사르브하싯디 메 프라야짜 사르바 다르마 수짜 메 찌탐 쉬리얌쿠루 훔 하 하 하 하 호 바가밤 사르바 타타가타 바즈라 마메 문짜 바즈리 브하바 마하 사마야 사트바 아훔 페"
알맞은 목소리와 빠르기로 이 만트라를 외는 동안 금강살타의 몸 전체가 만트라의 각 음절에서 샘솟는 감로수로 충만하다고 떠올린다. 그 감로수가 정수리를 통해 나의 몸 속으로 들어온다. 그러면 몸과 마음의 모든 부정(不淨)이 더러운 물·전갈·거미·다른 검은 물질로 변하여 쫓겨 나간다. 몸 밖으로 밀려난 더러운 것들은 이내 땅 속으로 흡수되고 만다. 대지(大地)는 모든 더러움과 부패를 받아들여 분해시키기 때문이다. 다시금 기도한다.
"어리석고 망령되어서 스스로의 거룩한 맹세를 어기고 흠냈습니다. 큰 스승, 지켜주시는 분, 돌아가 의지할 분이여! 금강저와 방울을 지니신 가장 존귀한 분, 자비의 화신이신 당신께 온 마음 바치나이다" 그때, 금강살타께서 대답하신다.
"오, 착한 사람이여, 그대 해로운 카르마와 마음의 때, 거룩한 맹세를 어긴 허물이 이미 깨끗하게 씻겼도다." 이렇게 말하면서 금강살타께서는 나의 안으로 들어와 나의 몸·말·마음이 덕(德)으로 그득하게 하신다.
# 나의 공덕을 뭇 생명들에게로 돌림 "이와 같은 덕(德)을 성취하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훌륭한 행위를 쌓아온 것은 뭇생명들을 덮고 있는 괴로움의 장막을 걷어 줄 힘을 얻고자 함입니다. 원컨대 저의 모든 공덕이 모든 생명들의 괴로움 소멸에 쓰이게 하소서. 제 자신만을 위한 인품(人品), 제 자신만을 위한 소유(所有), 제 자신만을 위한 공덕(功德)을 모조리 포기합니다. 흙·물·불·공기가 우주의 한량없는 생명이라도 고통을 겪는 한 저는 언제까지나 흙이 되고, 물이 되고, 불이 되고, 공기가 되오리이다." 부덕(不德)을 깨끗이 하려면 반드시 계발해야 할 "네 가지 돌이키는 힘"이 있다.
첫째, 뉘우치는 힘 어떤 사람이 잘못하여 독약을 마셨을 때, 그는 당장 그렇게 한 것을 뼈저리게 후회한다. 문제가 생기면 지나간 일을 조목조목 따져 가면서 후회하고 괴로워 하는 게 예사지만, 그렇게 쓸데없는 후회를 하는 대신 현재 혹은 지난 생에 행여 고통을 초래하는 행위를 저지른 일이 없는가를 반성하여 바로 그 원인적 행위를 진지하게 적극적으로 뉘우쳐야 한다.
둘째, 다시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결단하는 힘 한번 해로운 음식물을 먹고 혼줄이 빠진 사람은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결심하기 마련이다. 마찬가지로 뉘우친 사람은 이생에서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도 결단코 그런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되풀이 않기로 결단해야 한다. 당장에 그런 엄청난 결단을 내릴 자신이 없으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결심을 세우고 굳혀 나가야 한다.
셋째, 의지(依支하는 힘 의지할 대상(믿음의 대상)을 가져야 한다. 붓다의 시현(示顯)이신 금강살타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보리심을 계발해야 한다. 땅에 엎어진 사람은 땅을 짚고 일어나야 하듯이, 고통을 초래하는 카르마의 씨앗을 깨끗이 하려면 반드시 세 가지 보배(붓다, 다르마, 스승)에 의지하고 뭇생명을 구제하겠다는 보리심을 일궈야 한다.
넷째, 치료의 힘 자기 안에 저장되어 있는 고통을 초래하는 카르마를 정화시키는 데에는 금강살타의 만트라(呪文)를 외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네 가지 돌이키는 힘을 굳게 지니고, 적어도 매일 스물 한번씩 만트라를 외워야 한다. 십만 번 이상이 될 때까지 하루도 건너뛰지 말아야 한다. 이 수행에 깊이 들어가면, 자신이 깨끗해지고 있다는 징표(徵表)가 꿈속에서 거듭 보인다. 더러운 것을 토해 내거나, 우유나 응유(凝乳)를 마신다든지, 혹은 목욕을 하는 꿈을 꾸기도 한다. 자기의 스승이나 세 가지 보배(붓다·다르마·스승)에 대한 믿음과 집중력 역시 더욱 강해져서, 세속의 생활 중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이 만트라를 암송하면 금강살타와 자신이 일체가 되기 때문에 과거에 저지른 고통을 초래하는 카르마의 씨앗도 소멸하고 거룩한 맹세를 어긴 허물도 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