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경암동 철길마을’이라는 독특한 마을이 있습니다. 이곳을 지나는 철도는 일제강점기인 1944년, 신문 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개설되었으며 1950년대 중반까지는 ‘북선 제지 철도’, 1970년대 초까지는 ‘고려 제지 철도’, 그 이후에는 ‘세풍 철도’, 현재는 ‘페이퍼 코리아선’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군산역과 페이퍼 코리아 공장을 연결하는 2.5km 철로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동네를 이루었고, 1970년대에 본격적으로 마을이 형성되어 오늘날에 이릅니다. 경암동 철길 마을의 건축물들은 1970년대 후반에서 1980년대 초에 건축된 것이 대부분이라 합니다. [참고: 군산문화관광]
■ 주소: 전북 군산시 경촌4길 14 (지번: 경암동 539-4)
입구에 그려져 있는 벽화인데요. 벽화에 적힌 연도를 보니 철도는 2008년까지 운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처럼 선로 양옆으로 집들이 바짝 붙어 있는 독특한 구조였어요.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 철도 주변을 관광지로 조성해 두었습니다. 방과 후 학교 앞 문방구로 달려가 사 먹던 간식들을 보니 왠지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았어요.

이 과자들을 보니 무척 반갑더군요. 특히 아폴로와 알약처럼 생긴 캔디는 제가 가장 좋아했던 과자였어요. 당시 불량식품으로 여겼지만 어린 학생들에겐 맛도, 모양도 너무나 재미있던 과자였지요.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친구들과 나눠먹는 즐거움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추억의 뽑기(달고나) 체험>
지역마다 다른 명칭으로 불리는 뽑기. 학교 앞, 뽑기 아저씨 주변에 쪼그리고 앉아 친구와 설탕 조각을 나눠 먹고, 뽑기에 성공한 조각들을 가져가면 엿이나 각종 상품들로 교환해 주시곤 했어요. 어린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친구와 함께 뽑기를 체험해 보았습니다.

국자(쪽자)에 담은 설탕을 연탄불에 올려

나무젓가락으로 천천히 저어 녹인 후,

설탕이 녹아 투명해질때쯤

소다를 넣으면 색이 변하면서 팽창합니다.

재빨리 양철판으로 옮겨 담아

둥근 철판으로 눌러준 다음,

원하는 모양 틀로 찍어내면 완성되지요.

지금은 거의 없어진 학교 앞 풍경이 그리워 집에서 국자로 뽑기(달고나)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간혹 길거리에서 뽑기 냄새가 나면 저도 모르게 그 냄새를 쫓아가게 되더군요. 이곳에 와서 같은 추억을 가진 친구와 여러가지를 경험할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부모가 되어 아이들과, 또는 어린 조카와 함께 방문한다면 지금과는 사뭇 다른 옛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겠지요?

또한 친구들과 옛 교복을 입고, 포토존이나 사진관에서 추억을 남기거나, 부모님 또는 어린 자녀와 함께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교복들과 교련복은 부모님 학창 시절의 교복인데요. 남학생은 '가쿠란'이라는 일본의 남학생 교복(제복) 형태로 우리나라에서도 일제강점기를 거쳐, 1983년까지의 중·고생들이 입었다고 합니다. 상의의 옷깃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차이나 칼라 교복'이라고 하지요. 여학생은 세일러복(세라복) 형태였습니다.

이 교련복은 교련 수업 때 착용하던 의복이었어요. 현재는 사라진 '교련'이라는 과목은 국가안전과 개인 및 집단 안전에 필요한 지식을 이해하고, 각종 재난과 위협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며, 안전을 생활화하는 태도를 가지게 하는데 목표를 둔 과목인데요. 1968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의 청와대를 공격하기 위해 무장간첩을 침투시킨 1·21사태가 발생하자, 안보의식과 전시상황에서의 대처능력을 높인다는 명분 하에 이듬해인 1969년에 교련이 고등학교 필수 과목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남자 고등학생들은 교련수업이 있는 날에는 교련복을 착용하고, 카빈소총이나 M16소총의 모형을 들고 제식훈련과 총검술을 배웠고, 여자 고등학생들은 제식훈련과 구급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교련 과목은 군사정권 하에 계속 유지되었으나, 1980년대 후반 민주화 운동의 영향으로 1988년 말에 대학생 교련이 폐지되었습니다. 고등학교 교련은 단계적으로 총검술, 제식훈련 폐지를 거쳐 1997년부터 선택과목으로 전환되었고, 이후 2011년에 '안전과 건강'으로 명칭이 변경되어 완전히 폐지되었습니다. [출처·참고: 위키백과 '교련']
▼ 교련복

경암동 철길 마을은 이렇게 철길 따라 길게 이어져 있습니다. 선로 양 옆으로 바짝 붙어 있는 집과 상점들, 말로만 듣던 장소를 실제로 보니 너무나 독특했어요.

자그마한 열차와 주변 풍경이 정겹습니다. 집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곳을 열차가 느리게 지날 때면 호기심 가득한 아이들이 그 뒤를 쫓곤 했을까요? 이 풍경을 보고 있으니 마치 그 시절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듯 합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이영춘 가옥, 구 군산세관, 구 조선은행, 군산항, 부잔교, 빈해원 등 옛 군산의 모습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군산'은 정말 독보적인 풍경을 간직한 도시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진으로 많이 남아있지 않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전후의 우리나라 모습이 늘 궁금했어요. 군산은 그 때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어 근대 우리나라의 모습을 찾아보기 좋은 장소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소개해 드리고 싶은 곳이 많습니다. 개인적으로 군산을 여행할 때 근대 건축물들의 흔적을 따라 여행하는 것을 추천하는데요. 비록 아픈 역사가 담겨 있지만, 근대 역사를 생생하게 배울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