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겐 또 다른 논산
경영대학 경영학부
20042676 정성훈
1. 답사를 떠나기에 앞서..
무려 6년 전의 일이다. 다른 다른 이유로 논산을 온 적이 있다. 2년간의 군대생활을 위한 기초군사훈련을 받기 위해 아버지와 함께 논산훈련소로 왔던 때가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번엔 다른 이유로 천안논산고속도로를 달리게 되었다. 6년전 그 떄는 눈물을 흘리면서 달렸었기 때문인지 잘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번엔 좀 다른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길이 너무 막혀서 2시간도 안되어 도착할 거리를 4시간이 걸려 도착했기 때문이다. 어쨌든..대학교 마지막 학기에 이런 수업을 듣게 되어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수많은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지치고 힘들었던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나의 몸과 마음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교수님께 감사드린다.
2. 본격적 답사기
(1) 명재고택
예상보다 늦어진 도착시간 때문에 점심을 먹을 식당으로 먼저 향했다. 좀 더 여유있게 맛을 음미했어야 하는데 명태(?)의 맛을 많이 느끼지 못한게 차마 아쉽다. 그리고선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10분거리에 있는 명재고택으로 향했다. 고택으로 들어가는 초입에서 찍은 사진이다. 주차되어있는 차들이 눈에 조금 거슬리기는 하지만 단아하면서도 기품있는 모습이 눈에 확 들어왔다. 예전에 동구릉에 갔을 때도 느꼈지만 조선시대의 건축물들을 보면 자연과 조화로운 모습들이 너무도 인상적이다. 자연과 하나되기 위해서 주변과의 경관도 고려하고 또한 나중에 언급하겠지만 집안에 있는 모든 요소들이 자연을 고려한 그리고 사람을 고려한 설계로 되어있다는 것이 너무도 인상적이었다.
먼저 명재고택의 간단한 특징으로는 우리가 알고있던 선비의 이미지와는 달리 함께 사는 민중을 배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고 명재 윤증은 이러한 화려한 집은 선비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15년간 들어와 살기를 거부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본격적인 고택 탐방이 이어졌다. 마루에 안방마님의 자리에 앉아서 찍은 풍경이다. 이 곳에서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한 배려를 엿볼 수가 있는데 전방에 입구를 보면 거실이 바로 보이지 않도록 가림막이 있고 바닥이 뚫려있어서 신발만 보고도 방문하는 사람의 신분을 알 수가 있어서 누가 마중을 나가야 할지 바로 그때그때 알 수가 있도록 설계가 되어있다. 또한 이곳에서 알게 된 새로운 사실이 있는데 ‘여편네’라는 말이 여성을 비하하는 용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진에 보이는 왼쪽으로 조금 더 들어가다 보면 여성들만 기거하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을 여편이라 하고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여편네라고 하는 것이다. 또한 반대로 남편네라는 말도 있으니 이 얼마나 양성평등을 잘 표현하는 말인가.
또한 이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또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바로 뒤에있는 문을 열고 바라본 풍경이다. 정말로 아름다운 자연이다. 이것이 바로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엿볼수 있다고 언급한 이유이고 언제든지 초록과 돌 그리고 항아리의 이런 조화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마님의 자리에 앉아서 잠시나마 느껴볼 수 있었다. 어려서부터 아파트밭(?)에서 살아온 나에게는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고 나의 노후를 잠시나마 그려볼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굴뚝의모습이다. 이 것에서도 선비가 민중을 배려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다. 보면 굴뚝이 담장보다 낮은 것을 볼 수가 있다. 이유는 겨울 같은 때에는 난방을 위해 불을 떼야 하고 그래서 연기가 나게된다. 하지만 계속해서 연기가 나는 모습을 민중들이 보게되면 역시 양반은 매일매일 고기를 구워먹는다고 오해할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오해들을 방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굴뚝을 낮게 쌓았다고 한다.
이외에도 여러가지 신기한 모습들이 많았다. 비록 사진을 찍지는 못하였지만 사랑채에 올라서 주변에 있는 창을 모두 열고 바람을 맞이했을 때는 마음에 쌓였던 모든 감정들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었고 어떤 학우가 읊어주는 시를 들으며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마음의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2) 종학당
명재고택에 대한 탐방을 마치고 원래는 도남서원까지 답사를 하기로 하였지만 시간이 촉박한 관계로 이곳 종학당까지만 답사를 하고 그날의 답사를 마무리하였다 종학당은 조선 중기의 윤순거(尹舜擧)가 1643년(인조 21) 자녀교육을 위해 세운 교육장이다. 많은 것은 보지 못하고 저 멀리 보이는 저수지를 보고 또 옛 선조들이 올라서 교육을 받았던 곳에 올라 시도 들어보고 동국18현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그날의 답사를 마무리하였다.
3. 답사를 마치며
그렇게 그날의 답사를 마무리하고 서울로 올라가는 버스에 올랐다. 그동안 역사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많아지던 나에게 있어서 가장 부족했던 것은 바로 눈으로 보는 역사였다. 하지만 이 수업을 들으며 각종 사진과 사료들을 직접 보고 눈으로 알게되고 이렇게 답사를 가서 몸으로 체험하는 역사가 얼마나 가치있고 소중한 것인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자연과의 조화를 항상 생각하는 선조들의 지혜, 그리고 우리가 조선시대의 양반들을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었고 앞으로도 눈으로 읽고 그저 보기만 하는 그러한 역사가 아니라 몸으로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역사를 체험할 것이며 경험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깨달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