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cafe.daum.net/bookload/LhLh/504?q=%EB%B0%95%EC%A7%84%EA%B4%80+%EC%8B%9C&re=1 靑蓮(청연) 박진관 물 위에 떠 있는 西天國 소녀여 노을이 저 하늘을 저렇게 지나가고 흰 구름을 자꾸만 내리는 날에도 나비는 여기에 와서 춤을 추다 가노라 물결이 저리도 잔잔한 밤이라고 물결치며 씻겨버린 흰 갈매기 어느 날 靑蓮 위에 앉았다 가던데 그날에 맺은 정을 잊지 못하는가 잠들기 괴로운 날 맺은 사랑도 인간사 눈물을 닦아주고 가노니 저 바다 멀리로 밀려가는 물결같이 산은 내 마을에 와서 무덤을 만든다 그날을 지키다가 떠나버린 龍인 양 뜬구름 위에는 인생도 잠들 수 없나니 蓮꽃송이 위에는 수천 생명이 잠들어도 이승을 지키는 건 나비 한 마리 밤 깊어온 날 물결소리는 드높은데 가자고 말 못하는 맘 누가 알리 저 강물 아래로 나룻배를 보내어 눈물 없는 세상을 지키게 하리라. <까마귀 우는 산> 생명의 고뇌 이 몸뚱이는 스스로 불이 붙어 스스로 타오르는 기술을 가졌노라 이렇게 허공에서 불꽃이 튕길 때 바람도 불지 않고 하늘을 감싸노라 죽음을 향한 생명의 고뇌는 무엇이냐 살아있는 동안의 영원한 사랑이여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는다 해도 다가오는 죽음은 면할 수 없노라 모래를 쪄 밥을 지일지라도 죽음을 당한 생명을 살릴 수 없노라 이것으 나의 고독의 창조물이 되고 이것은 언제나 인간의 슬픔이었노라 이 몸뚱이는 스스로 볼이 붙어 타오르고 허공도 불바다처럼 타오르고 있도다 나는 허공 가운데 살아있는 생명이 되고 영원한 바다에 타오르는 불꽃이 되리라. <까마귀 우는 산> 까마귀 우는 산 까르르 까르르 까마귀 우는 산 누가 죽어서 그 산으로 가려나 붉은 황토밭 고랑에 죽은 붉은 황토밭 고랑에 총 맞아 죽은 그 산을 생각하는 것은 서럽지 않아라 산과 강이 서로 부딪쳐서 피를 토해내고 속에 가슴을 오려내는 일도 잊어도 보고 거짓 얼굴로 가슴을 짓늘리는 것은 아마 말이 아니어도 알 수 있으리라 죽음으로는 돌아갈 수 없으니 죽지 못해도 피눈물로 가슴을 적시는 것을 잊고 또 잊어도 좋으니 오늘이 아니면 아니 되는 날같이 오늘이 아니면 더디오는 것같이 까마귀는 벌거벗은 몸을 하고 있는데도 울어라 소리내어 울고 있어라 까르르 까르르 이승과 저승 사이에서 말 못할 사연을 안고 울고 있는 백성처럼 버림받아 태어나는 이들의 숨소리라 나는 나는 듣고 울어라 멍울진 가슴에 안고 우는 이여 이곳이 이런 곳이 산천이라고 소리소리 지르며 죽어갈 일들이여 우리는 죽어도 산으로는 못가고 우리는 죽어도 강으로는 못가고 까마귀 까마귀 밥이 될 뿐이어라. <까마귀 우는 산> 들판 삶이여 어서 빛나라 어둠이 밀리어 오고 있구나 여기에 우리들은 찬란한 무덤터를 만들고 핏발에 가슴을 최인 땅에 내일 가득 채워질 육신들을 청산에 알몸으로 청산에 총살 당한 알몸으로 나비처럼 날아갈 육신들이어라 먼 훗날 이 땅에 혼령들은 살아서 올 것이어라 언 땅에 꽃들이 시들어 버리는 몸으로 내일에도 어둠에 잠든 한을 풀어줄 수 있느냐 나의 기다림의 무덤은 비단실에 감긴 무지개 그런 옷을 입고 살아도 청산을 지키지 못하리 만날 수 없는 이들의 기다림같이 그러한 만남으로 들판에 서 있어야 하나 바람의 문이 열리는 이 하늘가 언제 저 무덤은 꽃으로 덮힐까 삶이여 어서 빛나라 우리가 원하는 날의 추억과 꿈이 우리 살고 있는 땅을 점령당하고 있을지라도 푸름의 길 밖에 서 있는 죽은 자들 그들만의 기다림으로 온 밤을 지키고 울어라 더러는 죽음의 꽃들이 피어난다 해도 이것이 이 들판에 핀 꽃들의 아픔이고 우리들에게 주어진 끝없는 투쟁의 깃발 이 들판은 잠들지 못할 날들의 땅이어라. <까마귀 우는 산> 박진관 1948 전북 김제 출생 1960 입산하여 승려가 됨 1976 <<시문학>>, <<현대문학>> 등에 시와 시조가 추천되어 등단 주요 저서 시집 목록 시집 <한 자락 남은 마음> 한겨레출판사 1979 시집 <까마귀 우는 산> 청사 1987 시집 <국토순례기, 광주에 오신 부처님> 일월서각 1987 시집 <통일꾼 만세> 일월서각 19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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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시집[까마귀 우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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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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