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金曜閑談(157)
1. 어느 교수가 학생들에게 플라스코 하나와 큰 돌 세 개, 잔돌 다섯 개, 모래를 나누어주었다. 그리고 먼저 모래를 플라스코에 넣으라 했다. 이어 잔돌을 넣으라 했다. 가까스로 두 개 정도밖에 넣을 수가 없었다. 큰돌은 물론 하나도 넣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플라스코에 들어있는 내용물을 모두 쏟아내고 큰돌부터 넣으라 했다. 큰 돌을 넣고 나자 작은 돌을 넣으라 했다. 작은 돌 다섯 개가 모두 들어갔다. 이어서 모래를 넣으라 했다. 모래가 반쯤 들어갔다. 교수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여러분들은 시간활용법에 대한 등식을 정립하고 있는 중입니다. 신이 우리에게 평등하게 나누어준 것은 시간뿐입니다. 그 시간이라는 플라스코에 자기에게 별로 중요하지 않는 시간, 즉 모래와 같은 시간으로 채우다 보면 진짜 중요한 큰돌, 곧 중요한 자기 일은 이룰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큰 돌, 즉 중요한 일부터 먼저 해놓고 나면 조금 덜 중요한 일도 채울 수 있으며 자잘하게 중요치 않은 일까지도 마무리 지을 여유를 가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선 큰일부터 마무리 짓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2. 대한민국 작가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앗싸! 벌떡 일어나 춤을 춰야 할 빅뉴스다. 그간 케이드라마, 케이뮤직, 케이푸드 등 한국의 문화코드가 세계에서 널춤(너울춤)을 추는데도 가장 바탕이 되는 문학은 바닥에서 헤맸다. 그러다 마침내 문학도 세계 마당에서 널춤을 추게 되었다.
3. 한강의 작품 『소년이 온다』는 5.18이 배경이고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항쟁이 배경이다. 위 두 소설은 경기도 학생도서관에서는 납고가 배제되었다. 박근혜 때는 블랙리스트에 올려졌고 세종도서 선정에도 배제되었다. (본인이 쓴 『알함브라궁전으로 가는 길』은 2014년도에 선정되어 상금도 받았는데, 쑥스럽다.) 『채식주의자』는 경기도 교육청이 청소년 유해성교육도서로 지정해 폐기를 권고당하기까지 했다. 그런데 어쩐다냐, 맨부커 국제상을 받았고, 노벨상까지 거머쥐었으니! 머리에 상투틀고 있는 이른바 꼴보수들, 부끄러운 줄 알라!
4. 수필집 『뚜벅뚜벅 전날까지』 출간이 다가오고 있다. 출간되면 장편소설, 단편소설집, 장편동화, 시집까지 골고루 각 장르 맛을 보는 셈이다. 자비출판은 시집 한 권뿐인데, 팔리지 않는 책을 내어준 출판사에게 사뭇 미안하다.
5. 오늘은 돼지국밥을 먹으러 간다. 노무현 대통령이 좋아했다는...
/어슬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