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재정위기, 속에서는 초호화 집무실
겉과 속이 다른 유정복 시장은 사과하라
1. 인천시는 전국 유일의 “재정위기예비단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도시이다. 시는 모든 행정력을 부채감축에 맞추겠다고 했다. 그러나 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경제자유구역청 내에 초호화 집무실 설치가 밝혀졌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월 각종 유엔기구가 입주해 있는 송도 G타워(경제자유구역 청사) 22층에 3억3천만원을 들여 400여㎡ 규모로 “투자유치룸”을 만들어 운영한 것이 1년여 만에 확인 되었다는 것이다. 투자유치룸에는 외국인 투자자와 회의를 위한 공간인 미팅룸, 송도를 비롯한 경제자유구역 등 인천을 설명하는 브리핑룸과 한켠엔 ‘VIP’라고 적힌 또 다른 방이 있다. 투자유치룸 전체 면적의 1/3 크기인 VIP룸에는 책상·의자 등이 구비돼 있으며 별도의 부속실과 탕비실도 딸려 있다. 바로 이곳이 유 시장을 위해 마련한 집무실이라는 것이다.
2. 이러한 시의 행태는 검단스마트시티 거짓투자유치 실패로 실망한 시민들에게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민선6기 지방선거의 핵심 이슈도 재정위기였다. 빚 증가 원인의 공방 속에서 유정복시장은 당선되었다. 취임일성과 지난 재임기간 재정위기극복은 시정운영의 중심이었다. 특히 취임 1주년에 즈음해서는 “재정위기극복 3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이 후 모든 행정력을 집중해 왔다. 많은 비판도 받았다. 지방세가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재정위기 극복 방안의 핵심은 재산매각이었고, 빚 조기 상환을 통해 2018년까지 채무비율을 25%미만으로 줄인다는 방안이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재정위기극복 기조와는 상반되는, 투자유치를 목적으로 예산낭비를 일삼는 이중적 행정을 펼친 것이다. G타워(경제청)에는 32층에 투자유치룸과 같은 투자상담실이 있다. 27층에 대회의실이 있는 상태에서 인테리어 비용으로만 수억원을 들여 전반적으로 고풍스런 한옥스타일로 만들었다. 이렇듯 거액을 들여 투자유치룸을 만든 것 자체가 ‘예산 낭비’인 것이다.
더욱 기가막힌 것은 예산은 시 일반회계가 아닌 경제청 예산 즉, 특별회계에서 집행했다는 것이다.
3. 한편, 사실상의 초호화 집무실을 설치하였으나 그에 걸 맞는 성과물도 내지 못했다. 인천시는 거액을 들여 투자유치룸에 사실상의 시장실까지 만들었지만 외국인 투자유치 성적은 역대 최저 수준이다. 시가 2016년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체결한 계약은 단 4건에 불과하다. 유 시장이 취임한 2014년 7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년 6개월간을 합산해도 10건밖에 되지 않는다.
계약 체결 건수가 줄어든 만큼 외국인직접투자(FDI) 도착금액도 눈에 띠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2013년 14억3300만달러였던 인천경제자유구역 FDI 도착금액은 2015년 7억7900만달러로 반 토막 났으며 올해는 3억9800만달러로 극감 했다는 것이다.
4. 유정복 시장은 그동안 재정위기를 극복한다며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예산을 삭감함으로서 엄동설한 길거리에서 투쟁해 왔던 수많은 관계자들과 서민들의 눈물을 알고 있다면, 전형적인 예산낭비이며 초호화 시장실을 당장 폐쇄하고 시민 앞에 사과해야 할 것이다.
2017년 1월 3일
참여예산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