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5XD0wb9aLNY?si=EVkwvnWxXzfR3k5Q
여섯 번째 대멸종
- 저 자: 엘리자베스 콜버트
- 출판사: 처음북스(2014년)
20만 년 전에 지구에 출현한 호모 사피엔스라는 종은 그 이전의 어떤 종도 하지 않았던 행동을 합니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번식해서 백 년 동안 그 수가 두 배로 늘더니, 금방 그 두 배로 늘고, 순식간에 또 그 두 배로 늘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방대한 산림지대를 파괴하고, 수백만 년, 수천만 년 동안 묻혀있던 지하자원을 개발하기 시작합니다. 대기조성을 바꾸더니, 기후를 바꾸고, 바다의 화학적 성질을 변형시킵니다. 이 결과 수백만 종에 달하는 생물종이 멸종되었고, 지구도 변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생물도 지구에서의 삶을 이런 식으로 바꾼 적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비슷한 사건은 지구 역사상 몇 차례 발생한 적이 있습니다. 극히 드물게 일어나지만 지구에 심각한 변화를 가져왔고, 생물종의 다양성이 곤두박질 칠 때가 있었습니다.
이런 극적인 변화는 지구 생물 역사상 다섯 번 있었습니다. 지구의 생물들에게는 5대 멸종이라고 부를 정도의 대재앙들이었습니다. 첫 번째 멸종은 4억5천만 년 전인 오르도비스기 말에 일어났습니다. 해양 종의 85%가 죽었습니다. 두 번째 멸종은 데본기 후기에 있었습니다,
세 번째 멸종은 2억5천만 년 전인 페름기 말에 일어났습니다. 가장 큰 멸종기로 지구의 생물종 대부분이 멸종되었습니다. 네 번째 멸종은 트리아스기 후기에 있었습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멸종은 백악기에 발생했는데, 소생성이 충돌하여 공룡과 익룡, 암모나이트까지 모두 전멸했습니다.
양서류는 포유류나 조류보다 오래 된 공룡이 있던 시절부터 존재해온 화석동물입니다. 양서류는 지구상의 모든 대륙이 하나로 이루어져 있던 판게아시대에 등장했습니다. 판게아가 분리되고 난 후 양서류들은 남극대륙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대륙의 환경에 적응했습니다.
현대 개구리의 조상은 4억 년 전 물에서 기어 나왔고, 2억5천 년 전에 개구리와 두꺼비, 영원류와 도룡뇽 등이 갈라져 나왔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7천종이 넘는데, 열대 우림에 가장 많지만, 호주의 모래사막에도, 북극 대륙에서도 살고 있습니다.
이 양서류가 지구에서 사라지고 있습니다. 중남미의 여러 곳에서 흔하게 발견되던 개구리들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호주 북동부지역에서 흔했던 개구리도 사라지고 있습니다. 개구리들을 사라지게 만드는 원인은 키트리드 진균류의 일종인 Bd라는 곰팡이로 밝혀졌습니다.
이 진균류가 전 세계에 동시다발적으로 퍼진 이유는 인간 때문입니다. 임신테스트 시약으로 쓰인 아프리카개구리나, 식용으로 널리 퍼진 황소개구리에 의해 이 진균류가 퍼진 것으로 짐작됩니다. 개구리의 대륙 간 이동은 35억년의 지구 생물 역사상 단 한 번도 없었던 사건입니다.
멸종은 개구리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산호초, 민물 연체동물, 상어, 가오리류의 1/3, 전체 포유류의 1/4, 파충류의 1/5, 그리고 조류의 1/6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멸종은 지구 전역에서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종들의 멸종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단 하나입니다. 바로 인간입니다. 지구 역사상 여섯 번째 대멸종이 인간에 의해 진행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지구 역사상 가장 희귀한 사건을 목격하는 동시에, 직접 일으키고 있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가장 큰 멸종기였던 페름기 말의 멸종은 기온의 변화로 인해 일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멸종 당시 공기 중에는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있었고, 기온은 치솟아 바닷물 온도가 18도 이상 올라갔습니다. 바다의 화학적 성분도 뒤섞이고 물은 산성화되면서 용존 산소량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져 수많은 생명들이 질식했습니다.
페름기 멸종은 인간이 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는 아니었지만, 지질학적 기준으로는 매우 급작스럽게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멸종이 끝날 무렵에는 지구상 생물 중 96%가 사라졌습니다.
1억년 후에도 인류가 남긴 위대한 작품이라고 할 만한 모든 것들, 조각품이나 유적, 박물관, 도시와 공장, 도로들이 남아있을까요? 아마도 인간이 이룩한 모든 것들이 1억년 후에는 종이 한 장 정도의 두께로 압축되어 하나의 지층으로 남겨져 있을 것입니다.
인류가 초래한 기후변화는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핵폭발로 인한 방사능 낙진도 흔적을 남길 것이고, 유역변경이나 단일재배 농장이나 바다 산성화도 지층에 그 흔적을 남길 것입니다. 인류가 남길 이 지층대를 무엇이라고 부를까요? ‘인류세’로 부르기로 의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인류세의 특징 중 하나는 지리적 분포 원리를 한데 섞는 것입니다. 고속도로와 개발지, 플란테이션 농장이 새로운 섬을 만드는 것이라면, 세계 무역과 세계 여행은 반대로 섬을 사라지게 하고 있습니다.
세계의 동식물을 뒤섞는 과정은 초기 인류의 이동과 함께 천천히 진행되었으나, 최근에는 아주 빠르게 진행되어 토종이 아닌 식물이 현지 식물의 수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배의 평형수에 있던 만종의 생물이 24시간이면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 있습니다.
초대형 유조선 한 대는 지리적 분포 원리에서의 수백만 년을 무효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일은 지구 역사상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던 일입니다. 최근 이루어지고 있는 지구 생물군의 전환은 ‘대형 침략 사건’이라고 불러야 될 것입니다.
지구의 어느 곳이라도 인간의 왕래가 진행되면 그 지역의 고유종은 사라지고, 인간을 따라온 새로운 종이 퍼지고 있습니다. 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하와이는 지구상 어디에도 없던 생물 수천종이 서식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멸종되었습니다. 한 지역 내에서의 생물 다양성은 높아지지만, 지구상 종의 총계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거대 포유류 멸종에 인간이 관여했을 거라는 고고학적 증거가 있습니다. 4만 년 전에 호주에서 거대 동물들이 멸종했고, 2만5천 년 전에는 북미와 남미에서 거대 동물들이 멸종했습니다. 멸종의 연대순을 인간의 이동 연대순과 비교하면 정확하게 들어맞습니다.
지나친 살생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컴퓨터로 모의실험을 해봤습니다. 100명 정도의 초기 인구 수가 인간이 딱 먹을 만큼만 사냥했다고 가정했을 때, 1천년에서 2천년 기간 동안 기록된 모든 멸종을 설명할 만큼 증가했습니다.
당시 인간이 한 일은 기회가 생기면 매머드나 거대땅늘보를 가끔씩 잡는 것이었고, 몇 세기 동안 이 일을 계속해왔습니다. 이런 행동이 번식률이 낮은 종의 수를 줄게 만들었고 결국은 0으로 만들어 버리는 결과를 초래한 것입니다.
거대동물의 멸종은 이 일을 촉발시킨 인간들이 감지할 수 없을 정도로 천천히 일어났지만, 지질학적으로는 순간에 일어나버린 생태계 참사라고 해야 합니다. 인간은 몸집이 큰 포유동물 중 어떤 종이라도 멸종시킬 수 있으며, 심지어 그런 짓을 못한다고 장황하게 설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는 존재입니다.
인간이 영향을 끼친 지질학적 변화들은 많습니다. 세계 주요 강들을 댐으로 막거나 물길을 변형시켜 지구 육지의 3분의1 ~ 2분의1 정도가 변형되었습니다. 지구에서 마실 수 있는 지하수를 반 이상 소비했으며, 비료공장에서는 자연적으로 고정된 양보다 많은 질소를 뿜어대고 있습니다.
인간이 초래한 가장 중요한 변화는 대기의 구성요소를 변화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화석연료와 산림파괴 덕분에 공기 중 이상화탄소의 농도가 지난 2세기 동안 40퍼센트가 올라갔습니다. 더 강한 온실 가스인 메탄의 농도는 두 배나 뛰었습니다.
산업혁명이 시작된 이래로 인간은 석탄, 기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태우기 시작했고, 대기 중에 3,650억 톤의 탄소를 뿜어댔습니다. 삼림 파괴도 더해져 1,800먹 톤의 탄소를 더했습니다. 매년 인류는 약 90억 톤의 쓰레기를 배출하는데 해마다 6퍼센트씩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그 결과 지난 8만년 동안 이산화탄소 농도는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2050년까지 500ppm에 달할 것이고, 이 농도는 산업화 이전의 시대와 비교했을 때 약 두 배 가까이 되는 수준입니다.
이런 변화는 세계의 평균 기온을 2~4도 정도 올릴 것이고, 대부분의 빙하가 사라질 것입니다. 낮은 섬과 해안도시가 침수될 것이며, 남극의 만년설도 녹을 것입니다, 바다는 지구 표면의 79퍼센트를 차지합니다. 대기 중의 가스는 바다에 흡수되고 바다에 녹은 가스는 대기 중으로 방출됩니다.
인간이 대기의 구성요소를 바꾸면 교환이 한쪽으로 치우치기 시작합니다. 나가는 것보다 더 많은 이산화탄소가 물속으로 들어오는 것입니다. 올해에만 바다가 탄소 25억 톤을 흡수할 것이며, 내년에는 250억 톤을 더 흡수할 것입니다.
이렇게 추가된 이산화탄소 때문에 바다 표면의 수소이온 농도 지수는 이미 8.2에서 8.1로 떨어졌습니다. 0.1이 떨어졌다는 것은 바다가 1800년대 보다 30퍼센트가 더 산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바다 산성화는 지구 온난화와 함께 쌍둥이 악마 취급을 받습니다. 바다 산성화는 적어도 5대 멸종 중 두 번째 원인이었으며, 세 번째 멸종의 주요 원인일 가능성이 큽니다.
가장 최근의 멸종은 새로운 원인은 소행성도 아니고 대규모 화산폭발도 아닙니다. 단지 인간이라는 하나의 종 때문에 일어나고 있습니다.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생물이 적응하는 속도보다 빠르면 많은 종이 멸종합니다. 인류는 어떻게 될까요? 한 가지 가능성은 인류도 생태계의 변화에 의해 멸종될 것이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인간의 독창성이 재난보다 더 빠르게 발휘될 것이라는 겁니다. 지구온난화가 위협을 해도, 과학자들이 대기조직을 변화시키거나, 햇빛을 반사하기 위해 황산염 입자를 성층권에 뿌리거나, 태평양에 물방울을 쏴서 밝은 구름을 만드는 계획도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설사 실패하더라도 다른 행성으로 이주를 시도할 수도 있습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인간의 노력도 오래 전부터 진행되고 있습니다. 열대지역은 생물 한 종, 한 종이 특화되어 있는 다양하고 광범위한 생태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종 다양성이 높다는 말은 개체수 밀도가 낮다는 것입니다. 종 다양성이 높은 지역은 개체수가 적은데다가 고립되어 있어서 멸종 위기에 훨씬 더 취약합니다.
1970년대에 브라질정부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대인 마나우스 북부에 목장주들을 정착시키지 위해 누구든지 열대 우림에 들어가 나무를 베고 소를 키우면 보조금을 주었습니다. 다만 아마존 지역에서 땅을 개간하는 사람은 토지의 절반을 숲으로 온전히 보전을 해야 했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미국의 생물학자 톰 러브조이는 브라질 목장주들에게 과학자들이 어떤 나무를 자르고 어떤 나무를 남겨둘지를 알려 줄 수 있다면 많은 실험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 제안을 브라질 정부가 받아들이면서 실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리저브”라고 이름 부쳐진 이 프로젝트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로, 최장 기간 진행되는 실험으로 생물 역학을 알아보는 실험입니다. 30년이 지난 지금도 수많은 연구자들이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열대지역의 곤충 종은 최소 200만 종에서 최대 700만 종으로 추론합니다. 그에 비해 전 세계를 통틀어 새는 만여 종밖에 없고, 포유류는 5천5백종뿐입니다. 열대지방에 사는 포유동물은 한 마리당 적어도 300종의 곤충을 데리고 다닙니다.
인간이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생물에게 경고를 해주고, 보호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모든 생물종에게 위험이 되었던 DDT는 50년 전에 사용이 금지되었습니다. 그리고 멸종위기종을 보호하는 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때부터 멸종위기종의 개체수가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스스로 만든 멸종 속에서 인류는 어떤 일을 겪을까요? 인류도 생태계의 변화에 의해 멸종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는 열대 우림을 무너뜨리고 대기구성을 변화시키며 바다를 산성화하는 등 지구 기후 체계를 무너뜨리면서 인류의 생존권을 위험 속으로 밀어 넣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현재가 이후 어떤 진화의 길을 열지를 결정하고 있습니다. 여섯 번째 멸종은 모든 것이 먼지가 되고, 거대 쥐가 지구를 장악할지도 모를 그때까지, 사람들이 기록하고 만드는 모든 과정을 결정하며 지속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