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오후 1시. 싱가포르 서쪽 주롱지역에 위치한 시티하베스트 교회(CHC)에서 이날의 두번째 주일예배가 시작됐다. 지하 4층의 본당 2000여 좌석은 가득 차 있었다. 예배 시작과 함께 전자기타를 어깨에 둘러맨 찬양 인도자와 밴드가 무대로 뛰어나왔다. 모든 성도가 일어나서 제 자리에서 뛰기 시작했다.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환호하는 사람들의 역동적인 모습이 대형 스크린에 비춰졌다. 흡사 유명 록 가수의 ‘스탠딩 콘서트’ 현장 같았다.
이어서 청바지 차림의 젊은 강연자가 뛰어올라 왔다. 그는 원고를 보지도 않고 무대 위를 종횡무진하며 격정적으로 설교했다. “하나님은 태초부터 우리 개개인의 능력을 예정하는데 이 능력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무책임하다”는 내용의 설교는 쉬우면서도 젊은이들에게 강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 강연자가 다름 아닌 이 교회 담임인 콩희(39) 목사였다. 이 교회는 매주 출석인원 1만6500여명에 전임 사역자 160여명,셀그룹이 600여개에 달하는 대형교회지만 성도들의 평균 연령은 25세에 불과하다. 15명의 목사들 평균 연령도 겨우 30세. 그런데도 이 젊은이들은 3년전 무려 4800만싱가포르달러(한화 350억여원)가 들어간 지하 4층,지상 5층의 현 교회 건물을 빚 한푼 지지 않고 지어냈다.
더 놀라운 것은 불과 14년전만 해도 이 교회는 25세의 대학생이던 콩희 목사와 18명의 10대 청소년들로 이뤄진 성경공부 모임이었다는 것이다. 이 교회 케네스 심(33) 부목사는 당시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모임은 영국성공회 소속 교회의 성경공부반이었어요. 그런데 성령이 강하게 임하셔서 갑자기 크게 부흥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와 성경공부를 항한 열정이 너무나 뜨거웠어요. 모임은 순식간에 수백명이 됐지요.”
그런데 당시 교회에서는 이를 달갑게 보지 않았다. “우리는 가족 교회(family church)이니 젊은 사람들을 지나치게 모으지 말라”며 제지하고 나선 것. 이에 좌절한 콩희 선생은 선교사가 되기 위한 준비를 시작했지만 성령의 단비를 체험한 청소년들은 그를 그냥 놓아주지 않았다. “우리를 계속 지도해 달라”는 청소년들의 간곡한 요청으로 콩희 선생은 신학을 시작함과 동시에 1989년 시티하베스트 교회를 세웠다.
콩희 선생 외에는 모두 10대였던 이들이 독자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일은 쉽지 않았다. 타 교회 목사들은 “6개월만 지나면 문 닫을 것” “예배가 진지하지 않다” “콩희는 이단이다” 등의 말로 공격했다. 부모들은 자녀들을 교회에 못 가게 했고 교회 교사들은 경찰서에 수차례 불려가 조사를 받았다. 심 목사는 “하나님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없었다면 견디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고백한다.
또 다른 문제는 예배처소가 없다는 것. 한동안은 강당 체육관 등을 빌려 예배를 드렸지만 인원이 2000∼3000명으로 계속 늘어나자 이를 수용할 장소가 싱가포르 내에는 없었다. 매주 골머리를 앓던 이들은 교회를 건축하기로 했다. 그러나 태반이 학생인 이들이 돈이 있을 리 없었다. “은행에 대출을 알아보러 갔더니 상대도 안해주더군요. 도움 받을 곳도 전혀 없었지요. 그래도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이미 예배 인원이 6000명에 달했거든요.”
교회는 1994년부터 건축 헌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용돈의 약 40%를 헌금했다. 한동안 모두 하루 한 끼를 금식하고 헌금하기도 했다. 교역자들은 돈이 없어 6개월 이상을 야채만 먹으며 버텼다. 이렇게 노력한 결과 7년여만에 교회를 지을 수 있었다. “건물을 짓고 나니 ‘무슨 돈으로?’하며 다들 궁금해 했어요. 우리는 ‘우리 교회는 우리 돈으로 짓자’고 결심,공사비를 전액 현금으로 지불했습니다.”
이렇게 지은 교회는 동남아에서 가장 큰 교회가 됐다. 특히 기둥이 없고 천장에 무려 3m의 방음벽을 쌓은 지하 본당은 건축학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어 각국의 건축가들이 견학하고 있다.
또한 젊은이들의 열정과 성령의 역사만으로 이뤄진 이 ‘기적’의 현장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수많은 교회 관계자가 매주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그리고 싱가포르 뿐 아니라 전 세계로 뻗어나가 다음 세대 사역을 이끌 1만명의 예비 리더들을 목격하고 그들이 뿜어내는 열정에 압도되고 있다.
[CHC 성장비결 어디에 있나] 철저한 셀교회
…젊은이들에 비전·리더십 키워줘
18명으로 시작한 교회가 1만6500명으로 성장한 것은 물론 성령의 힘이지만 다른 교회들이 참고할 만한 독특한 부분들도 분명히 있다.
먼저 이 교회의 특징은 학생들에게 ‘학교 공부를 잘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것. 이는 초창기에 ‘아이들의 마음을 흐트러뜨린다’고 생각한 부모들이 자녀들의 출석을 만류했기 때문에 불가피한 일이었다. 부모들을 설득하려면 ‘교회에 다니니 모범 학생이 되더라’는 평판이 중요했던 것. 이 때문에 처음에는 콩희 목사가 직접 과외를 해주었던 것이 발전해 지금은 20여개의 자발적 공부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이 덕분에 싱가포르 정부의 공식 통계에 따르면 싱가포르 대학생 가운데 이 교회 출석 학생들의 성적이 가장 우수하다고 한다.
또한 이 교회는 철저한 ‘셀(구역) 교회’로 운영된다. 처음 18명의 소그룹이었던 때의 장점을 살린 것. 그 결과 지금은 600여개의 셀이 있으며 셀 구성원 전체가 성경공부를 비롯한 훈련을 필수적으로 받고 있다. 이밖에도 이 교회의 특징은 성탄절 부활절 등 절기마다 대형 뮤지컬 등 공연을 갖고 2만∼3만명의 비신자를 초청,전도에 힘쓴다는 것이다. 전체의 72%가 초신자로 시작한 성도들이라는 점이 그 전도 효과를 웅변해주고 있다.
교회 성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준 일은 ‘본토를 떠나라’는 성경 말씀에 충실한 것. 지금 교회는 ‘15분만 가면 말레이시아’라고 할 만큼 싱가포르 외곽에 자리잡고 있다. 주위에서 콩희 목사와 교역자들에게 “너무 멀면 성도들이 떨어져 나간다”고 만류했지만 콩희 목사와 교역자들은 이곳을 선택했다. 그런데 이곳으로 옮긴 후 성도 수가 배로 늘었다. 알고보니 신개발 산업지구였던 이곳에는 그동안 교회가 한 곳도 없었다. 이 때문에 이 교회가 들어서자 사람들이 몰렸고 기존 성도들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더 열심히 참석했다. “우리가 증언할 수 있는 오직 한 마디는 ‘하나님이 모든 일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말처럼 교회 곳곳에서 성령의 역사를 목격할 수 있었다.
첫댓글 성령님의 은혜가 너무나 놀랍습니다.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의 은혜와 성령의 기름부음이 온 세상에 임하기를 기도드립니다. 한국에도 이런 부흥의 역사가 임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