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漢詩)
오조환생게(五祖 還生偈)
삼삼백발하청산鬖鬖白髮下靑山
팔십년래환구안八十年來換舊顔
인각소년송자노人却少年松自老
시지종차환인간始知從此還人間
홍인대사<弘忍大師>
삼삼 백발이 되어 청산에서 내려가
팔십 년 옛 얼굴 바꾸어 왔나니
노인은 소년이 되고 소나무는 늙었나니
비로소 인간 세상에 다시 온줄 알았네.
이 게송(偈頌)은 중국(中國) 선종(禪宗) 5조 홍인대사(弘忍大師)의 환생게(還生偈)다. 칠언절구(七言絶句) 평기식(平起式) 선시(禪詩) 게송(偈頌)이다. 압운(押韻)은 상평성(上平聲) 산통운족(刪統韻族) 중에 안(顔), 간(間)으로 작게(作偈)한 환생게(還生偈)다. 이 선화(禪話)는 전생(前生)에 신선(神仙) 공부를 하던 재송도인(栽松道人)이 있었는데 날마다 산에 소나무만 심었다. 이 노인은 3조 승찬대사(僧璨大師) 신심명(信心銘)을 보고 발심(發心)을 하여 세상 나이로 80세에 늦게 도신대사를 찾아와서 출가(出家)해서 불법을 공부하겠다고 부탁을 했다. 도신대사께서 나이가 너무 많으니 불법을 배우려면 몸을 바꾸어 오라고 했다. 재송 도인이 산을 내려 오다가 개울가에서 빨래하는 동네 처녀를 보고 오늘 하룻밤 쉬어가자고 했다. 처녀가 저야 허락하지만, 부모께 여쭤봐야 한다고 했다. 처녀가 부모에게 허락을 받으려고 집에 가는 사이에 재송도인은 않는 채로 그 자리에서 돌아가셨다. 처녀가 놀래서 부모님에게 자초지종을 얘기하고 장례를 치러주었다. 그 후로 처녀는 배가 차츰차츰 불러와서 10개월이 되자 사내아이를 낳았다. 동정녀(童貞女) 처녀(處女)가 출산(出産)하여 동네 사람들이 처녀가 애를 낳았다고 손가락질을 하고 흉을 보자 처녀는 그만 아이를 야산에 버렸다. 갓난 아이를 야산에 버린지 며칠이 지나자 처녀는 그만 마음이 괴로워서 버린곳을 가보니, 짐승등이 와서 젖을 먹여주어 아이가 처녀를 보고 방긋방긋 웃고 옹알거렸다. 그래서 처녀는 마음을 바꾸고 아이를 집으로 데리고 와서 잘 기르게 되었는데, 아이가 일곱 살이 되자 스스로 출가(出家)할 마음을 내어서 도신(道信)대사를 찾아뵙고 불문(佛門)에 들어오게 된다.
도신대사(道信大師)가 물었다. 어디서 오느냐? 가고 옴이 없이 옵니다. 너의 성이 무엇이냐? 제 성은 보통 성이 아닙니다, 무슨 성이기에 그러느냐? 제 성은 불성(佛性)입니다. 그 불성을 너는 알지 못할 것이다. 저만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삼세제불(三世諸佛)도 알지 못합니다. 왜? 그러느냐? 불성(佛性)은 공(空)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말은 누구한테 배웠느냐? 예, 스님한테 배웠습니다. 약속(約束) 한대로 몸을 바꿔 다시 왔습니다. 그렇다면 네가 7년전 찾아왔던 재송이란 늙은인가? 예, 소동(小童)이 전생(前生)에 재송(栽松)입니다. 이제 대사께서 약속 한신대로 출가(出家)시켜 받아주십시오, 이 정도 문답(問答)이면 다 된 동자(童子)다. 묻는 말에 척척 문답(問答)이 막힘이 없다. 전광석화(電光石火)다, 언어도단(言語道斷) 목격전도(目擊傳道)다. 배울 것도 없지 아니한가? 4조 도신대사(道信大師)는 그를 출가(出家) 오조(五祖) 홍인(弘忍) 대사(大師)로 전법(傳法)을 했다. 일곱 살 동자가 도신 스님에게 말하기를 제가 전생에 소나무를 많이 심은 재송도인(栽松道人)이라고 하면서 몸을 바꾸어서 불법을 배우려고 왔다고 한 게송이 위의 환생게송(還生偈頌)이다. 조사선문(祖師禪門)에서는 이렇게 상근(上根) 법기(法器)를 만나면 전법(傳法)을 한다. 오조(五祖) 홍인대사(弘忍大師)은 전생(前生)에 산에 소나무를 심고 사는 노인이었다. 3조 승찬 스님 신심명(信心銘)을 읽고 불법(佛法)에 귀의(歸依)한 것이다. 늦은 나이에 출가(出家)하려고 하자, 4조 도신대사(道信 大師)는 80세면 노인(老人)인데 금생(今生)의 세연(世緣)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몸을 바꾸어 오라고 했다. 재송(栽松) 노인은 그 약속을 지키려고 처녀(處女) 몸에 잉태(孕胎)하고 세상에 태어나서 일곱 살에 출가(出家)하여 제오조(第五祖)가 되었다는 환생선화(還生禪話)다, 오조(五祖) 홍인대사(弘忍大師) 황매산(黃梅山)에서 500대중(大衆)을 거느리는 선지식(善知識)이 되어서 걸출(傑出)한 육조혜능(六祖惠能) 대사를 전법(傳法) 제자(弟子)를 얻게 된다. 홍인대사와 혜능(惠能)과 처음 만나 문답을 보자, 홍인대사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영남에서 왔습니다. 영남 사람은 불성이 없는데 어찌 부처가 되려 하는가? 사람에게는 남북이 있겠지만, 어찌 불성에 남북이 있겠습니까? 나무꾼 노행자가 오조 홍인대사를 처음 만나 나눈 문답이다. 스승이 던진 말을 쫓아가는 사냥개가 아니다. 스승을 물어 버린다. 노행자(盧行者)는 나무 팔러 갔다가 응무소주이생기심(應無所住而生其心) 금강경(金剛經)을 듣고 언하(言下) 대각(大覺)한 나무꾼이다. 이 정도면 공부 마친 사람이 아닌가? 홍인대사(弘忍大師) 문하(門下)에 들어와서 8개월 방아만 찧다가 수법제자(受法弟子)가 되었다. 오늘은 홍인대사(弘忍大師) 환생(還生) 게송(偈頌)의 운목(韻目) 운족(韻族)를 맞추어 보았다. 여여법당 화옹 합장,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