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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부산 근교산행 원문보기 글쓴이: 디카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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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정맥 남암지맥에 위치
울산 대표산 놓고 무룡산과 경합
동쪽 조망 좋아 해돋이 장소로 인기
망해사지·청송사지 석탑도 볼거리
문수(文殊)보살은 부처님이 돌아가신 뒤 인도에서 태어났다.
반야경의 지혜와 도리를 사부대중에게 설파했다. 길상과 복덕을 상징한다. 이 보살은 중국 산시성(山西省)의 청량산(일명 오대산)에 기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땅에 문수를 알린 이는 중국에서 불교를 익힌 신라 승려 자장. 그는 강원도 오대산에 문수도량을 만들어 문수 신앙을 전국에 퍼뜨렸다. 문수성지는 이외에도 춘천시 청평사, 서울 삼각산 문수암, 경북 구미시 문수사, 전북 고창군 문수사, 경남 고성군 문수암 등이 있다. 대개 이름난 문수사(암)들은 문수보살이 머문다는 청량산이나 문수산에 위치한다.
이번 주에 '산&산'이 찾아간 울산 문수산(599.8m)도 원래 이름은 청량산이었다.
다른 성지처럼 이 산에도 8푼 능선 벼랑에 문수사가 박힌 듯 눌러앉았다. 절은 앞서 나열한 전국의 문수도량보다 유명세를 덜 탔다.
하나 삼국유사의 한 페이지(권5 피은(避隱) 편)에 '문수보살이 출현했다'고 적힐 정도로 유서가 깊은 절이다.
한때 '울산의 대표 산이 어디냐?'를 두고 문수산과 무룡산(舞龍山·452m)이 경합했다.
향토사학계는 예로부터 천신제를 올린 무룡산을 지지했다. 풍수가들은 좌청룡(함월산)과 우백호(신선산)를 거느린 문수산을 밀었다.
논란은 흐지부지됐지만 울산 시민들이 문수산을 '울산의 허파'로 추켜세우고 즐겨 찾으면서 사실상 문수산이 판정승을 거뒀다.
도심 곁의 산이지만 뼈대(?) 있는 산이다.
낙동정맥 정족산에서 동북쪽으로 비스듬히 누운 남암지맥은 문수산에서 꺾이며 정동 쪽으로 달린다. 남암지맥은 울산의 젖줄인 태화강을 남쪽에서 감싸면서 이 물길을 동해까지 댄다.
문수산에서 동해까지 이르는 사이의 산들이 문수산보다 낮아 동해 쪽 조망이 확실하다. 신년 해돋이 산행지로 인기를 끄는 이유다.
산행은 농협 율리지점을 출발 망해사지~영축산 좌측 안부~전망대를 지나 깔딱고개 아래 안부에 닿는다. 고개를 디디면 사방이 훤한 산마루에 오른다.
이후 문수사와 암장(전망대)을 지나 문수사 주차장에서 한숨 돌린 뒤 남암산(南巖山·543m)으로 간다. 남암산에서 마당재~서당재를 거쳐 청량초등학교 문수분교까지 내려온다. 산행거리 10.8㎞, 식사와 쉬는 시간을 포함해 5시간 정도 걸린다.
기점인 울산원예농협 율리지점에서는 병들고 상한 배를 고르는 작업이 한창이다. 선과한 배는 미국으로 간다. 농협 앞 마을길을 3분가량 따라가면 오른쪽 산기슭에 등산로 안내판이 있다.
키 큰 소나무들이 아침 햇볕을 막아 들머리가 그늘이다. 몇몇 나무에 수종의 특징과 이름을 적은 나무 푯말이 걸려 있다. 능선 사면 길로 150m가량 비스듬히 올라서면 능선이다. 여기서 500여m 거리에 무덤이 있다.
무덤에서 5분가량 지나면 망해사 방향 이정표가 나온다. 원래 이 절은 신라 헌강왕 때 동해 용의 분노를 풀려고 지었다가 뚜렷한 연유 없이 폐찰 됐다.
지난 1957년 주지 영암 스님이 절터에 새 건물을 지었다. 망해사 뒤 망해사지에 스님들의 유골을 모시던 승탑(보물 제173호) 2기가 남았다.
망해사에서 나와 15분쯤 오르막을 만난다. 편한 경사에 굴참나무, 신갈나무가 우거져 걷는 재미가 오롯한 길이다. 안부 이정표에 닿기 전에 왼쪽으로 문수산이 잠깐 보인다.
영락없이 노적가리를 세운 모양새다.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영축산(352m)으로 간다. 이 산은 양산 통도사 뒷산 영축산과 같은 한자를 쓴다.
안부에서 왼쪽으로 꺾어 이정표를 따라 20분쯤 오르면 왼쪽 암릉에 전망대가 나온다. 아침 안개가 불투명 장막처럼 스크린을 쳐 맞은편 남암산이 어렴풋이 보인다.
전망대에서 계단을 따라 10분 남짓 내리막을 내려오면 안부에 도착한다. 넓고 평평하고 벤치가 있어 휴식, 식사 장소로 알맞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만날 지점이 깔딱고개라 목을 축이고 숨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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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호된 가풀막을 깔딱고개로 부르지만, 고개 이름에 깔딱이라 대놓고 붙인 데는 드물지 싶다. 안부에서 정상 밑 이정표까지 해발 150여m를 올라야 한다.
이름만 봐선 주눅이 들지만, 막상 발을 디뎌보면 생각만큼 사납지 않다. 경사가 급하지만 지그재그로 숨을 죽이기에 약 15분이면 이정표 부근에 올라선다.
여기에서 8분가량 박차를 가하면 정상 언저리다. 헬기장이 마중 나온다. 동쪽 전망이 광활한데, 해돋이의 최고 조망처다. 정상 가운데에 통신중계소가 있다.
첨탑을 세운 사연이야 어떻든 산꾼한테는 달갑지 않은 철골이다. 정상이 넓다 보니 동서남북을 조망하려면 발걸음을 이리저리 옮겨야 한다.
울산 시내와 태화강을 보려면 북동쪽으로, 낙동정맥과 영남알프스의 가지산~간월산~영축산 산줄기를 보려면 서쪽으로 움직여야 한다.
평소 조망의 즐거움을 주는 산꼭대기이지만 '산&산' 취재팀이 오른 날엔 안개에 가려 조망이 답답했다.
서쪽 시멘트 임도로 40m쯤 가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문수사 방향이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다시 왼쪽 길로 돈다. 참나무 군락이 호위하는 내리막을 10분가량 밟으면 문수사 정문 왼쪽 통로로 떨어진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영축산 아래에 있는 절의 연꽃이 사계절 내내 시들지 않았다. 신라 원성왕이 이를 상서로이 여겨 절에서 수도하던 연회 스님을 국사에 봉하려 하자, 연회는 절을 등지고 달아났다. 산으로 도망치던 연회는 문수보살을 만나 깨달았고, 결국 신라의 국사가 되었다.
연회와 문수가 만난 지점에 문수사가 있다. 절은 명맥만 유지하다 지난 1984년 통도사 청하 스님이 중창했고,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시주하면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등산객한테 점심을 공양한다. 문수사 '문댐돌'은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하면 돌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전설이 있다.
절 입구와 식당 사이로 내려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에서 3분 정도 가면 전망 좋은 암릉이 보인다. '문수 암장'으로 불리는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10분 정도 능선 사면을 따라가면 문수사 주차장이 나온다. 3층짜리 전망대와 라면을 파는 가게가 있다.
주차장에서 4분 남짓 내려오면 삼거리 갈림길이다. 왼쪽으로 가면 영축마을이다. 이정표의 '청송(문수분교)' 방향으로 직진한다. 시멘트 길을 8분 남짓 걸으면 송전탑 옆의 갈림길이 보인다.
왼쪽 임도로 700m쯤 내려가면 청송사지와 3층 석탑(보물 제382호)이 있다. 남암산 방향은 오른쪽이다.
여기서부터 산길에 낙엽이 푹신하게 깔렸고, 인적도 드물어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
291봉을 지나 이정표를 따라 20분 정도 오르면 데크 전망대다. 전망대에서 남암산까지 된비알인데 다행히 계단이 있다. 정상 조망은 인색한 편이지만, 그나마 동쪽 울산 시내가 잘 보인다.
정상에서 남서쪽(이정표 '웅촌' 방면)으로 내려가면 5분 거리에 이정표가 있다. 여기에서 다시 율리 쪽으로 10분쯤 가면 마당재에 다다른다. 사거리인데 이정표가 부실하다. 길 찾기에 주의해야 한다.
왼쪽을 쳐다보면 발아래에 '마하사' 나무 푯말이 보인다. 이 방향을 따라 능선 사면으로 간다. 묘를 지나 15분 정도 가다 송전탑 앞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튼다. 참나무 낙엽이 길을 덮어 묵은 길처럼 보인다.
7분쯤 가면 매실을 심은 과수원 입구로 나온다. 이제부터는 능선길을 버리고 마을길을 따라 기점까지 간다. 신작로로 걷다가 인연암 앞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서당재를 넘는다.
삼거리에서 청량초등학교 문수분교까지는 10분 정도 걸린다.
찾아가기
부산에서 울산 울주군 청량면 울산원예농협 율리지점으로 가려면 대중교통이 수월하다.
부산도시철도 1호선 노포역 버스정류소에서 1127·1137번 좌석 버스를 타고 영해마을 버스정류소에서 내린다. 차는 오전 5시부터 약 19분 간격으로 움직인다. 소요시간 1시간 30분~1시간 40분 정도(요금 1천500원).
버스정류소에서 산행 기점까지 도보로 약 3분. 부산으로 돌아올 때는 산행 종점인 청량초등학교 문수분교 앞 버스정류소에서 1127·1137·2100·2300번 좌석 버스를 타면 된다. 오후 10시 40분까지 차가 있다.
자가승용차로 가려면 노포역에서 7번 국도로 진입해 울산 방면으로 달린다.
월평고가차도~덕계사거리~주진교~웅촌교~곡천삼거리~대복고가차도를 지나 반정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이후 율현마을~문수분교 교차로~청량교를 건너 영해마을 문수사 입구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농협 부근에 주차한다.
날머리에서 들머리까지 약 1.2㎞가량 떨어져 있다. 15분가량 걸으면 차량을 회수할 수 있다.
음 식 점
기점 주변에 있는 '우리밀손칼국수'(052-223-1568)에서 칼국수(5천 원)와 파전(7천 원)을 판다. 들깨, 호박, 감자가 들어간 뻑뻑한 국수가 담백하고 고소하다.
등산객들이 즐겨 찾는 '박가네'(052-249-7046)에서는 입맛대로 메뉴를 고를 수 있다.
잔치국수(4천 원), 파전(8천 원), 훈제치킨(1마리 1만 5천 원)에다 겨울철엔 홍합탕(8천 원)과 일명 '빨간 고기'로 불리는 눈볼대 구이(8천 원)도 맛볼 수 있다.
문수분교 옆에 있는 '청솔'(052-247-9566)은 산채비빔밥(1만 원)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주인이 직접 재배한 채소를 쓴다. 일행이 서너 명쯤 되면 매콤한 오리불고기(3만 5천 원)가 낫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