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자서전 그림책을 읽어 드리고 살아온 이야기를 하면서 추억속으로 빠져보는 시간! 말만 들어도 흐믓해지는 프로그램이다 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산골 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내가 살았던 집 이야기를 했다. 기와집에서 온가족이 함께 오손도손 살았다며 마치 그속에 살고 있는듯 행복했다. 한분은 방앗간도 있었고 그 방앗간에서 명절날은 가래떡도 뽑았다고 했다. 가래떡 뽑는 날은 아이들이 몰려와서 얻어먹기도 했단다. 상의용사가 와서 밥 달라면 밥도 줬는데 갈구리 손을 하고 방앗간에 와서는 많이 달라고 했다고 그때는 그 손이 참 무서웠다고 했다. 어린시절 참 유복했던분들이었다. 옛날 이야기를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셨고 말씀도 또렷하게 잘 하셨다. 어떤분은 사시는것이 힘들었던지 과거를 뭍지말라고 하셨다. 지금 사는 이야기도 묻지말란다. 시체될 날이 얼마 안 남았는데 머리아프고 싶지 않다면서 말씀을 거부하셨다. 한분은 머리 아프다고 일어나셨다. 나는 이야기하는것이 부담스러워서 이자리에서 벗어나려고 그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하관장님이 설득시켜 모시고 왔는데 말씀을 차분하게 구체적으로 잘 하셨다. 집이 컸고 집에 나무가 많았단다. 건물옆에 목단이 50그루가 넘었고 홍매화 가죽나무 포도나무 장독대등등ᆢ 정말 그림같은 집에서 사셨다. 이분은 그림도 찬찬히 잘 그리셨다. 마당에 돌도 그리셨다. 이곳에 계신분들은 거동이 불편하시거나 경증치매를 않고 계신분들이 대부분이다. 치매는 기억을 까먹으면서 과거로 돌아가는 병이다. 그래서인지 어릴적 기억은 어제일처럼 또렷하게 기억하셨고 이야기도 군더덕없이 너무 잘하셨다. 어릴적 기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이 싯점이 얼마나 소중한가. 지금 삶을 되돌아보는 이 시간 이분들께 의미가 참 크다는 생각을 해봤다. 어릴적 이야기를 하면서 마치 그속에 계신듯 행복해 하는 모습이 좋았고 이야기 하면서 활짝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어머님도 요양병원에 계신다. 며칠전 면회갔는데 기저귀를 빼고 새것으로 갈아끼우고 계셨다. 환자복 바지가 위에는 있는데 엉덩이부분이 없다. 기저귀를 갈기 편하도록 해놓은것 같은데 바지를 입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덮어놓는 수준이다. 병실에 6명이 있는데 대화할만한 사람은 없었다. 일하시는 분 들어오면 말을 걸어보지만 간단한 대답만 하고 나가셨다. 이곳에 계신분들은 환자복을 입지 않고 사복을 입고 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이냐 싶었다. 일주일에 한번 이지만 어떻게 사셨는지 본인 이야기를 하시고 옆에 분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귀담아 들어주고 살았던 집을 그렸다. 그림을 못 그린다고 말씀 하시면서도 그림을 정말 잘 그리셨다. 오늘 나는 어르신들이 많이 웃으신부분이 가장 뿌듯했다. 어머님 면회갈때 그림책 한권 들고 가서 어머님 이야기를 들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