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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021년 6월 12일
○날씨: 허벌나게 더움.
○절기: 망종 중후(망종 절입 후 7일째)
○ 장재학선생님 개인사정으로 못오심
○ 아침풍경
밭으로 들어서니 하우스 안이 벌써 분주하고 못뵈던 분이 물통들고 밭에서 왔다갔다 하시더군요. 강사님일 것 같아 인사하니 농알못인 저에게 다짜고짜 저에게 아랫쪽 밭의 방향이 물길을 막는다고 하셨어요. 아~~ 그렇구나 싶으면서도 농부님들은 오로지 모종생각, 밭생각이구나 싶은 생각에 웃음도 났습니다. ㅎㅎ
○ 오전 강의
'전통 육종과 실습/ 길위에서(김완술)'
호동규님이 길위에서님을 소개해주실때 변현단선생님이 육종가로 인정한 거의 유일한 분이라고 하시더군요. 다음카페나 수집단에서의 활약을 보면 이해가 됩니다.
길위에서님을 찾는 분들도 많고 질문을 올리면 답도 잘해주시고, 수집단이나 씨드림에서도 반기고, 남기는 조언들에서 지혜로움이 느껴져 어떤 분인가 궁금했답니다. 그런데 이날 강사님이 길위에서님이라고는 생각도 못했구요. 목소리를 듣고 아~ 수집단!!! 혹시 길위에서님?? 하고 알아차렸지요. 진작 알았으면 질문지를 더 만들어갔을건데 아쉬웠어요.
호동규님 본인 소개도 부탁했어요. 토종학교 졸업생이고 길위에서님과 같는 농법을 목적하신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이날 피피티 세팅부터 도우미, 그리고 콩심기까지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 육종의 개념
저는 육종이 '종자를 키운다'또는 '종자를 얻는다' 는 의미로 짐작하고 들었어요. 그런데 글 정리하며 찾아보니 영어로 '브리딩breeding'이라고 해서 당황했습니다. 길위에서님이 정리한 육종이 뭔지 먼저 물었어야 하는데 육종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들었던 것 같아 아쉽네요. 그래도 강의 내내 길위에서님이 생각하는 육종에 대해 말씀하신 것 같아 어렴풋이 이런 의미를 두겠거니 짐작해 봅니다.
- 육종의 역사
육종의 발전과정을 이야기하면서 예를 들었던 것이 옥수수와 수박이에요. 낱알이 몇개 붙어있지도 않아 지금의 눈으로 보면 옥수수라고 생각할 수도 없는 야생의 것에서 하나하나 선별하여 길러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다고 합니다.
수박 역시 육종을 통해서 현재의 맛과 육질로 변화되었다고 합니다. 수업에서 보여준 옛날 수박의 육질형태가 독특해서 찾아보니 아래 그림이 나오더군요. 그림설명에는 '17세기(1600년대) 그림을 통해 수박이 육종 과정을 거치며 변화된 것을 확인할수 있다.' 라고 되어있더군요. 무등산 수박에 이 특징이 조금 남아있다고 합니다
17세기 그림. 이탈리아
- 선별육종
강의 중에 가장 자주 나왔던 말이 '선별육종'이었던 것 같어요. 육종의 역사는 농민들이 더 적합하고 나은 작물을 얻기위한 선별의 역사와 함께한다고 하셨어요. 아직도 선별이라는 단어에는 거부감이 들지만, 수박과 옥수수처럼 이 과정이 없었다면 지금의 작물들도 없었겠죠.
- 육종하기 : 육종의 목적, 육종 작물의 특성이해, 육종의 대상
육종을 하려면 먼저 목적이 뚜렷해야 한다고 했어요. 왜 이 작물을 개량하려고 하는지 어떤 특성을 보완하거나 빼야 하는지를 잘 알고있어야 한답니다. 목적하는 품종을 얻기 위해서는 작물이 원하는 환경, 장점, 단점을 모두 파악해야 하고요. 특히 육종(개량)을 위한 대상도 있어야 한답니다.
- 화천재래초와 파주초
화천재래초를 예로 들어주었는데요. 화천재래초는 열매를 많이 맺지만 키가 작고 줄기는 가는데 일찍 열매를 맺어 땅에 끌립니다. 작은 키로 물피해를 자주입고 바이러스에 취약해지죠. 이런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키를 키워야 하는데, 마침 토종작물 중 키가 큰 '파주초'가 화천재래의 약점을 보완해 줄 '대상'으로 적합하여 육종을 시도중이라고 합니다. 이 육종이 성공하면 보완된 품종을 얻게 되는 것이죠.
- 작물에 대한 의심과 관심.
육종은 작물이 왜 이럴까하는 의심과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합니다.
들깨 중 하나가 유난히 일찍 올라왔답니다.
이 들깨는 왜 이렇게 일찍 올라왔는지 궁금했는데 만약 그 들깨의 씨가 대를 이어 일찍 싹튼다면 고유한 특성으로 정착할 수 있고 새로운 품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씨앗을 채취한다고 합니다.
화천재래초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상을 구하고 브리딩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들깨가 보여준 차이를 알아채고 발전시켜 새로운 품종을 얻게되는 것 역시 육종이라고요. 그래서 모든 작물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차이들에 관심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 농사방법에 대한 의심
대중들에게 퍼져있는 농사법들은 관행농법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농사법을 토착작물들이나 외래작물들에 무조건 적용할 때는 잘맞지 않을 뿐더러 농부들에게도 위해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 급해진 모종내기
첫번째 예로 모종내기가 급해진 것을 들었어요. 예전에 4월에 모종내고 5월에 밭에 심었던 작물들을 지금은 하우스 안에서 2월에 모종내고 3, 4월에 밭에 심는데 이런 경우 작물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병충해에 약해질 수 있다고요. 그러면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화학비료를 뿌리게 되고, 약을 치게 된다고 합니다. 농부들이 일찍 모종을 내게 된 것은 모종회사나 씨앗회사들이 그렇게 프로그래밍한 결과라고 합니다.
- 관행농과 개량종에서 생긴 탄저병
고추는 모종내기도 힘들고 키우기도 힘들다고 하네요. 관행농의 방법으로 고추를 재배할때는 탄저병을 피할 수 없어 약을 치게 된답니다. 열매를 얻고 약치고 하다보면 대략 25회 정도 약을 치게 된다더군요. 약을 치다 보면 작물을 먹는 사람들에게도 해로울 수 있지만 누구보다 농부들에게 피해가 심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에는 탄저병이 없었답니다. 외래종인 고추를 세월을 통해 서서히 토양에 맞게 토착화했기 때문이죠.
토착화의 과정에서 병없이 튼튼하게 키우기 위해서 모종낼때, 밭에 심는 적절한 때를 잘 살폈을 것이라고 합니다. 또 조선시대에는 자급자족하는 풍토여서 대량생산이 필요없었고, 음식에서도 지금처럼 빨갛게 물들이기 보다 칼칼한 맛을 내는 용도로 이용되었기 때문에 많은 양이 필요없으니 몇번씩 고추를 수확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구요.
고추를 재배하는 환경 뿐 아니라 생활과 사용법까지도 육종에 모두 영향을 끼쳤을 건데 무엇보다 작물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되어야 작물도 사람도 환경도 좀 더 수월하게 정착시킬 수 있답니다.
- 귀화작물의 원산지와 환경
작물에 맞는 시기와 환경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물이 온 곳의 환경을 이해하고 그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닐하우스 안이 아니라 자연환경이요. 이 것을 대입해보면 많은 작물의 모종내는 시기가 너무 빨라졌다는 것이 바로 이해됩니다.
- 고추 뿌리와 육묘
고추를 모종내고 키우는 것이 아주 어렵다네요. 이 이야기를 들으니 불유구님이 가져다 준 모종들 생각이 났답니다. 우리는 쉽게 잘 키운 모종을 받아 밭에 심는 것만 했지만 모종 키우는 동안 수고가 많으셨을 것 같어요.
암튼, 고추육묘가 어려운데 그것이 뿌리와 관련이 있나봐요. 뿌리가 풍성하고 튼튼하게 나와야 고추모종이 살아나고 정착할 가능성이 높아지겠죠. 그래서 모종트레이가 아닌 조금 더 넓은 포트에 하나씩 고추모종을 내었고 덕분에 튼튼한 고추모종을 얻었다고 합니다.
온도를 조절하기위해 불을 켜주고, 난방을 하고, 하우스에 넣는다고 해도, 너무 이른 시기거나 좁은 트레이 안에서는 고추가 잘 성장할 수 없다고 했어요.
트레이를 통한 육묘는 인간을 위한 방식이지 고추나 작물을 위한 방식은 아니라는 것이죠.
이런 육묘방법은 대체로 관행농법의 영향이라고 합니다.
- 동물의 임신상태와 같은 작물의 열매맺기
작물이 열매맺은 상태를 임신상태와 비교해서 흥미로웠는데요. 임신하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영양분이 더 필요해지며 예민해지는 것처럼 작물도 역시 열매를 맺으면 병에 취약해지고 환경에 민감해진다고 합니다.
이런 작물의 변화를 생각하지 못하고 수확량만 따진다면 부정적인 농사법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요. 고개가 끄덕여지는 말씀이었어요.
- 물 한바가지, 비료 한바가지의 힘
감자수확을 높이기 위해서 감자꽃을 따는데, 감자꽃을 따는 것보다는 가물고 지쳐보일 때 물 한바가지, 비료 한바가지를 주는 것이 낫다고 합니다.
이 밖에도 많은 지식과 지혜를 풀어주셨는데 제가 다 소화를 못해서 정리가 안됩니다.
길위에서님은 신은정선생님과 비슷한 분위기가 읽혔는데 왜 그런가는 생각중입니다. 아마 성격이 닯으셨겠죠?? 그 밖에도 두 분이 강의하는 모습이나 농사에 대한 어떤 태도나 신념 이런 것들이 닮아보였나봐요. 또 씨앗수집단으로 맹활약하시는 공통점이 있는데, 씨앗수집이 사람을 변화시키거나 아니면 특정한 사람들이 씨앗수집에 더 열심이되는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암튼 먼저 길을 내면서 지식과 지혜를 만들고 그것을 다시 아낌없이 돌려주시는 분들을 뵈면 감탄스럽습니다. 오늘도 좋은 농부님을 한분 알게되었습니다.
동영상 촬영이 올라갈지 어떨지 몰라서 기록을 좀 길게 남겼는데, 충분히 이해한 것은 아닙니다.
○ 길위에서님이 육종한 감자들과 감자열매.
감자육종한 것을 보여주시려고 가져오셨어요.
토종감자들끼리 선별육종한 것들로 아직 이름이 없답니다. 감자들이 알이 작고, 빛깔이 다양하더군요. 옥수수도 그렇고 감자도 그렇고 보석같습니다.
감자 열매(씨앗)도 처음봅니다. 감자나 고무마처럼 뿌리에 달려 나는 것을 '덩이(영양체)'라고 하고 줄기에 달리는 것을 '열매(씨앗)'라고 한답니다. 씨앗을 심어도 감자가 된다네요. 초록색 작은 것이 열매에요.
○ 오후 밭실습
장재학선생님이 '콩농사 실습, 무(배추) 채종 실습, 보리/밀 수확'을 하면 좋겠다는 제안을 주었습니다.
1. 배추채종
배추채종은 지난 시간에 배웠던 것인데 이번엔 키질도 하고 받은 씨앗을 용기에 담는 것까지 마무리했습니다.
2. 파 채종
파도 같은 방법으로 했는데요. 파도 배추들처럼 밟으면 더 편하다고 하시네요.
남은 배추대는 퇴비통에 버려도 된다고 해서 퇴비통에, 파 채종후 남은 것은 밭에 뿌리면 또 나올 수 있으니 밭에 뿌리라고 해서 밭에 뿌렸어요.
그런데 곰곰 생각하니 둘이 위치가 바뀐듯하네요. 토종학교밭은 섞임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 파는 안섞이게 퇴비통에, 배추대는 멀칭용으로 밭에 둘걸 그랬나 싶었습니다.
덧) 장재학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시며 오히려 잘라낸 파에서 다시 자라고 있다고 즐거워하시더군요. ㅎㅎ
지원씨가 통에 이름쓴 것을 냉장고에 넣어 마무리했습니다.
3. 부엉다리콩 모종심기
2주전에 선배님들이 콩모종을 내주셨는데요. 모종이 잘 자랐습니다. 그런데 콩이름이 뭐냐 한참 궁리들을 했답니다. 결론은 부엉다리 콩이었어요.
다들 콩이름이 특이하다고 왜 부엉다리일까 궁금해 했는데 도감에도 없네요. 메주콩입니다.
저기 보이는 호동규님은 부엉다리콩 모종 내 주신 분인데 콩이름 모르시고. ㅎㅎ 오실 때마다 일하시네요. 이 날도 일 많이 하셨어요.
4. 감자 캐보기
부엉다리 콩은 감자밭에 심었는데, 감자도 봐주시면서 밑둥이 시들은 것들은 캐도된다고 해서 하나 캐봤습니다. 조림해먹는 알감자 보다 작더군요. 저 크기의 감자를 육종을 통해 계속 키워나간 것이겠죠.
5. 밭 봐주심
강의에서도 길위에서님이 농사대가라는 분위기가 풍겼는지 학생들의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개인밭의 작물에 대해 듣는 중인 것 같네요.
6. 길위에서님의 밭에서 조언
- 키질할때 작아서 잘 안되니 큰 키가 있으면 좋겠다.
- 아래쪽 밭(화천재래초)의 방향이 물길을 막게 생겼다. 물길을 내거나 지금이라도 다시 만들면 좋겠다.
덧) 장재학선생님께 이야기 했는데 알고있는 문제였다며 물길을 낸다고 하셨습니다.~
- 캔 감자는 가을에 심어도 되고, 냉장고에 잘 보관했다 내년 봄에 심어도 된다.
- 생풀이 모든 작물에게 좋다. 들풀은 씨앗이 여물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좋다.
길위에서님과 호동규님은 아침부터 오셔서 밭 살펴주시고, 강의하고, 밭실습도 함께 해주시고 개인밭까지 봐주신 후에 가셨습니다.
○ 토종학교 밭관찰
오늘은 구역별로 작물을 소개해 볼랍니다.
하우스(농막)를 중심으로 '1.하우스 안, 2.하우스 밖의 오른쪽(사진에서), 3.왼쪽 오이터널, 4. 오이터널 뒤 밭' 으로 구역이 나뉘어져요.
◆ 하우스 안
1. 흰당근 꽃
하우스 안에는 흰당근꽃을 보고 있습니다.
이 당근은 오로지 흰꽃만 피운답니다.
◆ 하우스 앞 오른 쪽
하우스 밖 오른쪽에는 당근, 꽃밭, 토란, 페트병 논이 있어요.
2. 붉은 당근 꽃
이 당근의 정체를 모르겠어요. 붉은 꽃도 피고, 흰 꽃도 핍니다.
3. 토란
4. 페트병 논
논농사 짓는 농부가 안와요.
페트병 많이 모아뒀으니 농부오십쇼~
◆ 하우스 앞 오이터널
오이터널에는 '수세미, 오이, 수박'이 심어져 있습니다.
5. 곡성 수세미
터널 양쪽에 수세미, 오이를 심고 한쪽에 수박을 심었어요. 수박이 있는 쪽의 수세미와 오이는 잘 자라고 있는데 반대쪽은 부실하네요.
6. 용인 오이
조기 가운데 있는 것이 오이가 되는건가요??
7. 무등산 수박
지난 주만해도 비실거리던 수박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 오이터널 뒤
오이터널 뒤에는 '감자, 보리완두, 부엉다리콩이 심겨져있고 귀퉁이에 수박'이 한두개 있습니다. 터널 들어서자마자 고수가 있었는데 죽었어요.
8. 여러 종류의 감자들
감자는 여러 지역의 분홍감자들이 대체로 잘 살아남았습니다.
9. 부엉다리 콩
10. 보리완두
보리완두 봐주시면서 납작한 것들은 콩이 안맺힌다고 하셨는데 긴가민가 암것도 모르면서 의심 ㅎㅎ. 아직 덜자라서 그런 것 아닌가 싶은데 지나보면 알겠죠.
◆ 하우스 옆 물통쪽
하우스 옆에 물통쪽에는 '딸기, 진안토마토, 화천재래초, 쇠뿔가지, 목화, 물고구마, 단수수, 조갈상추, 마늘, 호박. 호밀과 보리. 해바라기'가 심겨져 있고요. '먹골참외와 감참외'는 심었는데 비가 많이 와서 모두 녹았습니다.
먼저는 '배추, 파, 시금치'가 심겨져 있었는데 채종했거나 하는 중이랍니다.
11. 진안토마토
꽃폈습니다. 아주 잘자라요.
12. 화천재래초
화천재래초 키가 작아요.
13. 쇠뿔 가지
쇠뿔가지는 누래졌다 보라해졌다 파래졌다 그러면서 크긴 크네요.
14. 목화
목화찾기가 힘들어요. 잘 자라지 않는 것 같고요.
15. '새 작물'(먹골참외 자리)
이 곳에 새로운 작물을 심었던데 아직 이름을 몰러요.
16. 단수수
이번주 최고로 눈에 띄는 작물이에요.
지난 주까지만해도 왜 안크나, 성장이 멈췄나 싶었는데 눈에 띄게 훅 자랐고 전체적으로 파래졌습니다.
17. 물고구마
18. 호박
길위에서님이 그늘에서도 잘자라는 작물은 몇 개없다며 호박도 그늘보다 해를 좋아한다고 하셨어요. 그 말 듣자마자 옳다구나하고, 호박을 가리던 풀들을 좀 잘라냈습니다. 작물이 잘 보이니 속이 시원하네요.
확실히 햇빛을 잘 받은 호박이 잎도 짙은 초록이고 몸도 큽니다.
19. 조갈상추
상추에 대해서 베울때 잎도 잘 따줘야지 영양분이 누실되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잎들이 얼기설기 따진 것들도 있고, 누래진 잎들도 있어서 정리를 해주었습니다.
20. 마늘
마늘쫑 뽑은 흔적
◆ 하우스 위, 토종학교입구 쪽
토종학교로 들어서는 입구에는 '옥수수 2종, 선비잡이 콩, 칠성초'가 있고요. 조금 내려와서 또 다른 종류의 '고구마'가 있습니다.
21. 용인찰옥수수
22. 홍천메옥수수
23. 선비잡이콩
모든 작물이 같은 고랑에서 자라도 성장이 제각각이에요. 선비잡이콩이나 옥수수들도 제각각입니다.
그런데 문득, 선비잡이콩과 옥수수들이 경쟁하는 것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선비잡이콩이 잘 자란 곳은 옥수수가 작은 곳이 많고, 옥수수가 잘 자란 곳은 상대적으로 콩이 좀 부실해 보이네요.
24. 칠성초
화천재래초 보다 키도 크고, 파랗습니다.
25. 윗쪽 고구마
못봤습니다~^^
◆ 둘레길
밭둘레에 있는 길이에요. 이 길로 다녀야하는데 다들 옥수수밭 쪽으로 넘어들어 옵니다. ㅎㅎ 광교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수시로 다닙니다. 주변으로 하천이 있고, 길 중간에 오디 나무가 있습니다.
26. 오디나무
오디열매 따봤는데 며칠 사이로 열매가 다 말랐어요. 그래서 따다 말았습니다.
○ 내 밭
- 오이와 호박
오이 잘자라고 있어요.
수박 잘자란다고 자랑했는데 길위에서님이 보시곤 호박이라고 하셔서 머리가 하얘졌습니다. 분명 무등산수박 심었는데 어디갔는지.. 곰곰 생각해보니 누렇지만 존재감이 뚜렷한 풀이 있었는데 그 풀이 수박이었던 것 같네요. ㅠ
- 먹골참외
길위에서님이 보시고 살것 같다고 페트병으로 막아둔 것들을 치워도 되겠다고 하셔서 신났습니다. 주중에 한번 더 가서 보니 제대로 살아났더군요. 손상된 잎은 다시 살지 않지만 새잎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요.
결과적으로 개인작물 무등산수박은 죽이고 공동작물 먹골참외 살리고요...
6월 17일
- 중국 고추
중국 고추 모종은 두개는 살고 하나는 안보여서 페트병 치우고 표시용으로 돌담을 쌓아줬습니다.
- 가지, 들깨, 차즈기
가지는 시들시들하고 들깨는 많이 파래졌고, 차즈기는 세 뿌리 심었는데 네 개되었네요.
- 염주율무 씨앗심기
염주율무가 발아가 안된 것 같아 카페에서 본 것 흉내내어 물에 담궈서 불린 것을 들고 갔어요. 길위에서님은 율무가 안보인다고, 불린 씨앗을 심어도 안날것 같다고 하셨고 박은주선생님은 심어보라고 하셔서 고민하다 노는 땅, 심어나 보자고 심었습니다.
- 대박 씨앗심기
하우스안의 씨앗을 정리하다 '대박'씨앗을 벌견했어요. 나중에 도감 보고 폭소를 터트렸네요. ㅎㅎ 저 크기 어쩔건지. 발아를 해서 잘 커도 걱정입니다.
○이것저것
- 정리의 보람
오늘 동기들이 하우스에 있는 씨앗들을 보고있길래 통째로 꺼내놓았죠. 씨앗을 보던 동기님이 '이렇게 정리가 되어있으니 보게 되는구나.'라고 해서 뿌듯했습니다.
하우스정리도, 관찰기록지도 공공을 위한 것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점점 더 개인만족을 위한 작업이 되던 중이었답니다. 그래도 이렇게 쓰임이 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네요.^^
- 씨앗의 관리
하우스의 씨앗들은 씨드림번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분리해서 보관중이에요. 씨드림번호가 있는 것은 관리가 잘되어 덜 섞인 것으로 생각되어서 그렇게 한 것이죠. 그런데 오늘 채종한 배추들의 씨드림번호를 보고는 의심이 생기더군요. 이번 해, 토종학교 배추는 교잡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하는데 이전에도 이처럼 교잡이 의심되는 씨앗에 씨드림 번호를 넣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던거죠. 씨드림번호와 번호가 없는 것의 차이가 없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씨앗이 잘 관리되는 것이 의외로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어디서 왔는지, 누구로부터 왔는지, 누가 관리했는지 등등이 모두 중요한 관리내용에 들어가얄 것 같았어요.
- 씨앗의 여러 색들
씨앗을 정리하던 동기들이 씨앗에 파란색들이 섞였다고 하더군요. 누가 말을 걸면 아무말이나 하는 습관이 있어서 동기들에게 이상한 말들을 했던 것 같아요. ㅎㅎ 집에 와 생각해보니 덜 여문 것들이었던 것 같더군요.
- 알아듣지 못하는 말들
길위에서님이 감자이야기 하시다 무주에서 백수연선생님이 수집한 청지감자 이야기를 하시면서 절 쳐다보셨어요. 그런데 그 장면이 기억 안나더군요. 나중에 확인해 보니 봤던 장면이에요.
씨드림 유튜브 즐겨본다고 하면, 선생님들이 가끔 제가 다 알것처럼 쳐다보시곤 하는데 말입니다. 몰러요~ 모릅니다.
씨앗도감에서 참외 부분읽다가 어이없어서 웃다가 덮어버렸던 적도 있습니다. 고작 네줄인데 '순지르기', '원순', '원순을 1차로 막고', '1차 지순', '손자순' 이런 말들이 뭔말인지 상상이 안돼서 진도가 안나가요. 농사의 대부분을 상상을 못하니 이해도 안되고 들어도 못알아듣고 지나치곤 한답니다.
'기어다니다'라는 표현을 도감에서도 읽고, 길위에서님도 말씀해주셨는데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되다 제 밭에서 '기어다니는 오이'를 직접 보고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어제도 장재학선생님이 곁순따기를 개인교습해 주었는데 코앞에서 보고도 엉뚱한 것을 가리켜서 폭소가 터져나왔지요. ㅎㅎ
농사는 몸으로 직접 경험해야 하는 것인데 경험이 없으니 모르는 것 투성이고 그래서 알것들은 허벌나게 많으니 더 재밌고 그런 것 같습니다. ^^
- 관찰과 기록의 힘
화천재래초가 유난히 작고 약한데 벌써 열매를 맺기 시작한 것이나 감자의 밑둥이 시들기 시작한 것을 보고 저들이 괜찮은건가 질문을 갖게 되었죠.
마침 길위에서님이 이 두 작물을 언급해주시고 품고있던 질문과 관련한 답을 주셔서 깜짝 놀랬습니다. 아직 암 것도 모르지만 의외로 작물 특성을 잘 간파한 관찰을 하고있었던 것이었어요. 관찰과 질문과 기록은 농사공부에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습니다.
카페에서도 회원들이 올려주는 밭관찰 기록들과 질문을 통해 많이 배우거든요. 이런 개인 기록들이 많이 올라오면 좋겠습니다.
○ 6월 17일 장재학선생님과 질답
17일에 먹골참외랑 씨뿌린 것 궁금해서 밭에 갔다 장재학선생님을 만났답니다. 덕분에 개인교습도 받고, 마늘 선물도 받고, 가장 궁금했던 것도 물어보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Q. 토종학교 작물들의 교잡
A. 토종학교에서 교잡을 피하기 위해 한종만 심거나 돌려심기를 한다. 그동안 심하게 교잡된 것들은 없었다. 이번 해 배추들의 교잡이 염려된다.
Q. 씨앗의 관리는 신뢰할 만한가.
A. 씨드림번호가 있는 것들은 선별되어 잘 관리되던 것들이다. 괜찮다.
- 끝-
첫댓글 성격이 닮았을까요?? 오호~~ ㅎ
육종은 끊임없이 공부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먹골참외를 응원합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참외 잘 크면 좋겠습니다. 밭에서 마늘이 가장 잘됐다고 하시더니 정말 좋아요. ^^근데 무주수집단의 기장죽 말씀하신 분이 선생님이신가요??? 맞는 듯 아닌 듯, 긴가민가 하고 있네요.
@청명 아니요~ 기장죽은 ~ ^^
@은정 글쵸?? ㅎㅎ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배추나 무 ,유채등은 교잡률이 높은 작물입니다.
작물중에서도 가장 심한편입니다.
콩이나 고추등은 덜한 편이고 벼나 밀,보리는 비교적 안심하셔도 됩니다.^^
앗 그럼 교잡률이 적다는 것은 밀과 보리이야기였나봐요. 농사를 모르니 다 알아듣진 못해도 뭔가 대단히 재미있었답니다. ㅎㅎ 노트 두고가셨던데 노트전해주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또 오길 기대해봅니다. 하루 종일 정말 수고많으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