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식론(認識論)
—인식론의 사회적 귀결은 불가론이다
나종혁
인식론(認識論, epistemology)과 불가론(不可論, agnosticism)
인식론의 귀결이 불가론인가
인식론의 사회적 귀결이 불가론인가
지금 묵시록(黙示錄, the Apocalypse)을 쓰고 있다면,
당장에 중단(中斷)하라!
그대는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리겠는가
알 수가 없어라
알 수가 없어라
비운(悲運)의 벽 앞에서
엄정히 서 있는 자취
무엇과 무엇이
무엇의 취함으로
무엇을 방기(放棄)하는가
불가론의 세상이라
무엇과 무엇으로 나누고
무엇과 무엇으로 통할지
알 수 없는 세상의 단절(斷切)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우리가 서로 다짐하던
우리의 굳은 의지는 어디 가고
마음처럼
무한히 무너지는가
우리의 약속과 맹세는 어디 가고
아아, 돌아설 수 없는 무리들의 비극의 합창
그대는 비극의 주인공
그대는 비운의 주인공
아아, 떨리는 하늘의 노랫소리
의주에서 신의주까지
흐르는 압록(鴨綠)의 눈물
무너지는 그대의 어깨, 좌절의 슬픔
아아, 이것은 슬픔인가 기쁨인가
알 수가 없는 불가론의 귀결
무지(無知)의 무지
무지의 무지의 귀결
비바람 친다
풀잎이 일어선다
풀잎이 갈라진다
일어서고 쓰러지고
무엇이 그리워서 갈라지는가
밟아도밟아도
밟혀도밟혀도
짓밟혀도짓밟혀도
그만 말을 잇지 못하고
말을 잃어
무언의 바람 소리가 남아
일어서고 쓰러지고 갈라지고
일어서고 쓰러지고 갈라지고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말할 의사조차 없는 무언의 외침 속에서
무대 위의 공연(公演)에서 춤추는 댄서들
무대를 가득 채우기도 하고
무대를 텅 비우기도 하며
춤추는 댄서들의 전언(傳言)
불가하다불가하다
알 수 없음이다
권리의 부재 증명(不在證明)
알 권리의 부재
죽음의 현존
운명의 시련과 비극
흔들리는 벽의 눈물
불가(不可)로다불가로다
알 수 없는 눈물의 권리 증명서
이것이 불가론이다
무지(無知)와 무지를
나누고 또 나누고
무지와 무지를
육체의 피로써 나누어
세상의 빛깔로
존재의 유무(有無)를 가려야 했으니
과연 불가한 불가론이다
유(有)와 무(無)를 가리고
적(赤)과 흑(黑)을 나눌 수 없어도
가리고 나누어야 하는 존재의 권리
아무것도 모르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가론의 세상에서
모든 것을 알려 하고
모든 것을 하려 하는
인식론의 세계로
떠나야 하는 나의 임무
삶과 죽음을 알고
삶과 죽음을 갈라
삶을 삶으로
죽음을 죽음으로 보내야 하는 지적 행위
남(男)과 여(女)를 알고
남과 여를 갈라
남을 남으로
여를 여로 보내야 하거나
남과 여를 합일(合一)해서
남을 여에게
여를 남에게 보내야 하는 합일의 육체적 코드(code)
지적 인식론과 육체적 불가론(不可論)
육체적 인식론과 지적 불가론
우리의 합일의 노래
저들의 파편적인 합창
지적 인식론이 육체의 불가론을 나눌 수도 없고
합일할 수도 없고
육체적 인식론이 지적 불가론을 나눌 수도 없고
합일할 수도 없으니
인식이 불가를 나누기도 합일하기도 불가하다
불가하다불가하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없음이다
권리의 증명이다
권한의 쟁투로다
실로 불가하도다
불가한 무지의 증명과 주장
쟁투하지 않으면 알아도 모름과 같으니
이론만이 있고 실천이 없다면
머리만 있고 몸이 없는 것과도 같으니
가능한 유지(有知)의 증명과 주장
인식(認識)의 끝과 새로운 시작
인식의 지평과 확장
불가(不可)의 끝과 그 너머
불가 증명의 끝과 권리의 해제
권리의 해제와 이행
이것은 불가로다 불가하도다
실로 알 수 없는 세계의 흐름
삶과 생명을 증명할지라
무엇과 무엇을 합하고 나누는가
무엇과 무엇을 알거나 모르는가
불가를 증명하고 인식을 입증하라
그것이 그대의 전선(戰線) 없는 권한이 될지니
전선 없는 경계(警戒)의 벽
지식 없는 무한(無限)의 세상
전선을 구축하라
전선을 타파하라
불가의 전선과 인식의 전선을 구축하고 타파하라
세계 내 존재로서의 인간
그 기원과 유래가 알 수 없음이거나
불가하거나 인식 가능하다
인간의 기원은 불가하다
알 수 없음이다
그러나 인간의 기원은 인식이 가능하여 알 수도 있음이다
궁극(窮極)의 진리는 불가하거나 인식 가능하며
궁극의 현실도 불가하거나 인식 가능하다
불가론은 불가론이고
인식론은 인식론이다
세계의 혁명(革命)은 불가론이고
민주주의는 인식론이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불가론이고
세계의 혁명이 불가론인가
불가로다불가로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있어도 불가하고 알 수 없음이다
단지 그대는 비극의 주인공이고
또한 그대의 그대는 비운의 주인공일 뿐이다
곁에 설 수도
도와줄 수도 없는 한계의 비극
이것은 불가론이다
이것이 세상에 어디 인식론일까
권리를 증명하고
권한을 입증하라
사랑하는 그대여
이 불가한 세상에서 행복하소서
길이길이 기억하소서
이 불가한 세계의 진리를 전파하소서
이 불가한 세상이 인식될 때까지
산처럼 무너지고 강처럼 흘러넘치는
비공식(非公式)의 역사(歷史)
그리고 공식(公式)의 역사
들처럼 흔들리고
바다처럼 포효(咆哮)하는
공정(公正)과 연대(連帶)의 역사
다시 생각해 보면 금방 후회할 것을
또다시 생각해 보고
또다시 생각해 보고
불가의 진리(眞理)를 깨닫고
인식의 진리를 바라고
불가의 진리를 설파하고
인식의 진리를 설교하고
불가가 인식이 되고
인식이 불가가 되고
그날이 올 때까지
세상의 전환과 반전(反轉)을 겪어
지적 불가와 육체적 불가가
나누고 나누어 합하고 합하여
지적 인식론과 육체적 인식론이
나누고 나누어 합하고 합하여
도대체 도달하기 어렵고 힘든
세상으로 귀의(歸依)하라
귀의할 것을 천명하라
역사가 무너지는 의지의
슬픈 노래가 들려
그 노래를 불러
서로 나누고 또 나누어
서로 합하고 또 합하여
우린 다시 불가론에 도달하고
또한 우린 다시 인식론에 도달하고
돌고 도는 수레바퀴처럼
거친 풍진(風塵)의 역사 속에서
발 구르고 목청 높여 외치노라
이 기쁨과 이 슬픔을
세상에 그 누가 들을 소냐
한계가 칼처럼 스치고 찌르고 무찌르고
결국은 총성이 되기도 하고
발포(發砲)되어 터지는 한계선의 전사(戰士)
그대는 전선 없는 전선의 외로운 양떼
전선 없는 전선의 양치기가 되소서
침묵하고 피 흘리고 흐느껴 울고
침묵하고 피 흘리고 흐느껴 노래한다
저 하늘의 새들은 알까
한계에 봉착해서 중독(中毒)된 노골적이고 거침없는 한계의 몸부림을 그대는 알까
불가하다불가하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없음이다
몰라
모른다고
모른다니까
이 불가한 세상의 불가론을
외로운 양떼의 무표정한 언사(言辭)
그것이 그대의 증명이고
그대의 불가의 입증이라
또한 그것이 그대의 증명이고
그대의 인식의 입증이라
세상은 이러저러하다
이 부분은 불가하고
저 부분은 인식 가능하다
이것만큼 인식 가능하며
저것만큼 불가하다
고로 세상은 공평하게 불가하고
또한 세상은 공평하게 인식 가능하다
고로 세상은 불공평하게 불가하고
또한 세상은 불공평하게 인식 가능하다
세상은 나뉘고 나뉘어 불가하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있어도 알 수 없음이다
불가로다불가로다
인식 가능해도 불가하다
폭포수처럼 세상이 물로 다하고
용광로처럼 세상이 불로 다하고
폭포수처럼 세상이 물로 망하고
용광로처럼 세상이 불로 망하고
육지는 불에 타오르고
바다는 물에 빠지고
땅이 불타오르고
물이 용솟음치고
결국 육지는 육지로 가고
바다는 바다로 가고
호수는 호수로 가고
섬은 섬으로 간다
이것이 끝이다
안녕이라는 마지막 인사처럼
육지는 육지로
바다는 바다로
호수는 호수로
섬은 섬으로
끝은 계속된다
마치 불타오르는 성난 섬처럼
야수의 물결과 다투며
옛 고산(故山)의 보물을 찾아서
끝이 계속된다
신비로운 불가론의 세상이여
어이 그리 사셨는가
어이 그리 가셨는가
참으로 신묘(神妙)한 불가의 세상이여
지금도 그리 사시고
지금도 그리 가시고 계신가요
아아, 권리 없는 권리의 증명
권한 없는 권한의 입증
공식과 비공식의 맞대결
있음과 없음의 오묘한 법칙
공식과 연대하고 연합하라
비공식을 연대하고 연합하라
땅을 치고 발 구르고
거친 수레바퀴 몰고 몰아
땅은 땅으로
물은 물로
불은 불로
바다는 바다로 간다
이것은 알 수 없음의 이해 증명일까
순수하고 진실하고 성스러운 선전 포고일까
누가누가 다투고
누가누가 이길까
알 수 없고 전선도 없는 지평의 언덕에서
불가론을 입증하고 성스럽게 선포하노라
그대는 또 다른 전선을 꿈꾸는 걸까
전선 없는 전선, 전선의 전선을 꿈꾸는가
이미 실종된 젊은 병사의 행로(行路)처럼
비틀거리며 발을 옮기는가
이것이 불가론이 아니고 무엇인가
그대는 성실한 다짐으로 인식의 길을 가겠는가
들길을 밟고 산길을 구르며
인식의 길을 나아가겠는가
풀잎이 그대를 반기고
그대가 풀잎과 하나가 되고
풀잎이 그대를 밟고
그대가 풀잎에 밟히고
풀잎이 그대를 거부하고 부정하고 갈라서고
그래도 이 깊은 인식의 길을 가겠는가
불가로다불가로다
알 수 없음이다
마음의 행로여!
이것이 어찌 인식이며 인식의 길인가
이것이 알 수 있음인가
인식의 지평(地平)이여!
오오, 세상의 이름 없는 이름이여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오오, 세상의 이름 없는 이름의 이름이여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갈 텐가
느낌에서 생각으로
감정(感情)에서 사고(思考)로
생각에서 느낌으로
사고로부터 감정으로
일상의 나날을 결정하고 결단하고
매일의 일상을 결행하노라
느낌과 감정으로 끓어올라 분노하라
생각과 사고로 얼음같이 얼어붙어라
분노의 열기와 냉정한 사라짐
이 세계는 결정되었다
세상을 혁명하라
반전하라
고독한 양떼처럼 암묵으로 침몰하지 말라
인식의 세계는 우리들의 영역과 경계
불가의 세상은 그대의 영역과 경계
경계를 넘어라
경계를 넘어서 쟁취하라
한계의 쟁취
조국(祖國)을 확보하라
민족의 생명을 확보하라
불가론에 좌절하지 말라
쓰러지지도 밟히지도 말고
다시 또 일어서서 걸어라
뛰어라
세상의 벽을 향해 뛰어라
벽을 향해 외쳐라
벽을 갈라라
벽을 통합하라
벽을 침묵하라
벽으로부터 구제하고 귀의하라
아아, 불가한 세상과 불의한 현실을 목도하고
목 놓아 외치고 저항하고 통제하라
세상의 가릴 수 없는 진리를 목도하라
보여줄 수 없는 어려운 난제로부터 탈출하라
이것은 길 위에 선 갈림길, 딜레마
위축된 공포의 진실과 역사
사적 기록의 공적화
공적 기록의 사적화
거칠게 접근해야만 하는 역사의 야만성, 야수성
불가하고도 인식 가능한 길로 돌아서야만 하는 양가적 진리의 반전과 전환, 돌아섬
이제와서 인생의 인연이 끝을 맺는가
남이 여가 되고
여가 남이 되는가
진리의 숙연한 자취와 종적(蹤迹)
이것이 종적 감추기로다
소나무 아래 대나무 감추기
대나무 아래 소나무 감추기
원한(怨恨)의 수레바퀴가 돌고 또 돈다
원한이 원환(圓環)이 될까
쏟아지는 먼지, 먼지 그 자체
노랗게 쌓였다가 검게 고착되는 비순수적 민의(民意)의 불가론
그대는 어이 그리도 무너지나요
런던 다리를 기억할까요
도이치란트호의 침몰을 상기할까요
그토록 굳게 다짐하고 소중하게 간직했던
그날의 그 의지는 다 어디 가고
무너져도 무너지는 게 아니요
무너지지 않아도 무너지지 않는 게 아니요
그대는 그리도 무너지지 말아요
세상은 양떼처럼 암묵으로 계속되니까
풍진의 세상에서
배워서 남 주는 수고를 기꺼이 포기하고
불가론의 평등한 세상으로 입신(立身)하라
입신출세(立身出世)하라
입신양명(立身揚名)하라
인식론의 길을 가고
불가론의 길을 가고
그 갈림길에서 깨닫고 터득하라!
인식을 중단하고 불가론의 길을 가라
불가를 중단하고 인식론의 길을 가라
세상은 돌고 도는 것
그렇게 역사의 원환을 굴리고
역사의 굴레와 마주하라!
이 불가론의 지경의 와중에서
그대는 반전의 영웅
가뭄의 단비같은 반전의 묘미
돌아설 수 없도록 한없이 멀어져 간 그대의 돌아섬
이것이 기술적 반전이다
세상에는 때가 있고 이치(理致)도 있고
갈 때 가고 올 때 오는 것
갈 사람은 가야 하고
올 사람은 오는 것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닐 것이다
때를 알고
때를 터득하고
때를 놓치지 않음이다
이것은 인식론일까 불가론일까
알 수 있음일까 알 수 없음일까
그것은 심지어 중요치도 않다
사회적 완결성의 아주 작은 카테고리
공식화되지 못한 비공식의 카테고리
비공식화되지 못한 공식화의 카테고리
끝없는 논쟁의 터전
이것은 역사적 발전 단계에 불과하다
과거로 가는 레트로의 행렬
현재를 살아가는 지금과 이제의 균형추
미래를 연대하고 연합하는 끊임 없는 목표와 목적, 타겟
이것은 중요치도 않은 사회적 범주화에 불과하다
이것은 중요치도 않은 역사적 발전 단계의 진행에 불과하다
사회적 범주화에 적응하고 개선하라
역사적 발전 단계에 적응하고 개선하라
개선만이 살 길이요
혁신이고 혁명이다
도리(道理)를 벗어난 궤도(軌道)
도리를 벗어났을까
궤도에 안착했을까
도리를 벗어나 궤도에 안착할 만한 이해도에 이르렀을까
인간의 도리가 사람의 도리에 이르거나
사람의 도리가 동물적 단계에도 미치지 못하거나
급기야 광기(狂氣)에 도달하는 정상성과 비정상성의 정도론
저기 멀리서 기차가 달려온다
궤도에 올랐을까
궤도를 벗어났을까 이탈했을까
기차가 달려온다
궤도에 오른 기차
궤도를 벗어난 기차
저기 멀리서 기차가 달려온다
오늘도 집을 나서고
길을 나선다
이 길은 나의 길인가 타인의 길인가
천국의 길인가 지옥의 길인가
갈림길인가 외길인가
알 수 없음이다
불가론이다
또한 이것도 불가론이다
인식해도 인식되지 않는 불가론
불가하고 불가해해도 불가되지 않는 인식론
그 갈림길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없는 미로의 소나타 광시곡(狂詩曲)
이 밤에도 그대는 광시곡을 듣나요
아니면 광시곡을 직접 켜나요
언제까지 광시곡을 연주할 계획인가요
끊이지 않는 사랑의 광시곡
끊일 듯 끝이 보일락 말락한 인생의 광시곡
어쩌면 시인(詩人)은 오늘도 광시곡을 쓰고 있는가 모른다
끝이 보일 듯 말 듯 언제까지나 광시곡을 쓰고 듣고 연주할 텐가
취하고 버리는 공식과 비공식의 영원한 게임
이건 아닌데 왠지 영예롭지 못한 위험한 놀이
영예로우려 해도 영예로울 수 없는 한계의 직감(直感)
한계를 과감히 직감하라
언제까지 광시곡에 매달릴 것인가
그대는 영예로울 수 있는가
광시곡을 계속 쓰려는가
중단의 의무
이건 중단되어야 한다
그대는 이것을 영예롭게 중단하겠는가
중단할 수 있는가
문제적 진실이요
진정성 없는 진정성의 놀이이다
또다시 거대한 벽에 봉착한다
이게 불가론 그 자체이지 다른 무엇일까
벽을 벽으로 인지하고 법적 감정에 빠지겠는가
감정의 깊디깊은 수렁
벽감(壁龕)으로 파고드는 연합과 연맹
역사의 다른 수레바퀴
그리하여 우리는 비로소 사랑과 인생을 통제하노라
또는 자신감 있게 역사의 수레바퀴를 굴려간다
진정으로 끝이 아니기 때문이다
갈림길에서 흔들리는 마음
흔들리지 않는 건축학적 정도를 가라
흔들리지 않는 길
흔들리는 길
나눔의 길과 통제의 길
나누고나누고 또 나누어도 부족한 것일까
통제를 거듭해도 모자란 것일까
알 수 없는 인식의 길
알 수 있는 불가의 길
흔들리지 않는 정도는 어디일까
우리를 평화의 도구로
타협과 화해의 길로 인도할 수 있을까
이것이 중도의 길인가 싶다
아주 작고 너무 낮은 미래의 제도(諸島)
하지만 너무 걱정하거나 근심하지 않아도 돼
지붕 위의 고양이가 광시곡을 켜며
하늘로 가는 길을 인도할 거야
늦으면 천국의 계단에 오를 거야
설마가 사람 잡지
지옥의 수렁으로 빠지지는 않을 거야
이렇게 위로한다
중도(中道)의 길은 자유(自由)의 길이다
오늘도 우리는 전진(前進)하고 있을까
전진의 길을 가고 있을까
노동과 복지로 전진하는 사회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건 통제가 아니요 반전이다
이건 반전의 반전의 반전이다
저항을 반전하고
투쟁을 반전하고
쟁투를 반전하라
갈등을 반전하고
분열을 반전하고
평화를 반전하라
쟁투를 반전하고 평화를 반전하라
전선 없는 전선에서 애국(愛國)의 길을 가라
전선 없는 전선에서 사명감으로 임무에 답하라
전선 없는 전선에서 책임감으로 이행하라
그대는 인식론이요
또한 그대는 불가론이요
돌아서면 아니요
아니고 아니고 아니요
반의 반을 감해서 반에 이르고
합의 합을 합해서 합에 이른다
이것이 이치이고 도리이다
그대는 돌아설 것이요
돌아서고 돌아서고 돌아설 것이니
이 불가한 세상에서 어이하겠는가
사람의 도리를 갈 것인가
우리의 기차를 제대로 된 궤도 위에 올려놓을 것인가
궤도에 오를 것인가
이것이 문제로다, 가느냐 안 가느냐
괜찮을 거야
세상은 정정당당(正正堂堂)하니까
이렇게 잠정적으로 타협할 수 있다
잠정적이라는 단서(端緖)
여기서 이 장황한 광시곡을 중단해야 할까
1+1+1=3
1의 3배수
물불을 가리지 않거나
물불을 가리거나
물로 흥했거나
불로 흥했거나
이래선 안 되는데
도리가 아닌데
이래야 하는데
이것이 도리인데
어떻게 할 것인가
물은 물로 가고
불은 불로 간다
바다와 육지
호수와 섬
인생(人生)은 돌아서면 가고 또 가고 또 간다
이것이 세월의 진리이다
그 외에는 어느 것도 근심하지 않는다
이것도 진리이다
모두가 제대로 잘 될 것이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인간의 도리가 인간성(人間性)과 인본주의(人本主義)의 제대로 된 궤도에 오를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통제의 원칙
이것은 진리이다, 반전의 원칙
모두가 행운이고 행복하다
잠정적 단서, 내일 세계가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광기의 지도로부터
무언가를 이 자리에서 당장에 할 수 있다는 과신과 맹신의 이상(理想)으로부터
움직일 수 없고
움직이기 힘든
임계점(臨界點)의 최초의 현실로부터
행복하게
최대한 행복하게
또는 최소한 행복하게
그런, 아무런 걱정도 할 필요가 없는
유토피아의 공상적 세계에서
세월을 기다린다
그래서 끝이다
부여(扶餘)를 회고(懷古)하니
부여가 되살아온다
부여를 회고해도
부여가 되살아오지 않는다
백제(百濟) 제국의 역사의 기억과 상기
회고의 기억
회고의 역사적 파편화(fragmentation)
나를 기억하고
백제 제국을 기억하고
그렇게 세월은 가고 또 가고
세월을 또 살아가고
어두움 저편 끝으로
추락하는 종이학의 진실
그대는 누구인가
종이학인가 누런 개인가 검은 말인가
이것도 불가론일까
설마 이것도 모를까
회고 속에 역사의 저편으로 떠가는
알 수 없는 불가론의 여행이여!
더는 슬퍼하지도 말고
눈물을 흘리지도 말아요
더 이상 분노하지도 말고
선포하지도 말아요
걷는다는 것만으로도 자유이다
뛰는 것은 자유로운 행위이다
노동과 복지의 사회적 그늘에서 일어서라
일어선다는 것만으로도 자유이다
역사의 회고 속에 떠오르는 백합화 한 송이 두 송이 세 송이
아무렇지도 않게 그러나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아름다운 장미들의 향연
구석에 몰린 황금빛의 개 한 마리
이제는 투견이 되어 가나
그렇지 않기를 바람
돌아서면 타인이라더니
세월은 가고 또 가고 또 가는데
아아, 아쉬운 영원의 로맨스가
끝도 없이 연속되기를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
삼국을 돌고 돌아
업보(業報)의 업보의 업보를 더해
우리의 역사가 그저 평안(平安)하기만을
기도하고 기원하고
아무런 소용이 없어도
그런, 아무런 근심 걱정조차 할 필요가 없어도
그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하고 성숙하고
그리고 세월을 향유하며
일백 번의 기도와
이백 번의 기도와
삼백 번의 기도로 선언하고 선포하노라
부디 영예로운 인물로 태어나
역사의 출중한 작가로 기록되기를
창조적인 시인으로 기억되기를 기원하노라
여기쯤에서 끝났을까
이 정도로 끝맺음되었을까
남지는 않았을까
이게 방황의 끝이고 역사의 시작일까
진정한 행복의 끝은 어디일까
또다른 행복의 시작일까
이게 행복일까 천국일까
불행일까 지옥일까
역사의 도화선(導火線)이 역사의 최초이고 시작일지라
역사 해석의 여제(女帝)는 알고 있을까
역사라는 기록의 고도(古都)를 알고 있을까
백두(白頭)에서 한라(漢拏)까지
만주(滿洲)에서 나주(羅州)까지
높은 산 넓은 들
우리들의 세상
역사의 수수께끼
우수의 소나타
일월의 기억의 파편화
역사는 찬란하다
역사는 해석이다
역사는 해석되어야 한다
옛 고도를 찾아야 한다
이것이 회고의 의미일까
소크라테스의 대화론
그리고 소피스트의 수사학 사이에서
영원히 연기되는 발언의 실체
역사의 태생이 대화론이거나 수사학이요
역사의 한계가 대화론이거나 수사학이다
태생과 한계를 어찌하리요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
역사는 영원하니까
영원히 기록되니까
이것은 인식론인가 불가론인가
알 수 있음인가 알 수 없음인가
불행한 역사의 뒤안길
행운의 역사의 전개와 진행
이제는 잠정적 단서로 결론지어야 한다
불가론의 인식론
그리고 인식론의 불가론으로
시대를 지혜롭게 통제하고
획기전 반전을 계획하라
수사학으로 통제하고
대화론으로 반전하라
시공(時空)의 불가론
단지 회고적인 묵시록(黙示錄)의 알파요 오메가로다
묵시(默示)의 반의 반의 반
묵시의 합의 합의 합
회고의 어두운 과제로의 여행
회고의 어두운 과제로부터의 여행
이것으로 끝이기를 바라는 영원의 기도
어색하게 돌아서는 행복, 행운의 열쇠
묵시적 무지와 무시된 기획
대체 누구인가
모르는 사람인가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인가
그럼 왜 그럴까
누군데 그럴까
도대체 누군데 그럴까
어디에서 살던 사람인가
주소는 어딘가
왜 그럴까
누구처럼 춥고 배고픈가
부족한가
부재하고 결여되었는가
불가사의(不可思議)
알 수 없음의 연속이다
묵시적 무지와 무시를 드러내고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바라는가
계시적 지식(知識)과 찬사(讚辭)를 드높여라
계시로 세상과 세계를 정복하고
계시적 지식을 전파하고
계시적 찬양(讚揚)을 드높여라
계시의 세상이 되어라
계시의 세계가 되어라
계시로써 정복하라
묵시와 묵언의 세계를 계시로써 타파하라
계시로써 불가론을 인식론으로 전환하라
계시로써 인식론을 불가론으로 전환하라
계시로써 세상의 빛이 되고 평화가 되어라
지금의 아포칼립스(apocalypse)
가족 왕국(family kingdom)의 새로운 건국사
묵시록인가 계시록인가
하늘이 열리는 개천(開天)의 대제전을 준비하라
불타오르는 열대야의 열기
굳건히 묵시록을 기록하는 어둠의 세력들
쓰러지는 좌절의 기록
그러니까 열대야이고
그래서 묵시인 것을 어찌하리요
그러니까 이상이고
그래서 복고인 것을 어이하리요
이것은 다른 무엇이 아니요
회고의 회고인 것을 어찌하리요
너와 나, 그대와 우리의 관계는
대립적 관련인 것을 어이하리요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그대와 우리가 다르지 않고
양자는 관련적 대립인 것을 어찌하리요
사회적 이상을 구출하고 구제하라
불가론의 좌절감을 결정하고 극복하라
사회의 길은 다수의 길을 가야 하고
개인의 길은 소수의 길을 가야 하고
그 모든 인식론적 노력과 시도 그리고 시련은
결국에는 불가론적 결과인 것을 어이하리요
불가로다불가로다
알 수 없음이다
알 수 없음이다
지금까지 우리의 의지를 만인(萬人)에게 공표하라!
만인은 인본주의와 인류애(人類愛)로 연합하라!
만인은 모두 연합하여 인간성을 회복하라! <끝> <2024년 8월 10일>