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포도서관 문화예술페스타 공연을 본 후기
오전부터 시간을 계속 착각해서 한 시간이나 일찍 가더니 마지막 공연 때까지 이어졌다.
이숙현 작가의 “행복한 그림책 육아”를 듣고 있는데 심심하다며 들어온 가연이랑 같이 들었다. 책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책 놀이 한 것들이 생각난 것을 이야기하며 특히 비에 대한 책이 나오자 예전에 욕조에서 먹물로 놀았던 기억과 우산과 비옷을 입고 샤워기 밑에서 양을 조절하며 듣던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등을 소곤소곤 이야기 해주었다. 먹물에 대한 에피소드는 절대 잊을수 없단다. 욕조에 물들어 지워지지 않는 먹물에 씻느라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지금도 아찔하다.
1층 로비에 전시된 책과 그림책 산책의 책방지기가 선택한 그림책까지 보면서 안 읽어본 책은 어떤 내용인지 추측해보고 본 책은 내용을 책놀이 한 것은 그때의 기억을 말해주어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이 고마웠다.
오후 공연도 7시부터 시작인데 6시에 도착해서 심심해 하더니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나와서 체험으로 해주시는 책갈피 만들기 안한다더니 해보고 싶다며 마감 직전에 두개나 만들고는 리허설을 조용히 앉아서 보고 있었다.
비도 오고 점점 기온도 내려가서
“가연아 리허설 다 봤으니 추운데 집 가자!”
“아니야 리허설은 리허설이야 본 공연이 시작 안했으니 보고 가야되는 거야. 달라.”
어쩔수 없이 공연 시작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감기 걸릴까봐 담요를 빌려서 덮어주었다.
지금까지 음악 공연은 앞이 무대였지만 이번은 아니였다. 리허설때의 의자 배치와 다르게 중앙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며 이건 뭐지 어떻게 한다는 걸까 궁금증이 일었다.
공연시작,
관객들이 합창단원들에게 쌓이는 형태였다. 소리가 너무 크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이것이 기우라는 것이 바로 밝혀졌다. happy things가 나오자
“엄마 이 노래 알아. 재미있어.”
하며 함박웃음 속에서 즐기는 모습이 보였다.
첫 노래가 시작 된지 얼마 되지 않아 단테의 신곡 중 천국이 떠올랐다. 처음 읽을때는 뭐야 천국이 빛과 노래뿐이면 지루할거 같고 생각해서 지옥은 희망을 버려야 하니까 무서운 곳이고 연옥은 지은 죄에 대한 댓가를 치르면 올라갈수 있고 그 속에서 나름의 단계 상승의 재미도 있지 않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다. 아주 멍청한 생각을 ....
둘레에서 들려오는 노래 그것도 여러 소리가 섞여 하나로 어우러지는 합창을 듣는데 소름이 일었다. 이거구나 이게 그가 말한 천상이 아닐까 빛과 신을 찬양하는 노래기 들리는 곳, 음악을 들으며 책이 떠올려보기는 처음이 였다.
테너의 마중을 들으면서 백석에 대한 책을 읽고 있어서 일까 백석이 생각났다. 그네, 행수 또한 바로 앞에서 들어서 인지 감동이 배가 되었다.
마지막 합창곡을 들을 때가 클라이맥스였다. 그래 이거였구나 하나로 어우러지는 것, 전율 속에 들었다.
만약 비가 안와서 이걸 야외에서 들었다면 의자배치와 모든 것이 달라져서 이 느낌을 받을 수 없었을 걸 생각하니 비가 너무 고마웠다. 가자고 말 하지 않는 가연이도 고마웠다.
다음으로 이어지는 무용단의 춤 역시 한량무는 어렵다가 스쳐지나갔다. 예전에 본 학춤과 함께 분명 하나 하나의 춤사위에 의미가 있을 건데 라고 추측할 뿐 알 수는 없는 춤이다. 하지만 부채를 서서히 펼치며 일어나는 선과 한복의 날리는 모습에 역시 선인가 하며 그 아름다움에 빠져 보았지만 알 수 없는 미궁 속에서의 감상이여서 인지 본 후 한숨만 나왔다. 무지로 인해 제대로 된 감상을 못한 것이 아쉬웠다.
연가라는 춤을 본 후 제목을 모르고 봤는데 집으로 오는 길에
“엄마, 두 번째 남자랑 여자가 추는 춤 선녀와 나무꾼 같아.”
“왜?”
“까마귀랑 까지가 오랫동안 떨어져 있던 두 사람을 만나게 해주어서 반가움에 추는 것 같았어.”
“까마귀랑 까치가 선녀와 나무꾼에 나와. 두레박이 아니고?”
“어, 견우와 직녀네.”
헤헤 그리며 웃었다. 그 춤에서 다이어트해서 아들보고 가연이 들어 올리고 돌리는 것처럼 해달라고 해볼까와 참 예쁘다는 생각만 했었다. 요즘 한명은 정신 줄을 놓고 사는 것 같다.
진도북춤과 버꾸춤은 신났다며 예전에 유치원에서 장구 배운 거랑 요즘 소고 배운다고 말하며 그거 보다 큰 것을 들고 무거운데 하는 것을 보며 대단하다, 돌때는 짧은 치마가 아래쪽에 살짝 옆으로 펴지는 모습이 예뻤다며 종알종알 거리는 사이 집에 도착했다.
다음에 하면 또 가자는 말에 예전에 예술회관에서 공연한 유키구라모토때는 왜 잤는지 물었더니
“그건 재미없었고 잠 왔어 늦은 시간이여서.‘
“그때랑 시간은 비슷하거든.”
“지루했겠지. 아님 내 취향이 아니던지.”
이렇게 말하고 잠 온다고 들어갔다. 역시 알 수 없는 가연이 취향이다. 그래도 즐겁게 듣고 웃음을 머금고 이야기 하는 모습으로 만족한다. 이 아이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