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부터 라면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데요. 업체들은 원재료 가격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 설명했는데, 요즘에는 원재료값이 오히려 떨어지는 추세인데도 여전히 라면 값은 그대로입니다. 왜 그런 건지, 제희원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대표적인 서민 음식인 라면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줄줄이 올랐습니다. 국내 1위 라면 기업 농심이 11.3% 인상한 데 이어 오뚜기와 팔도, 삼양식품 역시 가격을 10% 안팎으로 올렸습니다.
[이은영/서울 강서구 : 라면도 너무 많이 (가격이) 올라서 하나 더 붙어 있는 것 위주로 고르는 편이거든요. 몇 개 안 담았는데도 돈이 몇 만 원은 그냥 훅 나오니까….]
라면 제조사들은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의 주된 이유로 꼽았습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불안 등 여파로 라면의 주 재료인 밀과 팜유를 비롯해 운송비와 포장비 등 제반 비용 전반이 올랐다는 겁니다. 하지만 올해는 여건이 다릅니다. 원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밀과 팜유 국제 가격이 내리는 추세지만, 한번 오른 소비자 가격은 그대로입니다.
[식품회사 직원 : 국제 원재료 가격이 바로 반영되지 않아서 현재는 가격이 오른 상태의 원재료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현재 가격 인하를 검토하고 있지는 않은 상황이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달 라면 물가 상승률은 13.1%.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원가 부담은 다소 줄었는데 인상된 가격은 유지되니 기업들 실적이 좋아졌습니다. 농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대비 85% 증가했고, 오뚜기 역시 10% 늘었습니다. 내수 외에 라면 해외 수출이 증가하면서 실적에 기여한 부분도 있습니다. 다만 고물가 시대, 먹거리 관련 부담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라 인상 요인 위주로 발빠르게 가격에 반영하는데 대한 소비자들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지난달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3%를 기록했으며 5%대까지 치솟았을 때와 비교하면 조금 누그러지긴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먹거리 물가'가 잡히지 않는다면, 낮아지는 물가 상승률을 체감하기까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인상 요인에 대해서는 가격 반응이 빠른 만큼 한번 올린 가격은 인상 요인이 해결되어도 가격을 다시 내린 적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모두가 힘든 시기인 만큼 모두 힘을 합쳐서 이 시기를 잘 극복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첫댓글 물가가 좀 잡혀야 가계경제 부터라도 살아날텐데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