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글) 동아일보 논설위원 출신 권순활 대기자의 이번 총선 표심 분석 유튜브영상 화제
*아래는 영상내용을 텍스트로 옮긴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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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선' 서병수 조해진과 '당선' 김태호 윤영석의 차이>
이번 4.10 총선에서 윤석열 정부 집권여당인 국민의 힘은 전체 선거는 좌익세력에 참패했지만 부산 울산 경남의 부울경 지역, 소위 PK 지역에서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을 거두었다. 부산 지역 18개 선거구 중 17개, 울산 지역 6개 선거구 중 4개, 경남 지역 16개 선거구 중 13개 선거구에서 국힘 후보가 당선됐다.
부울경 전체로 보면 모두 40개 선거구 중 6곳을 제외한 34개 선거구를 석권했다. PK 지역의 이 같은 대승은 대구 12곳, 경북 13곳 등 25곳의 선거구를 모두 석권한 대구경북 즉 TK 지역의 압승 및 강원도 지역 선전과 함께 국민의 힘이 개헌저지선이라도 사수하는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영남 지역 전체로 보면 65개 선거구 중 59개 선거구에서 강성 좌익세력의 공세를 막아내고 승리한 것이다. 국힘이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얻은 지역구 총의석이 90석에 그쳤다는 점을 감안하면 영남 지역은 이번 선거에서도 또 한 번 대한민국의 적화를 막고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최후의 낙동강 방어선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투개표가 모두 끝난 뒤 선거결과를 정밀하게 분석해 보니 제도권 언론이나 정치권에서 흔히 간과하고 있지만 눈길을 끄는 부분이 하나 발견된다. 부산 지역 18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패배한 지역은 부산 북구갑이 유일하다. 이 선거구 국힘 후보는 부산시장과 국회의원을 지낸 서병수 후보였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 동안 영남 지역의 다른 후보들과 달리 윤석열 대통령을 공격하는 등 소위 내부총질 행태를 보인 후보이기도 했다. 그런 점을 떠올리면 부산 지역 후보 중 거의 유일하게 자신이 소속된 집권여당이 배출한 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저격했던 서병수 후보가 부산 지역에서 다른 모든 국힘 후보들이 결국은 당선됐는데도 혼자 낙선했다는 것은 무엇을 시사하는 것일까.
경남 지역 국힘 후보 낙선자 중 한 명인 김해 을의 조해진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조해진은 선거 막판 뜬금없이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그는 특히 과거 박근혜 대통령 부당탄핵 당시 유승민 이준석 등과 함께 새누리당을 탈당했다가 나중에 슬그머니 복당 한 전력이 있었기 때문에 애국시민들의 더 거센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김해을에서 조해진 후보는 43.8% 득표에 그쳐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김정호 후보의 51.19% 득표보다 영남 지역 치고는 상당한 차로 패배했다.
서병수 조해진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상당한 시사점을 남긴 영남 국힘 후보로는 현재 문재인이 살고 있는 경남 양산 지역에 출마해 나란히 당선된 양산갑의 국힘 윤영석 후보와 양산을의 국힘 김태호 후보를 들 수 있다. 양산은 당초 국힘에게 그리 쉽지 않은 선거구로 분류되던 곳이었고 김태호 후보가 지역구를 바꿔 양산에 사실상 전략공천된 것도 이런 특성과 무관하지 않았다.
김태호 윤영석 후보는 이번 총선 기간 동안 윤석열 대통령이나 정통 우파세력을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언행은 일절 하지 않고 대신 문재인을 향해 집중적으로 포문을 퍼부었다. 두 사람은 바로 문재인이 살고 있는 양산에서 “문재인 구속”을 소리 높여 외쳤고 양산 지역 주민들은 김태호 윤영석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결국 윤영석 후보는 53.61%, 김태호 후보는 51.05%의 과반수 득표를 하면서 나란히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서병수 조해진의 낙선과 김태호 윤영석의 당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힘 후보에 표를 줄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지지층의 정서를 김태호 윤영석은 제대로 읽고 행동했고 서병수 조해진은 착각하고 헛발질을 했다는 것이다.
결국 김태호 윤영석은 문재인 이재명 조국 등에 대한 철저한 단죄를 갈망하는 우파 성향 유권자들을 모두 투표장으로 끌어내 자신들에게 표를 찍게 만든 반면 서병수 조해진은 국힘 지지자들조차 그들에게 표를 주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당장 나라도 서병수 조해진이 한 짓을 보면 그들에게 투표할 마음이 확 사라졌을 것이다.
이런 현상은 영남 지역 못지않게 좌파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 우파 유권자들이 많은 서울 강남지역에서도 포착된다. 소위 서울의 강남 3구라고 하면 서초 강남 송파구를 일컫는다. 총선 선거구는 서초구가 갑을 2곳, 강남구가 갑을병 3곳, 송파구가 갑을병 3곳 등 모두 8곳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 강남 3구 8개 선거구 중 국힘은 7곳을 석권하고 한 곳에서만 패배했다. 강남 3구 중 국힘이 진 선거구는 송파병이 유일했고 이 선거구 국힘 후보는 호남 좌익 출신으로 이번 총선 과정에서 역시 윤 대통령이나 정통 우파 후보들에 대한 비난성 행태를 보였던 김근식 후보였다.
강남 3구에서 대체로 국힘 후보들은 넉넉한 표차로 민주당 후보를 이겼지만 김근식은 48.95%의 득표율로 51.04%를 득표한 민주당 남인순 후보에 패배했다. 부산에서의 서병수, 경남에서의 조해진 케이스와 비슷하게 이번에 국힘 강남 3구 후보들 중 김근식처럼 윤 대통령이나 정통 우파에 총질을 한 후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서울 마포구의 선거결과도 흥미롭다. 마포는 갑을 두 선거구가 있다.
이 중에서 마포갑에서는 지난 총선 당시 현 야권 의원으로 당선된 인물 중 가장 나은 사람의 한 명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뒤에 국힘으로 옮겨온 조정훈 후보가 민주당 이지은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반면 같은 강성좌익 운동권 출신이 맞붙은 마포을에서는 국힘의 함운경 후보가 민주당의 정청래 후보에게 52.44% 대 38.77%의 큰 차이로 패배했다. 같은 마포구인데도 총선 과정에서 김경율 등과 함께 윤 대통령을 비난하고 정통 우파세력을 분노시킨 함운경은 대패한 반면 그런 식의 행태와는 거리가 멀었던 조정훈은 당선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들은 선거와 관련해 상당히 중요한 의미들을 담고 있다. 집권여당 후보가 상대당과 싸우기보다 자기 진영 내에서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정통 우파세력을 공격하는데 열을 올리는 것은 자기 개인적 선거 전략상으로도 자멸행위에 가깝다는 점을 똑똑히 보여주고 있다. 왜 좌파정권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데 비좌파 정권에서는 틈만 나면 그런 바퀴벌레 같은 자들이 등장하는지도 연구해 볼 만한 과제다.
제대로 치밀하고 꼼꼼하게 심층 여론이나 민심을 분석하지 못하고 남의 다리 긁는 식의 하나마나한 피상적 비평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당수 제도권 신문이나 방송에 휘둘려 행동하다가는 나중에 당을 망치고 자기 신세도 망치기 십상이다. 광우병 난동이나 탄핵 난동 때 사이비 여론에 춤추며 중심을 못 잡고 행동하던 소위 보수진영 일각의 말로가 결국 어떻게 됐던가. 함부로 세파에 휘둘리지 않는 강단과 결기도 없이 걸핏하면 내부총질 기회만 찾는 자들이 적지 않은 국힘 등 비좌파 정치권에 몸담은 사람들은 앞으로 이 교훈을 반드시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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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UCWPfeoCboE? si=q41 wZZK6 fF-RZTX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