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님 집에 쥐가 사는게 아니라 쥐의 집에 형님이 사시는거래유"
"산신령이 집이 좋아 산에 사나?"라는 내 억지에 술 취한 스테파노의 얘기, 그 날 저녁 소주 3병 넘어를 비우며 의기 투합한 우리 둘의 취기와 그럭 저럭 팔을 걷어 붙인 아내의 동조... 햇꿈둥지는 이렇게 시작 되었습니다.
치악산 소토골 3,780평의 땅을 구하기 위해 이사를 두번이나 해야 했으며(도시 생활을 하며 주말 시간을 이용한 땅 둘러 보기는 아래와 같은 한계가 있음
1.구하고자 하는 땅의 원매자 접촉이 불가능-이 경우 땅의 이력을 확인하기 어려움-
2.시간이 충분치 않아 땅의 전체적 조건을 파악하기 어려움-예를 들어 해뜨기부터 지기까지의 일조량 등...-
3.땅의 참 모습-여름에 땅을 보는 것은 나이 많은 여자의 화장 진한 모습을 흐린 전등 불빛 아래서 보는 것과 같음,가급적이면 나뭇 잎이 떨어진 겨울에 보는 것이 좋을 듯...-등 등)특히
땅을 계약 할 당시 진입로에 대한 충분한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아 이 소홀에 대한 혹독한 댓가를 치루기도 했습니다.
근래 농가 주택은 허가가 아닌 신고 사항으로 바뀌었으며 지자체 별로 약간씩의 차이를 가지고 있으나 주택 30평과 부속 창고동을 지을 수 있습니다. 제 경우 주택 30평과 창고 10평 등 총 40평 규모로 대학 시절 공부한 interior design 경험을 토대로 직접 도면을 작성, 시작 했으나 워낙 알량한 실력이라 시공 중 많은 부분이 변경되어 완공 후 도면은 사실 상 휴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다만 시공 전 아내와 약속한 내용들은
1.주변 산세와 어울리도록
2.건축 소재는 가급적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하되 흙과 돌과 나무를 주 소재로
3.내부 구조는 집안에서 술래잡기가 가능 하도록 하자는 것 이었으며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 하고는 대부분을 적용 하도록 노력 하였습니다.
96년 이 땅에 이삿짐을 들이고 보니 먼저 사시던 분은 개인 사정으로 농사를 제대로 지을 수 없어 땅 대부분이 묵밭으로 변해 있었고 당초의 경사를 그대로 유지한 비탈 밭이어서 소와 쟁기를 이용해야만 땅을 갈을 수 있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수 없이 4단의 계단을 조성한 정지 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때 투입된 포크레인으로 인해 서두에 말씀 드린 스테파노(포크레인 기사님으로 이때 인연이 결국은 햇꿈둥지가 서기까지 이어지는 인연이 되었습니다)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집을 짓는 동안 힘겨워 질 때마다 스테파노는 푸념을 합니다.
"에이구 그때 소주를 한병만 덜 마셨어도 내가 이 고생 안 했다"구요
그 고생 이야기 내일 또 올리겠습니다. 해 떨어지네요. 저녁 맛있게 지어 드세요.
2001/07/18
첫댓글 "시골로 가는 마지막 기차"라는 홈피에서 가져온 글입니다. 틈나는대로 연재글을 가져다 올리겠습니다. 저만 모르고 있었나요? 회원수도 많고 상당히 유명한 사이트군요^^* 귀농보다는 전원생활을 꿈꾸신다면 유용한 정보가 많을겄 같습니다. 이웃나들이방에 소개글 올려놓지요.
"시골로 가는 마지막 기차"는 제가 자주 무임승차하는 홈피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전원생활을 하거나 꿈꾸는 분들이 많구요. 햇꿈둥지님은 글을 재미있게 잘 쓰시는데,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진지함도 겸비하신 분인 것 같습니다. ^_^
ㅎㅎㅎ 유머감각이 뛰어난 분들만 보면 부럽습디다. 이거야 말로 배워서 되는것도 아니니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