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강사은행 서비스강사 1급과정 특강시 익산에서 상경하신 강00 선생님의 요청으로 자료를 공유 합니다.
도쿄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판자촌 동네의 작고 허름한 집에 다섯살 짜리 어린 소녀와 엄마, 모녀가 살았다.
그들은 비록 부유하진 않았지만 주어진 하루가 언제나 행복하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생활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른 아침, 아이 엄마가 일터를 향해 집을 나서려는데 어린 딸의 안색이 썩 좋지 않고 고열이 있음을 느끼고
심한 감기라는 생각에 딸을 데리고 서둘러 도쿄시내에 있는 한 병원을 찾게 되었다.
진료를 받는 도중 의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지는 것을 느꼈고, 어린 딸의 혈액을 체취해 검사 의뢰하는 것을 보았다.
아이 엄마는 점점 불안하고 걱정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며칠을 그렇게 초조함 속에 기다린 후 의사로부터 진단 결과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불행이도 어린 딸은 '소아 혈액암'이라 불리는 '백혈병'으로 밝혀졌던 것이다.
의사로 부터 이야기를 듣고난 순간, 아이 엄마의 얼굴은 하얗게 질리며 현기증을 일으켜 주저 앉을 수 밖에 없었다.
아이 엄마는 눈을 감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눈앞에 지난날의 일들이 파노라마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다.
남편이 세상을 떠넌 후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지금의 행복했던 순간을 빼앗아가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를
들으면서 불행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고 자신에게 닥쳤다는 걸 알고는 혼자서 소리없이 울먹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이 엄마는 절대로 딸을 포기할 수 없다는 엄마로서의 강한 모성애를 보이며 어린 딸을 곧바로 입원시키게 되었고,
그 날 이후 모든 생업마저 포기한 가운데 딸의 병간호에만 애쓰게 되었다.
그러나 시일이 지날수록 병세가 점점 악화되기 시작했고, 어느 날 담당의사의 회진 후 가진 면담에서 딸의 생명이 그다지
오래남지 않은 상태라는 것을 듣게된 그녀는 도저히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의사의 말을 전해 듣는 순간 아이 엄마는 강한 부정과 함께 흐느끼면서 이렇게 말했다.
"제 딸 아이는 제가 무조건 살릴겁니다. 저는 절대로 포기 못합니다.
의사선생님께서도 그렇게 쉽게 포기하는 듯한 말을 하시면 안되잖아요?"
아이 엄마의 갑작스러운 항변과 울부짖음에 담당의사는 한걸음 물러서면서 한참을 침묵하며 기다렸다가,
이성을 다시 찾기 시작한 아이의 엄마에게 다시 조용한 목소리로 말을 건냈다.
"죄송합니다. 지금의 현대 의학으로선 더 이상의 치료 방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아이의 엄마라면 이 순간 마지막으로 딸을 위해 후회하지 않도록 뭔가를 할 것입니다."
혼자 창문에 기대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아이 엄마는 결국 의사의 가르침대로 어린 딸을 위해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다음 날 힘없이 파리해진 얼굴로 병실에 누워 있는 어린 딸에게 이야기 했다.
"얘야, 엄마가 너에게 뭘 해줬으면 제일 좋겠니?"
"엄마, 우린 가난하니까 엄마가 뭐든 안해줘도 전 괜찮아요."
그 말을 듣던 아이 엄마는 어린 딸에게 가난이란 굴레를 씌운 자신을 원망하면서 너무도 마음아픔을 느꼈다.
"얘야, 넌 그런 걱정 안해도 돼. 엄마는 돈이 많아. 한 번 볼래?"
그러면서 자기 지갑에서 돈을 꺼내 모두 2천엔의 돈을 보여주었다. 물론 그녀의 입장에서는 적은 돈이었지만,
어린 딸은 그 돈을 보면서 마치 자기 엄마가 부자라는 생각이 들었던지 환히 웃으며 말을 한다.
"엄마, 우리 알고보니 부자가 맞네요? 그럼 엄마, 나 지금 포도가 먹고 싶어요.
지난번에 옆집에 사는 얘들이 포도를 먹을 때 나도 먹고 싶었어요."
그 말을 듣게된 아이 엄마는 다시 한 번 가슴이 매어짐을 느꼈다.
"얘야, 미안해. 네가 그렇게 포도를 먹고 싶어한다는 것도 몰랐던 이 엄마를 용서해 주렴."
그리고 아이 엄마는 딸을 부둥켜 안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면서 울음을 터트렸다. 하지만 지난 5일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했던
딸 아이가 스스로 뭔가 먹고싶다고 말한 것은 어쩌면 딸이 그 병에서 회복될 수도 있다는 실날같은 희망을 보여준 것이라 믿었다.
"그래 얘야, 엄마가 지금 나가서 당장 포도를 사다줄 테니 조금만 기다려."
아이 엄마는 서둘러 병실을 나와 포도를 사기위해 병원 인근의 상점을 뒤지기 시작했지만 어느 한곳도 포도를 팔지 않았다.
이 한겨울에 과연 어디서 포도를 구한단 말인가? 그녀는 미친듯이 길에서 마주치는 행인들 아무나 붙잡고 묻기 시작했다.
"죄송한데요. 포도 파는곳을 아시나요? 우리 딸이 먹고 싶어하는데 어디서 포도를 살 수 있을까요?"
하지만 한겨울에 포도를 찾는 아이 엄마의 행동을 오히려 이상한 눈빛으로 쳐다보면서 모두 피해 가기만 했다.
그래도 그녀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러다 자주 다니던 어느 가게에 들렀을 때, 간절한 마음으로 이야기 했다.
"주인아줌마, 병원에서 그러는데 우리 딸아이가 죽는데요. 백혈병이라서 더 이상은 살수 없데요.
근데 우리집 아이가 지금 포도를 먹고 싶다는데 어디가면 살 수 있을까요?"
그 안타까운 사연과 함께 포도를 구하기 위해 다닌다는 말을 듣고 있던 가게 주인은,
"그 귀엽던 아이가 요즘 왜 안보이나 했더니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근데 이 겨울에 어디서 포도를 사려구 그러세요? 그러지 말고 저기 큰 가게에 가서 한 번 알아보세요."
아이 엄마는 자신을 위로해 주는 그 가게 주인을 뒤로 한 채, 마지막 기대를 걸고 그 주인이 큰 가게라고 말했던
인근에 위치한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향하게 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으로 불야성을 이룬 그 백화점은 온갖 행사로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있었다.
수많은 고객들이 자녀들의 손을 잡고 행복한 표정으로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고 또 사고 있었지만, 아이 엄마에게는 오로지
어린 딸의 마지막 선물이 될지 모르는 포도를 구하기 위해 매장의 이곳 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마침내 아이 엄마는 그토록 찾았던 귀한 포도를 식품매장 한 켠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 순간 하늘이 자신을 버리지 않는구나 하는 기쁨 마음도 들었는데 그러기도 잠깐, 그녀의 희망은 물거품 처럼 사라지고
실망의 눈빛을 감추지 못했다. 알고보니 그 포도는 다름아닌 전시품으로, 포도를 구입하려면 내년 7월에 가능하다는
안내문구 쇼카드를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던 것이다.
백화점 매장은 크리스마스 행사로 너무 혼잡했기 때문에 아무도 낙담하여 주저앉은 아이 엄마에게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멀리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던 한 판매사원이 다가서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건냈다.
"손님, 무슨일 때문에 그러십니까? 혹시 몸이 불편하신 건가요?"
하지만 그 손님이 눈물을 흘리면서 울고 있는것이 육체적 고통이 아닌, 아픈 마음에서 울고 있음을 판매사원은 눈치챈다.
"손님, 기쁨을 나누면 기쁨이 두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슬픔이 반으로 줄어든다는 말도 있잖아요?
제가 부족하지만 손님의 슬퍼하는 마음을 반으로 나눠가지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아이 엄마는 판매사원의 얼굴을 천천히 바라보다가 이내 아픈가슴을 억누르면서 말했다.
"병상에서 죽어가는 우리 얘가 포도를 먹고 싶다는데, 제가 이걸 구해다 주질 못하게 되는군요.
그래서 제 가슴이 너무 아파서 그러는 겁니다."
사연을 전해들은 판매사원은 너무 가슴 아퍼하는 아이 엄마의 모습을 지켜보다가 손을 내밀어 잡으면서 말했다.
"손님,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도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그녀는 자기 매장으로 돌아가더니 가위를 가져와 쇼케이스 속의 오동나무 케이스에 포장된 포도상자를 꺼내
비록 양은 많지 않지만 가위로 포도를 잘라내 아이 엄마에게 건네주었다.
"손님, 포도가 적지만 그래도 어린애가 한 번은 먹을 수 있는 양이라 생각됩니다.
어서 이 포도를 가지고 가 따님에게 먹여주세요."
그러자 아이 엄마는 너무 감격해 눈물을 흘리면서 연거푸 인사하였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얼마를 드리면 될까요?"
판매사원은 그녀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이다 이내 환한 얼굴로 웃음을 보이더니
"손님, 이것은 제가 해야할 일입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빨리 병원에 가서 따님에게 먹여주세요.
그리고 따님이 어서 나아 꼭 일어나기를 저도 두손 모아 빌어 드릴께요."
그 위로의 말까지 전해들은 아이 엄마는 다시 울먹이면서
"아가씨, 정말 고맙습니다. 아가씨의 은혜는 평생 동안 내 가슴에 간직하며 살겠습니다."
아이 엄마는 판매사원에게 다시 한번 인사를 하고 병원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병실에 도착한 그녀는 문을 열자마자 딸을 힘차게 부르며 얘기 했다.
"얘야, 엄마가 네가 먹고 싶다는 포도를 구해왔어."
하지만 그 사이 딸은 점점 의식을 잃고 있었다.
안타까운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던 의사는 아이 엄마가 구해온 포도를 발견하고선 서둘러 이야기 한다.
"죄송합니다. 어차피 마지막이 될 것 같은데 준비해온 포도를 따님에게 먹여주시죠? 시간이 없는것 같습니다."
결국 아이 엄마는 큰 울음을 터트리면서도 포도알을 딸 입에 즙으로 짜 주었다.
포도즙을 입으로 받은 어린 딸은 보일듯 미소를 짓고, 또 눈에서 눈물이 맺히며... 그렇게 어린 딸은 숨을 거두었다.
그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뒤, 그 어린 소녀의 치료를 담당했던 의사가 바로 그 날의 감동적이었던 일을 상세히 적어
1989년 5월 4일자 '마이니찌 신문'에 기고를 하게 되었으며, 그 가슴 아프지만 애틋한 사연이 비로서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그 의사가 기고했던 애절한 사연이 담긴 글은 모든이에게 가슴 아픔도 남겼지만, '다카시마야 백화점' 식품매장의 한 이름모를
판매사원에게서 고객사랑에 대한 진정성을 보게 되었고 '다카시마야 서비스정신'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신문기사가 나간 후, '다카시마야 백화점'을 향한 일본인들의 칭찬이 이어지기 시작했고 매장을 찾는 고객도 넘치게 되었으며,
많은 유통업계의 사람들이 '다카시마야 서비스정신'을 배우겠다고 방문하게 되었다.
또한 '다카시마야 백화점'도 그동안 백화점의 상징물이었던 '장미'를 이 기사 이 후에 '포도'로 바꾸어 사용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