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림 칼럼>
행담도 개발의혹 진실 밝혀라
최광림(본지 주필)
정치권의 부정부패와 비리는 그 위험수위를 넘어 선지 이미 오래다. 특히 최고 권력자의 그
늘 아래서 서식하는 일부 권력층의 비리 연루는 군부통치나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서도 여
전하기는 마찬가지다. 현 정권의 실세인 열린우리당 이광재의원의 러시아 유전개발 관련의혹
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소위 'S프로젝트'로 불리고 있는 행담도 개발사업이 급기야 도마
위에 올랐다. 재·보궐선거 참 패 후유증에서 채 헤어나지도 못한 노 정권과 집권당의 처지
는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초상집에 다름 아니다.
경기 평택시와 충남 당진군을 잇는 서해대교를 건너다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행담도 휴게소
로 잘 알려진 당진군 신평면 매산리의 행담도는 2000년 11월 10일 서해대교 개통식이 열린
곳으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다. 행담도 개발사업은 서해대교 아래쪽의 작은 섬인 행담
도 부지 6만 9,000여 평과 인근 개펄 10만 5,000여 평을 매립한 부지에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하는 2단계로 나눠진 사업으로 2002년 말 행담도 휴게소 준공과 함께 1단계 사업이 마무
리됐다. 2단계는 행담도 개발(주)이 총사업비 4,433억 원을 투입해 2003년 7월 착공, 2008
년 말 복합휴게시설(해양 수족관, 돌고래 쇼장, 실내 해수욕장, 해양 생태공원, 식물원 등)
을 완공할 계획으로 문제가 되는 행담도 사업은 2단계 사업을 의미한다.
이 행담도 개발사업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 26일 사의
를 표명했다. 문 위원장은 이날 청와대를 방문, 사의를 표명했으며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사표 수리 여부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행담도 사업을 위한 외자유치를 돕기 위해 지원의향서를 발급하고 한국도로공사와 행담도
개발(주)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는 등 이 사업을 지원했던 것에 대한 의혹을 받아온 문씨
는 "S프로젝트는 국익을 위해 의미 있는 사업이다. 이런 이유로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왔던
것으로 참여정부가 중장기적으로 구상하고 추진하려는 서남해안개발사업 구상 중 하나이며
동남아의 허브인 싱가포르와 동북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이 공동으로 추진하려는 프로젝
트로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전제, "현지 주민들의 복지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 어느 정
권이든 이뤄야 할 국가적 과제로 이 사업은 정치적이거나 불법적인 사업이 아니며 권력형 비
리는 더더욱 아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어떠한 오해나 어려움에 봉착하더라고 결코 포기
될 수 없는 사업이라는 당위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각종 비리에 연루된 정치인들의 흰소리를 누누이 목격했다. 하지만 결과는 늘 쇠고
랑을 차는 비극으로 매듭 되기 일쑤였다. 우선 문씨는 차후 사건의 진상이 철저하게 규명되
고 자신이 책임 질 일이 있으면 책임질 것이라고 한 공언을 명심하기 바란다.
이처럼 행담도 개발의혹이 불거지자 25일 정찬용 전 인사수석과 정태인·이정호 비서관 등
동북아위 전·현 비서관 등 청와대가 총력진화에 나섰다. 이들은 서남해안 개발 계획은 소
외 받고 낙후된 호남지역을 살리기 위한 것이고 행담도 개발은 그 200/1쯤 규모의 '파일럿
프로젝트'(시범사업)라고 했다. 정 전수석은 "오히려 잘 하라고 해야 할 판에 신문사 계신
양반들이 삐딱하게 보고 있다"고 했고, 정 비서관은 "'S프로젝트'는 전라도의 꿈"이라고까
지 표현했다. 이들의 이런 인식은 행담도 개발의혹이 점차 청와대 전체로 확산되자 국가균형
발전과 낙후된 호남지역 개발이란 대의명분을 내세워 초반의 당혹함을 반전시키고 부정적 기
류를 일신하겠다는 얄팍한 계산이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운 대의명분은 지극히 미약한 변명
에 불과하다. 특히 정비서관의 "'S프로젝트'는 전라도의 꿈"이라는 가당찮은 대입논리는 거
리감이 있다.
이번 사업을 둘러싸고 여권 실세들이 나선 것도 이권이나 개인적인 친분보다는 국책사업 차
원이었기 때문이라고 청와대 쪽은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 주요 인사들의 개입 과정에
서 주먹구구식 강요와 월권 행사가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어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
망이다. 아무튼 청와대가 25일 행담도 개발을 둘러싸고 제기되고 있는 의혹의 '몸통'이 청와
대임을 스스로 자인하고 정면대응 하겠다는 입장을 보임에 따라 감사원 감사가 새로운 국면
을 맞게됐다. 그렇다면 "노 대통령이 직접 나서 사건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더 이상의 불신이 불거지기 전에 현 정권의 결단을 촉구한다.
<choikwanglim@yahoo.co.kr>
카페 게시글
신문기고 시론,칼럼
[토요신문 직격칼럼]행담도 개발의혹 진실 밝혀라
최광림
추천 0
조회 607
05.05.28 00:37
댓글 1
다음검색
첫댓글 감사 합니다.함께 여는 세상에도 실어 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