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1.01
안녕하세요, 광주시의 남한산성 해설을 맡고 있는 별꽃쌤입니다 :)
오늘은 저에게 아주 뜻깊은 날이었습니다.
바로 남한산성 답사를 했기 때문인데요~
자신이 해설하는 장소의 답사를 한다!
이상하게 보이실지 모르겠지만
네~ 그 이상하게 보이는 것을 저는 했습니다 ㅎㅎ
왜냐하면
바로 경기문화재단 문화유산팀의 팀장을 맡고 계시는 노현균 팀장님의 설명을 들을 수 있는 날이었기 때문이지요~
광주시의 문화관광해설사가 되고 나서 남한산성에 대해 여러 가지 공부는 했지만 남한산성을 발굴하고 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과정을 모두 담당한 전문가분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이 답사를 함께 했습니다 :)
남한산성의 표지석을 세우게 된 경위와 의미를 들으면서 예전에는 해설사로서 이 여석(채석되고 남은 돌)을 옮긴 것에 대한 피상적인 의미, 혹은 주변의 찬반 의견만 전하는 입장만 전달했었는데요,
오늘은 이 표지석을 왜 이리로 가지고 와서 놓았는지 조금 더 깊게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는 해설할 때 노현균 팀장님의 이야기를 녹여서 더 의미 있는 해설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인화관을 설명하시는 모습
왕의 전폐를 모셔놓고 망궐례를 행하던 인화관.
인화관이 왜 불편하게 행궁으로 자주 다니는 길을 등지고 있는지 저는 의문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부끄ㅎㅎ;;)
왕이 북쪽에 있기 때문에 이 건물이 남향을 하고 있다는 점과
인화관을 통해 읍치를 이루는 조건에 대해서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한남루에 대해서도 설명을 들었는데요~
노현균 팀장님의 멘트가 오버랩되면서 처음 제가 선배 선생님으로부터 행궁 설명을 들었을 때가 기억났어요~
선배 선생님의 배움이 저에게 전수되고 그것이 기억에 남아 다시 회상되는 경험도 좋았습니다.
장추초석에 뭍은 페인트 자국도 궁금했었는데 노현균 팀장님 덕분에 풀렸어요~
그리고 복원에 대한 해외의 기준과 우리의 기준이 조금 다르다는 점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초석은 바로 그 건물의 기준이 된다고 합니다
외삼문의 일부 초석은 옛날부터 있었던 원래의 초석이라는 점~
제가 관광객 선생님들께 해설을 할 때 이 지도가 남한산성을 한눈에 잘 보여주는 지도기 때문에 여러 지도 중 이 지도가 선택되어 전시된 것 같다고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요, 팀장님의 이야기를 들으니 제 생각이 맞아서 다행입니다ㅎ
설명을 통해 전혀 보지 못했던 지붕 그림들도 볼 수 있었어요~
해설사 된 지가 언젠데..
역시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입니다~
문무백관이 조회를 하는 정전의 개념인 외행전과 그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나오게 된 통일신라 건물지 발굴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들었던 이야기로만 추측하여 신라 건물지를 복원하느냐 마느냐로 고민이 많았겠구나 생각했는데요 실제 경험담을 들으니 그냥 한 줄로 끝나는 고민이 아니었더라고요~ ㅎㅎㅎ
결과는?
터의 일부를 보존하여 나중에 찾아오는 모든 관광객들이 볼 수 있도록 남겨졌네요~
일장각 해설에서는 제가 조금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설명이었습니다.
저는 유수들이 자신의 개인 공간을 만든 이유가 종종 방문하는 왕을 위해 외행전을 그대로 놓고 따로 공간을 내어 만들었다고 생각했는데요, 그것보단 다른 이유가 있었군요...... 아하..
여기서도 배웁니다
"임금님이 머무는 공간답게 앞이 시원하게 뻥 뚫려있죠?"
농담 섞인 말투와 반어법으로 한번 웃으면서 왕의 공간에 대한 보안의 중요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행궁은 침전인 내행전이 가장 위계가 높다는 것.
자료를 찾아 알고 있는 내용이긴 했지만 그 이유 중 또 한 번 깊게 깨달을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해 주셔서 계속 배워가네요~
익공은 조선만의 장식 기법이라는 것도 이날 배웠습니다
이곳에서는 도배와 얽힌 스토리를 말씀 주셨는데요, 와... 그런 일이 있었군요..
이날 시간이 없어 못 들어가 봤지만 다음에 꼭 내행전 안에 들어가서 자세히 보렵니다~
답사 덕분에 정말 잘 안 올라가는 곳까지 올라가 봤습니다
바로 재덕당인데요,
보통 임금이 평소에 머무는 법궁과 이궁 같은 경우는 침전 뒤 후원을 조성하여 아미산이나 기암괴석 같은 것들로 장식을 하지만 남한산성 행궁에서는 자료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단서가 남아있다면 바로 이 반석이 음각된 바위라고 할 수 있다 하시네요~
거기에다 북향을 하고 있는 의미 있는 단어를 새긴 바위라니 예사롭지 않죠~
실제로 실록에 있었던 느티나무와 까치 에피소드도 말씀 주셨고요~
이위정이 있는 후원에 올라와서는 남한산성에 근무하실 때는 아주 작았던 소나무가 저렇게 컸다는 말씀도 하셨어요
세월의 흐름이 느껴지셨을 것 같습니다
한봉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으셨어요
망설이다 이곳에서 활 쏘는 방향에 대한 질문을 드렸는데요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어 너무 기뻤습니다
이제 청량산으로 올라가야죠~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부분인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여기서도 몰랐던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어요~
당시 남한산성에서 끝까지 추진하지 못하셨던 부분을 혹 기회가 되면 다시 추진해 보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렇게 된다면 정말 뜻깊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꼭 추진돼서 결과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아직도 남한산성에서 했던 과정들에 대한 것들을 잊지 않고 이렇게 말씀 주시는 모습에 조금 감동받았달까요 크..
플러스,
금림조합비 안내 시설이 신설되었네요?
기쁩니다~~~!!!
남한산성세계유산센터 관계자님 감사합니다~~
이제 열심히 올라가 봅니다~
어느덧 청량산 정상인 수어장대~
장대에 대한 의미와 내력,
그리고 조선시대부터 현존하는 유일한 장대로서의 가치를 설명해 주셨어요~
이렇게 최고 전문가 몇 마디면 바로 딱 이해되는 내용을 저는 그걸 찾으려고 인터넷과 기사, 전문자료들을 얼마나 찾아봐야 했던지요...
그럼에도 그저 피상적으로만 머리에 머물렀었는데 쉽고 명료한 설명 몇 마디로 오히려 바로 체화되는 것 같은 마법 같은 경험을 했답니다
그렇다고 저보고 다시 설명하라고 한다면 잘 못하겠지만요 하하하
이 회의 설화와 승려가 왜 성을 잘 쌓는지
설명을 주셨습니다
하.. 그동안의 못배움에 대한 답답함이
씻겨내려져 간다....
갬동...
병암도 노현균 팀장님 덕분에 오랜만에 와봤습니다
사진 속 팀장님이 만지고 있는 암각 글자를 알아내려 오랜 노력을 했다는데 그 글자의 내용을 알고 다들 탄식..ㅎㅎㅎ
우리 문화유산을 사랑합시다 ㅎㅎ
이런 곳에 나의 흔적을 남기지 말아요~
서문과 서문 전망대
롯데에서 협찬을 해준 덕분에 삼전도비의 정확한 위치를 알 수 있다는 말씀에 롯데가 삼전도비 위치 복원에 어떤 사회 공헌을 한 것일까 했는데 바로 저 롯데타워를 말씀하신 거였어요 ㅎㅎ
순간 빵 터졌네요 ㅎ
뒤돌아서 성곽에 대한 설명도 빼놓지 않으셨어요
남한산성 성곽에는 신라의 성돌들이 같이 쓰였다는 것. 그래서 그것들의 예시되는 돌들을 찍어 보여주셨고요,
시간이 지나 무기 체계가 변화함에 따라 조선시대는 어떤 축성 전략으로 돌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그러한 사실들로 세계유산 등재 조건 2번과 4번을 충족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 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너무 과한 자부심 같은 느낌에 차마 남한산성이 축성술의 교과서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못했었는데요,
이러한 표현이 어떤 맥락에서 올 수 있었는지 팀장님의 설명을 통해 유추해 볼 수 있었어요
마지막 돌아오면서 남한산성 소나무를 지키신 석동균 선생님의 건물을 바라보면서 이날 답사 종료했습니다
언젠가는 유산 목록에 올라가서 산성 백성의 민가 모습을 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역사란 우리가 하는 행위 하나하나를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는 팀장님의 말씀을 듣고 저 답지 않게 바로 블로그를 작성해 봅니다 ㅎㅎ
잊기 전에 설명해 주신 발굴 에피소드들과 스토리들을 얼른 정리해야 할 텐데요~
(홍순민 교수님 답사도 아직 정리를 못했..ㅠㅠ)
오늘 정말 너무나도 기다렸던 답사였습니다
제가 살다시피하는 남한산성과 이제서야 친해진 기분이랄까요? ㅎㅎ
너무 감사했고 영광이었습니다.
프로그램 기획해 주신 경기도자박물관 담당자님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광주시문화관광해설사는 광주시 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비롯한 역사·문화·자연 명소를 알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과 활동을 하고 있어요~
남한산성과 광주시 방문이 처음이시라면 광주시 해설사들과 함께하는 도보 해설을 이용해 보심이 어떨까요?
그럼 광주시에서 뵙겠습니다!
첫댓글 넘!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발굴, 복원 하신분의 해설을 들으니 그동안 오류가 하나씩 보였고, 새삼 궁금했던 것도 알게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멋진 사진과 함께 설명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