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가까운 사람 만나고 지내는 것도 힘듭니다.
지방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 만나는 것도 고작 일년에 한두 번이네요, 뭐가 그리 바쁜 것인지....
해서 이번 모임은 일본 여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배가 10시간 넘게 오고 가는 거라 힘에 부치지 않을까 걱정이 없었고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여행은 준비하는 설렘이 있습니다.
아직도 몸은 천근만근이고, 일도 산더미처럼 쌓여 있지만
이럴 때면, 에라 모르겠다, 이런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어버리지요....^^
배 이름이 성희호네요...
타고 갈 배를 보니 벌써부터 바다 한가운데서 멀미에 시달리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섭니다.
방에서 술 한잔 걸치고 흔들흔들 하는 배에서 자는둥 마는둥 하다보니
날은 밝아오고 시모노세키 항이 가까워옵니다.
다들 잠을 제대로 못잤지만 그래도 새 여행지 도착을 앞두고 설레는 표정들이네요....
하우스텐보스로 이동하다 휴게소에 들렀습니다.
어쩜 휴게소만 들리면 먹을 걸 사야만 하는지 너도 나도 일본에서의 첫 음식맛을 즐기네요...
담이는 황금모찌라고 씌인 걸 샀는데... 찹쌀떡 데워서 먹는 것 정도의 맛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더군요...
오기전 이곳 하우스텐보스의 사진들이 멋져서 기대를 하고 왔는데...
저는 아무래도 이런 인공의 아름다움이 별로네요...
모든 걸 흡수하길 잘 하는 일본들인의 특성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고 할까요....
일본에는 요트를 즐기는 인구가 제법 되는가 봅니다.
이곳에 일부 집들은 별장으로 쓰이는 모양인데 집앞에 요트 한 대씩이 있더군요...
소득 4만불 시대가 되면 요트를 타는 인구가 생긴다는데, 담이 다 크면 요트 구경 한번 해볼 수 있으려나...^^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일본은 없습니다.
다만 이곳에서 장사를 하는 일본인들의 친절함이 인상에 남는 정도지요.
다시 또 오고 싶은 생각은 안들더군요.
하지만 아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즐길 줄 아네요....
첫날이라 힘이 넘치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기만 합니다.
테디베어 전시관은 제주에 있는 박물관보다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따라다녀야 하는 패키지 이럴 땐 정말 싫습니다.
하지만 이곳에 오기 전부터 아소산을 본다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아소산에 가기 전 원숭이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저 그런 원숭이쇼인데 아이들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3년생 원숭이...
서로 손 한번 잡아보겠다고 뛰어나가더니 1등 담이, "안녕, 나 담이야..."
드디어 아소산에 도착했습니다.
역시 흥분되기는 자연 앞에서 더한 것 같습니다.
사실 하우스텐보스에서는 이국적 풍경이 오히려 한없이 낯설기만 했거든요.
조금만 더 오르면 분화구가 나타납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니 연기 속에 분화구가 보입니다.
배터리가 떨어져 미처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금방이라도 터질 것만 같은 그 기운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습니다.
아소산 구경후 또 한가지 바라고 있었던 것이 온천욕이었습니다.
아소팜랜드라는 이곳에서 하룻밤 원없이 온천욕을 즐겼습니다.
참 신기한 것은 담이가 이곳에서 온천욕을 하고 다리를 온통 휘감고 있던 물사마귀가 싹 나았다는 겁니다.
거참 다시 생각해도 신기합니다.
편하게 입는 옷, 유카타.
애들은 입혀놓으니 참 예쁘던데 어른들은 영 아니올시다, 입니다.
저도 잠깐 입어만 웃고 담맘이 하도 웃는 바람에 기분이 상해서 벗어던졌습니다.
3일째가 되자 심권호도 못당한다는 아이들이 팩팩 쓰러집니다.
아침 6시반이면 일어나야 하는 살인적 일정에 아이들이 견뎌낼 리 없지요...
애들 크기 전까지는 패키지 여행 별로 권할 만한 게 아닙니다.
이동할 때는 바로 이렇게 되어버리니까요.
자고로 여행이라면 뭔가 생각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도무지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는 여행이 바로 이런 겁니다....
일본 냄새를 그나마 맡을 수 있었던 곳이 그나마 이곳이었습니다.
저마다 성을 쌓기에 바빴던 그 옛날, 이 성쌓기와 우리 역사와 무관하지 않음이 느껴졌습니다.
성은 기본적으로 두려움의 상징입니다.
성주의 두려움이 얼마였는를 가능해볼 수 있는 척도가 바로 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곳의 성주는 무엇이 두려워 저 높이 전망탑을 세우고 높이 성을 쌓았을까요....
직업이 문지기인 이 사람...
과묵해보이지만 웃을 때는 참 순박해보였습니다.
돌아나오는 길 결혼사진을 찍는 예비부부를 만났습니다.
시작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이 예뻐서 정중히 부탁해서 한 컷 담아보았습니다.
어디가나 결혼하는 사람들은 행복에 겨워서 그런지 참 예뻐보이지요?
일본의 대표적 특징 중의 하나인 신사도 둘러보았습니다.
특이했던 것은 이곳 가까운 곳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이 다리 난간을 닦고 있더군요.
고사리 같은 손으로 제법 열심히 닦아대는 걸 한참이나 지켜보다 왔습니다.
담이야 뭐 장난거리 하나 발견하면 그게 마냥 좋습니다.
4일째가 되자 엄마는 담이 장난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고,
담이는 아랑곳하지 않고 땅바닥에 드러눕고, 사진 짝자면 도망가고.... 참 볼만 했습니다.
그래도 뭐 빌게 있는지 무릎까지 꿇었습니다.
사람들 하는 거 보고 100엔 짜리 뽑기(소길, 길, 대길 등이 적혀 있는) 해서 소원도 빌어봅니다.
일본 어딘가에 자기 흔적도 남겨야겠죠....
이곳이 일본인지 아는지 도라에몽 그림과 김담 두 글자를 크게 그려놓았습니다.
보는 것에 질린 친구들이 신사 뒷편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담이도 이곳에 오니 펄펄 나르네요...
역시 자연 속에 풀어놔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느껴봅니다.
물론 저 역시도 우리나라 산과 들이 그리워지는 순간입니다.
이 소의 상 코를 만지면 머리가 좋아진다고 하니까 저마다 문질러대느라 바쁘네요...
얘들아, 머리 좋아질 생각말고 엄마, 아빠 말 좀 들어라, 제발....
이게 압권입니다.
여행 마지막에 후코오카의 이 쇼핑몰에 들른다는 걸 알았다면 찬찬히 둘러보고 장비 좀 샀을 겁니다.
근데 집합 10분 전에 발견한 캠핑 코너 앞에서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야만 했다는 사실....
정말 눈물이 앞을 가리더군요...
4박5일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도대체 뭘 했는지도 모르겠고, 뭘 봤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한없이 피곤한 4박5일의 일본여행.... 여러분 어린 애들 데리고 절대 패키지 여행가지 마세요....
첫댓글 ㅎㅎ 부럽습니다. 예전에 오사카성에 혼자 놀러? 갔다가 우연히 교포한테 빌붙어 입장료랑 100년전통 우동집에서 한그릇 얻어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먹어보니 소문만 무성한 나가사키 우동 별거 아니더군요... 먹다보니 삼선짬뽕 생각이 무지하게 나대요...ㅎㅎ
하~~~~! 부럽다....^^ 요즘 담이네 후기가 안올라와서 웬일인가 하였더니 일본 다녀 오셨구만요....^^
계 때문에 살짝 다녀왔습니다. 그런데 어찌나 캠핑 생각이 나던지 참....^^
그래도 공주아비님은 우동 한그릇이라도 얻어 먹고 놀다온 추억이라도 있지만 ..저는 대학때 오사카인지 대판인지 하는곳에 아르바이트 (벽돌공장)에서 벽돌만 찍다 온 기억 뿐입니다.....ㅡ_ㅡ"
그게 다 추억이지요... 이제 해보고 싶어도 해볼 수 없는 일 아닙니까...^^
마지막 사진에서 쓰러집니다. 역시 장비병 아직 남았나봅니다. 패키지였다고는 하나 부럽부럽... 담이의 기도하는 모습에서 진지함을 느껴봅니다. 이곳저곳 구경 잘 하고 갑니다. 새해에도 건강하시길...^^
저도 마지막 그 장소에서 거의 쓰러질 뻔 했습니다.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하는 그 심정이란...^^
그래도 남는건 사진밖에 없습니다... 언제 시간나면 배타고 보따리 하번 하러 가시죠..ㅋㅋㅋ
진짜 보따리 싸고 한번 가야할 모양입니다.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무사귀환 해서 다행 입니다.. ㅎㅎㅎ
졸졸졸 쫓아다니는데 귀환 못할 이유가 있나요...ㅎㅎ
조용하셔서 궁금했었는데, 좋은 구경하셨네요. 부럽습니다!
오늘 이사하고 카페 함 봅니다. 충청도로 초대 한번 하지요...^^
다시한번 가자구...ㅎㅎ
패키지로는 다시는 안가고 싶습니다...^^
즐감했습니다. ^^ 시간만들어 아들넘이랑 함 다녀오려 합니다. 나중에 정보 좀 주시와요 ㅎㅎ
정보랄 게 뭐 있습니까... 그래도 한번 다녀오시죠, 후쿠오카의 그 매장으로...^^
고생도 하셨지만,담이에게는 좋은 추억과 넓은세상을 향해 출발했다는 것 하나만으로 충분한 듯 합니다^^..
나도 늘 담이에게 넓은 세상 보여주고 싶은데, 그게 마음먹은 대로 늘 되려나...^^
잘봤읍니다...일본 여행시 먹어본 덴뿌라 아이스 크림이던가....생각나네...
저도 한번쯤은 일본 먹거리 여행 한번 다녀오고 싶네요...^^
원정캠핑이 아니라 배가 조금 덜 아픕니다.캠핑다녀오셨다면은 배가 억수로 아팠을텐데ㅎㅎㅎ
일본 캠핑 한번 뭉쳐보실까요.... 좋은 캠핑장 몇 곳은 정보 얻어놨습니다...^^
아~~담맘이 정말 정말 부럽습니다..저는 언제나 제주도 말고 비행기 타는 곳으로 놀러 가보나요...ㅠㅠ
비행기타고 속초 가세요 ㅠㅠ
ㅠㅠㅠ 너무해요...ㅠㅠ 김포공항에서 타는 비행기 말고, 인천공항에서 타고 가고 싶다구요..ㅠㅠ
그리믄 인천에서 부산오는것 타세용...후~다~닥
아니 그럼 공주아비님만 다녀오셨단 말입니까... 바가지 한번 진하게 긁어주시죠...^^
잘 다녀 오셨나요, 담번에 패키지는 말고 그냥... 저는 혼자 일정 잡고 예약하고... 괜찮은 기억이 나네요. 담번에 정보좀 교환하죠.
저도 다니다보니 패키지 말고 자유롭게 다녀오고 싶어지더군요...^^
후기잘보고 갑니다....패키지가 빡세내~~~ 다음에도 프리여행을 해야겠내...ㅎㅎㅎ
나도 이러다 란수님처럼 보따리 바리바리 메고 올 날이 있으려나...ㅎㅎ
패키지라도 좋으니 일본여행 함 가봤으면......ㅎㅎ
가족들이 고생 좀 하셨다는 말 들었습니다. 오늘 이사 왔습니다. 이사와보니 산정호수가 어찌나 멀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은 부쩍부쩍...어른들은 슬금슬금...여행은 다녀야 맛이고,여인은 **야 맛이라는데(^^)...부럽당~~
여행은 여행이고 얼굴 한번 봅시다, 백두대간님... ^^
패리타고 가는 일본 여행이 비행기와는 또다른 정취가 있어 좋죠.
좀 지겨운 면도 있죠,,.. 다음에는 비행기 타고 가렵니다...^^
잘다녀오셨네요 부럽습니다. 마지막사진 압권^^입니다
압권 맞습니다. 조난자님 꼭 한번 쇼핑 가셔요...^^
에고부러워라
부러울 게 뭐 있습니까... 장비도 못 사왔는데....ㅎㅎ
가족과 함께한 여행 좋으셨겠습니다. 좋은사진 감상 잘 했습니다. ^^**
광덕산 말고 좋은 곳 개발하시면 쪽지 한번 주세요...ㅎㅎ
저두 온천에 가서 몸둥이 담글줄 압니다. 무료로 가이드까지 해드릴 수 있는데요... ㅎㅎ
온천까지는 제가 무료로 가이드 해드리죠...^^
이야.. 부럽습니다..^^.. 저희도 애들데리고 놀러 다녀야 되는데..ㅠ.ㅠ 맘만 굴뚝입니다..
다녀도 다녀도 다니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죠.... 맘 크게 먹고 한번 다녀오세요, 어디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