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용 게임을 XBOX로 ‘Soldier Of Fortune’은 사전적 의미로 모험 군인을 얘기한다. 직업 군인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자신의 이익이나 모험을 즐기기 위해서 군인의 역할을 하는 용병 같은 사람이다.(얼핏 듣기에는 ‘Wheel Of Fortune’이 생각나서 무슨 복권과 관련이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ㅡㅡ;) “솔저오브 포춘 2(Soldier Of Fortune II : Double Helix)”는 PC로 발매되었던 1편에 이어 만들어진 후속작으로, PC버전은 2002년에 발매되었고 XBOX용으로는 2003년에 미국에서, 우리나라에는 2004년에 출시된 게임이다. 전작을 통해 입이 딱 벌어지는 잔인함과 사실성을 두루 퍼뜨렸던 게임으로 소문나 있으며 PC로 발매된지 시간이 좀 지나서 다시 같은 내용으로 XBOX로 발매가 된 경우다. 이런 제작 방식은 이미 Halo나 리턴 투 캐슬 울펜슈타인 등을 통해서 특정 플랫폼 전용 게임이 아니라 인기를 얻었던 게임을 콘솔 또는 PC용으로 다시 새롭게 제작해서 어찌 보면 흥행의 위험 요소를 일부 제거하는 효과가 있는 안정된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에 식상함을 불러 일으켜 이미 일찍 발매되었던 플랫폼으로 게임을 즐긴 사람은 흥미를 잃을 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제작사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아예 검증되지 않은 타이틀이 흥행에서 실패하는 비율보다야 장사하기에 좋은 방식이다. 게임 출시에 대한 배경은 이제 각설하고, 이 게임은 PC로 이미 플레이 해보았어도 XBOX의 다소 중량감 있는 FPS 게임을 즐기는 유저라면 무척 기다렸을 타이틀이다. XBOX용의 표지는 PC용과 거의 동일하다. 다만, PC용에서는 복면을 쓴 비밀요원의 모습을 내세우고 있는데 반해 XBOX용은 정상적인 미군 헬멧을 쓰고 야시경과 헤드셋을 쓴 군인의 모습을 보여준다는게 차이라면 차이. (이 표지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은 조금만 진행해 보면 알겠지만..) 동일한 총기에 얼굴만 바꿔 표지 모델을 한 것으로 봐서는 PC와는 약간 다르지만 내용상으로 동일한 게임이라는 점을 강조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PC버전이 2002년에 나왔다는 점을 생각해 본다면 1년이 지난 시점에(미국 기준), 그것도 날고 뛰는 뛰어난 FPS 게임들이 수없이 나오고 있는 이 마당에 왜 다시금 이 게임을 끄집어내었는지가 무척 궁금해진다. 단순히 라인업을 보강하기 위해서? 아니면 게임성이 너무 뛰어난 게임이라서? 이제 리뷰를 통해 이 궁금증을 하나씩 풀어가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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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파 미션 수행
인질들은 죽이지 말 것
잘 걸렸어
할아버지 요원의 비밀 작전? “Soldier Of Fortune 2(이하 SOF2)”의 주인공은 몸매가 탄탄하고 강인하게 생긴 젊은 용병이 아니다. 존 멀린스(실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과연 그가 이런 게임 속의 엄청난 전투들에서 살아남았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로 이름 붙여진 그의 나이를 대충 짐작해 보자면 50대에서 60대 사이의 솔직히 말하자면 전혀 매력적이라고 보기 힘든 그런 군인이다. 베트남 전에 3회 참전해서 훈장을 수여했으니 용감성은 인정받은 셈이지만 람보처럼 1인 군대로서 모든 적들을 싹쓸이 하는 것은 맥스 페인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덕분에 이 게임은 특별한 전략 전술을 필요로 한다기 보다는 뛰쳐나오는 적들을 적당히 피하면서 체력 손실을 막고, 조금씩 미션들을 완료해 나가는 방식에 충실하면 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발소리 한 번 냈다고 그리 쉽게 죽지는 않는다. 잠입 액션이나 전략적인 사고 같은 건 미리, 일찌감치, 멀리 집어 던져 버리고 이 게임에 임해라. 그렇다고 마구 달려 나가면서 총만 쏘면 쉽게 게임이 진행된다는 뜻은 아니다.
주인공 존 멀린스
폭포 주변의 풍경
홍콩 미션 중 시가지 모습
불 타는 저것은?
조금은 불분명한 시대 배경 이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들은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한다. 1차 대전 때 사용되었던 M1911A1부터 시작해서 원거리 대물렌즈가 장착된 OICW에 이르기까지 실로 폭 넓은 무기 사용을 할 수 있다. 테러 집단이 주로 들고 있는 AK소총도 물론 집어 들고 싸울 수 있고 수류탄이나 야간 투시경 등도 이용하게 된다. 이런 무기들을 본다면 현대전의 의미가 강하지만 게임의 분위기상으로는 2차 대전과 베트남전 정도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주인공 존 멀린스의 나이를 봐서도 지금 정도의 시대 배경이 틀림없는데 현대전의 특징이라고 단정 지을만한 배경이 별로 보이지는 않는다. 허름한 건물과 원시적인 옷차림의 적들을 볼 때면 제3국에 투입된 용병의 서글픔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시대적인 배경이 확실치 않아서인지 각 미션들의 진행은 연관성이 이해가 잘 안될 정도로 조금씩 동떨어져 있다. 연결된 미션 수행이라기보다는 하나씩 따로 떨어져 있는 미션들을 수행하는 것 같다. 중간에 동영상들도 역시 연결된 스토리의 이해보다 각 미션의 상황에 대한 설명 위주로 짜여져 있어 영화적인 구성이 아쉽게 느껴진다. 다만 전 세계를 배경으로 한 다양한 장소들(물론 미션이 많으므로)은 그나마 변화감 있는 배경들을 제공해 줘서 게임의 지루함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와 뉴욕, 프라하, 컬럼비아, 홍콩, 러시아, 심지어 스위스까지 등장하고 있어 이 부분으로는 007 영화의 로케 장소에 못지 않은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