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시대 조신스님의 꿈 이야기
신라시대 때 어느 스님이야기예요. ‘조신’이라는 스님이 있었어요.
내가 언제 한번 이야기 했는가요.
‘조신’이라는 스님은 출가해서 강원도 낙산사 홍련암에서 공부하는 스님이었습니다.
하루는 세상 돌아가는 것도 알고, 세상 이치도 터득하고 싶어서 탁발을 다니다가 강릉부사 따님을 봤어요.
강릉부사, 지금 같으면 강릉시장입니다.
어떻게 탁발을 하다가 강릉시장의 따님을 만날 수가 있었어.
이 따님을 만나면서 ‘조신’스님은 스님이라는 본분도 잊어버릴 정도로 첫눈에 폭 빠져버렸어요.
그래서 절에 돌아와서 망상(妄想)을 피웁니다.
이제 승려의 본분을 완전히 망각해. 어떤 망상을 피우느냐?
강릉부사의 그 예쁜 따님하고 어떻게 결혼을 하게 해 달라고 그래.
자기도 모르게 공부하지도 않고 결혼을 했으면 싶어서 부처님한테 이제 기도를 한다고요. 그래서 100일 기도를 시작했네. 100일기도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 저녁에 종성을 치는 사이에 꿈을 꾸었어요.
종성을 치다가 졸았단 말이에요. 잠깐 졸았어.
잠깐 졸았는데 자기가 이제 낙산사 홍련암을 버리고 환속(還俗)을 합니다.
생각대로 되는 것입니다.
환속을 하는데 걸음은 강릉부사 집으로 가.
강릉부사 집으로 가는데 어떻게 두 사람의 전생 인연이 그렇게 딱 맞았던지
그 강릉부사 따님(어여쁜 20세정도의 따님)도 몰래 집을 탈출 했어.
무엇 때문에, 그 계집처녀에게도 어느 날 봤던 그 스님의 생각이 도저히 안 떠나. 그래서 결국은 용단을 내렸어요.
집을 탈출해서 ‘조신’스님을 만나자고.
이제 집을 떠나온단 말이에요.
조신 스님과 강릉부사 따님이 마주쳤어.
이제 둘이 산중으로 도망을 칩니다.
가진 것은 없지 해서 화전민(火田民)으로 살아갑니다.
화전민이란 산을 개간해서 밭을 일구어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화전을 일구고 이제 거기서 부부가 되어가지고 살기를 반평생 살았어.
반평생을 살면서 애를 셋 낳았어요.
도중에 한 녀석이 죽었어요.
전쟁이 일어나고 기근(饑饉)이 생기고 난리 통이 일어나가지고 더욱 수입은 없어지고 애기 셋을 낳으니까 식구가 전부 다섯 명이지요.
다섯 명이 먹고 살아 갈 수가 없어. 그런데 1명이 죽었다고.
나중에 얼마 되지 않아 사랑하는 부인과 애 하나가 또 죽었습니다.
이제 자기하고 애하고 둘 밖에 안 남았지.
지금 자기가 애 하나를 데리고 자기 고향으로 오는 거요.
고향으로 오다가 깼습니다.
그게 종성을 하다가 잠깐 졸았는 사이어.
잠깐 졸았는 사이에 50년을 살았어.
살아보니까 별것 아니거든. 햐! 인생 살아봤자 별것 아니구나.
나는 공부해야 되겠구나. 나는 부처님의 공부를 해야 된다.
나는 업을 지으면 큰일 난다.
이것이 꿈이어서 다행이지 만약에 사실이었으면 이게 정말로 지옥 갑니다.
정말 지옥 가지요. 살면 업을 많이 짓지요.
여러분 정말 정법을 알아야 됩니다.
정법을 알면 여러분 처신하는 것 정말 조심 조심하게 됩니다.
조심 조심해야 되고요.
그래서 이 스님이 정신을 새로이 해가지고 공부를 잘 했답니다.
‘조신’스님입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에 많은 것을 배워야 됩니다.
여러분 여기 기도에, 부처님께 공양하는 그 내용을 보면 그저 둘째 아들놈 내일 시험이 있다.
또 남편 어디가 아파가지고 어쩐다 전부 그렇게 올라오거든요.
알면서 그랬으면 좋겠어. 인생이 무엇이고, 이 우주의 본성은 어떻고,
어떻게 살아야 되고, 어떻게 살면 지옥으로 가고,
어떻게 살면 인간세상보다도 훨씬 즐거운 하늘세계에 가서 나고,
어떻게 살면 윤회를 벗어나는 그 세계에 가서 나고,
이건 정말 사실입니다. 이것이 확실합니다.
확실하기 때문에 이런 상식을 구비했으면 좋겠어.
여러분 알았으면 좋겠어.
출처:2008년 자재 만현 큰스님 법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