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5일
다렌을 떠난다.
마치 비행기를 타듯 짐과 여권 검사등 철저한 수색을 당한 뒤 여정의 허가를 받는다.
오랜만에 부쩍이는 인파 속에 삶의 바쁨을 느껴보고 고속열차에 올라타 단동을 향한다.
짙은 안개로 대륙의 대지가 보이질 않았으나 한 참을 꼬무락거린後 시야가 터진 들판이 눈에 들어선다.
넓은 만주의 삶은 우리네랑 다를 것이다. 획일적인 주거지 형태가 생활의 경직을 보여주는 듯하다.
한 참을 달린後 단동에 다다른다.
단동(옛 지명 안동), 우리에게 친숙한 국경도시에 도착한다.
高麗街 고려인 거리
전주비빔밥
"밥 한 끼 하자 술 한잔하자"
국경도시의 냄새다.
정겨운 모습과 향기...
완공이 8년 지나도록 개통을 안 하고 버려진 압록강대교.
압록강 단교와 중국과 조선을 이어주는 다리
압록강 넘어 신의주 땅의 변화.
6년前 저곳엔 냉면집 하나 덩그럽게 있었는데... 알 수 없는 빌딩들이 들어서있다.
위화도에 무슨 APT? 역사적 고증 속 이야기 무대인 위화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너른 저곳에 촘촘히 세워놓은 건물 군상들이 작업 진행 중인지
아님 이유 없이 버려진 회색의 쓰레기 더미인지 모르겠다.
국경을 가르는 압록강 변을 서성이며 참담한 우울함에 어지럼이 느껴지고 구토가 난다.
후산장성
후산은 호랑이가 누워있다는 모습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원래 고구려의 泊灼城(박작성)이었으나 중국의 동북공정 일환으로 만리장성의 동쪽 끝이라 하나 만리장성의 끝은 山海關(산하이관)이다.
오래된 장성이 아니고 1990년 명나라 식으로 축성된 인위적 장성일뿐이다.
그럼에도 이쁘다. 북한의 들녘과 날씨가 맑으면 그들의 삶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산이 아니고 서쪽 들판으로 해가 사라진다. 온 통 붉은 천지를 만들어놓고...
그래서 우리도 어둠을 가르고 후산 시로 향한다.
하루가 이렇게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