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채로운 인프라 갖춘 ‘영화의 도시 해운대’-1
해운대가 ‘영화 도시’인 이유는 단지 부산국제영화제 때문이 아니다. 일반 영화관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을 상영하는 시네마테크,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설립된 필름 전문 커미션 부산영상위원회, 독자적 길을 걷고 있는 부산영화평론가협회 등 각각의 영역에서 전문적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기구 및 단체들이 있기 때문이다.
◇ 부산 영화 인프라의 중심 영화의전당
2011년 개관한 영화의전당(Busan Cinema Center)은 부산 영화 인프라의 중심이다. 영화 관련 기구인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2013년 서울에서 부산으로 이전했다. 그 기구들의 활동 영역이 부산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에 미치는 것이기는 하지만 부산의 핵심적 영화 인프라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것들은 바로 BIFF를 필두로 부산시네마테크와 영화의전당, 부산영상위원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등이다. 모두 예외 없이 ‘대한민국 NO. 1’이거나 그에 버금가는 평가를 받아야 마땅한 소중한 영화 자산들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주요 거점이 해운대로 옮겨진 2003년 이전까지 주 무대 역할을 했던 남포동은 현재는 주로 부대 행사가 열린다.
◇ 영화적 안목을 제고시키는 시네마테크
시네마테크(Cinémathèque)는 필름 보관소 또는 보관된 영화를 상영·감상하는 곳이다. 시네마테크부산은 1999년 해운대구 수영만 요트 경기장 내에 전용관 시설을 갖춘 국내 최초 시네마테크로 출범해, 2002년 5월부터 본연의 활동을 시작했다. 시중 영화관에서는 보기 힘든 희귀 고전영화나 수준 높은 예술·독립영화들을 주로 상영해 왔다. 2007년부터는 필름 아카이브(film archive) 역할까지 겸했으며, 다채로운 교육 강좌들로 일반 시민들의 영화적 안목을 제고시키는 데 앞장서 왔다.
시네마테크는 영화의전당으로 이전해 제2기를 맞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건축 설계 회사 쿱 힘멜브라우(Coop Himmbelblau)의 설계 및 디자인으로 지어져 건축물로도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영화의전당은 시네마테크는 물론 BIFF의 재도약에 결정적 기여를 해 온 일등 공신이다.
/ 이광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