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째복 조개
째복은 동해안에서 나는 무늬가 아름다운 토종 조개다.
서해안을 대표하는 조개가 바지락이라면 강원도 동해안을 대표하는 조개는 째복이다.
생김새가 바지락보다 더 작고 째째해 보잘 것 없다고 째복이라 불렀지만 원래 이름은 민들조개다.
화려한 무늬 때문에 비단조개라고도 부른다.
물이 차갑고 맑은 모래가 있는 곳에서 자라는 째복은 같은 무늬가 하나도 없고 다 다르다.
30여년 전만 해도 바다에 가면 째복 조개를 맨손으로 잡을 수 있었다.
손을 뻗어 더듬거나 발바닥으로 물밑을 더듬거리기만해도 쉽게 건져 올릴 수 있었다.
째복을 삶아 속살을 씻어 먹어도 되고, 밀가루와 계란을 풀어 전을 부쳐 먹어도 고소하다.
뽀얗게 우러난 국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담백하고 간간해 개운하다.
우윳 빛깔 국물 속에는 타우린 성분이 풍부해 빈혈이나 숙취 해소에 도움이 된다.
지구온난화 영향인지 바다 환경이 변하면서 째복도 예전 처럼 잡히지 않는 귀한 몸이 되었다.
며칠 전 삼척에 있는 지인이 직접 캔 째복을 주었다.
일부러 삼척에서 강릉까지 갖다 주려고 한 성의가 고마워 뭉클했다.
항암치료를 마친 남편에게 좋은 것 먹이고 싶어 먼 길 달려온 따뜻한 마음이 느껴져서다.
그 마음이 고마워 째복을 삶아 칼국수를 끓여 먹었다.
국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