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대피 훈련
최광희 목사
지난 수요일 오후에 강의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휴대전화가 비명을 질렀습니다. 그 순간 건물이 약간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기상청이 보낸 재난 문자였습니다. 저 멀리 포항에서 리히터 규모 5.4의 지진이 일어나서 난리가 났는데 우리 경기도에는 그냥 느낌이 드는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진보다 재난경보가 더 빨리 왔습니다. 요즘 우리나라 기상청 시스템이 이렇게나 많이 좋아진 것은 불행 중에 다행입니다.
이번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원지인 한동대학교는 4000명의 학생들이 모두 일사분란하게 운동장으로 대피했다고 합니다. 어떤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동영상도 올라와 있습니다. 또 어떤 요양원에서 노인과 환자들을 재빨리 대피시켰다는 등 재난 가운데 훈훈한 소식이 많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리 지진을 대비해서 훈련한 결과가 빛을 발한 것입니다.
작년 경주 지진에 이어 이번 포항 지진까지 연이은 지진 소식에 우리나라 사람들도 지진에 대한 대피 훈련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그런데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려는 이런 지진 대피 훈련은 하나같이 지진이 난 그 순간에 필요한 것이며 지진이 끝나고 나면 아무런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지진 대피 훈련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 무슨 사건을 당하든지 그 사건이 발생한 이유에 대한 해석을 잘 해야 합니다. 특히 지진 같은 강력한 자연 재해 앞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경고를 잘 알아듣고 회개하는 것이 영적으로 복 받은 사람의 모습입니다.
포항에서 발생한 5.4의 지진에 대한 뉴스를 보니 누군가가 촬영한 동영상이 포함되어 있는데 한동대학교의 외벽 벽돌이 쏟아지고 학생들은 비명을 지르며 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동대학교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기독교 대학교입니다. 그런 학교가 지진의 진원지라는 사실이 저에게는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지진은 지각의 단층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나 발생할 수 있지만 예수님은 말세의 증상으로 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하셨고 또한 초대교회에서 성도들이 모여서 간절히 기도했을 때 그 모인 곳이 진동한 사건들이 발생했기에(행 4:31) 저는 이 지진을 하나님의 음성과 손길로 느꼈습니다. 사람이 무엇인가에 깊이 빠져 불러도 못 듣고 있을 때 손으로 툭툭 치면 그제야 돌아봅니다. 저는 이 지진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을 좀 바라보라고 한동대학교와 한국교회를 툭툭치는 손길로 느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표적인 기독교 대학교인 한동대학교 학생들은 11월 25일, 동성애를 조장하는 임보라씨(우리 합신은 총회에서 임보라씨를 이단으로 결의했기에 그녀를 목사라 호칭하지 않는다)를 강사로 세워 "퀴어의 눈으로 성서 읽기"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지진이 있고 하루 후에 학부모들의 간곡한 기도로 그 학생단체가 임보라씨의 강의를 취소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한동대학교 학생단체가 그런 강좌를 열기로 한 결정 자체가 매우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지금 한국교회는 역사상 유래 없는 기도회를 진행하는 중입니다. 서울 오륜교회에서 출발한 21일간의 다니엘 기도회가 올해는 전국 1만 교회가 동참하는 대규모 기도회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교회수가 대략 5만인데 그 중에 1만 교회가 동참한다는 것은 1907년 평양 대 부흥 운동과 1974년 여의도에서 100만명이 동시에 회집한 익스플로 74 집회 이후 또 하나의 놀라운 부흥 운동입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여서 1만 교회 성도가 한 장소에 모일 필요도 없고 모두가 인터넷 접속으로 동참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기도회 도중에 땅이 진동한 것을 초대교회 시대에 성도들의 합심기도를 들으시고 땅을 뒤흔드신 그 하나님이 우리나라에 진동을 주신 것입니다.
지금 하나님은 한동대학교 뿐만이 아니고 한국교회를 향해 손으로 툭툭 치면서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을 바라보라고 부르고 계십니다. 지진이 왜 발생했는가 하는 것은 지질 과학자들의 몫입니다. 그들의 분석과 보고가 모두 맞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인은 이런 재난을 각자 자기의 죄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이고 돌이키는 것이 영적으로 유익할 뿐더러 또 다른 더 큰 재앙을 당하지 않을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그것이 바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지진 대피 훈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