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아저씨에게는 대학생들로부터 종종 인터뷰 요청이 오곤 합니다. 바쁜 와중에도 가능하면 학생들의 요청은 들어주는 편인데요, 그제는 국민대학교 학보사 기자가 '피피(하재영 작가)님이 쓴 '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개의 죽음'을 읽고 알게 되었다면서 '우리나라 제도 와 반려견 문제'를 주제로 학보에 기사를 쓰려고 한다며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팅커벨 회원님들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아 원문을 그대로 올립니다.
‘팅커벨 프로젝트’ 황동열 대표님께 드리는 질문지
1. 퍼스널 트레이너를 그만두고 유기동물 구호단체 대표이자 동물 활동가를 하시면서 후회했던 적이 있나요? 반대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 유기동물 구호단체인 팅커벨 프로젝트를 설립했을 때 삶의 방향을 바꾸는 문제라 고민을 한 적은 있지만 그 이후 따로 후회한 적은 없었습니다.
가장 보람있는 일은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 유기묘 들을 구해와서 잘 돌보다가 좋은 가족에게 입양을 보냈는데, 그 아이들이 입양 가족과 더불어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카페 입양일기 게시판에서 영상, 사진들로 다시 볼 수 있을 때입니다.
그 때는 힘들었던 과정은 다 잊혀지고, 소중한 한 생명을 살려서 그 아이의 삶을 바꿔줄 수 있었다는 보람과 행복을 느낍니다.
부연한다면 우리가 살아가면서 할 수 있는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요? 저는 소중한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은 소방관, 경찰관, 의사 등 전문적인 직종, 직업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안락사 직전의 유기동물을 살리는 일은 개인도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물론 개인이 수십, 수백마리의 생명을 살릴 수는 없기에 팅커벨 프로젝트라는 유기동물 구호단체를 만들어서 지금까지 650여마리의 유기견, 유기묘, 길고양이들의 생명을 살렸습니다.
2. 독일과 일본 등 선진 국가의 유기동물이 적은 이유를 ‘함부로 동물을 키울 수 없는 제도’라고 말씀하셨는데, 우리나라의 동물보호 제도가 신장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답) 일단 모든 동물을 다 포괄하기는 힘들고 반려동물에 집중해서 말한다면 세 가지를 손꼽고 싶습니다.
첫째, 반려동물 등록을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강력하게 시행하는 것입니다. 현재 반려동물 등록제가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등록율이 30% 안팎으로 높지 않습니다. 게다가 목걸이형 인식표는 얼마 못가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고 실제적인 유기견 감소 관점에서의 등록 효과가 약합니다.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등록을 하면 설령 잃어버리거나 유기를 하더라도 견주가 누군지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반려동물등록을 한 견주들은 거의 유기를 하지 않고, 유실됐어도 금방 찾습니다. 현재 인구 10만 이상의 도시에서 시민들이 키우는 반려견으로 국한된 것을 인구수에 상관없이 전국의 모든 시군구로 확대하고, 등록을 하지 않았을시 강력한 계도와 단속, 처벌이 병행된다면 반려동물 등록율이 높아질 것입니다.
둘째, 강아지(고양이) 공장 및 경매장을 없애는 것입니다. 전국적으로 1,000군데가 훨씬 넘는 강아지 공장에서 매년 50만 마리 이상의 강아지들이 생산되고, 값싼 가격에 경매장을 통해서 펫숍에서 거래가 됩니다. 그리고 그 강아지들의 상당수는 짧게는 1년 이내에 유기견이 되고 맙니다.
강아지 공장, 경매장, 펫숍 등이 없어지고 소규모의 예약제 브리더식 강아지 분양으로 바뀌어나간다면 일단 충동 구매가 없어지고, 강아지를 분양받았을 때의 소중한 감정 등이 오래 가며, 임신견에서부터 출산 2개월여 젖먹일 때까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길러지게 되어 보다 건강한 강아지가 됩니다. 그래서 병에 걸려 유기되는 비율이 현저히 줄어들게 됩니다.
셋째, 반려동물, 특히 반려견에게는 등록세가 부과되어 정당하게 세금을 내고, 정당한 권리를 얻었으면 합니다. 독일과 같은 선진국에서 반려동물이 법적 제도적으로 더 많이 보호받을 수 있고, 시민의식도 높은 이유중 하나는 반려견들도 세금을 내고 당당하게 사회의 일원으로 대접받는 것입니다.
아무나 쉽게 키우다 버리는 반려견이 아닌 반려동물 등록을 철저히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내는 의무를 이행한 후 정당하게 견주로서, 또 반려견으로서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 세금으로 반려견 기본 예절교육을 필수로 이수하면, 공공시설, 호텔, 식당 등에서도 견주와 함께 동행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3. 동물보호법에서 가장 먼저 개정되거나 추가되었으면 하는 것이 있나요?
답) 첫째, 동물생산업의 강화입니다. 현재는 너무 느슨한 법이고 단속도 심하지 않다보니 비인가 강아지 공장 등이 너무도 많고, 열악한 환경에서 지내고 있으며 유기견의 발생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둘째, 동물 학대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 및 인수 보호제도를 시행하는 것입니다. 지금은 버젓이 학대하거나 굶어 죽어가는데도 견주라는 이름으로 그것을 강력히 조치를 못하고 방관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학대자에 대해서는 누구든지 신고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므로서 학대자들에게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셋째, 동물보호법, 혹은 특별법 형태로 반려동물인 개, 고양이의 도살, 판매, 식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드는 것입니다. 가장 잔인한 동물학대 행위인 개식용 문제를 그대로 두고 동물보호, 동물복지를 논할 수는 없습니다.
넷째, 마지막으로 헌법에도 동물권을 명시하고, 민법에는 동물이 물건이 아닌 생명으로 규정해야 합니다. 현재처럼 동물이 물건으로 취급받는 상황에서는 동물보호법이 제 힘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4. 독일 ‘티어하임’을 견학하셨다고 들었는데, 가장 놀라웠던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답) 독일은 1830년대부터 동물보호단체들이 만들어지며, 동물권익을 위해 점진적으로 발달된 나라입니다. 그러다보니 법과 제도는 물론 시민들의 동물보호에 대한 의식 수준도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습니다.
견학기간 동안 모든 부분 배워야했고, 또 놀라운 일도 많았는데 그 중에서 가장 놀라웠던 장면은 뮌헨 티어하임의 고양이방에서 본 ‘고양이에게 책 읽어주는 어린이’의 모습이었습니다. 뮌헨티어하임의 각 고양이방마다 어린이들이 한 명씩 들어가서 그곳에 있는 고양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뮌헨티어하임의 개들은 봉사자들과 함께 매일 산책을 합니다. 하지만 고양이들은 산책을 할 수 없으니까(잃어버릴 수가 있어서), 고양이방에 직접 어린이들, 혹은 봉사자들이 들어가서 함께 놀아주고 책도 읽어줍니다. 그 모습이 정말 놀라웠고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팅커벨 입양센터 고양이방에서도 동화책을 비치해놓고 어린이들, 혹은 어른 봉사자들도 고양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습니다.
5.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개인이 할 수 있는 노력에는 어떤 것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반려동물 관련 문제에 적극적인 행동으로 나서지 않고, 후원을 한다거나 관심만 가지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을까요?
우선 개인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로서는 관심을 갖는 것이고 또 기회가 닿을 때 유기동물 입양센터 방문 봉사, 유기견 입양캠페인 산책봉사 등 그리 어렵지 않은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말로만 듣고 사진으로만 보는 것보다 직접 참여해서 유기견, 유기묘 들과 스킨쉽도 가져보고 산책도 시켜보면 동물보호에 대한 마음이 훨씬 더 커집니다.
그리고 여유가 닿는대로 큰 금액이 아니더라도 1만원씩 정기적으로 후원을 하신다면 안락사 직전의 유기견 들을 구해와서 그 돈으로 치료비, 예방접종비, 건강검진비 등이 쓰여 생명을 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학생들이 늘 접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블로그 등 SNS를 활용해서 유기견 입양홍보 등에도 참여를 해주신다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6. 따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적어주셔도 됩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세상이라는 것을 모토로 팅커벨 프로젝트를 시작한지가 이제 6년이 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생명들을 구했는데 앞으로 할 일이 더 많습니다.
학생들도 유기견, 유기묘, 길고양이 등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우리 도움이 필요한 동물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유기견 봉사 활동 등에도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말로만 듣고 눈으로만 보는 것과 직접 참여해보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입니다.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유기견을 내 품에 가만히 안아서 쓰담쓰담해줬을 때 느끼는 교감은 해보지 않고서는 모릅니다.
동물보호는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유기견 입양센터 봉사, 산책봉사 등에서부터 실천해보세요. 아마도 그런 경험들이 여러분들의 삶에 소중한 에너지 중의 하나가 될 것입니다.
첫댓글 대표님 말씀대로 이루어지는 날이 속히 오길 바랍니다 너무 지지부진하지요...
대표님 인터뷰 하나하나 옳으신말씀이십니다. 이 말처럼 꼭 이루어지는날이 오길 바랍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갈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