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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제에 대해 자기의 의견이나 주장을 내세우고, 그것을 합리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납득시키는 글쓰기이다.
따라서 타당한 논거의 제시가 필수적으로 요청되는 글쓰기이다.
1) 논술은 미해결의 문제점을 다룬다.
논술의 개념 정의에 나오는 '어떤 문제'는 바로 이 미해결의 문제점을 가리킨다. 이것은 논의해야 할 과제 또는 주제라는 뜻으로 논제(論題)라고도 한다. 논술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거나 참·거짓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논쟁 중인 문제를 논의의 대상으로 삼는다. 논술의 대상은 대체로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거나 쟁점이기 때문에, 시대와 지역에 따라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끊임없이 되묻고 마땅한 답을 구했지만 그 해결이 끝없이 미루어졌던 문제들이다.
다만, 묻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근원적인 문제들에 대한 인간의 이해는 더욱 넓고 깊어진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언제 어디서나 의견이 분분해서 오직 하나의 정답만 있다고 볼 수 없는 문제, 단순한 사실이나 지식이 아니라 논제에 대한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종합적인 통찰력과 안목을 요구하는 문제들이 논술 시험의 논제로 빈번히 출제된다. 시사(時事)적인 현안을 제재로 삼은 문제가 출제된다 해도 구체적인 단일 사건에 대한 견해나 정책 대안을 직접 쓰라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포괄하는 보편적 쟁점을 담은 문제로 만들어 수험생의 생활 체험이나 독서 체험과 연관지어 논술하라는 형식으로 출제된다. 즉, 시사적 문제라도 논술자의 인간관·역사관·사회관·자연관을 밝힐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2) 논술은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분명히 밝히는 글쓰기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곧 논술의 참주제이다. 주제가 명료하다 함은 말하고자 하는 견해나 주장이 뚜렷하다는 것과 같다. 자기주장을 분명하고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이 필요하다. 먼저, 해결할 논제를 다면적이고 다각도로 깊이 따져본 다음, 자신의 관점과 입장을 정해야 한다. 그리고 문제 해결을 위해 특별히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 논의할 것인지 논의의 범위나 논의의 조건을 정리하면 자신의 주장을 확고히 세울 수 있다.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있다는 듯한 모호한 자세로는 문제 해결의 가닥을 추릴 수 없다. 자신의 견해나 주장을 뚜렷이 확립해야, 여러 맥락과 시각이 그물망처럼 연쇄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어떤 학생들은 이러저러한 사실들을 수없이 늘어놓다가, 마지막 문장에 가서는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단점은 최소로 줄이자는 식의 상투적인 마무리를 하곤 한다. 사실의 나열은 논술이 아니라 기껏해야 사실을 설명해 놓은 것밖에 안 된다. 논술은 그런 사실들의 연관성을 파악하여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다. 이런 저런 사실과 지식을 바탕으로 자신의 견해나 주장이 무엇인지를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분명한 주장을 제시하라고 해서 통상적이고 일반적인 생각과 상식을 두 번 세 번 강조하라는 것이 아니다. 논제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뚜렷이 제시하되, 자기 나름의 가치 있고 독창적인 견해를 펼쳐야 한다. 독창성이란 새로운 사실을 밝혀 내거나, 같은 사실이라도 새롭게 해석하거나, 같은 내용이라도 새로운 소재와 참신한 표현을 논리 정연하게 나타내는 것을 뜻한다. 이런 창의적 사고는 고정 관념이나 타성적 시각에서 벗어나 문제적 대상을 새로운 관점으로 보아야 가능하다.
그러나 독창적인 견해나 주장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왜 그러한지 그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하면, 그 글은 억지 주장을 외치는 꼴이 되어 설득력 없는 논술이 되고 만다. 합당하고 충분한 논거로 입증되지 못한 주장은 독창성이 살아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주장 의 가치까지 의심받게 된다. 또, 지나치게 글의 독창성이나 참신함에 집착하다 보면, 보편적인 사고나 현실적인 타당성을 도외시한 채 아집과 독단에 빠질 우려가 있다. 어떤 주장이나 견해를 내놓든, 논술의 성패는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들을 얼마나 충분히 제시하는지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논제에 대한 자신의 '독특한' 견해나 주장도 중요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논술의 생명이 자신의 주장에 대해 '적절한' 논거들을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도 '충분히' 제시하는 데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그에 힘써야 한다는 점이다.
3) 논술은 자신의 주장(주제)을 논증하는 글쓰기이다.
논술의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의 견해(주제)를 논증의 방법으로 제시한다는 것이다. 논술의 핵심은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고 그 주장의 타당성을 보증하는 논의의 근거(=논거)들을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논술의 필수 요소로서 ① 자신의 견해나 주장 제시
② 이를 적절히 뒷받침해 주는 논거의 제시라는 두 가지를 강조한다. 이것은 주제를 논증하는 핵심 요소이다.
전체적으로 논술은 어떤 주장이 왜 가장 정당한지를 보이는 과정이다. 이런 과정은 보편적인 논리, 객관적인 사실이나 지식, 권위 있는 의견 등을 매개로 자신의 주관적인 견해를 객관화하는 작업이다. 다시 말해, 주관이 객관화되는 과정이다. 논증은 무엇을 논리적으로 증명한다는 뜻이다. 여기서 논리적이란 말의 앞뒤가 들어맞고 체계가 서는 것을 의미한다. 논리적인 글이 되려면 가치 있는 주장과 그것을 뒷받침하는 여러 가지 근거가 적절히 결합되어야 한다. 또,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객관적이고 합당하며 충분할 때 주장이 증명되었다고 한다. 따라서 논증은 여러 가지 객관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충분히 제시하여 자기주장의 정당성을 밝히는 것을 뜻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논거를 제시하지 않고 막연히 무엇을 해야 한다' 주장만 남발한다. '무엇을 해야 한다 또는 이것은 무엇이다'라고 단정했으면 그 다음에는 반드시 왜 이것을 해야 하며, 왜 이것을 무엇이라고 하는지가 뒤따라야 한다. 요컨대 주장이 분명하지 않은 글, 근거가 뚜렷하지 않은 글, 즉 논리적인 증명이 없는 글은 제대로 된 논술이 아니다.
4) 논술은 자기주장을 체계적으로 펼치는 과정이다.
체계적으로 펼친다는 것은 자신의 주장을 '서론(시작 : 문제 제기) - 본론(중간 : 과제 해명) - 결론(끝 : 주제 강조)'의 틀을 갖추어 전개한다는 뜻이다. 이를 일반화하면 다음과 같다.
서론 : 지금 이러저러한 것이 문제다.
본론 :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렇게 저렇게 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러저러하기 때문이 다.
결론 : 요컨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은 이것이고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
이처럼 논술은 문제의 여러 차원과 국면을 두루 살피면서 글의 처음, 중간, 끝에 알맞은 내용을 단계적으로 전개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논술의 체계성이다.
5) 논술은 글쓰기의 일반적 원리를 활용한다.
논술을 잘 하는 능력도 일종의 기술(技術)이다. 기술은 어떤 일을 정확하고 능률적으로 해내는 솜씨나 재주를 말한다. 글쓰는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서는 오랫동안 글쓰는 훈련과 노력을 해야 한다. 글쓰기 이론만 갖추어서는 제대로 된 글을 쓸 수 없다. 이는 농구 이론을 제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도 공을 가지고 농구장에서 실제로 땀 흘려 연습하지 않으면 훌륭한 농구 선수가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글쓰는 기술을 익힌 사람은 글을 잘 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고, 어떤 글이 좋고 나쁜 글인지, 그리고 왜 글이 잘 써지지 않는지를 판단할 수 있다. 이런 판단의 기준을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글쓰는 기술이다. 그리고 쪽지글이든 일기든 매일 단 한두 줄이라도, 몇 문장만이 자기 생각을 되도록 논리적으로 써보는 것이 글쓰는 요령을 익히는 지름길이다. 글쓰는 기술을 숙련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생각이라도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없다. 그러면 다른 사람이 그 생각을 이해할 수 없어서 독백에 그치고 만다. 논술도 글쓰기의 한 영역이므로 일반적인 글쓰기에서 필요한 기본적인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글의 전체 내용을 탄탄하게 짜는 능력, 통일되고 긴밀하고 완결된 단락을 구성하는 능력, 정확한 문장을 구사하는 능력, 풍부한 어휘력과 적절한 단어를 사용하는 능력 등 여러 가지 기본 능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글쓰는 기술을 익히는 일이 글쓰기의 기초를 다지는 것이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기본 능력일 뿐이다. 내용 없는 형식만 만들어 내는 기교만으로는 좋은 논술을 할 수 없다. 특히 논리적인 글쓰기는 단순한 글짓기 기술의 차원을 넘어서는, 글쓴이의 사상과 가치관의 산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