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허벅지살, 옆구리살 지독히 안 빠지는 이유는…
호르몬, 효소, 신진대사 장애 때문.
상의 55, 하의 77 사이즈로 이른바 ‘저주받은 하체(엉덩이와 허벅지 비만)’라는 별명을 가진 여성, 심각하게 불룩 나온 배 때문에 서 있으면 발등이 보이지 않고 발톱 깎기도 힘들다는 ‘D라인’ 몸매 남성, 우람한 팔뚝 때문에 무더운 여름에도 민소매 옷을 못 입는다는 여성….
심각한 비만은 아니지만 몸매 라인이 울퉁불퉁하거나 특정 부위에만 살이 많아 비정상적인 체형을 가진 사람들이다. 바로 전신비만 전(前) 단계인 부분비만인 사람들이다.
‘몸매 성형’이란 말을 처음 고안한 ‘닥터최 바디라인 클리닉’ 최윤숙 원장은 “부분비만은 몸매 라인을 망가뜨리는 주요 원인이기도 하지만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가 매우 좋지 않음을 나타내는 적신호”라고 설명했다.
최 원장은 부분비만 환자들의 특징을 분류하고 분석해 ‘부비족(부분비만족)’이란 신조어를 만들었다.
부비족은 전신비만으로 진행될 잠재요인을 갖고 있으면서 몸이 주는 적신호를 무시할 경우 큰 병으로 발전될 확률이 높은 사람들이다.
○ 당신도 부비족?
부비족은 일단 건강보다는 매끈하지 않은 몸매가 고민인 이들이 많다. 중이거나 저체중인 부비족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대부분 “다이어트를 해도 별 효과가 없고 얼굴살과 가슴살만 빠진다”고 하소연한다. 이는 지방분해와 저장에 관장하는 효소 ‘리포단백리파아제’의 활성도가 신체 부위별로, 남녀별로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살이 빠지는 부위가 남자는 ‘얼굴→팔다리→몸통→아랫배’ 순. 여자는 ‘팔다리→몸통→아랫배→허벅지’ 순이다. 살이 찌는 순서는 그 반대다.
지방을 더 빨리 분해하도록 도와주는 ‘베타(β) 수용체’가 얼굴과 상체에 많고 지방분해를 억제하는 ‘알파(α)-2 수용체’는 하체에 더 많은 것도 부분비만의 원인이다. 이 때문에 허벅지살을 빼려고 다이어트를 해도 지방분해 효소가 많은 얼굴만 핼쑥해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여성 부비족들의 공통된 특징 중 하나는 부종이다. 신진대사가 원활하지 않으면 이러한 효소의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특정 부위가 부으면서 지방이 누적된다.
몸을 붓게 하는 맵고 짠 음식이나 카페인이 많은 식품을 즐겨 먹는 식습관, 그리고 구부정한 자세는 부비족들의 대표적인 생활습관이다.
○ 나이가 들수록 부분비만 심해져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호르몬의 변화가 부분비만을 만들기도 한다.
20대 후반부터는 성장호르몬이 감소되면서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 신진대사에 사용되고 남은 칼로리는 지방분해효소들이 적은 부위를 중심으로 축적된다. 또한 임신하면 출산과 수유를 위해 엉덩이, 허벅지 주변 등에 지방이 쌓인다. 그래서 하체 부비족에는 젊은 여성이 많다.
40대가 넘으면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급격히 줄면서 팔다리는 가늘어지고 복부에 지방이 쌓이는 ‘가분수 체형’으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로 인해 관절염이 심해지고 특정한 질환이 없지만 숨이 쉽게 차고 활동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남성 부비족은 연령에 관계없이 대부분이 복부비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