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깊었다. 깊은 물곬에서 웅크린 감성돔을 낚시 사정권으로 불러내어 주는 파도, 그 파도를 일으키는 북서풍이 힘이 없다. 이제 오직 조류에 채비를 태워 끝도 없이 흘려 주어 숨어있는 그들의 코앞까지 채비를 보내주는 길 밖에 없다. 무한 흘림찌낚시를 연구해보자. 채비의 특징은 찌매듭이 없으며 원줄과 목줄을 도래없이 바로 연결했다. 낚싯대는 깊은 수심에서 대물을 끄집어 내기에 허리힘이 넉넉한 1호 이상의 낚싯대. 목줄도 2호로 다소 굵게 썼다. 조류에 실려가는 찌가 보이지 않을때면 더 이상 찌를 살피며 어신을 감지할 필요가 없다. 이때는 슬그머니 풀려 나가는 원줄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느슨해진 원줄이 갑자기 팽팽해지면 어신. 혹은 조류의 속도가 빨라 원줄이 팽팽하게 풀려나갈 경우에는 낚싯대 끝대를 살피는 방법도 있다. 유속이 실린 채비가 당기는 힘과 물고기가 당기는 힘의 차이는 분명히 드러난다. 어신이 왔을때는 챌 필요가 없다. 원줄을 그냥 사리며 감아만 주면 OK....
감성돔 릴찌낚시
발밑 직벽 혹은 깊은 여밭을 노려보자. 수온이 잔뜩 떨여졌고 파도 마저 시원찮다. 어신은 약아지고 조심많은 감성돔들은 떠오르지도 않는다. 발밑 깊은 수심의 암벽을 타고 어슬렁거리는 대물이나. 발밑 깊은 수심 속의 암초밭 사이를 돌아다니는 놈을 겨냥해 보는 채비. 밑채비가 깊이 그리고 빠르게 잠수해 들어가야 한다. 무거운 중량의 수중찌를 채워야 한다. 벼랑이나 암초에 바싹 붙여 채비를 흘려야 하므로 여걸림에 채비를 뜯기지 않기 위해 목줄에 봉돌을 채우지 않는다. 미약한 어신의 감지를 위해 막대찌를 사용한 만큼 목줄이 길면 어신을 놓칠 우려가 있다. 4m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막대찌가 도래 부근에서 목줄과 엉키지 않도록 찌의 길이 보다 더 높은 곳에 찌 멈춤고무를 채운다.
감성돔 근거리처넣기
무거운 구멍봉돌을 채운 녹동식 처넣기와는 다르다. 조류에 태워 보낸 밑채비가 깊은 물속의 물곬 속에 도달하도록 고중력의 구멍찌를 어신찌없이 바로 채웠다. 이 채비의 매력은 3~5호의 무거운 수중찌라도 수중찌가 물곬에 도달한 다음 조류에 떠밀려 바닥에서 얼마간 떠 있다는 것. 따라서 밑채비는 자연스럽게 떠오르다 가라앉기를 반복해 입맛 잃은 감성돔을 꼬셔낸다. 추자군도 영등철 단골꾼들이 채비에 오징어 내장 미끼를 써서 까탈스런 감성돔의 예민한 어신을 포착해내는 채비이다. 처박기 낚시의 원용인 셈이다.
감성돔 멀리처넣기
감성돔을 겨냥한 고전적 처넣기낚시의 전형이다. 수온이 떨어지고 감성돔의 먹성이 떨어졌을 때는 멀리 처박기가 조과에서는 으뜸. 어신을 감지하고 히트 순간의 묘미를 즐기는 전문꾼들은 외면하는 낚시시법이지만 "오직 한 마리만이라도!"라고 절규하는 꾼들이 택하는 마지막 일방적인 공략법. 마릿수 수확이 뚝 떨어진 한 겨울 낚시에서는 프로꾼들이라도 고육지책으로 택할 수 밖에 없는 필승조법이기도 하다. 짧은 낚싯대로 배위에서 던지면 이른바 녹동식 배낚시 채비. 예민한 끝대의 긴낚싯대로 갯바위서 멀리 처넣으면 이른바 최후의 '필살조법'이 되는 셈이다. 목줄은 짧다. 찌가 연출하는 현란한 어신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극히 짧은 어신 순간을 위해 목줄이 짧은 것. 바늘은 굵어야겠다. 오징어 내장이나 참갯지렁이를 통채로 꽂아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 원줄과 목줄을 다소 세게 쓰는 이유는 심한 밑걸림을 견뎌내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