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음 내용은 2월 7일자 최보식 편집인이 "최보식 언론"에 올린 글입니다. 배우로 진로를 바꿔도 성공할 수 있는 이 재명 후보가 아닌가 하는 느낌도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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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노무현과 이재명은 개인적 인연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노무현의 ‘정치 스쿨’에 이재명은 들어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노무현의 묘소에 가서 어깨를 들썩일 만큼 울었다니‥.
이재명 후보는 6일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찾아 “이곳에 오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가 어렵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재명 후보는 왜 이리 공개적으로 자주 우는가. 그 나이의 남성이 겪는 신체 호르몬의 변화인가, 설령 그렇다 해도 대부분 중년 남자들은 혼자 있을 때면 몰라도, 남들이 보는 앞에서 잘 눈물을 흘리지 않는다.
(6일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무덤에서 눈물 흘리는 이재명 후보 / SBS뉴스)
그러면 이재명의 흔한 눈물은 뭔가. 본래 체질적으로 눈물샘이 많은 건가, 아니면 말 그대로 표를 ‘읍소(泣訴)’하는 위한 감정 연기인가.
한 신문기사의 현장 스케치를 그대로 옮기면, 이날 이재명 후보는 헌화 직후 노 전 대통령의 약력을 들을 때부터 눈을 질끈 감은 채 고개를 숙였다가 하늘을 올려다보는 등 감정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노 전 대통령이 안장된 너럭바위 앞으로 다가간 이 후보는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눈물을 쏟아냈다. 너럭바위에 두 손을 올린 채 몸이 들썩일 정도로 흐느꼈다. 너럭바위를 한 바퀴 돌고 묵념을 마친 이 후보의 안경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고 한다.
사실 노무현과 이재명은 개인적 인연이 거의 없는 걸로 알고 있다. 노무현의 ‘정치 스쿨’에 이재명은 들어있지도 않다. 그럼에도 이재명은 노무현의 묘소에 가서 어깨를 들썩일 만큼 울었다니‥. 물론 마음 속으로 노무현을 존경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장면을 볼 때마다 자신을 낳고 길러준 부모나 함께 했던 친구 묘석에도 저렇게 슬픔을 표시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 후보는 보름 전인 지난달 하순 경기도 성남의 상대원 시장에서 연설할 때도 눈물을 뿌려댔다. 아예 울기로 작정한 듯이 "이곳이 저희 가족 여덟 명이 수십년간 생계를 유지했던 곳”이라며 “다시 이곳에 오니까 갑자기 눈물이 난다”라는 말로 시작했다.
그 시점은 ‘형수 욕설’ 녹취록이 공개돼 여론이 싸늘해졌기 때문에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그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어머니께서 화장실에 출근하기 전에 제 손을 잡고 공장에 바래다주셨다. 그래도 행복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주셨다. 그렇게 열심히 살았다"며 북받쳐오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듯 말을 잠시 멈추고 하늘을 응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화장실을 지키며 아들이 잘되기만 바랐던 어머니께 거짓말하고 스물다섯 나이에 인권변호사의 길을 선택했다"며 "열심히 일했고 깨끗하게 살려고 노력했고 그래서 이 자리까지 왔지만 상처가 많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눈물 유세’가 있은 직후, 민주당은 ‘울지마라 이재명’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재명 대선 후보가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는 흑백 사진을 SNS에 올렸다.
이 말고도 이재명의 공개 눈물은 여러 번 있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의 몸통으로 몰리던 작년 11월, 그는 공개 눈물을 뿌렸다. 그때는 눈물 흘린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시장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채소를 팔고 있는 95세 할머니를 보니 서민의 애환과 약자들의 삶의 고초를 미처 헤아려보지 못한 자신의 탓과 어머니 생각까지 나서”라고 했다.
참고로, 존 레넌의 ‘이메이징’을 기타로 치면서 굵고 징한 눈물을 흘렸던 노무현의 대통령선거 TV 광고는 히트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