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120km 라이딩
6일 간격을 두고 양평 라이딩이 두 번 있었다. 9/28(토)은 미완의 라이딩이었고 10/4(금)은 완전한 왕복이 안 되어 아쉬움이 남았으나 최선의 선택이었다. 9/27에 갑자기 다음날 라이딩의 동행자를 찾는 문자가 왔다. 구리한강시민공원의 코스모스밭에 간다며. 늦게야 확인한 내가 이왕 할 것이면 더 하자고 역제안을 했다. 코스는 각자 잠수교 북단에 모인 후 한강자전거길 > 왕숙천 > 광릉수목원 > 98번 지방도 > 43번 국도 > 의정부 > 중랑천 > 응봉역으로 내세웠다. 결국 3명이 의기투합!
9/28 7:15경 잠수교 북단에 모인 일행은 좋은 날씨 속에 느긋하게 라이딩에 나섰다. 구리 한강변은 코스모스가 초라해서 그냥 통과. 바로 뒤에 문제가 생겼다. 선두인 내가 뒤를 보며 간격을 유지해야 하는데 이를 소홀히 하다가 그랬다. 왕숙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뒤를 보니 일행이 없었다. 기다렸으나 나타나지 않아 직진한 것으로 여기고 통화 시도. 추측대로였다. 수석리 첫 고개 위에 있었다. 갑자기 코스가 바뀐 상황. 합류하여 덕소 미사대교 아래 꽃밭에서 쉬었고 팔당유원지 언덕 위 간이 매점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기도 했다.
사실 양수역까지는 왔었으나 양평까지는 간 적이 없는 나다. 그런 내가 선두를 서기가 찜찜했으나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나 있고 바닥에 표시도 잘 돼 있으니 큰 걱정은 아니라고 여겼다. 신원역 전의 쉼터에서 쉬고 신원역을 지나며 큰 실수가 있었다. 바닥 표시대로 진행을 했으면 되는데 쓸데없이 대로를 건너 강변으로 간 것이다. 이용하지 않은 길의 흔적이어서 이상하다고 여겼다. 양서초교 근처에서 이게 끝나 지도를 확인하고 전용도로로 진입했어야 하는데 그대로 국도변을 따라 위험한 라이딩을 한 것이 이 날의 두 번째 실수였다. 6번 국도를 따라 남한강휴게소의 복포리 언덕을 힘겹게 오른 후 언덕을 내리달려 가다가 뒤에서 불러서 멈췄다. 구 철길인 저전거 전용도로가 걸쳐 있는 걸 봤는데 지나친 것이다. 다시 되돌아가 계단을 오른 후에야 원래의 길을 찾았다.
그러나 이후에도 순탄하지 않았다. 아신역 근처 '지중해수상스키' 앞에서 한 명의 앞 튜브에 펑크가 났다. 헐! 예비 튜브로 갈아 끼우고 공기를 채우는데 다시 터져버렸다. 전혀 예측하지 못한 황당한 일이 생겨 모두가 가기 막혀 했다. 결국 끌고 '고읍교'까지 나갔다. 알아보아도 근처엔 자전거점이 없었다. 난감했으나 일단 점심을 먹고 전철로 귀로에 오르기로 했다. 양평을 5km 정도 남긴 지점이다. 이곳은 옥천냉면으로 유명한 지역. 바로 길 옆의 큰 '황해식당'에서 물냉면을 먹었다. 얼음이 절반일 정도였고 면이 굵고 단단했다. 반찬은 얇게 썬 무김치가 유일했다. 곧 아신역으로 가서 전철을 타고 올라갔다.
그런데 사건은 또 이어졌다. 펑크난 한 명은 그대로 가고 나머지 둘은 덕소에서 내려 각자의 집까지 라이딩으로 마무리하기로 하고 내렸지. 전철 문이 닫히는 순간 누군가 소리를 지르며 남아 있는 사람의 백팩을 밖으로 내던졌다. 놓고 내린 줄 알고 과잉 친절을 베푼 것이 오히려 일을 꼬이게 했다. 연속되는 해프닝에 헛웃음만 나왔다. 잠시 후 타고 가던 한 명이 옆의 사람한테 핸드폰을 빌려 전화를 해서 백팩 안에 있던 그의 핸드폰을 받았고 대충 마무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 둘은 덕소역부터 다시 라이딩을 재개했고 워커힐 밑에서 쉰 후 잠실철교에서 헤어져 각자의 집으로 갔다. 네 번의 해프닝이 있었던 날이었다.
10/4에는 그 미완의 양평행 라이딩을 나 혼자 완성하고자 8시에 나섰다. 코스는 착오 없이 제대로 탔다. 서울숲으로 가는 엘베 앞 데크에서 쉬고 구리한강시민공원의 코스모스밭에서도 잠시 멈춰 사진을 찍었다. 덕소 미사대교 아래, 능내역, 도곡터널 쉼터 등에서 쉬고 6일 전 펑크가 났던 곳에서 내려 그 튜브를 꺼내 놓고 인증을 했다. 드디어 4시간 만인 정오에 양평역 도착! 음식점을 찾아 어슬렁거리다 복권판매점에서 추천 식당을 물었다. 양근삼거리의 '한강순대국'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독특하게도 시래기순대국이다. 해장국과 보통순대국이 합해진 것으로 보면 편하다. 13시를 넘기며 떠났다. 신원역 위쪽에서 쉬고 팔당교 옆에서도 내렸다. 덕소역으로 가서 그곳에서 출발하는 전철을 탔더니 역무원이 평일에 자전거를 가지고 타면 안 된다고 했다. 무조건 죄송하다고 했다. 응봉역에서 내려 숨을 고른 후 다시 집까지 라이딩으로 왔다. 16:55 도착. 전철을 탄 구간의 자전거길은 22km 정도. 저녁 6시의 약속 시간에 대기가 아려울 것 같아서 택한 방법이다. 이 날 120km쯤 탔다.
집-양평 라이딩 개념도
[9/28 일정]
덕소 미사대교 아래 꽃밭. 다른 두 일행
나!
백일홍이 장관을 이뤘다.
[10/4 일정]
서울숲 엘베 앞 데크
구리한강시민공원 코스모스밭. 6일 전과는 딴판으로 만개했다.
수석리토성 고개. 렌즈에 땀이 묻어서 흐리다.
덕소 미사대교 아래 꽃밭
능내역
양수교. 양평까지의 자전거길은 구 중앙선 철길을 걷어내고 만든 곳이 많다.
양수역. 역사 앞 바닥을 잘 보고 따라간다.
도곡터널을 나온 후의 쉼터. 국수역 북쪽이다. 역시 땀이 렌즈를 가렸다.
아신역 근처의 한강가. 6일 전에 터진 튜브다.
양평역
신원역 북쪽 부용1터널 아래의 쉼터
팔당호와 팔당댐
팔당교 옆 쉼터에서 바라본 팔당대교
2019.10.07.
첫댓글 핸드폰을 라이딩복 뒤 포켓에 넣고 다니다 보니
렌즈가 땀에 젖어 흐리게 나온 사진이 여럿이다.
찍기 전에 확인하며 닦아내야 하는데 ...
내 집에서 양평까지가 70km 정도니 소요산역까지와 거의 비슷하다.
어디로 가든 왕복하면 140km를 라이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내 능력으로는 이게 하루에 할 수 있는 한계치라고 본다.
집-양평 구간의 라이딩 개념도 추가!
양평은 서울의 남동쪽이 아니라 거의 동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