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위대한 유산
자식들 사 남매 모두 짝지어
시집장가보내고
이제 부모 노릇 다했다며
시골에서 텃밭이나 가꾸면서
살겠다고 내려가신 부모님의 꿈은
엄마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요
혼자서 오고가는 계절을 보내던
어느 날
생신이라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아버님은 말씀하셨어요
"바쁘지만 자주들 내려오너라"
그날
우리 4남매는 약속을 하였답니다
첫째 주는 큰오빠 가족
둘째 주는 둘째 오빠 가족
셋째 주는 큰딸인 저
넷째 주는 여동생 가족이
일주일마다
돌아가면서 내려오기로요
"내려온다고 고생했다"라며
올 때마다 자식들에게
이백만 원씩 챙겨주시는
아버지에게
"아버지가 무슨 돈이 있다고
매번 이렇게 큰돈을 주세요"
오며가며 더는 기름값이며
먹을 것 챙겨오너라
드는 돈이 적잖이 든다는 걸
아신 아버진
남는 돈이 있으면
손주들 공부시키는 데 보태라며
올라가는 자식들 손에 꼭 쥐여주며
"이렇게 늙은 애비 보러와 줘서 고맙구나"라고
말씀하시며
돌아서 눈물짓곤 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지만
약속대로 내려간다는 건
마음처럼 잘되질 않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적적해하실 아버지가 걱정되어
매주 찾아뵙는 저와는 달리
시간이 가면 갈수록
혼자이신 아버지가 느낄 슬픔보다
일상에 쫒겨 가끔 오는 가족도 있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렇게
찾아오는 자식들과 나누는
기쁨에 젖어
오지 않은
자식들 미움을 지워내시며
웃고 우시며 엄마 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버지는
5년을 더 사시다
엄마 곁으로 떠나가신 후
우리 사 남매는 알게 되었습니다
남겨진
유산 때문에 싸우 일 없이
효도한 값만큼 유산을 받았다는 걸요
생각지도 않게
제가 제일 유산을 많이 받은
자식이 된 걸 보며 전 생각했습니다
유산은
한꺼번에 받을 수 있지만
효도는
한꺼번에 받을 수 없다는 걸요….
펴냄/노자규의 골목 이야기
첫댓글 골목 이야기
재미나게 봅니다
감사합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 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우리들의 자화상을 보는 듯 합니다.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습니다.
부모님 살아 생전 효도 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