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문변혹론(十門辯惑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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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이 논은 불전 속에 있는 열 가지 의혹에 대해 논한다.
2. 성립과 한역
중국 당(唐)나라 때 복례(福禮)가 681년에 대흥선사(大興善寺)에서 지었다.
3. 주석서와 이역본
주석서와 이역본은 없다.
4. 구성과 내용
총 3권으로 구성된 이 논은 불전 속에 있는 열 가지 의혹에 대해 논한다.
당(唐) 고종(高宗)이 태자의 문학(文學) 권무이(權無二)에게 석전계의(釋典稽疑) 10항을 짓도록 하고 그것을 복례에게 답하도록 하였는데, 이 불전은 그 10종의 의문과 그에 대한 답변을 적은 것이다.
제1 통력상감문(通力上感門)은
“유마가 어떤 신통력으로 한 손바닥 안에 능히 여래를 담을 수 있었는가” 하는 의혹에 대해
유마는 법신(法身) 대사로 그 덕이 여러 성인들을 넘어서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제2 응형부화문(應形俯化門)은
“문수는 용녀(龍女)의 성불을 도왔다고 하는데, 용녀는 이미 성불하였으나 문수가 아직 성불하지 못하였음은 무슨 까닭인가?” 하는 의혹에 대해,
용녀는 그 몸이 5도(道)에 떠돌지라도 그 수행의 지위는 10지(地)에 달하며, 문수는 보살이지만 실은 곧 여래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제3 정예토별문(淨穢土別門)은
“『법화경(法華經)』을 설한 시(時)는 50소겁(小劫)이라고 하는데, 석가의 설법 기간이 40여 년임에도 정법과 상법(像法)이 각 1천년이라고 함은 무슨 까닭인가?” 라는 의혹에 대해
부처에 진신(眞身)과 응신(應身)이 있고, 40여 년이라고 함은 예토의 화신, 50소겁이라고 함은 정토의 보신(報身)을 이르는 것이라고 한다.
제4 미오견수문(迷悟見殊門)은
“만약 인연이 없어서 볼 수 없다고 한다면, 인연이 없는 사람은 죄인이고, 인연이 있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의혹에 대해,
햇빛이 두루 비추어도 박쥐가 보지 못하는 것처럼 봄과 보지 못함은, 사람의 미혹과 깨달음에 기인하는 것이라고 한다.
제5 현실득기문(顯實得記門)은
“제바(提婆)는 사왕(闍王), 즉 아사세왕(阿闍世王)을 따라 부처를 해치고자 했는데 천왕 여래가 되리라고 수기하고, 선성(善星)은 제바보다 그 죄가 가벼운데 지옥에 떨어진 것은 무엇 때문인가? ” 하는 의혹에 대해,
여래의 가르침에 대·소가 있고, 조달(調達) 즉 제바달다(提婆達多)의 소행에도 권(權)과 실(實)의 두 가지가 있다. 대승은 그 실을 밝히고, 소승은 그 권을 논한다.
만약 실을 이해하지 못한 채 권을 논하면 해불(害佛)의 죄가 있어 지옥의 고통을 부르고, 권을 버리고 실을 논하면 파승(破僧)의 죄가 없으므로 천왕의 수기를 받는 것이라고 한다.
제6 반경찬도문(反經讚道門)은
“제바달다(提婆達多)가 나중에 여래가 된다면, 이는 보살일 것이다. 어찌 보살로서 범부에게 종사하여 아비를 해치도록 하였는가?” 하는 의혹에 대해,
성인의 도에는 순(順)과 역(逆)이 있다. 순으로 사물을 짓는 것은 문수 등이고, 역으로 사물을 짓는 것은 조달 등이다. 이는 모두 중생의 교화를 위한 것이라고 답한다.
제7 관업구사문(觀業救捨門)은
“빈바사라왕은 처음부터 부처를 공양했다. 부처는 왕이 유폐되었을 때 이를 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역자(逆子) 사왕으로 하여금 장수토록 하였다. 이는 무엇 때문인가?”라는 의혹에 대해,
업의 과보를 받음에 3시(時)가 있어서 동일하지 않다.
첫째는 이 몸으로 업을 짓고 이 몸으로 과보를 받는 것이고,
둘째는 이 몸으로 업을 짓고 다음 생에 과보를 받는 것이며,
셋째는 다음 생에도 과보를 받지 않고 그 다음 생에 받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제8 수교억양문(隨敎抑揚門)은
“혹자는 『열반경』에 의하지 않고는 성불하기 어렵다고 하고, 혹자는 『법화경』이 대승을 깨닫는 데 가장 뛰어나다고 한다. 열반은 대공(大空)을 문으로 하고 법문은 불이(不二)라고 하는데, 어째서 두 경전을 말했는가?』라는 의혹에 대해,
진신(眞身)은 적정인데 어찌 언설이 있겠는가? 언설이 없으나 언설의 도에 위배되지 않으며, 성상(性相)이 없으나 성상이 의지하는 바가 된다. 비유하면 대체로 맑은 거울은 무위이지만, 형상이 오면 상(像)이 드러나고, 깊은 계곡은 어지럽지 않으나, 소리가 미치면 메아리가 퍼지는 것과 같다고 한다.
제9 화불은현문(化佛隱顯門)은
“부처님이 장차 2월 15일에 열반하리라 하여 순다(純陀)로 하여금 음식을 바치도록 하고, 또 열반 후에 성중과 부처를 권청한다고 말한다. 과연 멸도한 때가 언제인지를 알 수 있겠는가?” 하는 의혹에 대해,
대체로 부처는 원각(圓覺)을 의(義)로 하고, 열반은 적멸에 도달함을 체(體)로 한다. 또 열반에는 시일(時日)이 없고, 시일로 정할 수 없다. 시일로 정할 수 있는 것은 열반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한다.
제10 성왕흥체문(聖王興替門)은
“전륜왕이 4천하를 교화하고, 부처가 『법화경』을 설할 때 그것을 들었다고 말하는데, 금륜(金輪)의 동전(東轉)을 보지 못하였다.” 라는 의혹에 대해,
중화(中華)에 위대한 왕이 있음은 곧 금륜의 동전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 논의 끝 부분에는 “100년의 의심이 하루아침에 소멸하였다.”고 찬탄하는 권무이의 회답이 첨부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