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호산나 뮤직 “God is able" 비디오를 보았다.
그런데 영상 속에서 예배를 인도하는 자들을 볼 때에 다시금 우리가 상식적으로 요구받고 있는
각종 규제와 책임과 의무로부터 자유로워 보이는 그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인도자인 란 커놀리(Ron Kenoly)나 싱어들이나 연주자들, 그리고 콰이어들까지 모두 자유롭게
예배하고 있었다.
‘자유하게 보이려고 하는’ 예배가 아니고 말이다.
교회에서 예배 인도팀으로 봉사를 하다보면,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에게서 여러 가지를 요구 받게 된다.
일단 얼굴에 미소를 띠고 밝게 웃으며 인도할 것을 요구 받곤 한다.
한 마디로 ‘기쁜 티’를 내라는 것이고, 앞에서 인도하는 자들이 그 정도로 해 줘야 성도들에게
다만 얼마라도 자극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억지로 웃을 필요도, 기뻐하는 티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려고 할 필요도 없다는 것을
나는 다른 예를 통해서 확인해 왔다.
영국의 예배 인도자 맷 레드먼(Matt Redman)은 참 표정이 없는 사역자 중 한 명이다.
영국 사람 성향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그는 기쁜 곡을 해도 얼굴 표정이 그리 밝아지진 않으며,
나는 그가 웃는 모습으로 인도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다.
어제 본 "God is able" 비디오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보기엔 인도자 커놀리 목사와 건반을 치는 탐 브룩스(Tom Brooks)의 표정이 가장 밝았다.
하지만, 드럼을 치는 체스터 탐슨(Chester Thompson)은 시종 일관 편곡 악보만 쳐다보며 다소 무표정한
얼굴로 연주를 했다.
싱어들 중 몇 명의 얼굴을 밝았고 액션도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다른 싱어들은 그리 밝게 웃지도 손을 들거나 뛰지도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그들이 함께 드리는 예배 장면을 보고 들으며 언제나 큰 감동을 느껴왔다.
그들의 외모가 아닌 영으로 드리는 예배로부터 감동을 받은 것이다.
예배팀으로 봉사 하다 보면 때로는 복장이나 행동을 통일할 것을 요구받는다.
예를 들어 동일한 색깔의 옷을 입거나, 형제는 정장, 자매는 긴 치마를 입어라 등등 말이다.
그리고, 콰이어들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스텝을 밟으며 리듬을 탈 것을 요구받기도 한다.
같은 옷을 입고 같은 액션을 맞추어서 좋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억지로 요구받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 본 비디오에서 호산나 뮤직 팀은 한 마디로 외적으로는 ‘각자 따로 노는’ 모습이었다.
콰이어들은 각자가 솔로 가수인 것처럼 자유롭게 행동하며 예배를 했으며,
싱어들의 패션도 서로 매치가 되지 않았다.
누구는 정장을, 누구는 평상복을 입었다. 여성 보컬들도 누구는 치마를 누구는 바지를 입었다.
그들의 모습은 각자의 개성이 다 드러나고 다양했지만, 그들이 영으로는 하나의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예배팀으로 봉사 하다보면 때로는 목회자들이나 성도들이 원하는 곡들을 선곡하고 금방 따라 부를 수
있는 편곡을 하길 요구 받는다.
그러나, 어제 본 비디오의 곡들은 음역이 고음이고 리듬이 어려운 곡들이 대부분이었다.
악기를 연주하는 자들도 세계적인 연주자들이라 고난이도의 연주들을 선보이고 있었다.
그러나, 예배는 이루어지고 있었다.
곡이 쉬워서 금방 따라서 해야 예배인가, 아니면 성령으로 말미암아 선곡되거나 작곡된 곡이 다소
어렵더라도 주님께 온전히 올려드리기 위해 열심히 오랜 기간 연습해서 부르거나 연주하는 것이
예배인가?
예배는 희생이다.
자신이 알고, 익숙하고, 쉽고, 연습 안 해도 되고, 발성을 대충 해도 음이 나오고,
손을 대충 움직여도 연주가 되는 그런 예배를 원하는 것은 우리의 육신이지 영의 생각이 아니다.
주님께서 크게 쓰시는 예배팀과 사역자들은 대중적인 음악을 하는 자들이 아니라,
예배 음악의 수준을 넓고 깊게 한 자들이었다.
외모만 보면....정장을 입고 정갈한 디자인의 통기타를 들고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다 아는 곡들로
쉬운 편곡으로 예배를 인도하는 자가 더 거룩해 보인다.
그러면, 평상복을 입고 화려한 디자인의 일렉 기타를 들고 무표정한 얼굴로 새로운 창작곡들을
어려운 편곡으로 인도하면 덜 거룩한 것인가?
우린 언제까지 외모만 보는 예배, 현실에 묶인 예배, 대중들에게 맞춰진 예배,
노력과 희생 없이 편한 예배를 드리려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