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더 틈 시각장애 미술치료 전시 류(흐를 류) 후기
작년 12월호 <손끝으로 읽는 국정> 인터뷰 기사 작성하며 인연을 맺었던 시각장애 미술치료사 모임 <더 틈>
이번에 제9회 전시를 개최했다는 소식을 듣고 숙명여자대학교 청파 갤러리 2관을 찾았다.
이번 전시는 3월 14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되었는데, 나는 일요일에 전시회장을 방문할 수 있었다.
공간은 ㄷ자형으로 이루어져 있었고, 각 벽면과 테이블에 다채로운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 장애인복지시설 소망원의 시각장애인분들과 <더 틈>의 예술치료사분들이 함께 만든 작품들
월간 간행물 인터뷰로 인연을 맺게 된 예술치료사 이지은 선생님이 반갑게 환영해주시며
각 작품들마다 손수 설명과 안내를 해주셨다.
말하자면, 큐레이터!
- 덕분에 같이 동행한 울 아부지께서는 아주 편하게 사진을 찍으셨다는
- 본래 그런 전시회를 가면 내게 이런저런 작품 설명을 해주느라 쩔쩔맸는데...... ㅋㅋ
귓가에 들리는 새소리와 물 흐르는 소리
처음에는 심신 안정 효과 및 힐링 효과를 위한 장치일까 생각했는데
그 청각적 자극 또한 전시의 일부였다.
- 나무 조형물과 물 흐르는 것을 형상화한 바닥의 작품!
음, 이런 걸 전문 용어로 설치미술이라고 하나?
나무 조형물이 시원시원하게 쭉 뻗어 있어서 든든해 보였다.
바닥에 물 흐르는 형상 작품은 물고기와 조개, 컵에 담긴 모래사장 형상 등으로 마치 해변 혹은 냇가를 거니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 바닥에 물결 작품이 마치 천을 깔아놓은 것처럼 설치되어 있어서, 본의 아니게 사뿐히 밟았다는!
- 크흡, 작가님들, 죄송합니다~
솜뭉치 비슷한 감촉의 폭신한 폼 소재로 표현한 열매, 털실을 빙빙 둘러 감싸 만든 만다라
다양한 모양의 단추로 구성한 꽃송이 닮은 작품
띠 형태의 골판지를 둘둘 말아서 표현한 꽃밭
검은 도화지에 나무를 형상화하고, 분홍 털실을 눈꽃이 흩날리듯 혹은 벚꽃이 피어나듯 배치한 작품
작다란 울타리를 세우고 실제 나뭇가지와 조화 등으로 만든 소담한 가드닝
원형 혹은 네모난 액자에 자리한 작품들
소재도 따뜻한 질감인데, 작품 자체도 힐링 느낌이 강했다.
누군가는 조화로운 느낌이 들었고, 다른 누군가의 작품은 안정감이 있었고, 어떤 것은 화려하고, 어떤 작품은 섬세하고, 다른 것은 여백의 미가 인상적이고......
- 작가들의 성격과 마음과 느낌과 단상, 바람과 희망이 은연중 미술 작품에 묻어났다.
귀여운 양말 인형들
작가 자신의 체구가 은연중 드러난 앙증맞은 친구
작가의 취향이 반영된 진주 목걸이를 한 멋쟁이 친구
- 에구, 귀욤~!
이번 전시 테마가 류(흐를 류)라고 한다.
계절의 흐름, 추억이 쌓여 만든 시간의 흐름
그런 전체적인 구상을 가지고 작품들을 배치했다고 한다.
- 전시장 한쪽에는 의자 하나를 배치해 포토존도 마련했다.
참~
큐빅 스티커로 점자 모양을 만들어보는 체험 코너도 있었다.
- 사랑해요, 힘내요 등 샘플 메시지도 마련되어 있어 점자를 모르는 사람들은 그 점형 모양을 참고하면 되더라.
- 물론 난 점자를 알기에,
- 큐빅 스티커 하나씩 떼어서 콕콕콕 붙였다.
힘내요!
- 점자 안다는 티 낸다고 느낌표도 야무지게 콱 박았다는! ㅎㅎ
시각장애 미술치료 모임 <더 틈>의 전시
나들이 떠나기 좋은 일요일
업무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던 힐링 타임이었다.
- 전문 예술치료사 큐레이터님의 안내도 세부적이고 디테일해서 오랜만에 문화생활 제대로 했다는 헤헤!
첫댓글 류, 자연의 법칙.
순응하고 보듬고 살갑고,
세상은 아름답고 살 만한 가치를 만끽하고 왔습니다.
이지은 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