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 '박 미하일'은 러시아(구소련)에서 유명한 분이다. 동양역사를 전공한 역사학자로, 소련에서 한국학(역사)를 개척한 선구자다. 한소수교에도 기여했다고 한다. 10년전에 타계했지만, 러시아 포탈 얀덱스에 미하일 박 Михаил Пак 으로 검색하면, 그 분이 첫번째로 뜬다.
또다른 '박 미하일'은 작가이자 화가다. 러시아 작가협회 회원이니 작가라고 소개하는 게 맞다. 하지만 그림도 곧잘 그린다. 본인의 사이트에는 '작가이자 화가의 개인 사이트 'Личный сайт писателя и художника 라고 소개된다. 러시아 정식 이름은 미하일 티모피예비치 박 Михаил Тимофеевич Пак 이다. 역사학자 박 미하일은 미하일 니콜라예비치 박 Михаил Николаевич Пак.
한국에서 박 미하일에 관한 행사가 열리면 두 분 중 누구인지 잘 살펴야 한다. 지난 8일 고려인 작가 박 미하일에 대한 집중조명 포럼이 공주대학 재외한인문화문화연구소에서 열렸다. 미하일 티모피예비치 박(70) 이다. 주제는 ‘고려인 작가 박 미하일과 그의 문학에 조명’.
이번 포럼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는 ‘CIS 문화지형도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이고르 미하일로프 러시아 청년시대 편집장, 박 크세니아 러시아 극동연방대 교수, 니나 카라스노바 시인, 전선하(홍익대)·마기영(충남대)·양가영(교통대)·정수연(수원대) 강사 등이 참석했다.
박미하일은 '창작은 치유를 위한 행동'이라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하면서 "고려인은 구소련이 붕괴된 후 연해주로 재이주하거나 한국을 찾는 등 재이주의 삶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며 "나도 러시아, 카자흐스탄, 한국 등을 오가며 살고 있다"고 디아스포라의 아픔을 토로했다. 그래서 참여자들은 고려인 문학의 밑거름이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즉 고향에서 타지로 이주한 사람들을 일컫는 '디아스포라'의 삶에 있다는 분석에 공감했다.
박 미하일은 1976년 단편 '사울렌'으로 데뷔했으며, 러시아에서 권위 있는 '카나예프 문학상'(중편 '사과가 있는 풍경'과 '쿠프린 문학상' (단편집 '남쪽에서의 구름')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사과가 있는 풍경'과 '헬렌을 위한 시간' 등이 번역, 출판되기도 했다. 서울·파리 등에서 20여 차례 개인전을 갖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