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눈물의 힘
눈물이 나면
왼손으로 슬픔을 덥었습니다
왼손으로 설움을 덥었습니다
웃음이 터지면
오른 손으로 입을 막았습니다
오른 손으로 웃음곷을 가렸습니다
왼손이 덜 늙었습니다
2.눈사람
햇살을 등지고 있을래요
가슴이 문드러지는 건 참을 수 있지만 , 저도 얼굴이이라는게 있잖아요
3.진달래꽃
그럭저럭 사는 거지
저 절벽 돌부처가
망치소리를 다 쟁여두었다면
어찌 요리 곱게 웃을 수 있겠어
그냥저냥 살다보면 저렇게
머리에 진달래도 피겠지
4.과음
거실까지 따라 들어온
구두 한작이 바작 엎드려 있다
너도 밤새 배가 많이 아팠구나
5. 마른 김
언듯보면 절망같고 씹어보면 고독 같지
입천장에 붙은 김을 손가락으로 긁을 때
어둠 속에서 쓴 유서를 찟어 삼키는 듯하지
막장에 다다르면 누군가 입천장부터 틀어막지
말문이 막힐 대는 마른 김에 독주가 제격이지
깨진 가슴속 허방에 울먹울먹 구들장을 놓지
6.게걸음
삼십년 넘게 손가락으로 막걸리잔을 저었더니, 수전증이 왔다. 달랑게야, 칠게야, 돌게야, 너희는 얼마나 마셨기에 막걸리 거품이 솟는 뿔잔이 되었느냐. 게걸음이 되었느냐
7.성악설
연통 속이 검어질수록 세상은 따듯해진다 .
속이 탄다는 말, 젖은 목장갑도 희고 둥글게 마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